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3 - 최후의 노력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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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에 의하면 로마인 이야기 13권에 나온 황제들을 끝으로 로마사에 대해 더이상 서술하지 않는 역사학자들도 있다고 한다. 로마제국의 역사는 실제로 끝이 나고 중세로 가는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실제로 시오노 나나미도 그런 역사관에 동조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자신은 로마라는 제국에 대해서 쓰기보다는 로마인 - 정확하게는 로마황제겠지만 - 에 대해 저술을 했기 때문에 끝내지 않고 쓴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 책의 역사배경이 된 후에도 100년도 넘게 로마라는 나라는 사라지지 않고 존속했으니 좀 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14권을 읽어봐야 내 나름의 판단이 들지 않을까 한다.

 

시오노 나나미는 지속적으로 자신은 역사학자가 아니라는 애매모호한 관점으로 여러 역사학자들의 의견에 대해 반박하거나 동조를 하며 자신만의 역사관을 피력한다. 역사학자와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을 집필한 시오노 나나미의 차이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별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그에 대해 집필하고 연구하여 세상에 내 놓으면 그것으로 학자라고 불러도 상관없지 않을까 하는데 저자는 겸손해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자신의 의견에 대해 자신이 없어 그런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자신의 의견에 대해서 자신은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감히 논한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닐것이라는 판단이 든다. 그보다는 자신에게 이야기되는 반론에 대해 빠져 나갈 구멍을 찾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그저 로마에 대해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뿐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역사는 승자의 이야기라고 한다. 패자측의 이야기는 다루기에 재미없기도 하지만 패자에 대해 관용을 베풀고 그에 대한 기록을 문서로 남기기 보다는 제거하는 것이 대부분 승자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팩트를 갖고 객관적으로 서술한다고 해도 자신이 그동안 배운 역사관과 사회관, 가치관, 인문학등이 글에 묻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특정 역사에 대해 서술하는 사람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이고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라고 본다.

 

아주 객관적으로 단순히 사건만 나열한다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사건만 나열을 해도 자신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고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관을 전달하게 된다. 이를테면 전쟁에 대해 서술한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장군에 대해서만 서술하면 그 장군의 관점에서 그 사건을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로마인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지속적으로 기독교에 대해 조금씩 논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종교가 없는 저자이기 때문에 더 객관적인 관점으로 서술할 수도 있고 자신이 기독교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느냐에 따라 의도하지 않아도 그 자신만이 갖고 있는 논점이 나타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기독교라는 종교를 갖고 있지만 기독교가 본격적으로 로마라는 국가의 공인을 받는 과정과 그 후의 서술에 대해서는 약간 움찔은 하지만 대체로 색다르고 재미있게 읽었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관점에서 봤다.

 

로마인 이야기 13권에서 나온 새로운 개념은 지금까자와는 달리 1명의 원톱이 아니라 4명이나 되는 사람이 로마를 다스리게 된다는 것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에 의해 실행된 이 과감한 행정은 결국 로마라는 나라를 본격적으로 해체하게 만드는 사건이 된다. 그 전부터 서서히 해체되기 시작되었다고 해도 로마라는 제국이 다스리는 모든 영토는 로마라는 구심점 아래에 뭉쳐있었는데 비록 각자 4구역으로 다스린 지도자들이 왕은 아니였어도 결국 그들이 다스린 영토는 각자 로마가 아닌 다른 영토라는 개념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완전히 분리된 개념의 영토로 살다보니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은퇴한 후에는 각 영토의 지도자가 사망한 후에 다시 하나로 통일되지 못하고 분열이라는 씨앗이 로마제국의 시민들에게 뿌려진 것이 아닐까한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현대 국가와 달리 정년이라는 개념이 없는 권력의 시대에 정말 특이하게도 자신이 사망을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은퇴를 하게 되는데 그 사건만을 놓고 보면 참으로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 업적이지만 권력의 속성상 막강한 힘을 놓은 후에 오게되는 비정한 권력의 파워는 인식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한다.

 

콘스탄티누스는 기독교쪽에서는 대제라고 불리지만 반대 진영의 역사학자들에게는 다른 논조로 바라보는 듯 한데 그 시대가 끝이 난 지 오래된 후세의 역사학자들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올지 모르지만 그 시대에 최선을 다해 살았던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이 볼 수 있는 한도내에서는 최선을 다 한 것이 아닐까 한다.

 

만약, 카이사르가 이 시대에 태어나 콘스탄티누스 대신에 황제가 되었어도 시대를 초월한 역사관과 제도를 내다 본 인물이라도 하여도 그 시대의 상황에서는 특별한 대안은 없을 것이라 본다. 기독교라는 관점에서 보면 기독교가 공인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어차피 역사에서 만약은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로마인 이야기 10권에서부터 로마가 시들어가고 죽어간다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데도 불구하고 로마인 이야기 13권이 될 때까지 로마라는 제국은 멸망하지 않고 존속을 하고 있으며 여전히 야민족의 침략을 물리치며 제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영화를 누리고 있다. 너무 현대의 관점에서 로마가 망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후로도 무려 100년을 더 로마가 존속했다는 것을 보면.

 

로마라는 제국의 흥망성쇠에서 흥이라는 로마의 최 전성기가 화려하고 강력해서 후대의 역사학자들과 시오노 나나미가 한없이 그립고 아쉬워서 하는 투정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최소한 로마인 이야기 13권까지의 내용에서는 로마가 망할 것이라는 흔적과 조짐은 전혀 없다. 알게 모르게 많은 것들이 조금씩 영향을 미치기는 했겠지만 여전히 로마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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