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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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 중에 떡볶이를 안 먹어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듯하다. 개인 호불호가 있을 지언정 말이다. 한국인의 절대 다수가 떡볶이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 일주일에 1번 이상 먹는 사람도 많다. 초등학생 때 학교 앞 떡볶이 집을 좋아했다. <당신의 떡볶이로부터>에서도 나오긴 하지만 다들 그렇게 학교 근처에는 반드시 자신만이 사랑하는 떡볶이 집이나 분식 집이 있기 마련이다. 당시에 몇 백 원이나 되는 거금을 갖고 가면 한 접시를 받아 먹었다.

너무 맛있어 혼자서도 가서 사 먹곤 했다. 운영하시던 분께서 나이를 먹어 장사를 접었는데 지금 그 장소는 다른 음식점으로 장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서울에서 제일 유명한 신당동 떡볶이도 예전에 포장마차일 때 갔었다. 지금은 예전의 그 맛이 아니라 아쉽긴 하다. 이 책의 마지막 소설인 '송 구리 당당'에서도 자신의 모교로 임시교사가 된 주인공이 근처 떡볶이 집이 사라져 안타까워 하는 내용이 있는데 크게 공감이 될 정도로 한국에서 나처럼 누구에게나 그런 떡볶이 집은 다들 있다.

그런 떡볶이를 대상으로 소설이 나왔다. 여러 명의 작가가 동시에 떡볶이를 소재로 다양한 소설을 펴냈다. 김동식, 김서령, 김민섭, 김설아, 김의경, 정명섭, 노희준, 차무진, 조영주, 이리나 작가로 총 10명이다. 예전에 동인문학상 같은 단편 소설집을 읽은 적이 있었다. 정말로 간만에 단편 소설 모음집을 읽은 듯하다. 한 작가의 단편소설이 아닌 다양한 작가가 쓴 단편소설이다. 그것도 같은 소재를 갖고 각자 자신의 창의력으로 완전히 다른 장르 소설을 썼다.

책의 구성을 어떤 식으로 편집했는지 초반에 좀 궁금했다. 분명히 나름 작가별로 구성을 했을 듯한데 단짠단짠인지도 모르겠다. 첫 소설이 김동식 작가가 썼다. 초등학생이 주인공으로 컵에 주는 떡볶이에 다들 7개를 주는데 이상하게 6개를 줬다. 그 이유에 대해 밝히는 내용으로 무척이나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꽤 유쾌하게 첫 소설을 즐겁게 읽었는데 그 다음 소설에서 완전히 진정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가라앉혀 버린다. 개인적으로 다른 소설을 읽게 한 후 나왔으면 했다.

떡볶이라는 음식 자체가 어딘지 가볍게 유쾌한 느낌이 든다. 무겁지도 않고 식사로도 가능하지만 간식으로도 좋다. 어떤 방법이든 한 끼를 때운다는 느낌도 있지만 출출할 때 만족감을 주는 음식이다. 떡볶이에 대해 악 감정이나 나쁜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어딘지 모르게 유쾌한 내용으로 전부 소설이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첫 단편 소설이후에는 거의 대다수가 다소 무거웠다. 단편이라는 게 짧은 시간에 뭔가 임팩트를 줘야 하니 그런지도 모르겠다.


유쾌한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보다는 좀 더 무거운 내용이 확실히 임팩트있고 쓰기도 편하지 않을까한다. 김서령 작가의 소설 이후에 김민섭 작가의 소설은 사회고발 책을 썼던 작가답게 조교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떡볶이를 싫어하지 않지만 매운 떡볶이를 못 먹는 주인공은 대부분 더치페이로 할 때 김말이만 먹어 억울하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떡볶이가 아닌 교수사회의 위계와 부조리에 대한 내용이다. 김설아 작가의 소설은 떡볶이가 주인공으로 의인화로 인생을 보여준다.

떡볶이로 태어나 일생을 살면서 팔려(?) 나간 후 최종적으로 어떤 운명에 처하는지 보여준다. 김의경 작가의 소설은 최근 유행하는 먹방TV에 대한 내용이다. 유튜버가 먹방을 하기 위한 노력을 은유로 표현한다. 최근에 벌어진 사건과 비유적으로 묘사한다. 잘 생각해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굳이 꼭 연결시킬 필요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정명섭 작가의 소설은 재미있게도 좀비가 나온다. 떡볶이와 전혀 연관성 없을 것 같은 데 심지어 현재도 아닌 미래다.

좀비로 인해 세상이 변했고 우연히 발견한 떡볶이로 인해 벌어진 사건과 의지를 보여준다. 노희준 작가의 소설도 떡볶이 전지점 시점이다. 떡볶이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이라고 보면 된다. 차무진 작가의 소설은 가장 상상력이 크다. 미래에서 진시황 시절로 간 어느 인간이 떡볶이로 인해 벌어진 사건을 다룬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불사초와 연관괸 에피소드를 떡볶이로 연결시킨다. 조영주 작가의 소설은 작가가 유럽 여행갔을 때 소재를 잡았다고 하는데 반전이 있다.

거사를 치루기 위해 떡볶이가 필요하다는 다소 섬뜩하면서 예상치 못한 전개다. 이 소설 자체가 조영주 작가 덕분에 읽긴 했는데 평소에도 워낙 떡볶이를 좋아한 작가로 알고 있는데 단편소설까지 펴 냈으니 다소 즐겁게 작업했을 듯하다. 이리나 작가는 교사가 된 주인공이 과연 이 길이 맞냐를 떡볶이로 풀어냈다. 그 고민의 끝에 떡볶이가 있다고 하면 다소 이상하려나. 대부분 각 작가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분량에 따라 떡뽁이라는 소재로 마음 것 재량을 발휘한 소설집이다.

솔직히 재미있게 읽은 소설도 있고, 너무 무겁다고 생각된 소설도 있고, 제대로 읽지 못한 소설도 있다. 그게 한편으로 단편소설의 재미인 듯하다. 날아 맞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거의 뽑기와 같다. 어떤 내용일지는 읽기 전에는 모른다. 덕분에 편식하지 않고 여러 장르를 골고루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르를 따지지 않고 읽으려고 하지만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이 다소 편식한다. 이럴 때 누구나 좋아하는 떡볶이라는 단 하나의 소재로 여러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이왕이면 SF장르도 있으면 좋았을 텐데.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는 재미의 편차는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떡볶이로 이런 내용이 써 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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