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밤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동화라고 하면 내가 어릴 때 읽던 책들이 있어 그런지 밝아야 한다.
밝고 긍정적이고 희망을 담은 내용으로 결말을 맞이한다.
최근에 나오는 동화 책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닌걸로 읽어보니 알았다.
내가 읽은 동화책은 대부분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읽어 그렇기도 하다.

최근에 내가 읽은 동화책은 고학년에 맞춰진 내용이라 좀 더 현실적인 듯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긴긴밤>이라 처음에는 무슨 뜻인가했다.
막상 책을 읽으니 이게 동화책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내가 동화를 읽는 아이들을 무시하는 것인지, 내가 좀 잘 못 알고 있는지.

읽는내내 먹먹하고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떨렸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내용을 구성했는지 작가가 좀 밉기도 했다.
도대체 책에 나온 그 누구도 기쁜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작가가 집필한 의도는 대략 알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랬다.

책에는 인간이 스쳐지나가는 인물로 나올 뿐이다.
동물이 나오는데 배경은 아마도 아프리카가 아닐까한다.
직접 현장을 가보진 않았을 듯한데 상상의 나래로 만든 공간이라 본다.
그 공간은 오히려 더 넓고 확장이 가능한 영역처럼 느껴졌다.

코뿔소 노든과 펭귄인 치쿠와 윔보의 인연으로 시작된다.
책의 화자는 사람이 아닌 펭귄인데 이름은 따로 없다.
이름이 없다는 것은 존재가 없다는 뜻도 되지만 엄연히 살아있다.
더구나 노든과 치쿠와, 윔보가 애지중지해서 세상에 나오게 만들었다.

노든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가족을 만들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노든은 아무런 문제없이 살 수 있었지만 항상 인간이 문제였다.
인간은 언제나 노든의 멋진 뿔을 냅두려고 하지 않아 사단이 난다.

노든에게는 큰 꿈도 삶에 대한 의지도 강하지 않는다.
그저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초원에서 살아ꀀ고 싶었을 뿐이었다.
노든이 어릴 때부터 성장해서 곳곳을 다니며 두 눈으로 목격했다.
동물원 같은 곳에서만 살아가던 친구들은 밖의 세상을 전혀 알지 못한다.

모든 걸 경험한 노든만이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고, 실행할 의지가 있다.
분명히 주인공이 노든이라고 꼭 할 수는 없지만 노든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그 과정이 너무 슬프고 내용 내내 희망보다는 애수가 흘러넘친다.
더구나 제목인 <긴긴밤>인 이유에 대해 알고 나면 가슴이 저릴 정도다.

밤이라는 특수 상황은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존재도 쉽지 않은 듯하다.
긴긴밤이 올 때마다 내일을 기대하기보다는 악몽을 꾸며 힘들게 지낸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곳이 있기에 함께 하는 여행에 끝이 있다는 점도 슬펐다.
잔혹동화는 아니지만 슬픈 동화라는 표현이 딱 맞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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