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아마도 5%가 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만 아무런 금전적인 걱정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다시 또 1%가 안되지 않을까 한다. 자신이 잘 하는 일을 하는 것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을 하는 것이 좋다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잘 하는 것이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인지는 사실 직접 하기 전에는 모른다. 무엇이든 자신이 직접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인지 잘 하는 것인지를 떠나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이 인생을 사는 묘미가 아닐까 한다. 평생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고 갈구하면서 끝내는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막상 그 일을 했을 때 정말로 그 일로 인해 자신이 행복을 느끼면서 일을 하게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기성세대라고 하는 분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비춰 이런 저런 제안을 후대에게 한다. 결국에는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일을 하지 못하고 먹고 살기 위한 일을 하는게 다반사이다. 혹은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마음속에 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춘 후에 하라고 이야기하는 이야기도 있다.

 

어떤 것이 과연 올바른 답인지는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인생을 사는 경우도 허다하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다 경제적 문제로 그만 두었기 때문에 경제적 자립을 한 후에 하고 싶었던 바로 그 일은 아니지만 내가 새롭게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문제에 대해 소설로 풀어 쓴 이야기다. 한 40페이지 정도까지는 나름대로 기대를 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고 싶지만 결국에 경제적 문제로 인해 - 자신의 능력으로 포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도 스스로 그 점에 대해 인정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 경제적 자립을 택한 후 취미 삼아 하던 사진 찍는 일을 고민하는 걸 읽으며 어떻게 이 사람이 변화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흥미가 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 150페이지까지 좀 지루하게 내용이 진행된다. 뜬금없이 이혼 이야기가 나오고 불륜이 등장하고 뜻하지 않은 살인이 등장하면서 소설의 초반에 나온 방향제시대로 진행되지도 않았고 책을 택할 때 나름대로 원하는 내용이나 예상하는 전개와는 무관하게 스토리가 이어져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인지 흥미가 점점 떨어졌다.

 

책 자체가 무겁고 진지한 작품이라기 보다는 - 표현이 애매하지만 - 통속적인 소설이기 때문에 일반 미니 시리즈의 드라마처럼 어느 정도는 책을 읽는 독자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방향으로 흘러야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뒤로 갈수록 책의 내용은 독자들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점점 달려간다.

 

'빅 픽처'를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하고 싶어 했고 꿈 꾸웠던 내용을 대신 주인공이 하는 것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준다. 그렇지 않으면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기대를 배신하는 것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택한 독자들이 원한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완벽하게 '빅 픽처'를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기대를 충족하고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래, 나도 저런 꿈을 꾸웠어'라고 감탄을 외치게 만들어 준다. 뒤로 갈수록 과연 이것이 많은 책들에서 다뤄지는 꿈으로 귀결이 될 것인가나 최근 유행하는 가상현실로 대체 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책이 나온 시점이 10년이 넘어 아마도 가상현실은 조금 힘들었을 것 같지만 그런 결말이 되지 않으면 책의 결말이 이도 저도 아닌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어 궁금했는데 나름대로 생각지 못한 반전으로 끝을 맺게 되어 괜찮았다. 이왕 길을 달렸으면 그 길의 끝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만큼 행복하고 부러운 사람이 없겠지만 과연 그 길을 꼭 가야만 행복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솔직히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가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실패하더라도 한번 도전을 하는 것이 후회를 하더라도 자기 위안은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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