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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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몬드>는 너무 유명하다. 아마도 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제목은 친숙할 듯하다. 어쩌면 아몬드라는 명칭 때문에 저절로 친숙함이 생겨 그런지도 모르겠다. 책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 창비에서 나온 책이 지금은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다. 속물적으로 볼 때 출판사에서 계약 기간이 끝나고 교체 제안을 했을 정도라고 본다. 창비에서 브랜드로 만든 출판사일 수도 있지만. 소설은 단순히 청소년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살짝 유치할 수도 있는 고등학생 소설.

최근 10년 정도 기간 동안 영어덜트 소설이 많이 유행했다. 최근에는 다소 줄어들긴 했어도 한국은 물론이고 서양에서도 영어덜트 소설이 히트했다. 영화로도 나올 정도로 많은 소설이 쏟아졌다. 지금도 드라마 등을 보면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은 고등학생 나이지만 작품을 보는 건 대부분 어른이다. 심지어 고등학생이 배경인데 19금인 경우도 많다. 이 책인 <아몬드>도 청소년 용이 있는 걸 보면 내용을 조금 순화한 듯하다.

작가의 경력이 다소 이채로웠다. 철학과를 나와 영화 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을 배웠다. 그 이후 시니라오 부문 공모를 했다. 단편 영화와 장편 영화까지 연출했다. 그 이후 <아몬드>를 세상에 내놓고 지금은 감독보다는 소설가로 활동하는 듯하다. 워낙 책이 잘 되어 연출 꿈을 접은 것인지 모르겠다. 철학은 어떻게 보면 참 쓸데없는 학문인데 의외로 철학과를 나와 예술 계통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게 볼 때 철학은 세상을 바라보는 중요한 힘인 듯하다.

소설도 철학적 측면에서 인간에 대한 탐구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주인공은 사이코패스라는 말을 듣는다. 감정에 대해 잘 공감을 못한다. 화가 나거나 아파도 표현을 잘 못한다. 이런 건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고 한다. 정확히 사이코패스보다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걸로 안다. 감정 표현을 하면 사이코, 못하면 소시오로 알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이런 증상을 겪은 주인공은 엄마가 MRI 등을 통해 검사까지 했지만 의사에게 판정받는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남이 아파할 때 무표정으로 있는 건 타인이 볼 때는 무섭게 보인다. 남들이 재미있어 웃을 때 무표정한 건 겉도는 사람처럼 느낀다. 주인공은 그렇게 성장한다. 여기서는 아몬드라고 표현한다. 뇌에 있는 아몬드가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고 한다. 해결하려 아몬드를 열심히 먹기도 하는데 쉽게 해결되진 않는다. 감정이라는 건 후천적으로 배우는 것인지, 선척적으로 타고다는 것인지는 약간 다르다. 감정도 후천적으로 배우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떤 행동을 하고 말할 때 주변 사람들이 하는 그에 맞는 표정과 액션을 취하는 걸 보고 배운다. 그 후에는 자신도 저절로 그에 맞게 따라한다. 이걸 사춘기를 지나면서 좀 더 감정이 풍부해지며 감정와 공감이 좀 더 성장한다. 실제로 어린 시절에 사람없이 살았던 소녀가 끝까지 인간과 행동을 제대로 못했다는 걸로 안다. 그러니 어떻게 볼 때 주인공도 좀 느릴 뿐이지 얼마든지 커가면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한다. 남들과 다르다는 게 언제든지 틀린 건 아니다.

그걸 주변 사람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냐가 핵심이다. 인간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면 방어기제가 발동해서 배척하게 된다. 어느 정도 선에서는 타협도 하지만 많이 다르면 그렇다.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다. 이런 것도 결국에는 학습과 교육이 중요하다. 인간은 이제 얼마든지 그런 사람이 있어도 함께 살아 갈 수 있다. 그런 사람을 배척할 때 오히려 더 그 사람은 삐뚫어지고 이상해진다. 사회가 얼마나 건강하고 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아몬드에서 주인공은 본인은 별 어려움이 없다. 타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 빛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이상하다는 교육을 받았기에 그렇다.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니 본인은 힘들지 않다. 그게 오히려 편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인간이 힘든 대부분 경우는 감정때문이다. 차라리 감정이 없다면 벌어지지 않을 일도 너무 많다. 반대로 감정때문에 행복하고 기쁘고 즐거운 일이 너무 많다. 그렇게 볼 때 감정이 참 문제라면 문제일 수밖에 없다.

소설은 1부에서 엄마와 할머니 관계를 보여주는데 꽤 충격적인 1부 마무리로 놀라게 한다. 2부에서는 친구인데 자신과 반대 지점에 있는 성향을 갖고 있다. 3부에는 굳이 말하면 좋아하는 감정은 모르지만 자신도 모르는 감정이라는 것에 어쩔 줄 몰라하는 여자를 만난다. 4부는 솔직히 소설을 끝내기위한 장치처럼 느껴졌다. 마지막에 주인공은 어떻게 된 것인지 애매하게 보여준다. 감정을 조금 배운다는 게 나오긴 한다.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소설처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극단적이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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