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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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오만과 편견>에서 이미 모든 걸 알 수 있게 해준다. 책을 막상 읽고 나서 제목에 대해 완전히 잊고 있다 초반이 지나며 제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뭔가에 대해 판단을 내릴 때 오만이나 편견은 둘 다 무척이나 위험하다. 오만이라는 것 자체가 내가 남보다 우월하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오만은 스스로 알 수 없다. 남들이 볼 때 내리는 판단이 이날까. 편견도 역시나 자신이 그런 판단을 하고 있다는 걸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편견이라 할 수 있다.



내가 편견이라는 걸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그때부터는 편견이 아니다. 균형있게 보지 못하는 시선을 가졌다는 뜻이다. 막상 편견이라는 걸 알게 되어도 자기도 모르게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 번 잘못되어 머릿속에 심어진 인식이라는 건 그만큼 강력하다. 책은 문학소설로도 유명하지만 영화로도 널리 알려졌다. 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로맨스 드라마라고 해도 된다. 1800년도 로맨스라 그런지 지금처럼 엄청 로맨틱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나마 생각보다 여성이 주체성을 갖고 뭔가를 결정한다는 사실은 솔직히 좀 의외였다. 소설의 내용은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하다. 짝짓기라고 할까. 남녀가 어떻게 하든 상대방을 만나 결혼하는 게 지상과제다. 여기에 나오는 인물은 전부 하인 계급은 아니다. 각자 받을 것이 있는 사람들이다. 받을 것이라는 건 상속내지 자산을 의미한다. 결혼하는데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요소다. 흥미롭게도 아주 꺼리낌없이 서로 어느 정도를 상속받을 수있는지 이야기를 한다.



어느 정도 자산을 갖고 있다는 것도 역시나 다들 이야기를 할 정도로 서로 알고 있다. 한국적인 정서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서양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을지라도 일찍부터 돈이나 자산에 대한 이런 태도가 자본주의를 태동시킨 원인이 아닐까한다. 10대 중반부터 이미 결혼을 해서 집에서 나갈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엄마의 최대 목표도 어서 빨리 좋은 신랑을 만나 집에서 나가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결혼은 두 사람의 결합이 아닌 가문이라면 가문의 결합이라 어느 정도 수준도 맞아야 한다.



수준이 맞지 않아도 서로가 좋아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나마 책에서는 정략결혼은 나오질 않는다. 서로가 상대방에게 호감을 갖고 사랑을 해서 결혼하는 걸로 나온다. 다만 그 사랑이라는 부분이 지금과는 다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서로 상대방을 만나고 알게 되고 감정을 확인하고 연애를 하다 결혼을 하는 현대사회와는 다르다. 대체적으로 남자는 선택하고, 여자는 선택을 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엄청나게 대단한 감정도 아니고 단순히 상대방에 대한 호감정도면 된다.



남성이 여성에게 호감을 가지면 그것으로 충분한다. 여성도 남성에게 호감을 갖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괜찮다. 남성이 청혼을 하고 여성이 거절할 수도 있고, 승낙할 수도 있다. 대체적으로 남성은 여성에 대한 호감을 갖고 청혼을 한다면 여성도 어느 정도 호감을 갖긴 하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다소 정략적으로 승낙하기도 한다. 실제로 연애한 후에 결혼하는 과정이 인류 역사에서 그다지 오래된 제도는 아니다. 대부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들의 합의를 통한 결혼이었다.



엘리자베스와 디아시가 주인공이다. 엘리자베스는 상당히 수동적으로 살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갖고 생활한다. 결혼적령기가 되었기에 많은 남자들이 있는 파티 등에 참여를 한다. 가기 싫어도 엄마의 성화와 주변의 눈치를 볼 때 안 갈수도 없다. 그런 곳에서 여러 남자를 만난다. 딱히 남자를 만나 꼭 결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진 않는다. 대부분 여자들이 어떻게 하든 좋은 남자와 연결되기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다르다. 주변에 있는 남자는 뻔하니 군인같은 경우가 최고다.



남성들과 여성들은 서로 견제를 하기 마련이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이성을 자기에게 끌어들이기 위해서 상대방에 대한 험담도 한다. 이런 작전이 통하기도 하는데 바로 엘리자베스가 그런 경우다. 엘리자베스는 위컴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마도 디아시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아니었을까. 디아시는 무엇보다 자산이 빵빵하고 신분이 낮지도 않다. 모든 여성들에게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위컴과는 서로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지만 현재는 틀어졌다.



사람을 판단할 때 백지 상태일 때와 달리 백지에 뭔가를 그린 후에 보게 되면 인상깊게 머릿속에 남게 된다. 그렇게 위컴의 이야기는 엘리자베스에게 강력히 남아 디아시에 대해 백지상태로 보지 못한다.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어떤 편견을 갖고 보게되면 달리 보인다. 위컴은 더할나위 없이 친절하고 사교성있게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디아시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 놓은 상태였다. 엘리자버스는 무척이나 당돌하다면 당돌하고 자기 주장도 확고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으로 보인다.



예의도 있고 아마도 예쁘게 생기지 않았을까. 그런 이유로 여러 남자들에게 호감을 얻는다.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하는 남자도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콜린스였는데 다소 오만하고 자신을 상황을 자랑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모습이 별로였기에 거절하지만 그런 모습이라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여긴 다른 여성은 받아들인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모습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엘리자베스의 관점에서 소설은 그려지고 내용이 전개된다.



막상 디아시와 엘리자베스의 만남이나 서로 함께 하는 장면은 많이 나오진 않는다. 또한 엘리자베스 자매들의 다양한 소동도 함께 다뤄진다. 다양한 결혼을 보여주기도 하고 당시 시대에 어떤 식으로 남녀가 만나고 결혼을 하는지 알게 된다. 책에는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준다. 엘리자베스가 디아시에게 갖게 된 편견은 그의 인간성까지도 오해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알게 된 후에는 너무 죄스러운 마음을 갖게 된다. 내용이 꽤 방대한데 의외로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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