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 - 김은섭 암중모책
김은섭 지음 / 나무발전소 / 202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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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제법 책을 읽는 편에 속하지만 그이상인 사람들도 가득하다. 단순히 책만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평까지 쓰는 사람들도 꽤 있다. 지금이야 다른 사람이 쓰는 서평을 관심갖고 않고 있지만 한 때는 재미있게 읽었다. 안 읽는 이유 중 하나가 자의식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다. 독서의 목적 자체가 자기 잘남은 아니다. 배우기위해서다. 서평은 더욱 그렇다. 가끔 책이나 책을 쓴 저자보다 내가 더 대단한다는 식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다. 나름 책을 읽었다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이다.

재미있게도 그런 사람들이 쓴 책을 읽어보면 자신이 했던 그런 지적을 자신에게 그대로 돌려줘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나마 이런 서평가라 불리는 사람들도 거의 다수가 사라졌다. 책은 어느덧 과거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동영상으로 모든 시선이 쏠린 현 상황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의 숫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가치는 더욱 빛난다. 더 한심스럽게도 자극적인 내용으로 점철되어있는 책을 선정하는 사람들의 인기가 더 많다. 훨씬 더 많은 책을 읽고 엄선해서 알려주는 사람들보다 더.

결국에는 그 책을 소개하는 사람의 뒷배경으로 더 인기를 끌고 각광받는 세태가 한심스럽지만 솔직히 부럽기도 하다. 평소에 많은 책을 소개하는 사람들보다 그다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추천하는 책이 더 인기를 끈다는 말이다. 더구나 정성스럽게 해당 책에 대한 소개와 추천 이유를 알려주는 사람은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의 저자인 김은섭. 닉네임은 리치보이다. 아주 오래전에 주로 보던 서평가다. 맛깔스러운 책 소개에 부러워도 했다.

주로 다음 블로그에 올리는 편인데 그쪽으로는 내가 가지 않다보니 최근 활동을 잘 몰랐다. 뜨문뜨문 페이스 북 같은 곳을 통해 여전히 활동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서로 인터넷을 통해 몇 번의 왕래를 했던 것이 전부다. 김은섭 저자가 쓴 책도 읽으면서 책을 읽고 이에 대한 소개를 하는 입장에서 부럽기도 하고 나도 그런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돌아보면 아직까지 저자만큼의 필력과 책 소개는 못하는 듯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마 사람들에게 알려진 걸로 치면 내가 좀 더 일 듯하다. 더 좋은 책을 소개하고 훨씬 더 많은 독서를 하는 건 리치보이인데도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로 세상은 무엇인 중요한지에 대해서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서다. '있어빌리티'라는 표현처럼 그런 것이 더 각광받는 게 아쉽다. 내가 이렇게 썼지만 정작 저자는 그다지 개념치 않을 듯하다. 이 책을 읽어보면 내가 한 말이 무엇인지 절절히 알게 된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활동의 이유를 알게 된다.

책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크게 아팠다. 그것도 '대장암 3기'로 판명난다. 그렇게 시작한 책은 저자의 투병기와 그 와중에 읽었던 책으로 구성되어있다. 읽는내내 좀 힘들었다. 가뜩이나 최근에 여러가지 안 좋은 일이 꽤 있었는데 읽으니 더 가라앉았다. 마음이 무거웠다. 평소에 TV 등에서도 될 수 있는 한 '동행'같은 걸 안 보려 노력한다.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보면서 마음이 가라앉기때문이다. 저자가 연락이 와서 새로운 책이 나왔다고 하여 읽게 되었다.

얼핏 병에 걸렸다는 걸 읽었던 기억은 있었다. 책은 그 과정을 나름 적나라하게 하나씩 쓴 내용이다. 담담할 때도 있지만 불만과 불평을 할 때도 있고 지옥같은 고통에 대한 설명도 있다. 글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저자도 밝힌 것처럼 이런 과정을 안 적기도 힘들다. 아마도 내 경우에도 혹시나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그 과정을 전부 빼놓지 않고 쓸 듯하다. 어쩌면 저자보다 훨씬 더 디테일하게 썼을 듯하다. 그 자체가 의미가 있을 지 없을 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그저 나에게 생긴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글로 쓰지 않을 수 있을까. 분명히 썼으리라 본다. 남들의 반응보다는 내가 쓰지 않고는 못 견딜것 같다. 책을 읽어보니 수술 후에 움직임도 힘들다. 거기에 수시로 화장실을 1시간에도 몇 번 씩이나 가야한다. 그 부분이 헐어 눕지도 못하고 종일 사투를 벌이다 지쳐 새벽에 잠이 든다. 항암 치료를 하니 몸이 난리다. 도저히 손가락이 아파 글을 쓸 수 없으니 적었다고 한다. 아마도 나같으면 좀 오래 걸려도 볼펜으로 하나씩 쳤을 듯하다.

생각해보니 암 투병과 관련되어 이렇게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건 읽어본 적이 없는 듯하다. 대부분 다소 피상적이거나 환자가 아닌 3자 관점이라 잘 몰랐는데 항암 치료가 어떤 것인지도 잘 알게 되었다. 몸 속에 독을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 정상세포마저 죽이니 몸이 반응을 하는데 살기위한 과정이 더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살기 위해 하는 것인데 그 과정이 재탄생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다. 그 과정에서 적절한 책을 소개한다. 소개라고 표현했지만 직접 저자가 읽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힐링하고 각오를 다지기도 하고 공감한다. 누구와도 그 상황을 나누기 힘든 시간이었을테다. 이미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내용을 읽거나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는 책을 읽으며 버틴듯도 하다. 그나마 정말로 다행인 것은 현재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5년 동안 3개월마다 다시 조사해야하지만. 암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무작위가 66퍼센트, 환경이 29퍼센트라고 한다. 암이 생겼을 때 받아들이고 저자처럼 책과 함께 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암 그까이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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