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 님을 위한 행복한 인간관계 지침서
김경일 지음 / 저녁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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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참 신비로운 존재다. 예측 가능한 듯하지만 예측 불허일 때가 많다. 이렇게 행동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터무니 없는 행동도 한다. 분명히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내린 결정을 할 것이라 봤는데 상관없이 행동한다. 이성이 아닌 감정에 따라 즉시 결과를 뒤집기도 한다. 이런 인간의 복잡다단한 면을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살짝 못났다고 보기도 했다. 자신도 그렇게 할 때가 많으면서도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면서 남을 지적했던 것이다.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심리학과 인지기능에 대한 오랜 연구를 통해 인간의 이성이 아닌 감정에 지배받는 걸 알게 되었다. 제목이 참으로 길고도 긴 책인데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 님을 위한 행복한 인간관계 지침서>다. 책 제목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만큼 유명한 저자다. 책 내용도 그만큼 좋았다. 여러 심리학 관련이나 뇌과학 등의 책을 읽었는데 쓸데없이 현학적이거나 직접적으로 도움되는 예시가 적은 경우도 많았다. 이 책은 아주 심플하게 필요한 내용만 있었다.

워낙 대중 강연을 오래도록 많이 했고,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해서 그런지 쉽고 재미있게 필요한 내용만 잘 담았다. 읽으면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설득력있게 알려줘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살다보면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한 구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 둘에 대한 구분을 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걸 자꾸 바꾸려하니 본인도 힘들고 주변인도 너무 어려워한다. IQ와 성격은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실제로 성인이 된 후에 IQ테스트는 해 본 기억도 없지만 무의미하다.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격도 대체적으로 15살이 넘어가면 변하지 않는다. 이런 것은 바꾸려고 하지말고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이를 바꾸려고 하면 본인만 힘들다. 안 되는 걸 되려 하려니 스스로 자괴감마저 들지 않을까 한다. 창의력은 노력으로 가능하다. 창의력 자체는 타고난 성질이 결코 아니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 어렵게 표현해서 상수와 변수라고 하는데 상수말고 변수를 노력해야 한다.

초반에 흥미로운 걸 알려준다. 보통 어떤 상황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 각자 서로의 관점이 달라 그렇다. 예를 들어 어떤 질문에 대해 민감한 사람들은 1부터 10까지 구분이 있다. 이 중에서 하나를 택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똑같은 질문에 단지 2개의 답이 있다. 싫다와 좋다만 대답할 수 있다. 두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하게 되면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다. 미묘하게 다른 폭으로 이야기를 하려는데 상대방은 간단하게 좋다 내지 싫다고 말한다.

둘 사이는 대화가 거의 성립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사춘기에게서 심하다. 사춘기는 아직까지 마음의 눈금이 10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재미없다와 재미있다라는 두가지만 존재한다. 어른은 여러 가지 감정을 갖고 표현할 수 있지만 사춘기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니 만나서 이야기를 하려해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 재미없다고 말하는데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다. 어른에게는 답답하니 계속 묻는다. 사춘기는 자연스럽게 삐뚫어지게 된다.

어떤 보고를 신입에게 받았다. 보고서에 대해 아직까지 능숙하지 못한 신입이니 도와주자는 측면에서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쓰면 안 된다고 충고를 한다. 그 즉시 신입은 자신이 엄청난 문제가 있다는 걸로 받아들인다. 신입에게는 해당 상황에 대해 좋다와 나쁘다만 있었다. 이럴 때 상사는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하고 요즈음 젊은 것들이라면서 혀를 찬다. 이건 젊은 사람과 상관이 없다. 이럴 때는 보고서를 잘 못 썼다고 하기보다는 보고서로 인해 신입의 평가가 나뻐질 것 같다.

이렇게 표현하면 오히려 잘 알아 듣는다고 한다. 사람마다 이런 특성이 다르다. 누구에게 눈금이 여러 개인 상황에 누군가에게는 겨우 2개 선택지만 있다. 이런 걸 잘 감안해서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살아도 큰 문제는 없을 수도 있다. 대신에 자기도 모르게 나를 사람들이 멀리한다는 걸 나만 모르고 살 수도 있다. 이런 것이 바로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의 차이다. 본인의 성격 자체를 변경할 수는 없다. 물론 성인이 되어 변했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성격이 변한 것이 아닌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원래 갖고 있는 성격 자체가 변한 건 아니다. 적응하는 사람도 있는 것고 체념하고 사는 사람도 있을 뿐이다. 나란 사람도 알기 힘들지만 다른 사람은 더욱 어렵다. 나와 다름은 인정하고 상황에 따라 대처를 달리해야 하지 않을까한다. 책 제목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알고 유연하게 대처한다. 고집스럽게 자신의 행동과 사고만 주장하지 않는다. 인지심리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아주 편하게 읽으면서도 유익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좀 더 분량이 많아도 되는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지심리는 참 유익하고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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