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8 - 위기와 극복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8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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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지도자가 세명이나 교체가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곧장 생각나는 것이 그 나라는 분명히 후진국일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게 미안하지만 아프리카에 속한 한 나라에서 벌어진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계속되는 쿠데타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국민들의 핍폐한 삶과 거리에는 서로가 서로를 못 믿어 반목하고 총질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믿을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 이야기는 후진국이 아니라 당시에 초 강대국이자 모든 문명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로마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3명이나 되는 황제가 교체 되었다면 엄청난 사회혼란과 끊임없이 계파간 계층간 치열하 전투가 벌어졌을 것 같지만 지금도 권력싸움은 평범하게 사는 대다수의 민중과는 상관없는 그들만의 아전투구이듯이 권력층의 지도가 변했을 뿐인 사건이였다.

 

단순히 사건이라 치부할 정도로 실제 로마에서 짧은 기간동안 계속되는 황제의 교체에도 어떠한 사회혼란도 없었고, 어제와 다를바없는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되었다. 어쩌면 그것이 모든 것을 시스템화했고, 법을 성문화시킨 당시 초 일류국가인 로마가 가진 진정한 힘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로마제국을 완성시킨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의 엄청난 능력과 미래를 내다 본 혜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인물들이기 때문에 후대에 와서 신격화되었고 그들에 관한 관련 기록이나 사후 연구서들이 엄청난 것이 아닐까 한다. 영웅은 만들어 지는 것인지 스스로 태어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만들어 진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난세라는 시기에 엄청난 영웅들이 탄생하고 평화로운 시기에 영웅이라 불리는 인물이 거의 희박하다는 사실에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를 보면 전자보다는 후자인 스스로 태어났다고 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하는데 어느 세상에나 예외란 것이 늘 존재하니깐.

 

3명의 황제가 1년이라는 아주 짧은 기간동안 단명을 한 이유는 권력이라는 달콤한 향기에 취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과대평가한 측면이 크다 할 수 있다. 한 국가의 왕이 대부분 세습으로 인해 계승된 것은 정통성의 문제도 있지만 그만큼 그들에게 한 나라를 다스리기 위한 트레이닝을 충분히 받고 왕에 올랐다고 할 수 있는데 로마라는 국가는 특이하게도 황제라는 지위가 -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종족본능 속성을 유지했지만 - 굳이 친인척이 아닌 엉뚱한 사람에게서도 나왔다는 점이 바로 로마가 초 강대국이 될 수 있는 토대가 아닌가 한다.

 

이는 로마뿐만 아니라 지금의 초강대국인 미국을 보더라도 알 수 있는 현상이다. 폐쇄성이 아닌 타 민족에 대한 개방성과 그들을 억압하고 자취하는 단순하게 눈에 보이는 지배가 아니라 자신들에게 동화시키고 동경하게 만들어 실제로 존경하게 만들고 자신들의 문화를 습득하게 하여 태어난 곳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로마화로 만든 점이 말이다.

 

로마가 갖고 있는 탄탄한 체계로 인해 1년 동안 3명이 교체되는 혼란한 시기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금방 치유되고 새로운 황제가 나타나 올바르게 치세를 하여 로마가 더이상 망가지지 않는다. 황제 자신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도 그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인물들로 인해 로마가 자중지란을 벗고 더욱 환골탈태가 된 것이 아닐까 한다.

 

로마인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읽다보면 로마인만큼 대단한 민족으로는 갈리아(켈트족이라 불리는 지금의 프랑스)인과 게르만족(독일)들이 나오는데 갈리아인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이미 로마화된 민족이지만 게르만족들은 족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로마의 관점에서 야만인이고 늘 로마사화에 함부로 대하기 힘든 종족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도 유럽 사회를 보면 결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약간은 떨어져 있어 오히려 자신을 지킨 영국이 강대국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게르만족들은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로는 가장 이성적이고 법을 잘 지키는 나라인 독일의 선조인데 당시에는 가장 야만족으로 불리웠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비록, 권력의 욕심에 눈이 멀어 황제가 되는 자들이 많지만 100%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권력자가 행동하는 경우는 드문 듯 하다. 황제 1인 독재라 하여도 견제하는 세력들이 있고, 가장 무서운 민중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마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 현상인 '서커스와 빵'이 지금도 여전히 모든 국가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대다수의 민중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게 되는 것 같고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볼 수 있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 좀 지루하고 반복되는 현상과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각종 제도와 법, 체계등을 읽게 된다. 게다가 주변 나라의 상황과 그 나라의 간단한 역사와 인물들까지 읽게 된다. 몸에 큰 도움이 되는 것들일수록 맛이없는 것처럼 막상 다 읽고 나면 지금의 세상과 비교를 하게 되고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물론, 한 1~2초 정도.. ㅋㅋ

 

이제 로마인 이야기 반환점을 돌았다. 그 이야기는 이제부터 로마라는 국가와 사회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점으로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시기를 읽게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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