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은 소설이라는 분야로 한정하기에 그가 이야기하고 알리고자 하는 내용들이 한정되고 작아진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종교 지도자가 자신들의 신도내지 일반인들에게 자신의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고자 하는 설교를 이렇게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 더구나, 코엘료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거의 매년 책을 출판하고 있으니 그의 책은 1년에 한 번씩 성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

 

코엘료의 소설은 특정 공간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외부 상황이나 현재 처한 환경이 아니라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마음과 심리라 할 수 있는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던져진 '연금술사'가 가장 성공한 설교 메세지이지만 코엘료가 전파하는 메세지는 특정 종교라고 할 수 도 있을 정도로 자신의 내면 모습을 보라는 이야기를 다양한 형식과 이야기로 전달한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는 마녀 삼부작이라고 하는 책 중에 하나로 영화로도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개봉은 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개봉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사실, 여자가 주인공이라 마녀 삼부작인것이 아닌가하는데 '포르토벨로의 마녀'처럼 직접적으로 마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존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마녀라는 존재가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행동이나 생각과 사고를 하는 인물중에 여자라고 한다면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은 뭐 마녀라고 해도 될 것도 같다. 그런데, 이 책은 1명의 여 주인공이 시작을 하지만 정확하게는 3명의 주인공이 - 굳이 포함시키자면 스스로 모든 테스트가 끝난 후 퇴원하는 사람까지 포함하자면 4명 - 자신에게 벌어지는 외부와 내부의 변화를 정신병원이라는 특정 공간에서 자아를 찾아가고 그 자아중 일부를 발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쳤다'라는 의미를 좋게 해석하면 무엇인가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열중하는 모습을 우리는 미쳤다는 표현으로 한다. 흔히 스포츠 경기에서 평소와는 다른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에게 '저 선수 오늘 미쳤다'라고 하는데 안 좋은 표현으로는 '저 여자 머리에 꽃 꼽았어'라는 표현을 통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행동과 생각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책에 나온 것처럼 우리와 같은 행동을 하면 일반인이고 다른 행동을 하면 미친 사람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라는 단체다. 각자 개인은 각각 자신의 가치관이나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데 그가 남들에게 비치는 모습이 나와 다를 때는 개성이 강하다거나 특이하다고 하지만 '우리'라고 하는 단체와 많이 다를 때 미쳤다고 한다.

 

잘 미치면 사회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하지만, 그건 그가 성공했을 때 사람들이 뒤늦게 그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고 - 그렇다 해도 여전히 그를 조롱하고 멸시하는 인물들은 있기 마련이다 -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전까지는 극단적으로 미친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모든 사람들이 우측 방향으로 갈 때 혼자 좌측방향으로 가면 우리는 미쳤다고 하지만 실제로 누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해답은 나중에 알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함께 우측에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과 포만감에 빠지게 된다. 스스로 왼쪽이 옳다고 판단을 내렸어도 남들의 이목과 집중이 두렵고 멸시와 조롱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우측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측으로 가라는 것이 아마도 코엘료가 지속적으로 책에서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아닐까 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단지 그 이야기만이 아니라 실제로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그의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때 오히려 살고자 하는 의지로 자신의 삶을 다시 재편하게 되는 것을 보여준다. 자살이 많은 이 사회에 꽤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굳이 자살할 이유가 없고 남은 생애동안 살고자하는 의지를 보여주든 인생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든 무엇인가를 하다보면 자살을 하려고 했던 자신의 이유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이해를 할 수 없는 내 입장에서 볼 때 이렇게 그들에게 살고자 하는 욕망을 심어주는 것도 우리가 자살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대안이 아닌가 한다. 문제는 내 옆에 있는 사람들 중에 누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책에서 처럼 자살을 시도했던 인물에게는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