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의 묘미는 무엇보다 읽는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전개되면서 끝까지 다음 상황이 어떻게 진행이 될지 모르는데 있다고 본다. 그게 아니라면 미리부터 결과를 알려주고 그에 다다르는 방법에 대해 아주 치밀하게 묘사하여서 이렇게 연결이 된다는 감탄을 하며 읽게 만드는데 있다.





골든 슬럼버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치밀하게 사건을 묘사하는데 그 방법이 특이하다. 현재에서 출발하여 미래로 갔다가 다시 현재로 왔다가 사건이 벌어진 몇 개월 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사건 자체도 총리가 테러로 살인이 된다느 충격적인 소재이지만 총리의 살인은 그저 하나의 메타포에 지나지 않는다.





사건이 일어날 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읽는 순간에는 그 모든 것들이 당연히 전혀 연결되지 않지만 추리소설에서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이야기들이 나중에는 거미줄처럼 다 연결되어 촘촘히 배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골든 슬럼버도 초반에 묘사되는 많은 상황이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다. 내가 우둔해서 그런지 한 200페이지가 될 때까지 전혀 연결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오히려 읽으면서 적응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책의 내용이 왔다 갔다 하면서 현재에 갔다가 인물의 과거로 다시 돌아갔다가 하니 가뜩이나 인물에 대해서 구분도 확실히 안되는데 더 혼동되어 힘들었다.





주인공은 너무 평범하지만 한편으로는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택배기사라는 점은 평범한 직업인이지만 그가 가진 가장 장점은 바로 그가 다니는 지역은 눈 감고도 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으로 인해 도움을 받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책의 중반부에 나와 주인공을 돕는 인물중에는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드는 인물도 있는데 그 인물로 인해 극의 사실성이 좀 떨어진다. 너무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등장하여 도움을 주고 퇴장하는 부분에서 분명히 더 극에 몰입되고 소설이라는 점 때문에 환타지를 꿈꾸기도 하지만 사실이라는 점을 부각해주며 물러난다.





책에는 이제는 도움 흔해진 CCTV를 기반으로 한 정보 통제에 대해 나온다. 우리는 이제 숨으려 해도 숨을 수 없는 환경에 살고 있다. 우리가 다니는 길에 전부 우리를 보고 있는 카메라가 있는 것도 모잘라 자동차의 블랙박스라는 것이 사소한 곳까지 촬영을 하고 있어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 보고 있다.





사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잡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현실에도 잡지 못하는 인물이 나온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음모를 키우게 된다. 어느 인물이 한 번 포착되면 그가 어디로 가는지는 무조건 발견되다. 도망 갈래야 갈 수 없는 현실이 된 것이다.





책에는 이런 상황의 초기현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어느덧 이런 상황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조지 오웰의 1984는 이제 누구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의 뇌리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아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보가 외곡될 수 있고, 나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나 이미지로 둔갑할 수 있는 것이 현 시대에 미스매디어가 만드는 이미지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보고 싶은 것만 발췌해서 볼 수 있는 내가 되는 것이다.





추리소설이지만 단순하게 볼 것이라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에게 보여지고 내 뜻과는 다른 의미로 전달 될 수 있는 존재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조금은 철학적인 추리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제목인 골든 슬럼버는 비틀즈의 노래이다. 도대체, 비틀즈의 영원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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