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에서 일해야만 사람들을 도울 수 있나요? - 세상에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의 봉사 이야기
조향 지음 / 설렘(SEOLREM)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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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UN에서 일해야만 사람들을 도울 수 있나요?>다. 일단 UN이라는 단어에서 말문이 턱 막힌다. UN은 그저 듣거나 보기만 하던 곳이지 그곳에서 일을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심지어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 그런 곳에서 일을 한다니 뭔가 스케일이 다르다는 느낌부터 들었다. 기껏해야 내 앞가림 하기도 바쁘게 살았는데 UN에서 일을 한다니. 뭔가 거창하기도 하지만 인류에 이바지한다는 거룩한 소명같은 생각도 들었다.

제목은 일하지 않아도 된다. 꼭 그곳을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뉘앙스다. 이 책의 저자는 실제로 UN에서 근무하는 꿈을 간직했다. 분명히 다양한 일꺼리가 있는 곳일테지만 그럼에도 전 세계를 대표하는 기관이니 인류를 위하는 것이라 본다. 어느 정도 이익을 위해 움직이기도 하겠지만 거의 대부분 지구를 위하는 행동과 노력을 하는 곳일테니 말이다. 이런 곳에서 근무를 하려는 마음을 먹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살아가는 세상이 다를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UN에서 일을 하지는 못했다. 책 제목상 본인이 일을 해 보니 그럴 필요는 없다는 뉘앙스로도 읽힌다. 그것과 상관없이 어느 곳에서나 사람들을 도우는  삶을 살면 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도 할 수 있고 외국에 나가서 할 수도 있다. 정답은 없는 문제니 스스로 판단해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면 된다. 보다는 이 책을 읽으면 자신에게 맞는 걸 찾아가면 된다. 직접 해 봐야 알 수 있다. 막연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백날 해 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단 해 보면 자기에게 맞는지여부를 깨닫게 된다. 그 후에 다른 걸 하더라도 결코 늦지 않는다. 이제 겨우 대학을 가고 취직을 걱정할 시기인 20대 초반에 저자는 사람들을 도울 작정을 한다. 외국에 나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영국 런던으로 갔다. 그곳에서 일을 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학교 다니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경험도 없는 동양의 여성을 뽑는 회사는 없었다. 대학원도 고민했지만 또다시 돈을 내며 다닐 여력도 없었고 그럴 생각도 없던 듯하다.

아는 언니가 차라리 한국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어떨까하는 조언에 한국으로 와서 취직을 한다. 학교를 다니면서 쌓였던 대출금도 다 갚고 좋았지만 불만이었다. 자신이 생각한 것돠 너무 동 떨어진 일을 했다. 그저 자료를 조사하고 취합해서 윗 선에 넘기는 것이 전부였다. 그 자체로 만족하고 다닐 수도 있었겠지만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다시 도전을 해서 도미니카 공화국에 지역개발사업의 두목이 되었다.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은 진짜로 그렇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20대의 젊은이가 아무것도 없고 사람도 없는 곳에 가서 모든 것을 스스로 전부 다 해내야했다. 어린 나이에 엄청난 일을 해야 한다는 뿌듯함과 두려움이 공존했을테다. 한국에서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영어도 아닌 스페인어를 주로 쓰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했다. 더구나 그곳은 젊은 여성이 지나가면 환호성을 지르면서 약간 성적인 짓궂음이 큰 곳이었다. 그곳에는 더구나 문화도 달랐다. 한국 사람은 뭐든지 빨리빨리 빠릿하게 하는 특성이 있다.



시간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습관이고 사회적 관습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문화가 몸에 베어 있는 저자 입장에서는 뭐든지 느긋한 도미니카 공화국의 사회전반에 흐르는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일을 맡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시간 약속도 잘 지키는 않는 문화. 더구나 아침마다 출근할 때 저자는 나름 인사를 한다고 했는데 클레임이 들어왔다. 출근할 때 직원들에게 '안녕'이라는 가벼운 인사 후 곧장 자리에 앉아 업무를 시작했다. 알고보니 그건 그곳에서 인사가 아니었다.

일일히 한 명씩 아마도 눈을 마주치며 가벼운 이야기를 한 후에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엄청나게 큰 차이를 극복해야 했다. 더구나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저자가 모든 것을 전부 A에서 Z까지 전부 해내야했다. 맨 땅에 헤딩하기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비영리 기관일 뿐 저자도 봉사가 아닌 직업으로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인상깊었다. 나도 그 부분에 늘 궁금했다. 봉사라는 관점보다는 업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하는 일이 다를 뿐이고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차이가 날 뿐 똑같이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월급같은 걸 받으면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열심히 한 덕분에 어느 정도 궤도에도 올리고 나온 후에는 여전히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는 사람도 있다. 또한 그곳에서 봉사로 시작해서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일을 하는 현지인들과 연락할 때 더욱 뿌듯하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런 내용뿐 아니라 저자의 살아온 이야기가 함께 있는 에세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도미니카에서 생활 내용이 좀 더 많았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계획한 일이 잘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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