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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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대해 말하라면 딱히 할 말이 없다. 근데 또 할 말이 많다. 공부에 대해 기준을 나눈다면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뉜다. 전반기에 한 공부에 대해서 난 할 말이 없다. 학교 공부를 전혀 못했으니 할 말이 없다. 학교 공부도 지금와서 보면 나름 능력인 듯하다. 열심히 하면 된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그것도 앉아 움직이지 않고 집중할 능력이 중요하다. 삶이 재미있는 것은 대체적으로 학교 때 공부를 잘하면 유리한 고지에 서고 여러모로 유리한 것은 확실하다.

그게 꼭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못했는데도 훨씬 더 잘 사는 사람들도 꽤 많다. 현장이 중요하다는 표현처럼 우리가 공부라 표현하는 것과 다른 공부를 잘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과 달리 학교 공부가 아닌 공부도 있다. 삶 자체가 공부라고 할 수도 있지만 뭔가 스스로 배움에 대한 갈망으로 시작하는 공부라 할 수 있다. 누가 시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알고 싶은 분야를 공부한다. 이런 공부도 지겹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어지간하면 공부를 계속하려 노력한다.



그런 공부가 인생 전체를 볼 때 진짜 공부다. 공부라는 측면만 놓고 볼 때 학교 때 공부를 잘 한다고 끝이 아니다. 오히려 학교 이후 공부가 훨씬 더 중요하다. 학교 때도 잘하고 졸업한 후에도 잘 한 사람이면 계속 유리한 고지에서 잘 나갈 수 있겠지만. 공부라는 표현을 하면서 이걸 전부 잘 사는 것과 연결시켜 이야기하는 나도 속물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은 활용 할 수 없다면 무가치하다. 무가치한 지식은 없다. 지식을 쌓다보면 어느 순간 본인이 이를 활용할 방법을 깨닫게 된다.

공부라는 걸 한다고 의식한 건 아니지만 내가 하는 것이 공부라고 깨닫게 되었다. 공부를 못했으니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 하는것인지에 대해 궁금했다. 공부에 대해 한 때에 여러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를 잘 하는 방법에 대한 것도 있었다. 성인이 되어 하는 공부는 학교 공부와는 다소 다르다는 것도 알았다. 내 경우는 학교 공부식의 공부는 못한다는 깨달음도 있었다. 장기로 가면 결국에는 따라잡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공부에 대해서 꽤 많이 읽었다.



한동안 관련 책을 읽지 않다 또 다시 <공부란 무엇인가>란 책을 읽었다. 흥미롭게도 최근에 공부에 대한 책이 꽤 많이 나왔다.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학업성적에 대한 차이가 벌어지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한다. 누가 뭐래도 공부라고 하면 학생들이 포커스일 가능성이 크다. 부모들이 해당 책을 읽지 않아도 구입해서 자녀들을 읽히기도 한다. 이 책은 제목이 내용과 다소 동 떨어진다는 생각을 읽으면서 꽤 많이했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 스스로도 이 점을 어느 정도 인지한 듯하다. 제목이라는 것이 책이 나온 다음에 결정 되는 경우가 있는데 처음부터 제목이 정해진 듯하다.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 그럴 듯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공부와는 결도 다르다. 무엇보다 내용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저자가 위트있게 풀어낸 내용이 많다. 한편으로는 그 위트가 웃기긴 했는데 전형적인 아저씨 농담이었다. 그걸 읽고 웃은 나도 그렇다면 아저씨인거고.

책은 공부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 자세히 방법을 알려주는 건 아니다. 공부에 대한 다양한 생각에 대해 설명한다. 초반에 단어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많이 한다. 자신이 쓰는 단어에 대한 정확한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만큼 어휘를 풍요롭게 쓸 수 있다. 상대방이 하는 말도 잘 알아들을 수 있다. 두루뭉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쓰는 단어를 뜻을 정확히 모르니 모호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실제로 어떤 분야를 접할 때 제일 곤란한 것은 단어다. 수많은 용어가 나오는데 읽을 줄 알아도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대부분 맥락으로 그 뜻을 유추하지만 아무것도 모를 때는 읽는 게 고역이다. 그 단계를 넘겼을 때 겨우 읽을 수 있다. 말을 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잘 하는 삶과의 차이가 거기서 나온다. 명료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는 것이 바로 지식이다. 이런 단계를 지나갔을 때 지식은 확장되면서 인식이 변화되고 시야가 달라진다.

이런 지적호기심이 생길 때 원활한 토론도 가능하다. 내가 아는 것을 알고, 모르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상대방과의 토론이 재미있다. 수긍도 하고 반박도 하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가 되는 것은 지식에 대한 탐구가 있어야 가능하다. 남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하는 것은 교만이나 무지다. 내가 더 많이 안다는 교만이 상대방 말을 인정하지 않거나 무시한다. 상대방 말을 알지 못하거나 이해가 안 되니 자기 주장만 하거나 지식이 탄로날까봐 애써 외면하거나 듣지 않는다.



공부라는 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실용적인 것이 있고,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실용적인 것에 좀 더 집중하지만 갈수록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그런 지식들이 쌓이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게 될수록 이를 융합해서 자신이 하는 것과 접목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공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뭔가 공부 방법론을 기대했던 사람에게 실망을 주지만 뭐라 하기 힘든 아주 교묘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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