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자들의 투자 비밀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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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박경철은 한 때 어마어마한 인기와 영향력을 가졌다. 지금도 그 영향력이 줄었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활동을 하지 않으니 다소 소강이라 해야겠다. 병원 원장으로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뿐만 아니라 차가운 이성으로 투자를 논하는 자세까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주식 강의도 했고 '청년 콘서트'로 많은 청춘과 사람들에게 올바른 문화와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 아쉽게도 함께 콘서트를 했던 안철수의 정치 입문과 함께 잠행 중인 듯하다.

<문명의 배꼽, 그리스> 책이 마지막이었다. 이 책을 원래 시리즈로 내려고 했던 듯한데 그런 이유로 멈춘 듯해서 아쉽긴했다. 모든 걸 잊고 그런 쪽 책 쓰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상황상 포기한 듯하다. 각설하고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은 한국에서는 무척이나 드문 투자철학서적이다. 한국에서 투자 철학을 갖고 있는 책이 드물다. 거의 대부분 이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류다. 근본적으로 투자란 무엇이고 왜 투자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된 경우가 많다.

혹시나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도 본인 자체가 깊은 생각을 통한 철학이 없으니 얕은 수준에 머물뿐이다. 철학이 있다고 투자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투자가 어렵고 힘들다. 그럼에도 투자 철학이 있다는 것은 자신만의 원칙을 갖고 투자한다는 뜻이다. 단기간을 볼 때 몰라도 길게 볼 때 철학이 있는 사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이러한 고민없이 투자를 하는 것과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생각한 사람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제목처럼 부자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투자다. 기본적으로 이런 것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책을 쓴 사람의 상황도 봐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재테크를 굳이 해야 할 필요는 없는 입장이었다. 자신의 본업을 잘 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입장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투자를 시작하는 것과 바라보는 입장은 다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이러다보니 이 책에 나온 투자 관점은 다소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게 맞기도 하고.

일반인 관점에서 그런 점은 불충분하다. 내 생각에 책에서는 투자를 위해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금리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과거에 고금리 상황에서는 가능했다. 복리가 최고의 수익률이라고 하지만 그런 상품은 기본적으로 없으니 본인 스스로 해야 복리로 굴려야 한다. 지금은 초저금리기에 스스로 복리로 해도 불가능하다. 나같은 사람에게는 다소 무모하더라도 몰빵투자를 해야 한다. 그로 인해 설혹 손해가 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얻는 시행착오로 성장하는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을 때 이 책에서 말하는 투자방법과 관점은 전적으로 옳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그 부분에 격하게 동의하고 공감하며 읽었다. 부자 경제학이라는 관점에서 철저하게 올바르다. 내가 현재 부자가 아니라는 점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책에서는 부자가 차라리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해야 하고 없는 사람이 철저하게 원금보장을 위해 금리 투자를 해야 한다고 한다. 돈이 없으니 그만큼 원금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을 거부하거나 틀렸다고 말하긴 힘들다.

책이 나온지 10년이 넘어도 철학만큼은 확실하고 올바르다. 단 내용을 설명하는데 어렵게 했다. 이런 말을 쓰면 욕할 수 있어도 내가 쓴 <후천적부자>나 이 책이나 관점과 철학은 거의 비슷하다. 내용을 전달하는데 쉽게 했느냐 여부가 다를뿐이다. 철학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예측은 다르다. 나온지 10년이 되었기에 저자가 했던 예측은 어느 정도 검증을 할 수 있다. 그 답이 현재 나왔기 때문이다. 예측은 5년을 놓고 보면 맞았고, 10년을 놓고 보면 틀렸다. 책이 나왔을 때는 맞았지만 이제는 틀렸다.

완벽히 틀렸다기 보다는 틀린 부분이 더 많다고 표현이 옳다. 예측은 틀릴 수 있다. 예측은 틀리라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예측을 무슨 관점과 어떤 논리로 했느냐가 중요하다. 예측이 아닌 그 과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논리로 그런 예측이 나왔는지 알아야 나도 그런 논리로 예측을 할 수 있다. 논리는 비슷한데 결과가 달리 나올 수도 있다. 그게 바로 투자의 어려움이다. 투자를 하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투자를 하지 않는다. 같은 보고서와 현상을 보고도 말이다.

이 책에서 인구 감소 등을 통해 부동산 하락을 예측했다. 5년이라는 시간을 놓고보면 그 예측대로 진행되었고 10년을 놓고보면 현재 다시 가격 상승을 했다. 심지어 고령층이 예상과 달리 부동산 취득을 더 많이 했다. 이론과 논리는 맞았고 심리는 몰랐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논리를 계속 반복해서 되풀이하며 더 성장하고 다음에는 좀 더 정교하면 된다. 어차피 예측이 아닌 대응이라고 하지 않나. 예측은 하되 그걸 전적으로 믿으면 안 된다. 언제든지 도망갈 구멍도 만들어야 한다.

책 전체를 놓고 볼 때 전반부는 철학이고 후반부는 예측이다. 철학 부분에는 상당히 많은 부분에 줄을 쳤다. 예전에 읽었을 때 전부 이해했는지 여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번에는 거의 대다수 무슨 말인지 최소한 알았다. 용어가 어려운 것도 없었고 흥미롭게 읽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 이후로 한국인이 쓴 이만큼의 투자철학 책은 없었던 듯하다. 한국은 여전히 제대로 된 투자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뜻도 되는 듯하다. 철학의 여부가 투기냐, 투자냐를 구분하지 않을까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살짝 현학적으로 썼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투자에 대한 철학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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