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생각지도 않은 이주의 리뷰에 당첨되어 생긴 사이버 머니를 써야 하기 때문에 고민을 하다 그냥 책을 구입하기로 결정을 했다. 한 달내로 써야 하기 때문에 영화와 같은 것은 써 먹기 힘들어 어떤 책을 구입할까 고민하다 두고 두고 그래도 소장할 만한 책중에 다른 사람들의 리뷰가 많고 흔하지 않은 분야를 찾다 보니 바로 이 책을 택하게 되었다.

 

제목 그대로 여러 철학자들이 - 일부는 철학자로 명명하기는 힘들다만 - 세상에 펼친 다양한 이야기를 콘서트식으로 책에 실었다는 뜻이 되어 부담스럽지 않게 여유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도대체, 인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인문학에 철학이 들어 가는 것은 분명히 확실한 것이니 그 잘났다고 하는 인문학 중에 한 분야에 대해 읽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었다.

 

인문학에는 크게 철학, 소설, 종교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것들을 다 포함한 말이였는데 그렇게 보니 난 인문학이라는 개념자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그렇지 꽤 인문분야에 대해 평소에 많이 읽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그냥 인문학이 아니라 고전 인문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말이다.

 

철학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생활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의식주의 해결이다.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어떤 것도 나에게 다가오지도 않고 거추장한 존재일 뿐이다. 오죽하면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기보다 배부른 돼지가 되겠다.'라는 말까지 있을까 한다.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으면 음악도, 문화도, 그림도 심지어 섹스도 전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에게 철학은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삶의 지침서가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걸 안다고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딴 나라 이야기다. 인류가 전부 먹고 사는데 집중을 해야 만 한다면 철학이라는 것은 탄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인간이 생활하면서 저절로 계급이라는 것이 생기고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는 아니였지만 똑같은 겉 모습을 하고 있는 인간 안에서도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사람이 생기면서 철학이 생기지 않았을까 한다.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다면 무엇보다 심심하다. 심심하면 무엇인가를 하게 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에 하나가 머리가 인간의 몸 중에 하나가 아니라 머리 안에서 생각이라는 것과 상상력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고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면서 점점 처음 떠올랐던 생각이나 상상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팽창하고 변주를 하게 된다. 왜냐고?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으니 무엇이라도 해야 하니깐.

 

그렇게 하다보니 철학이라는 것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 당시에는 꼭 철학이라는 용어로 사람들에게 불리지는 않았을 것이라 보지만. 소크라테스도 플라톤도 위대한 인물이다 내가 감히 그들에 대해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아니, 괜히 잘 못 이야기하면 많이 똑똑한 분들에게 온갖 공격을 당하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이야기한 것으로 치면 그 분들은 전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으니 철학자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과거와 달리 할 것이 너무 많다. 예전에는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을 때 딱히 할 일이 없다. 하루 종일 무엇인가 생각하거나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관찰하거나 별 것 아닌 것 같고 열심히 옆 사람과 토론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현대에는 할 것이 너무 많다. TV를 하루 종일 시청해도 되고, 인터넷 서핑을 통해 온갖 신기한 것을 봐도 되고, 인터넷 게임을 해도 되고, 그 당시와는 달리 일일 생활권이라 할만큼 세계 여행이 보편화 되었으니 세계 여행을 해도 된다. 아님, 좀 더 고차원 적이라 할 수 있는 사업을 해도 된다. 과거에는 사업이라는 개념이 있기 힘들었다.

 

이런 이유로 예전에 비해 지금 사람들은 지식은 넓어 졌을 지 몰라도 지혜는 적다는 이야기를 한다. 만약, 과거의 위대한 인물과 지금의 군인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전쟁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과거의 인물들이 이길 수 있을 것이고, 단 하나의 이야기를 갖고 밤새 이야기한다면 과거의 사람들이 더 많은 이야기와 논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한 가지를 갖고 오래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는 것보다는 다방면에 있어 조금씩 알고 사는데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깊이는 없지만 앎의 넓이는 큰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그럼에도 어느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사람들이 결국 인생에 있어 성공하는 것을 보면 과거나 지금이나 한 가지를 깊게 생각하고 실천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철학 콘서트'에는 동양인과 서양인이 섞여 있다. 나 자신은 한국이라는 동양에서 살고 있다. 동양에서 어릴 때부터 공자와 석가와 같은 위대한 인물들의 사상을 접하고 자라왔다. 현대화가 되어가고 동양보다 더 발전되고 상대적인 다수의 인원이 더 살기 좋은 서양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인해 동양사상보다는 서양사상이 우리나라에 널리 퍼지면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서양사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지만 동양사상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곳곳에서 우리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 실제로 간단한 부분에는 동양의 사상이 더 쉽고 이해 가능하지만 깊게 들어가면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서 서양 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도 어느정도 이해 가능한데 동양 사상은 흔히 말하는 선문답과 같은 답변으로 인해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많이 있다.

 

'철학 콘서트'에는 여러 인물들이 나오는데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이야기만을 듣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점이 좀 아쉬웠다. 초반에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 대한 이야기는 서로 제자와 스승관계이기 때문에 연관이 있어 그렇다고 생각되지만 그 이후의 소개 인물들에서도 끊임없이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그 사람에 대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인물에 한 이야기를 예로 들어가며 소개하는데 그 점이 한 인물의 철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방편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한 사람의 철학은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을 했으면 어떨가 했다.

 

동양 사상와 서양 사상을 비교하여 차이점과 유사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만 이왕이면 한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그 인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개인적으로 좋을 것 같았다. 뒤로 갈수록 앞에 소개된 인물이 했던 이야기를 소개하는 인물의 이야기와 비교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지만 약간은 뒤죽박죽되는 면이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러 인물의 소개 중에 가장 이해 하기 어려운 위인은 마르크스였다. 워낙에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그 용어의 어려움과 이해의 난이도가 장난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생겼고 몇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는데 도대체 이 어려운 책이 1980년대 후반에 우리나라에서 학생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읽고 투쟁을 했다고 하는 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철학을 공부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힘들어 하고 심지어 욕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책을 읽고 이해한 후에 후배들에게 교육을 시켰다는 사실이 말이다.

 

깊지는 않아도 철학이라는 것에 대해 맛을 보기 원하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의 책이 아닐까 한다. 나 자신도 철학이라는 학문의 깊이는 없어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이 책에는 철학사에 중요한 인물들의 사상이 조금씩 이해하기 쉽게 소개되어 있어 이 책을 통해 철학의 길로 가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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