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이진원 옮김 / 해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외부의 세력 - 다른 종족이든, 동물이든 자연환경이든 - 에게 맞서 자신들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군집생활을 했다.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생존하는 기간이 늘어나고 과거보다 생존확률이 커지면서 뭉쳐 사는 인간의 단위가 커지면서 도시중에는 점차 한 국가보다 거대한 도시들마저 탄생하게 되었다.





고대에도 도시는 국가라는 개념이 사용되기전부터 아테네처럼 도시 자체가 국가와 같이 다른 도시국가와 차별성을 갖고 발전했다. 이런 도시들이 점차 민족이 합쳐지고 비슷한 환경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도시들끼리 국가라는 단위로 발전하게 되어 도시는 이제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블랙홀과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우리가 각 나라에 대한 이미지보다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도시들의 이미지가 더 자연스럽고 익숙한것처럼 도시는 어쩌면 국가를 뛰어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이 도시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긍정적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많은 매체를 봐도 도시에 대해 부정적인 면을 들추면서 시골에 대한 목가적이면서 인간적인 면을 강조한다.





실제로 도시와 시골의 삶에 대해 직접적인 비교를 통해 장단점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지만 '도시의 승리'에서는 우리가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시골생활보다는 도시에서 삶이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개인적으로도 도시에서만 살아봐 그런지 - 그렇다 하더라도 내 어린시절 살던 서울은 지금의 시골과 차이는 없었다 - 나 역시 도시의 삶이 만족스럽고 좋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도시가 어떤식으로 발전하고 문제점이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더 살기좋은 곳으로 발전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한다. 도시가 발전한 가장 큰 이유는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보더라도 가장 비싼 지역은 도시이다. 그 중에서도 서울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강남이라고 불리우는 강남 3구이다. 그곳이 그렇게 비싼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혜택들이 몰려있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돈을 벌게 해주는 자원을 공급하는 교육적인 혜택을 가장 많이 공급하기 때문이다.





도시가 발달하면서 도시 중심지에서 점차 주변부로 사람들이 살았으나 환경과 쾌적성등의 문제로 다시 도시의 주변부로 이사를 갔으나 결국 사람들은 일 할 수 있는 곳과 가까운 중심지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로 인해 중심지의 가격은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빈곤층에게도 도시는 자신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공급장소이기에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으로 몰려 가 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부자도 도시로 빈민층도 도시로 몰려들게 된다. 반대자들은 이러한 문제때문에 도시에 빈곤문제가 더 대두되고 양극화문제가 더욱 부각되어 보이지만 아무리 가난하다 해도 도시에서는 자신이 먹고 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도시 이외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더 먹고 살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가 긍적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천루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빌딩을 높게 짓는것이 넓은 공간에 여러 주택을 건설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이고 한다. 도시 중심에 사는 사람들이 일터를 갈 때도 걸어가면 되지만 외곽에 사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동차를 운전하여 생기는 환경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상당히 타당성이 있게 들렸다. 한편으로는 50층 이상되는 빌딩에서 생기는 다양한 에너지문제가 - 여름에 냉방, 겨울에 난방 - 어마어마 할 것이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이 좀 아쉬웠다.





무엇보다 도시가 승리라는 표현은 갈수록 도시가 확장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100전에 한양이라고 부르던 서울과 지금의 서울은 크기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현재의 서울도 단순하게 서울이라고 불리기보다는 수도권이라는 좀 더 확장된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일류 도시들은 점점 더 거대해지고 주변의 중소도시들을 심한 표현으로 잡아먹고 있다.





책에서는 이러한 도시들이 무조건 다 승리한 것이 아니라 과거에는 성공적인 도시들이 이제는 사람들의 거주가 점차 줄면서 쇄락한 도시들도 있고 자신만의 특색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도시들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있다.





도시들의 성공에서 내가 바라본 바라는 먼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수요가 있으면 그에 맞게 지속적인 공급을 도시가 인간에게 해결해 주었다. 거주할 공간이 없으면 새롭게 거주할 공간을 건설하고 그린벨트지역이라도 풀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환경측면에서도 좋고 인간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교육이라는 것이다.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인재가 영입되고 지속적으로 인재가 육성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교육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발전한 모든 도시들에서는 한결같이 교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교육에 많은 부분을 투자하였고 이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결국에는 당장 그 효과를 알 수 없지만 도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자 주역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도 우리나라에서도 모든 사회, 문화, 교육, 행정이 서울에 집중되고 갈수록 더 비대해지는 이유중에 하나가 아닐까 한다. 이러한 것들인 선순환인지 악순환인지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고착될것이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지 않는다면 서울의 집중현상을 해결할 방법은 없지 않을까 한다.





물 먹는 하마처럼 모든 것을 삼키는 도시가 무서운 것은 바로 인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더 큰 도시로 이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재들이 창출하는 고용은 또 많은 사람들에게 일꺼리를 제공하고 그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다시 도시로 몰려든다. 실제로 시골이 아무리 좋다고 하여도 시골 생활로 먹고 살기는 힘든 것이 현대 도시 집중화 체계에서 생긴 결과다.





책에서 시골생활을 추종하는 사람도 고대에 사람이 살던 시대와 달리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내기를 원하기때문에 인간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면 그만큼 환경을 파괴하기때문에 도시보다 시골생활이 더욱 환경파괴적인 삶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일정부분 수긍이 간다.





갈수록 도시는 더욱 비대해지고 발전할 것이다. 여러 문학이나 영화에서 메트로폴리스라 하여 조금의 인정도 보이지 않고 비정하고 빌딩만 높이 솟은 몰인간적인 도시를 그려왔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볼 때 과거에 그렸던 도시의 느낌이나 환경과는 달리 오히려 더 환경친화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로 탈바꿈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된다.





분명히 도시는 승리하였고 갈수록 더 많은 집중화와 마천루가 세워지게 될 것이라 예상된다. 극단적으로 다시 예전과 같이 도시국가들이 출현하고 재편될 가능성은 없겠지만 한 나라 안에서도 도시끼리의 반목이 생길 가능성도 분명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거대한 한 도시와 이를 추종하는 작은 도시들의 연합전선과 같은 모양말이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 있고 특별한 일이 없다면 도시에서 끝까지 남은 생을 살아갈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시는 아스팔트와 같이 삭막한 죽은 공간이 아니라 피가 흐르는 인간이 살고 있는 따뜻한 도시라는 것을 유념하면서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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