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챔피언 (양장) - 세계시장을 제패한 숨은 1등 기업의 비밀
헤르만 지몬 지음, 이미옥 옮김, 유필화 감수 / 흐름출판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으로 보면 숨어있는 챔피언이라고 이해 되는데 책을 실제로 읽어보면 숨어있는 챔피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으려고 하는 챔피언이기도 하다. 이순신 장군의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한 것처럼 자신들의 실적이나 업적을 남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책에 나온 대부분의 기업들은 좋아 하지 않는다.

 

이익도 많이 내고 있고, 자신의 분야에서 1등을 하고 있다면 기뻐 알리기 바뻐야 할텐데도 불구하고 저자가 그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기업의 상황에 대해 발표할 때에 많은 기업들은 그 부분에 대해 꺼려했다고 한다. 일반 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잘 못하는 것도 부풀려 떠들기 바쁜 현대인들의 행동과 비교할 때 더더욱 이해가지 않는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그런 요청을 저자에게 한 것은 결국 자신들 기업의 극대화된 이익을 위해서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책에 나온 히든 챔피언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거대기업들은 아니다. 물론, 책에 나온 기업들이 우리나라 기업이 아니라 유럽의 기업중에서도 독일에 속한 기업들이 대부분을 속하고 있어 내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회사인 점도 크겠지만 독일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책에 나온 기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아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중소기업이라는 점이 무시할 수 없는 이유중 하나다. 타 업체와 거래를 하거나 여러가지 제반 사항에서 기업이  속한 분야에서 업계 1위라고 하면 '잘 나간다면서 좀 깎아 주세요~!'라고 할 수 있고, 그런 하찮은 분야에서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한다.

 

어느 한 분야에서 잘 나가는 회사가 있다해도 정확한 수치와 통계를 갖고 발표 되지 않으면 그저 '그 회사 잘 나가는 것 같아'라는 막연한 추측을 하게 되지만 이 책과 같은 수 많은 대중들에게 노출될 때 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가 까발려져서 생각지도 못한 경쟁기업들과의 싸움이 시작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처럼 조용히 자신들의 분야에서 묵묵히 자신의 갈 길을 가기 원하는 것이다.

 

 



막상 이 책을 접했을 때 이 책에 대한 수 많은 찬사와 광고 문구에 비해서는 히든 챔피언에 대해 소개하는 사례와 히든 챔피언만의 문화와 경영에 대해서는 크게 새로운 것은 없다는 느낌이다. 히든 챔피언의 기업이 아니라도 다른 기업들도 다들 수행하고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 부분에 있어 생각해야 할 관점은 이 책은 우리나라에 최근에 소개되었지만 책의 초판은 출간된지 벌써 10년도 넘은 이야기이며, 개정판도 나온지 벌써 몇 년이 되었기 때문에 현재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회사들과 이런 기업들을 취재하는 기사와 연구하는 여타의 학자들에 의해 그 개념과 방법이 충분히 소개되어 신선하고 새롭기 보다는 빛과도 빠른 현대사회에서는 벌써 진부해 진 것이 아닐까 한다.

 

인간도 100년을 넘는 수명을 다하기 힘든 것처럼 기업도 100년을 넘는 회사가 드물다고 한다. 기업이 이익을 내기 위해 활동하지만 모든 기업이 다 매년 이익을 내기 힘들고, 그 이익을 매년 이익률로 따졌을 때 두 자리수의 이익률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굳이 회사를 운용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데 책에 나온 히든 챔피언들은 그 어려운 부분을 잘 해냈기 때문에 히든 챔피언이 된 것이다.

 

책에 나온 기업들은 전부 중소기업이거나 중견기업에 해당하는데 우리나라보다는 독일이라는 나라의 경제규모가 커 우리나라의 중견기업에 해당하는 덩치의 기업이 중소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 비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발달하고 대부분의 분야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많은 우리나라에 비해 밑 뿌리가 탄탄한 독일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좀 힘들게 보인다.

 

더구나, 기계류와 같은 정밀 분야에서 세계 일류의 기업들이 대부분 독일에 존재할 정도로 - 꼼꼼한 기술을 자랑하여 우리나라가 대부분의 기계부품을 수입하고 있는 일본(지리적 이점도 있지만)보다 더욱 알아주는 것이 독일이니 - 우리나라에 단순 대입하기는 제도와 체계등에 따라 무리가 따르는 점도 있을 듯 하다.

 

기업을 경영하는데 있어 자신의 속한 분야에서 일류가 되고 그로 인해 점유율 1등이 되는 것도 성이 안차 점유율 과반수를 차지할 정도가 되어도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분야라면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누가 뭐라해도 성공한 것이고 히든챔피언으로 자신의 존재를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히든 챔피언이라고 해도 지속적으로 한 나라에서만 점유율을 높게 가져간다고 해도 그 이익이 정체되고 매출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면 그 히든 챔피언은 더이상 챔피언이 아니라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평범한 기업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

 

이를 타개하는 유일한 해결책이 바로 히든 챔피언이 속한 나라를 벗어나 수출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책에 나온 기업들은 CEO들이 온갖 노력을 다 한다. 그 노력에는 학력도 중요하지 않고 언어 능력도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이를 상대방 나라에서 자신의 기업들이 갖고 있는 기술을 필요로하는 해당 분야에 알리고 노력하는 것 뿐이다.

 

성공한 기업은 단순히 눈 앞에 놓여 있는 열매를 따 먹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100년 후를 내다보고 이를 준비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실 사례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CEO들에 대해 소개하고 자신의 회사를 물려주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의 회사라고 이야기한 이유는 히든 챔피언에 나온 대부분의 기업들은 상장되어 있지 않고 대부분 가족 기업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굳이 상장하지 않아도 무차입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고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잘 가는 기업을 리스크에 노출시키지 않는 기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회사를 인수 합병한다고 해도 히든 챔피언이 잘 하고 있는 분야와 연관되거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자회사로 거느리지 단순히 CEO가 하고 싶은 분야의 회사나 이익을 많이 내고 있는 회사라고 합병하려 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히든 챔피언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겠지만.

 

책이 유행처럼 번진 후에 각종 경제기사들 중에 우리나라의 히든 챔피언에 대해 소개를 했다. 그것도 책에 나와 있는 많은 상장되지 않은 기업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들에 대해 말이다. 경제규모의 차이때문인지 상장되어 있는 히든 챔피언에 대해 소개를 보면 세계에서 1위의 점유율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꽤 있다.

 

문제는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가의 입장에서 히든 챔피언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그 히든 챔피언을 보게 되면 좋은 회사이고 앞선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지만 그 회사가 속한 분야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에 1위의 업체라도 그 매출을 볼 때 많이 부족하여 선뜻 투자를 망설이게 되는 측면도 존재한다.

 

책에 소개된 히든 챔피언들의 개념과 정의가 이제는 특별할 것도 없는 익숙하게 되었지만 책에 나온 내용을 근거로 회사들을 바라볼때 좀 더 기억을 더듬고 히든 챔피언들의 걸어간 길을 따라가는 기업들을 유념한다면 도움이 되지 안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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