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사춘기가 어렵다 - 가족심리상담 전문가가 들려주는 내 아이의 진짜 속마음
이미형.김성준 지음 / 오후의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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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아이는 무조건 예쁘다. 라고 말하기에는 꼭 그렇지는 않다. 이 부분은 엄마와 아빠가 조금은 다르다. 집마다 다소 다르긴 하겠지만 아이는 엄마가 케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엄마가 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아빠가 해주기도 한다. 아빠가 제일 좋은 것은 아이랑 똑같이 행동한다는 점이다. 어른인지 아이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놀아준다. 그것도 쓸데없는 경쟁심과 승부욕까지 결부되어 아이들과 논다. 그 놈의 쓸데없는 승부욕으로 아이를 울릴 때도 있다.

이런 부분은 엄마는 거의 하지 않는다. 어릴 때 이렇게 아빠는 놀아주는데 점차적으로 아이의 생활과 놀이에서 점점 멀어진다. 이런 경우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아이는 학원이나 공부를 한다는 미명하에 바쁘다. 점차적으로 아빠랑 놀기보다는 친구들이랑 논다. 아빠도 점차적으로 일이 바뻐지는 시기다. 회사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바뻐진다. 이러다보니 아이와 아빠의 관계는 보이지 않는 거리가 생긴다.

중학생이 되어 아이들 성적 등이 보여지면서 아빠가 드디어 등장한다. 이런 상황은 아이 입장에서는 너무 느닷없다. 지금까지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던 아빠가 자기 인생에 끼어들어 훈수를 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빠 입장에서는 억울하기도 하다. 이게 다 아이 미래를 위해 하는 아빠의 사랑이다. 다소 강할 수 있어도 아빠가 할 수 있는 충고이자 조언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 아빠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할망정 별 반응이 없다.

심지어 약간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기색마저 보인다. 무엇인가 좀 더 가깝게 다가가려 해도 이상하게 관계는 좁혀지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관심을 보이면 오히려 더 멀어지는 듯하다. 이런 상황이 사춘기 자녀와 아빠 사이에 생기는 일이다. 그나마 엄마는 싫든 좋든 늘 가까이 함께 하기 마련이다. 어쩔 수 없이 이야기도 하면서 가깝게 지낸다. 아빠는 약간 다르다. 아빠보다는 아이가 부담스러워하니 좋게 만들려고 하다 더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도 흔하다. 아빠의 일방적인 생각이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아빠 입장에서 관계를 회복하려니 잘 안 된다. 자신의 사춘기를 생각하면 지금 아이의 사춘기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잘 생각해보면 무려 30년 전 일이다. 사춘기가 있었는지 여부도 가물가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의 착각이다.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오해다. 아빠가 사춘기일 때와는 또 다르다. 분명히 비슷하지만 많이 다르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니 이해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기다려 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갑자기 다가서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 그보다는 조금씩 아이 입장에서 충고나 조언이 아닌 농담이 좋을 수 있다. 어차피 사춘기 아이는 까칠하다. 건드리면 톡 쏘면 다행인데 가시에 찔릴 가능성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사춘기 자녀에게 함부로 다가가면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한 마디를 건네면 아주 짧은 단답형의 대답이 돌아온다. 더구나 딱 한 마디만 하고 뒤돌아서 가버리기도 하니 아빠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짜증 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엄마도 힘들지만 아빠도 힘들다. 아빠는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잘 모른다. 없던 유대관계를 회복하려니 어렵고 낯설다. 마음은 답답하고 짜증나지만 참을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설마 평생 사춘기로 살아갈리는 없지 않겠는가. 때가 되면 분명히 어릴 때의 그 착한 아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까칠한 점은 줄어들지 않을까. <아빠는 사춘기가 어렵다>는 심리 상담사가 알려주는 아빠에 대한 이야기다. 아빠는 어렵고 힘들다.

엄마도 어렵고 힘들겠지만 이 책 자체가 아빠에 대한 이야기니 그렇게 보자. 대체적으로 난 그저 친구같은 관계 정도를 원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이가 고민을 와서 해주면 좋겠지만 모르겠다. 그런 관계는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듯하다. 나도 그렇고 주변을 봐도 그렇지 못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두 아이를 키우는데 그렇게 한다고 알려준다. 참 관계이긴 한데 그게 쉽지는 않다. 내 경우도 그저 관계가 멀어지지 않고 농담이나 하고 가벼운 근황을 묻는 정도다.

이렇게 표현하니 이상하게 보이긴 해도 그 정도면 되지 않을까 난 생각한다. 아이가 어떤 게임을 하고 어떤 아이돌 멤버를 좋아하는 정도다. 고3이라고 딱히 공부를 하든 말든 무엇이라 말하지도 않는다. 가끔 답답할 때도 있지만. 또 다른 놈은 밤새 게임하지만 이마저도 뭐라하지 않는다. 닥달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리란 보장도 없다.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가면 좋다. 주변에 그렇게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우수한 성적이고 우수한 대학 갔단 소식을 들으면 부럽긴 하다.

다만 그건 내 자녀가 아니다. 다들 각자 인생이 있으니 그저 내 자녀가 큰 문제없이 세상을 살아가면 된다는 정도로 아이를 바라볼 뿐이다. 내 인생이 먼저라는 입장이라 오히려 그런 관점에서 아이를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난 때가 되면 할 것이라 본다. 나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내가 좋은 아빠인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아마도 그건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지 않을까한다. 좋은 아빠가 못된다면 나쁜 아빠라도 되지 말자정도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중간 초록색 글은 읽기 힘들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으로라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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