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학교 | 일 -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 인생학교 3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정지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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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는 일은 평생 해야 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경제적 자유와 상관없다. 경제적 자유를 이룩했다는 것은 아무 것도 안 하고 놀고 먹어도 된 다는 뜻이 아닌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라 본다. 이왕이면 일도 하고 좀 더 여유있게 살면 더 좋다. 너무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 말이다. 막상 일을 하다보면 의도치 않게 열심히 살게 되기도 한다. 아쉽게도 이런 고상한 것과 달리 대부분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굳이 그래야 할 필요는 없는데 일과 자신의 자아를 일치시키는 사람들도 많다. 내가 하는 일은 내 자아를 나타내지 않는다. 이런 생각과 달리 그가 갖고 있는 직업은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걸 설명한다. 자신이 하는 일과 관련되어 성격도 어느 정도 형성된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이런 직업은 단순히 하는 일 중 하나일뿐이지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어떠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비슷하니 말이다.

일과 관련되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득이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일과 달리 우리는 현실적으로 돈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 있지만 버는 돈과 관련되어 현실적으로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음악가를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 사람은 먹고 살기 힘들다. 내 자아와 가장 맞는 직업일지라도 먹고 살기 위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일을 하며 돈을 벌면서 하고 싶은 일을 취미로 할 수 있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사람들에게 녹록치 않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현재 하는 일에 대해서 불만을 갖는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현재 하는 일에 대해 불만을 갖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저 현재 하는 일이 나랑 맞지 않다는 불만만 가질 뿐 무엇을 하면 내 자아와 일치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자아 정체성과 일과 연관성은 현대에 들어 생긴 일이다. 직업 선택 자유가 없었다. 그저 천직처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작한 일을 평생 하며 살아야 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천직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보다는 솔직히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어차피 나한테 맞는 직업과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왕이면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최소한 밑져야 본전 아닐까. 이러다보니 현대 들어서 사람들에게 가장 선호되는 직업은 전문직종이라 불리는 것들이다. 상대적으로 이런 직업은 본인의 자아와 성격과 상관없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을 선사한다. 현대에 들어와서 돈은 모든 것을 대변하고 감정마저 숨길 수 있는 대상이다.

돈만 많이 번다면 내 마음에 들지 않고 나랑 안 맞다는 생각을 가져도 참고 견딜 수 있다. 돈이라도 많이 번다면 현대에서 성공의 표상이 된다. 나랑 맞는지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이 내가 성공했다는 인증을 받게 된다. 자연스럽게 성공이라는 단어는 참고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비록,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말이다. 자신을 속여가며 돈으로 모든 것을 전부 만족한다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에 이를 힘들어하며 삶의 의미를 다시 찾으려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한다는 것에 이렇게 거창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도 든다. 우리가 살면서 일은 평생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인생의 의미가 된다. 어쩔 수 없이 일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문제는 자아를 만족시키며 삶의 의미도 충족하면서도 돈까지 많이 벌 수 있는 게 한정적이다. 더구나 이런 것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기도 힘들다. 한편으로는 직업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 한 번 선택한 직업을 꼭 평생 해야 할 이유도 없다.

과거와 달리 인생이 무척 길다. 어느 정도 기간동안 일 한 후에 은퇴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은퇴라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늦어졌다. 은퇴를 한 후에도 남은 생애가 무척이나 길다. 이런 점에서 직업은 이제 평생 해야 하는 것이라 하기는 힘들다. 다시 한 번 되돌아보자면 내가 하는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한 방편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다보니 선택장애도 온다. 어느 것이 나에게 맞는지 모른다. 일단 해 보면 된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솔직히 이상적일 뿐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게다가 유유상종이라고 다른 직업이 어떤지도 알기 힘들다. 만나는 사람만 만나게 되는데 이들은 대체적으로 나와 비슷한 업종이다. 이러다보니 대부분 사람들은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되어도 비슷한 분야인 경우가 대다수다. 다른 분야의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야 그나마 인식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인생학교 일>에서 제일 중요한 개념은 아무거나 막 해보고 그걸 키워나가는 것이라 한다. 이런 내용은 평소에 내가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라는 것과 맥락이 같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원하는 일이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이 무척 많지만 정작 스스로 모른다. 무엇이 나에게 맞는지 여부를. 그렇기에 직업으로 만족하기 힘들다면 일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게 있다면 조금씩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점점 실력을 키운 후에 그걸로 돈을 벌면 가장 최고다.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일도 조금은 더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둘 다 만족하기는 힘드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내가 하는 일에 있어 만족하고 있으니 좋다.

핑크팬더의 다시 돌아보기 : 일은 일이니 자아랑 결부시키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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