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돈의 역사 1
홍춘욱 지음 / 로크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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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의 구분을 이렇게 한다면 욕 먹겠지만 내 관점에서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구분은 바로 책의 참고도서에 내가 쓴 책이 있느냐 여부다. 내가 쓴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이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에 영광스럽게도 포함되었다. 이런 표현을 하는 이유는 읽어보면 안다. 책은 역사를 통해 금융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이러다보니 책에서 소개하는 참고도서가 기라성같은 책들이다. 저자들도 세계적인 석학으로 구성되었는데 내 책이 포함되었으니 영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더구나 이 책은 현재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와 2위를 다툴 정도다. 그런 책에 참고도서로 선정되었으니 심각히(?) 기쁘다. 알고 지내는 사람 중에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을 정도의 사람이 고영성, 홍춘욱이다. 두 사람이 전부 나를 알고 지낸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특히나 홍춘욱 저자의 책은 금융 쪽이라 다수의 사람들에게 선택되기 힘든 영역인데도 분야도 아닌 종합에서 앞에 있으니 내 일처럼 기뻤다. 최근에 저자에게 살짝 불만이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이코노미스트다. 철저히 내 관점에서는.

아마도 지난 1년만 놓고 본다면 이코노미스트보다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닌가 할 정도로 부동산 이야기로만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이 아쉬웠다. 이렇게 훌륭한 이코노미스트가 부동산만을 사람들에게 세상에 알리고 있다는 점이 말이다. 왜냐하면 금융이 어려운 분야인데 아주 쉽게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알려주는 저자나 전문가가 무척 드물다. 대체적으로 지식의 저주라고 자신이 알고 있는 걸 남들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설명하니 내용을 들어도 잘 이해가 안 될때가 너무 많다. 그런 면에서 저자처럼 대중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겸비한 사람이 자신의 영역에 온 것을 무척이나 환영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역사적으로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은 전부 자본주의 관점에서 바라 볼 수 있다. 먹고 사는 것도 전부 돈이 없으면 안 된다. 자급자족 시대에는 그나마 영향이 적었다 할 지라도 거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조건 돈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아주 작은 단위라도 금융이 존재한다. 결코 금융은 나랑 상관이 없는 먼 일이 아니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더라도 말이다. 세계 역사를 보더라도 결국에는 돈이 문제였음을 깨닫게 된다.

사실 역사를 통해 자본주의와 금융에 대해 알려주는 책은 꽤 있다. 이런 책들의 문제가 바로 어렵다. 저자 자신이 엄청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알겠는데 풀어내는 능력은 완전히 꽝이고 젬병이다. 자기만 알고 있다. 읽는 사람은 읽어도 뭔지 모르게 쓴다. 이건 단순히 역사를 알기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경제를 안다고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얼마나 둘의 연관성을 잘 파악하고 핵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이해하기 쉽게 쓰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돈의 역사>는 쉽다. 친절하게도 그래프까지 보여주면서 저자 자신의 설명에 대한 이론까지 함께 전달한다.

지금까지 전쟁의 승패는 압도적인 군사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무릎을 딱 치지 않았을까. 군사력이라는 것이 어디서 그 힘의 원천이 나오는지 알게 된다. 대부분 강성한 군대는 부강한 국가에서 거느리고 있다. 지금까지 역사를 볼 때 제국이라 불리는 국가는 반드시 강력한 군대를 밑바탕삼아 주변을 지배했다.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돈먹는 하마다. 엄청난 돈을 필요로 한다. 그 군대가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경제력이 핵심이다.

책에 나온 첫번째 에피소드인 트라팔가르 해전을 보더라도 그렇다. 영국 해군은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를 물리치며 제해권을 장악했다. 분명히 뛰어난 전술로 상대방을 물리친 영국 해군의 능력도 핵심이었지만 그보다는 이를 뒷받침한 영국의 경제상태였다. 단순히 봐도 군함을 제조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큰 돈이 필요하다. 영국의 경제 상태가 좋아야만 가능하다. 여기서 저자는 뜬금없이 국채금리를 설명한다. 군사력을 설명하고 경제력을 주장하기위해 국채금리를 설명한다는 것이 얼핏 이해가 안 갈수 있다.

금리가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좋게 생각 된다. 금리가 높을수록 은행에 맡겼을 때 이자를 많이 준다는 의미로 읽힌다. 금리가 높으면 좋은데 금리가 너무 높아 안 좋다고 설명한다. 보통 금리가 높다, 낮다보다는 적정금리가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데 망할 가능성이 높다면 아무리 이자를 많이 준다고 해도 쉽게 빌려주지 못한다. 이처럼 국채금리가 너무 높다는 것은 국가가 내 돈을 이자는 못주고 원금마저도 날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이자를 많이 준다고 해도 선뜻 돈을 빌려주지 못한다.

이자를 조금 적게 준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확실히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다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다. 영국에서는 명예혁명 이후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다소 낮은 금리에도 국가는 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금리는 낮아졌어도 국고는 풍성해 질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영국은 경제력이 높아졌다. 덕분에 훨씬 싼 금리로 돈을 조달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돈을 쉽게 조달해서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군사력이 이렇게 금융에 의해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 알게 된다.

이 밖에도 서양은 물론이고 동양까지 아우르며 금융이 어떻게 세계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우리에게 다소 친숙한 역사를 근거로 돈의 흐름을 보여주고 어떤 영향을 우리 삶에 미쳤는지 보여준다. 끝으로 한국역사까지 함께 알려주고 있다. 금융이라는 관점이 아닌 역사를 배운다는 관점에서도 책은 재미있게 읽힌다. 탄탄한 스토리로 재미를 선사한다면 확실한 데이터로 이론적인 믿음까지 준다. 심지어 각 챕터마다 5~6페이지로 내용을 알려주고 있어 가독성도 아주 좋다. 충분히 시리즈로 나와도 좋을 책인데 아마도 홍춘욱 저자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인지도 모르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의외로 읽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역사를 통해 금융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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