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3.0 - 모든 것을 바꾸어놓을 새로운 시장의 도래
필립 코틀러 지음, 안진환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인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 분야의 제 1인자라는 책의 광고도 있었고 마케팅 분야에서는 감히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정도의 권위를 자랑하고 있는 분이다. 솔직히, 마케팅쪽으로는 몇 권의 책을 읽었고 그중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마케팅 불변의 법칙'으로 알고 있었고 그 책의 저자인 '잭 트라우트'가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광고에 의하면 '필립 코틀러'가 최고란다.

 

책에서 마켓을 1.0에서 3.0까지 다루고 있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메슬로우의 욕구 5단계이다. 인간이 살면서 갖게 되는 욕구를 총 5단계로 나눠 하위 단게의 욕구가 충족되면 상위 단계로 점점 올라가면서 최종적으로 '자아 실현의 단계'를 원하는 것이 바로 메슬로우의 욕구 5단계인데 실제로 죽기 직전에 메슬로우는 '자아 실현의 단계'가 최종이 아니라 가장 출발점이라는 고백을 했다고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결국 인문학에서 출발하여 사회를 바라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일견 맡기도 하다. 마켓 3.0이라고 명명한 현재의 마케팅 방법은 바로 각 개인들에게 자아실현을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다른 누구도 아닌 기업이 해 줘야 한단다. 그런 고귀하고 이익집단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해야 한다는 것을 일견 말도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는 각 기업이 각 개인의 자아 실현에 관심이 없더라도 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하는 척을 하면 절대로 안된단다. 그러면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기업이 진정으로 행하는 것인지 마지못해 끌려가서 어쩔 수 없이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지 알기 때문에 가차없이 진심으로 하는 액션이 아니라면 그 기업을 거부하기 때문이란다.

 

자, 이렇게 되면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아 실현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인데도 불구하고 각 기업은 각 개인의 자아실현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회사로 치부되고 우리가 지켜야 할 필요가 없는 기업으로 낙인되어 도태가 되고 만다고 하니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란 말인가?

 

처음 기업이라는 것은 만들기만 하면 그 물건을 원하는 소비자가 물건을 샀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기업들이 공급하였기 때문에 흔한 말로 찍기만 하면 되었다. 점점 공급이 수요를 넘치다 보니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특징을 소비자에게 어필했고 같은 물건이라도 좀 더 특색있는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다.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제품을 어필하기 위해서 감성에 호소하기도 하고 AS와 같은 차별화 전략을 통해 흔히 말하는 고객만족을 시켜주었다. 점점 이런 전략은 모든 기업이 너무 당연하게 펼치는 것이라 이제는 특별한 것도 없는 것인데, 바로 여기까지가 마켓 2.0이라고 하면 마켓 3.0은 고객만족이 아니라 고객 감동을 줘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업들이 하는 것이 내가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우리라는 감정을 심어줘야 한다. 이 제품은 어느 기업이 만든 무슨 상품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감정을 소유하고 공감하는 제품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모든 면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을 당장은 손해보는 것 같아도 모두의 이익을 위해 환경을 생각하고 가난한 자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행동이 우리의 기업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는 것이다.

 

책에 나온 내용들이 내가 늦게 읽어 그런 것인지 경제 연구소들의 글들을 통해 이미 익히 접한 내용인지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처럼 변화와 발전이 빠른 나라에서 마케팅 같은 분야에서 1년이면 엄청난 시간이 지난 것이니 말이다. 각 기업들이 자신만의 비전을 갖고 스토리를 소비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나 생색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기업의 사회환원이라는 차원에서 주변의 빈곤층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들은 많이 친숙하기 때문이다.

 

또한,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빈곤층에게 접근하여 상품을 판매한다는 전략은 이미 다른 책에서도 많이 다뤄졌고 - 이를테면 롱테일 경제학이나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같은 이야기 - 각 기업들이 그들을 상대로 마케팅하면서 이익을 보고 있고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호평과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심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책을 읽으며 비록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를 생각했을 때 월 300~500만원 정도 버는 사람을 중산층이라고 하고 100~300만원 버는 사람은 서민층으로 보고 100만원미만은 빈곤층으로 볼 때 - 금액은 결혼 가족의 외벌이 기준으로 보고 50만원 미만은 극빈층이라고 볼 때 - 현재 내가 벌이고 있는 투자는 월 100만원에서 200만원정도의 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부분을 좀 더 생각하고 사고해야 할 필요가 느껴졌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느 한 분야의 독서와 공부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책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알게 해 준다. 사업도 장사도 하지 않고 관련 분야에서 일하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엉뚱하다고 할 수 있는 분야의 책을 읽어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 내 투자 관점에서도 -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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