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1 (리커버 에디션)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1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황혜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는 상당히 많이 알려진 개념이 되었지만 <설득의 심리학>이 나왔을 때만 해도 무척 생소했다. 무엇보다 너무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다. 무지했던 사람에게 새로운 앎을 깨닫게 해줬다고 할까. 별 생각없이 했던 행동에 이런 의미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누군가의 조정으로 움직인다. 정말 깜짝 놀라운 개념이었다. 내가 스스로 했다고 판단했던 다양한 행동이 누군가의 조정때문이라니.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던 놀라운 일이었다.

책에서 소개된 모든 것들이 전부 우리 일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나 책에서 소개하는 개념은 대다수가 마케팅에서 잘 써 먹고 있다. 워낙 초창기에는 이 책에 나온 내용을 자기가 한 것처럼 글로 쓴 사람도 있다. 자신이 이렇게 영업으로 잘 했다면서 말이다. 이를테면 똑같은 시간에 자동차를 매수할 사람을 부른다. 착각한 것처럼 한 후에 서로 경쟁하게 만든다. 그 덕분에 중고차인데도 저렴하지 않게 팔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기들끼리 경쟁하느라 즉시 가능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법칙은 6가지다. 내 생각과 달리 저자가 순서를 정한 이유가 있을 듯하다. 좀 더 강력한 영향을 우리에게 미치는 것을 먼저 앞자리에 넣지 않았을까 한다. 상호성의 법칙, 일관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의 법칙, 호감의 법칙, 권위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 이런 순서대로 책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상호성이라는 건 결국에는 뭔가를 받았는데 상대방을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전략은 지금도 길거리에서 행해지고 있다. 길거리에서 뭔가를 준다고 받으라고 한다.

무심코 준다고 받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다. 받았는데 관심없다고 가기에는 힘들다. 이런 호의는 사실 의도적인 경우가 있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얻기 위해 작정하고 호의를 베푼다. 결정적인 순간에 얻고자 하는 걸 받기 위해서다. 이를 모르고 덥썩 받다보면 피할 수 없는 독을 먹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받고도 모른 척하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공동체가 받아들인 관습과는 반대된다. 어쩔 수 없이 사소한 것이라도 받으면 갚아야 하는 인식을 갖고 우리는 살아간다.

사람은 쉽사리 자신의 행동을 변경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결정하면 어지간해서는 계속 하게 된다. 이런 것도 결국에는 그렇게 우리는 학습된 사람들이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하겠다고 말을 했으면 해야만 한다. 작정하고 큰 것과 작은 것을 요청할 때 작은 것이라도 하겠다고 수락하게 된다. 정작 원하는 것은 후자임에도 상대방은 이를 숨기고 접근한 걸 난 모른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억지로라도 하겠다고 뱉으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뭔가를 할까말까 고민할 때 가장 좋은 것은 누군가 그걸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란 차이가 없는 사람이 그걸 하고 좋아졌다는 것만큼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없다. 다수의 사람들이 한다는 사회적 증거는 안심하고 안도하게 만든다. 여기에 나도 해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만든다. 집단감염처럼 나혼자 안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각종 광고에서 '너만 안 했어'라고 표현하면 안 하기 힘든 감정이 생긴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라 사회에서 도태되는 걸 참지 못한다.

아쉽지만 잘 생기고, 예쁘면 무조건 플러스 점수를 받는다. 아쉽다는 표현을 한 것은 대부분 사람이 전부 잘 생기고 예쁜 것은 아니라 그렇다. 이미 수많은 연구결과가 증명한다. 똑같은 점수를 받은 면접자들에게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것은 미모였다. 이런 점을 상대방은 전혀 인식하지도 못하고 받아들인다. 실력이 없어도 잘 생기거나 예쁘면 잘 한다고 착각한다. 타고난 걸 어쩔 수 없어도 스스로 호감을 키운다면 얼마든지 내가 얻고자 하는 걸 받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내가 모르는 걸 알고 있거나 나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하는 말에 우리는 대체로 굴복하고 복종한다. 바로 권위의 법칙이다. 나보다 뭔가 위에 있는 사람이 권하면 거절하기 힘들어진다. 이러다보니 성공한 사람이 말하는 것은 전부 옳은 것으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전혀 연관없는 분야를 권해도 받아들인다. 그저 의사 역할을 한 배우가 권하는 약을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먹는다. 이러다보니 비싼 차를 몰고 다니려 하고, 비싼 옷을 입어 자신에게 없는 권위를 대신하려 한다.

어떻게 본다면 수급이라 할 수 있다. 공급이 많다면 사람들은 관심없다. 어느 날 그 흔하던 물건이 갑자기 공급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희귀성의 법칙이 생긴다. 희귀하면 희귀할수록 더욱 갖고 싶어진다. 어제까지 관심도 없었는데도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반대로 너무 흔한 것이 어느 날 사라지면 사람들은 화를 낸다. 자유를 줬다가 빼앗을 때 벌어지는 일이다. 왜 뒤늦게 그러냐고 의아해 하지만 이미 좋은 걸 알아버렸기에 뒤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만큼 희귀한 것은 영향을 여러가지로 다양하게 미친다.

설득의 심리라고 하지만 책에 나온 내용이 오히려 마케팅 측면으로 더 유용하다. 실제로 심리와 관련되어 가장 활발한 영역이 마케팅이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물건을 팔게 만들 건인지가 핵심이다. 우리는 누구나 서로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서 책에 나온 개념을 장착한다면 도움이 된다. 이미 너무 알려져서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인간에 대해 더 공부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도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게 바로 인간이 흥미롭게 재미나며 똑똑하고 멍청한 이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법칙 안에 또 법칙이 많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 법칙을 다 활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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