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 아킬레스건 완파 이후 4,300㎞의 PCT 횡단기
정성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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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딱히 여행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굳이 가지도 않지만 갈 기회를 거절하지도 않는다. 1년에 1번 정도 여행을 가긴 했는데 매년 그런 것은 또 아니다. 혼자 여행을 해 본적은 없긴 하다. 여행이라는 것이 어딘가에서 1박을 한다는 의미라면 그렇다. 반면에 1박이 아닌 당일 치기로는 이곳 저곳을 꽤 많이 다녔다. 거의 대부분 동네나 도시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을 비롯한 주변을 혼자서도 잘 가서 보는 편이긴 하다. 그게 나름 내가 즐기는 여행이라면 여행이다.

대신에 뭔가 신기함이나 새로움은 다소 적긴 하다. 불편하지 않게 당일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이니. 걷는 것도 좋아는 하는 편이다. 엄청나게 걷는 것은 아니지만 30분에서 1시간 거리는 어지간해서는 전부 걷는다. 대중교통도 이용하지 않고 택시를 타지도 않는다. 많이 걷는 분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한다고 하면 정확할 듯하다. 그런 나에게 참 신기하게도 여행이나 걷기와 관련된 책이 자주 온다. 더 신기하게도 저자가 직접 보낸다.



출판사도 아닌 저자가 보내서 보게 된 책이 많다. 그런 책들이 단순히 여행을 하는 것은 아니고 도보와 곁들여져 있다. 그러다보니 뜻하지 않게 며칠을 넘어 몇 달동안 걸으면서 여행하는 책을 꽤 읽게 되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이곳은 순례길이라는 표현처럼 꽤 의미가 있고 상징을 갖게 되었다. 주변에 갔다 온 사람 이야기도 들은 적은 있다. 굳이 꼭 그래야 하나라는 생각도 솔직히 있긴 하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하는 의미는 있겠지만.

이번에는 <워킹>이라고 하여 미국의 PCT를 횡단하는 이야기를 저자가 보내준다고 하여 읽게 되었다. 책을 읽는데 초반에 곧장 걷는 것부터 시작한다. 왜 시작했는지와 PCT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읽다보면 나오겠지하면서 읽었는데 결국에는 끝까지 PCT의 의미는 나오지 않아 마지막 장을 읽기 직전에 찾아봤다. 'Pacific Crest Trail'이라는 뜻의 약자로 멕시코 국경부터 시작해서 미국의 서부를 관통해서 캐나다 국경까지 횡단하는 걸 말한다.



저자는 여자친구와 함께 도보여행을 떠났다. 저자 자신은 <와일드>라는 영화를 보고 PCT를 알게 되어 하자는 마음을 먹었단다. 나는 그걸 책으로 읽고 영화는 보지 않았는데. 혼자 갈 생각에 여자 친구와 헤어지자는 이야기까지 한다. 이 코스가 짧은 것이 아닌 무려 6개월 정도 되는 대장정이다. 그 기간동안 연락하기도 힘들고 만나지도 못할 듯하여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랬는데 혹시나 하며 이야기를 했더니 함께 하겠다고 하여 고생을 같이 한다.

총 길이가 무려 4,300km가 된다. 하루에 많이 걸으면 50~60km도 걷지만 자연 등의 여러 환경이 안 좋으면 20~30km 밖에 못 걸을 때도 있다. 이러다보니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PCT를 접하게 되었는데 정작 미국에서도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PCT코스에 있는 사람들은 이곳을 횡단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면서 알긴 해도. 저자가 이곳저곳을 가면서 마을에 가기도 하는데 그런 마을은 하나의 포인트 역할을 한다.

그런 마을이 아닐 때는 그런게 있냐는 반응도 있는 걸 보면 대중적인건 아닌 듯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평지도 아니고 매일 밤에는 편안한 숙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주일이 넘게 마을이 나오지 않아 텐트를 갖고 다니면서 잠을 자기도 해야 한다. 어떤 곳은 오래 걸어도 물을 마실 수 있는 곳도 없다. 1리터짜리 물을 몇 개 갖고 다녀도 다 마시면 물이 말라 엄청 힘들어 할 때도 있다. 단순한 길이 아닌 사막이라서 쉽지 않다. 아무런 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물이나 먹을 것은 무료로 넣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점이 신기했다. 그들도 이 코스를 완주하거나 가 본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그걸 한다고 아무런 티도 나지 않는데도 그런 호혜를 베푼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닌 약 20kg 정도되는 짐을 지고 매일같이 걸어야 하니 그 고생은 보지 않아도 알 듯하다. 글로만 접해도 사서 고생한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였다. 그 과정을 저자는 끝내 완주한다.

걷는 와중에 여자친구와 싸우기도 하고 중단한 후에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저자와 합류하기도 하면서 완주를 한다. 도보 중에 만난 사람들은 서로 동지의식이 있어 서로 스스럼없이 만나면 간단한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다시 만나거나 숙식하는 곳에서 서로 안부를 묻고 친해진다. 그 와중에 친해지는 사람도 있고 서로 남녀가 만나 연인이 되는 케이스도 책에서 소개된다.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여행이 아니기에 서로가 완전히 바닥까지 보여주는 도보다.



그런 과정에서 저자와 여자친구는 함께 완주를 하면서 더욱 돈둑해진다. 책을 다 읽고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나하고 저자의 블로그를 가보니 얼마전에 둘은 결혼을 했고 임신까지 한 상태라는 걸 알게 되었다. PCT코스가 정말로 장난이 아닌 것이 사막도 있지만 조망이 너무 좋은 곳도 있고, 산을 타야하는 것이 있다. 불이 나서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걸 통과도 해야 하고 철제 다리 바닥이 없어 옆을 잡고 건너기도 한다. 사계절을 다 만나기도 하는 엄청난 코스로 보였다. 이런 코스를 완주한 저자니 무엇을 해도 잘 할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는 못 할 듯.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6개월동안 걸을 수 있다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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