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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 상상스퀘어 / 2026년 3월
평점 :
제목만 본다면 뭔가 로맨스같은 느낌도 든다. 대신에 표지를 보면 살짝 주저하게 된다. 내용은 전혀 어울리지 않고 동 떨어지긴 한다. 진짜 어떤 정보도 없이 소설이라는 것만 알고 읽기 시작했다. 지금보니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이다. 그마저도 모른 상태에서 좋게 말하면 편견없이 읽었다. 대체적으로 문학상 수상작이면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여러 전문가가 해당 내용을 읽고 평가해서 선정할테니. 대신에 재미있느냐가 묻는다면 그건 또 별개의 문제다.
영화에서도 작품성 있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다. 평론가나 전문가에게는 높은 점수를 얻고 호평 받을지 몰라도 일반 대중에게는 재미없다. 심지어 다소 동 떨어지면 괴리감이 크다. 이럴 때 대중이 몰라준다고 한다면 난 큰 착각이라고 본다. 본인이 그런 길을 갔다면 그걸 감내해야한다. 언제나 대중은 틀릴 수 도 있고 맞을 수도 있다. 그걸 작품 만든 창작자가 투덜댈 수 있는 지점은 아니다. 그렇게 볼 때 대중과 호흡하는 작가라면 선택해야 한다.
대단히 어려운 작품으로 독자를 힘들게 할 것인지.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주장을 재미있게 흡입력있게 쫓아오게 만들 것인지. 물론 이것도 재능이다. 아무리 좋은 주장이라도 이걸 잘 풀어내지 못하면 혼자만의 세계에 갇히는 꼴이 된다. 대중 작가와 작품성 있는 작가를 이분법적으로 나누긴 힘들어도 있는게 현실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대중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의미 없다. 안타깝게도 대중과 만날 기회가 적으니 인기를 끌고 싶어도 끌 수 없는 한계도 존재한다.
그렇게 볼 때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둘 다 잡았다. 내용은 꽤 선명해서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지 잘 알게 된다. 필체가 유려해서 쉽게 읽히는데 재미도 있다. 그러니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을 읽는데 그거만 충분하지 않을까한다. 가끔 엄청 두꺼운 번역 소설을 읽을 때 힘들다. 원작에 비해 2배까지 페이지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이유로 한국인이 쓴 한국 소설이 확실히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어가 갖고 있는 뉘앙스를 아주 맛깔스럽게 쓴다.
책은 초반에 너무 엉뚱하게도 외계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자기 엄마가 외계인이라고 말하며 시작한다. 그 부분을 다소 쉽게 지나쳐서 읽었다. 그 후에 갑자기 과거로 돌아가는데 진짜 외계 생물이 나타난다. 도대체 이 소설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 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SF소설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장르 문학이 아닌지라 그건 아닐 듯했다. 외계 생물이 지구에 불시착했다. 생존을 위해서는 뭔가로 변해야 한다. 지구에 있는 다양한 존재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변할 수 있다면 결론은 하나다. 인간이 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돌멩이부터 시작해서 관찰하며 흘러간다. 끝내 하등 동물로 변하는 건 메리트가 없어 지켜보다 인간을 발견하고는 변한다. 인간이 갖고 있는 흉내를 낼 수 있을 뿐 아는 지식은 전혀 없다. 뭔가 공부한 후에 지구에 착륙한 게 아닌 불시착이다. 여기서 의미를 부여 받기 위해 처음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했다. 주인공이 도착한 곳은 한국이었다. 그가 처음 만나 인간은 미상 쪽일을 하는 여자였다.
그때부터 주인공 니나는 그 쪽 세계로 흘러들어간다. 배경이 70년대다. 노동자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할 때다. 청계천에서 일하는데 그나마 외계인이라 학습 능력과 습득 능력이 뛰어난다. 그저 보기만 해도 금방 따라할 수 있게 된다. 에너지는 태양 빛을 받으면 끝이다. 인간 세계에서 자신을 구하러 올 외계 생물이 올 때까지 적응해야한다. 싫어도 할 수밖에 없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듯하지만 정작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인간도 똑같다.
엄청난 학습능력도 공부나 전문직이 아니었으니 그저 그 쪽 세계에서만 각광을 받는다. 그러면서 당시 여자 노동자들의 세계를 보여준다. 읽다 보니 당시를 살았나하는 착각이 들었다. 작가의 사진을 보니 그럴 나이는 아니었다. 엄청난 자료와 조사를 통해 상상력을 가미해서 소설을 쓴 듯했다. 여기에 로맨스도 들어갔다. 한마디로 모든 게 다 응축되어 있다. 외계인이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내용이다. 그런데, 내용이 처참하다. 힘겹고 버겁고 뜻대로 되지도 않는다.
당시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뭔가를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 생존이 그저 모든 것이다. 이런 내용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읽다보면 저절로 니나에게 집중하게 된다. 뒤로 갈수록 예측할 수 없게 진행된다. 여기에 현재까지 연결되어 어떤 상황인지도 묘사한다. 외계 생명이 아닌 70년대부터 살아온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외계인이라도 지구에서 사는거 빡세다. 책에 나온 소외감이 든다면 그건 자신이 지구인이 아니라는 증거라는 말을 유념하자. 자주 지구인이 아닌 듯하니.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서 그들은 행복했습니다였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재미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