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이석원 지음 / 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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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이라는 그룹은 알지만 노래를 들었는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 바로 그 그룹을 만들었던 사람이 이석원이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그다지 큰 관심이 있던 건 아니다. 유일한 관심이라면 인기작가라는 점이었다. 책을 읽지 않았지만 인기가 좋다는 것만 알았다. 처음으로 그가 쓴 책을 읽었다. <2인조>는 읽자마자 든 생각은 이 사람은 완전히 'too much talker'라는 점이었다. 어찌나 쉬지 않고 말을 하는지 청산유수라는 표현이 딱일 정도였다.

읽으면서 그런 생각은 들었지만 한편으로 막상 만나면 숫기없어서 거의 말도 못할 스타일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다보니 본인은 실생활에서 그렇다고 말해준다. 억눌려있던 모든 걸 글로 풀어내는 것이 아닐까싶었다. 미주알 고주알 별 것도 아닌 걸 어찌나 청산유수로 말을 하는지 놀랍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보통 이런 에세이는 자간도 다소 넓고 페이지도 얼마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얼마나 많은 말을 하는지 꽉꽉 눌러 쓴 글에 무려 350페이지도 넘는다.



책의 제목인 2인조는 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나를 이야기한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다. 혼자라는 이야기는 한가지 모습만 갖고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외면의 나와 내면의 나는 다르다. 남들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내가 다른 경우도 많다. 내 안에는 여러 인물이 있다. 다중인격이라고는 말도 있지만 그런 뜻은 아니다. 어떨 때는 외로워하고 어떨 때는 기뻐하는 바로 그 놈을 의미한다. 책에서는 그런 걸 의미하기는 하는데 다소 좀 뜬금없게 나오긴 한다.

내용이 전개되다 갑자기 2인조라고 하면서 의미를 부여한 후에 내용이 나혼다. 본인이 혼자 살기로 작정했고 외로움 등에 대해 받아들여야 한다. 그걸 뜻하지 않아도 누군가와 살아간다고 해도 독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삶이 아닌 주체와 객체로서 독립한 존재를 말한다. 다소 어렵게 썼지만 책에서는 부담없이 가볍게 썼다. 저자가 워낙 편집증이 있는 것 같은데 자신이 썼던 모든 내용을 전부 갈아엎고 다시 썼다고 한다. 나는 도저히 시도도 못하겠다. 지금까지 썼던 내용이 아까워서.

1월부터 12월까지 내용은 이어지는데 딱히 그런 구분을 한 이유는 모르겠다. 어딘지 월은 계절과 연결이 되는데 딱히 그런 느낌은 없었다. 대신에 한 달 두 달 지나가면서 내용이 좀 더 발전적으로 전개된다는 느낌은 있다. 초반에는 다소 생활관련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본인 스스로 작가라는 자의식이 강해서 그런지 풀어내는 방법이 재미있었다. 글을 읽는 재미라는 의미에서 연결이 좋았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궁금하게 하면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게 이끌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에피소드를 풀어내다 다른 이야기를 하기에 속으로 아니 이게 더 궁금한데 왜 안 알려주는거야.. 라고 생각하니 다시 그 에피소드로 돌아오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중간에 창작자에 대한 본인의 고민을 알려주는데 무척이나 공감이 많이 갔다. 나도 여러 책을 쓴 사람으로 동질감 비슷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언급하듯이 베스트셀러 1위를 찍었을 정도였고 그 이전과 이후로 좋았던 것도 실패했다고 생각한 것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도 베스트셀러 1위라니.



그것도 잠시도 아닌 꽤 긴 기간동안 달성했다. 나랑은 그런 면에서 좀 차원이 다르다면 다른 판매량의 보유한 작가라 동질감보다는 부러움인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인기가 있다는 걸 블로그 가서 깨달았다. 글은 일주일에 1~2번 정도 올리는데 나보다 이웃숫자나 조회수는 적었다. 글 하나하나에 공감이 평균 500개는 되는 듯하고 어떤 것은 3000개 정도도 있었다. 심지어 거의 전적으로 지금은 작가로만 먹고 살고 있다고 하니 일단 나에게는 넘사벽이었다.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중에서 마지막 내용이 좀 더 와 닿았다. 나도 그다지 지인이나 만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경조사를 그다지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는 걸 싫어하진 않지만 번잡한 걸 다소 싫어한다고 할까. 작가도 거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관련된 내용이라 이 부분도 꽤 공감을 하며 읽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대부분 옷과 관련되어 있었다. 자신에게 최대로 보상하는 의미로 옷을 어느날부터 사기 시작했는데 고가의 옷도 구입했다.



그러면서 특정 매장의 매니저와 알게된 에피소드도 있고, 수선을 하는 에피소드는 더 재미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투명스럽게 대해서 복수를 꿈꾸고 갔는데 오히려 자신이 졌다는 내용이다. 그것도 3전 3패를 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는 읽다가 마지막 결론부분에 피식하면서 웃었다. 옷과 괸련된 에피소드가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 마지막에 가서는 이제는 하지 않게 된 에피소드까지 이어진다. 책은 그렇게 자신의 거의 1년에 걸친 이야기처럼 써져있다. 그러면 1~12월까지 맞다는 이야기가 되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정말로 말 많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재미있게 읽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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