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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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면 스릴러 장르라고 생각되지만 제목보다는 아름다운 표지에 눈이 팔려 어떤 장르인지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그냥 제목과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 읽고자 했다. 아마도, 현재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다.

 

소설이라는 장르는 그래도 초반에 각 단락별로 작은 소 제목들이 있고 책에 줄거리가 시작된 후에 초소한 50페이지 내에서는 주인공이 등장하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아무런 군더더기없이 곧장 내용이 전개되고 내가 주인공이라 착각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결국에 그는 주인공이 아니였다.

 

책에 대한 어떠한 사전정보도 없이 읽었더니 초반에 비중있게 등장하는 인물이 당연히 주인공이고 무엇인가 얽혀있는 실타래를 스스로 멋지게 풀어내는 인물이라 생각했지만 그 인물은 그냥 초반에 소설의 도입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무척이나 중요하고도 그 인물이 없다면 이 소설 내용이 전개 될 수 없는 인물이지만 말이다.

 

이 책은 스릴러 장르들이 형사가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과 같은 내용이였다. 그걸 모르니 당연히 형사들이 보조적인 인물들이고 엉뚱한 인물을 주인공이라 착각하며 읽게되었다. 무슨 주인공이 이렇게 힘도 없고 명석하지도 못할까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분명히 초반에는 주인공이 생각되는 인물이 책 내용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여타의 스릴러 장르의 책과 달리 이 책의 내용은 상당히 방대하다. 특정 한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기 보다는 이 책의 배경으로 쓰이고 있는 마을의 주요인물들과 형사들에게 골고루 시선을 주다보니 약간은 집중력이 분산될 수도 있으나 개별적으로 보여지는 그런 인물들의 이야기가 서로 엮이고 해결의 실마리가 되다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하나씩 엉켜있는 난제들이 풀리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늘 시골은 푸근하고 정이 넘친다고 하는데 그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통현상으로 보이는데 이런 문학장르에서는 가끔 정이 넘치는 시골에서 그 정이 정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외적으로 미화하는 방법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있다. 철저하게 동네 이외의 사람들에게 배타적이고 자신의 공동체를 위해 잘못도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감추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도를 넘는 경우를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그런 행동이 바로 시골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 사회를 이야기하려는 의도로 읽혀진다. 특히, 한 공동체가 똘똘 뭉쳐 행동하는 것은 전제주의를 연상하고 무의식적으로 동네의 이장 - 꼭 이장이 아니라도 그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우두머리 - 이 원하는 바대로 동네 사람들이 움직여지는 것은 이 책의 배경이 독일이라는 것과 저자가 독일인이라는 것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 한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과 보기도 하지만 자신이 보기 싫은 것은 외면하거나 외곡하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기억을 왜곡하기도 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바와 달리 누군가 그 기억에 대해 아주 작게라도 다른 이미지를 이야기하면 그 이미지가 실제 기억으로 조작되기도 하고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들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단순하게 스릴러 장르라고 하기에는 그 적용범위가 너무 크지 않을까 한다. 사랑의 집착, 공동체의 이익 집단주의,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이 보고 싶은 세상만 보려는 사람들, 잘못된 것을 알고도 대중의 심리에 의해 말하지 못하는 개인등.

 

단순하게 스릴러 장르의 흥미로운 소설로 읽어도 재미 있게 읽을 수 있지만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심리상태가 묘사된다. 심리학 책에서 읽었던 많은 대상들이 이 책에 묘사되고 있어 그런 책을 읽은 후에 이 책을 읽으면 더욱 심리학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자세하게 와 닿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의 저자가 남편을 도와 일을 하며 틈틈히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사실 그 점이 더 놀랍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또한, 실제 이 책의 배경이 된 동네 사람들이 기분 나뻐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했다고 하니 우리나라사람들의 무조건적인 이기주의가 비교도 된다는 느낌이다.

 

시간 때우기 용으로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게다가 여러 군상들의 이야기까지 덤으로 얻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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