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러브 레터 - 예술에 담긴 사랑과 이별의 흔적들
이동섭 지음 / 시공아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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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회화와 영화, 사진 등의 예술 작품들을 작가 중심으로 돌아보면서 그 안에 담겨진 사랑과 이별 같은 주제를 읽어내는 책이다. 책 속에 소개되는 많은 작품들이 컬러 도판으로 함께 실려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준다.

 

 

2. 감상평 。。。。。。。   

 

     역시 사랑이라는 건 시대를 넘어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주제인가보다. 작가의 안내와 함께 읽어나가는 작품들은, 장소가 다르고, 대상이 다르고,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하나같이 사랑이라는 줄기에서 뻗어 나온 가지 같다. 물론 그 안에서 각각의 작가들은 서로 다른 속성들을 발견하고 표현해 내는데, 그게 또 보는 재미가 있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되는 방식으로만 작품을 읽고 느껴야 하는 건 아니다. 이 책 역시 철저하게 작가의 느낌과 반응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니까. 작가에 의도에 가까운 감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조사도 필요하고, 도움도 필요하겠지만, 또 보는 사람 입장과 시선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니까. 예를 들어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얀 베르미르(책 속에선 요하네스 페르메이르라고 소개된다)의 작품들 속에 담겨 있는 ‘따뜻함’을 이 책의 작가는 가족에 대한 애정으로 해석했지만, 그 당시 북유럽 종교개혁의 중심지 격이었던 네덜란드의 종교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빼놓고는 온전하게 설명했다고 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문득 작품들을 감상하고 감상을 차곡차곡 기록으로 남겨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처럼 당장에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더라도, 가까운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아가 좀 오래 서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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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 바우쉬 - 두려움에 맞선 춤사위 현대 예술의 거장
요헨 슈미트 지음, 이준서 옮김 / 을유문화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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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요약 。。。。。。。     

 

     춤과 연극을 결합시킨 ‘탄츠테아터’의 대가로 알려진 현대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삶 전체를 차분하게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일반적인 전기처럼 태어나서부터 사망할 때까지의 사건들을 시간순서대로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특징짓는 요소들을 하나씩 꺼내 짧은 한 개의 장(章)으로 만들었다.

 

 

2. 감상평 。。。。。。。   

 

     딱히 예술, 그것도 종종 난해함으로 보는 사람을 혼란케 하는 현대예술에 익숙지 않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조금은 어렵게 다가오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이 책의 주인공인 피나 바우쉬의 작품세계를 다룬 영화를 전에 본 적이 있기 때문이었는지, 책 속에 소개되는 그녀의 창작 작품들에 관한 묘사들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어떤 그림 같은 것들이 그려지는 듯했다.

 

     기존의 틀과 고정된 관념들을 파괴하고 인간 본연의 감정들을 춤 동작으로 표현해 내는 것만큼 원초적인 작업도 없을 것이다. 말이라는 게 생각만큼 분명치 않을 때도 많고, 상황에 맞게 그것을 사용하는 것 또한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서 수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니까. 때문에 춤이라는 도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로 결정한 피나 바우쉬의 선택이, 또 그것을 너무나 훌륭하고 소화했던 그녀의 삶이 부럽기도 하다.

 

     ‘피나’라는 영화와 함께 본다면 그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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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링컨: 뱀파이어 헌터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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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미국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링컨 대통령이 사실은 흡혈귀 사냥꾼이었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영화. 어린 시절 악덕 노예주(사실은 흡혈귀였다)에게 반항하다 어머니를 잃게 된 링컨은 복수를 다짐하고, 그 역시 아담에게 연인을 잃고 뱀파이어가 되어버린 헨리에게 뱀파이어를 잡을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전수 받는다. 그러나 이미 아담을 수장으로 하는 흡혈귀들은 노예들을 식량삼아 남부 지역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었고, 링컨은 하나씩 해치우는 것으로 그들을 막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정계에 입문한 링컨은 대통령에 당선된 뒤 미국 땅 전역에서의 노예들의 완전한 해방을 선언하고, 이에 아담은 자신의 부하들을 동원해 남부군을 도와 자기들만의 나라를 세우려고 한다.

 

 

 

2. 감상평 。。。。。。。     

 

     뭐 딱 컨셉부터 B급 영화의 향기가 스멀스멀 밀려오는데, 뭐 딱 내용도 그 정도 수준이다. 뱀파이어들의 수장이자 모든 악의 근원으로 나오는 애덤(Adam)이나 이에 맞서 싸우는 에이브러함(Abraham)은 언뜻 성경 속 인물들의 이름과 캐릭터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뭐 딱히 극의 전개 상 중심이 되는 건 아니고, 그보단 오히려 도끼를 휘두르며 뱀파이어들을 처단하는 액션 영화에 좀 더 가깝다.

 

     영화 초반 주인공 링컨을 가르치는 헨리의 대사 중에 “진짜 힘은 증오가 아니라 진실에서 나온다”는 멋진 표현이 있는데, 아쉽게도 이후 영화의 전개 속에서 이런 것들이 주제의식이 되어 표현되지는 못하고 있다. 드문드문 괜찮은 표현들은 감독이나 시나리오보다는, “Four score and seven years ago, our fathers brought forth upon this continent a new nation...”으로 시작되었던 실제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이 주는 울림만 못하다.

 

     영화의 전반부가 링컨과 뱀파이어들의 일대일 대결이 주가 되었다면, 후반부에서는 규모가 훨씬 확대되어 남북전쟁을 통한 간접 대결로 넘어간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그려낼까 싶었는데, 감독은 뱀파이어들로 대치된 남부군을 악으로, 그리고 링컨의 북부군을 이에 맞서 싸우는 희생적인 영웅들로 묘사한다. 남북전쟁을 선과 악의 대결로 간단하게 치환시킨 건데, 뭐 오락영화니까 더 이상 복잡해지는 걸 원치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특수효과는 허접한 수준은 아니다. 부족한 기술과 돈을 어둡고 침침한 영상으로 넘기는 일반적인 B급 영화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 공은 들인 것 같다. 최근에 본 송중기, 박보영 주연의 ‘늑대소년’의 그래픽이 이 정도만 됐어도 한결 덜 민망했을 텐데 싶었다. 다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오히려 그게 조금 과해서 눈에 띄는 게 약점이었다.

집에 앉아서 보기엔 괜찮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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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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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소수파, 반대자로서의 삶을 예찬하기 위해 편지 형식으로 쓴 책이다. 저자는 가상의 수신자와의 대화를 통해 주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정의’와 ‘비이성’으로 정의된 기존의 주류 세계에 맞서 싸우는 급진주의자의 삶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또 어떻게 하면 그런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2. 감상평 。。。。。。。    

 

     소수파, 반대자, 급진주의자, 회의주의자 등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디 쉬울까? 민주주의 사회라고 하더라도 주류가 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일단은 사람들의 눈총을 견뎌내는 것, 온갖 음해와 오해, 터무니없는 비난과 악의로 가득 찬, 퍽이나 점잖은 척 강자의 이익을 위해 쏟아내는 평론가들의 비평까지, 세상은 끊인 없이 소수자들의 입을 다물게 만든다. 이런 심리적인 위협뿐만 아니라 종종 물리적인 해코지나 손실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일어나니까.

 

     물론 이런 불이익을 감당하면서도 그것이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면 용기 있게 말하고 외쳐야 할 것이다.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것이 정말로 중요한 일인가 말이다. 단지 반대자의 삶이 멋있어 보여서, 혹은 태생적으로 비꼬고 반대하기를 좋아해서라는 식이라면 한심한 일이고, 사안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능력이 없어 (실제 현상과는 상관없이) 그저 자기 눈으로 보기에 잘못된 일로 보여서 반대하는 식이라면 그냥 고집일 뿐이다. 여기에 반대를 위해 사안마다 다른 기준을 제시한다면 그냥 위선자라고 할 수 있다. 반대자라고 해서 늘 옳거나 좋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과연 저자는 어떤 쪽일까? 감상평을 쓰면서 저자의 다른 책인 『신은 위대하지 않다』라는 책을 다시 뒤져봤다. 저자는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리고 여러분이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종교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러분과 나를 파멸시킬 계획, 인류가 힘들게 얻은 모든 성과를 파괴할 계획을 짜고 있을 것이다.”(29)라며 과대망상적 피해의식을 보여주고 있고, 인도 봄베이의 멋진 건물들을 영국의 식민 통치의 업적으로 추켜 세우고(38), ‘기형아’나 ‘저능아’들이 태어나는 것보다는 차라리 유산되는 게 덜 슬픈 일이라고 주장한다(321). 심지어 ‘인본주의는 잘못을 사과하고 바로잡기 위해 자신의 근간을 이루는 불변의 신념체계를 뒤흔들거나 거기에 도전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이성주의에 대한 독단적 숭배를 보여주기까지 한다(363).

 

     이 사람은 어떤 종류의 반대파일까? 자기 쪽에 해당하는 사상과 철학, 행동들에 대해서는 한없이 자비롭지만, 자기 눈에 거슬리는 것들에 대해서는 비열할 정도로 원색적인 비난과 중상을 퍼붓는 사람일 뿐은 아닌가. 인위적인 낙태마저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살인범을 사형시키는 것을 극렬하게 비난하는 기준은 도대체 뭔지 쉽게 짐작이 안 된다. 한쪽은 그냥 살덩어리고 다른 쪽은 소중한 생명이라는 걸까.

 

 

     종종 허위와 독단으로 치닫는 소위 ‘주류들’의 거대한 세력에 맞서 싸우기 위한 투쟁의 전면에 나서는 소수자들, 반대자들의 용기에는 박수를 보낸다. 다만 이 책에 나온 것처럼 그저 끊임없이 기존의 것에 대해 반대하고 회의하는 것만으로 좋은 반대자, 소수파, 극단주의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른 관점, 좋은 철학과 기준에 대해서 먼저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권위에 대해 도전하고 그것을 부정하라면서 자신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말을 인용하는 이 책의 저자처럼 모순적인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저자는 굉장한 편의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옳은 것이고, 정의로운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그저 반대만을 한다고 해서 세워지는 게 아니다.

 

     거짓을 드러내는 힘은 반대가 아니라 진짜를 보여주는 것에서 나온다. 물론 이 과정에 이전의 정직하지 않은 가르침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일지 모르나, 깐족거리고 비꼬는 것으로 세상이 바뀐 역사는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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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현재로부터 47년 전, 강원도 화천(내가 36개월간 군 생활 했던 곳이다.ㅋㅋ)으로 요양차 와 있던 순이네 가족은 집근처에서 이상한 녀석을 만나게 된다. 얼굴은 곱상한데(무려 송중기!!) 사람처럼 말을 할 줄도 모르고(그래도 금새 복잡한 말까지 알아듣는 게 좀 신기한..;;) 먹을 것만 보면 미친 듯 달려드는 그는 예상하다시피 늑대인간이었다. 처음에는 그런 녀석을 무시하던 순이도, 그의 마음이 선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는 글을 가르치고, 옷을 입고, 기다리고 하는 것들을 가르치며 정을 주게 된다. 둘의 애틋한 로맨스가 그렇게 시작하지만, 당연히 여기에 방해꾼들이 나타나 그들의 관계를 위협한다.

 

 

2. 감상평 。。。。。。。   

 

     남북 대치가 장난이 아니었던 그 시절, 적진에 침투해 더 우수한 작전수행능력을 가진 군인을 양산하기 위한 실험의 결과라고 언뜻 설명되는 늑대인간의 기원. 설명 자체도 딱 7, 80년대 영화 스타일이긴 하지만(예컨대 한국 최초의 좀비영화라는 ‘괴시’에서는 사람들이 좀비가 된 원인은 그냥 ‘초음파 발생기’ 때문이라고 처리한단다) 송중기, 박보영이라는 두 주연배우는 그런 올드한 스타일도 샤방샤방한 이야기로 바꿔놓았다. 동화 같은 영화.

 

 

     사실 배우들의 연기는 딱히 나쁜 정도는 아니었다. 송중기, 박보영은 물론, 순이의 어머니로 출연하는 장영남의 코믹 연기는 극 초반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힘이었다. 여기에 동네 아이들이나 주민들로 출연한 배우들도 주연들을 잘 받쳐줬고. 오히려 문제는 연출기법쪽에 있었는데, 디테일한 면에서 많이 아쉽다. 영화 후반 클래이맥스 부분이기도 했던 송중기가 박보영을 안고 뛰는 장면을 풀샷으로 처리하면 어떻게 하나.. CG효과를 제대로 살렸으면 모를까 초라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전개상의 디테일에도 좀 아쉬운 면이 보였는데, 60년대의 서슬 퍼런 군사독재 시절 누가 군인들한테 감히 소리를 치고 대들 수 있었겠으며, 대령 계급을 가진 군장교가 고작 수하 3명만 데리고 허둥지둥을 하다니.. 일부러 코믹한 요소를 넣으려고 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작 극의 비극을 좀 더 실감나게 그려내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딱히 60년대라는 느낌을 줄만한 요소도 거의 없었고.(그게 극 전개에 필수적인 배경이었는지 모르겠다.)

 

 

     평일 낮이었는데도 극장에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이야기 자체가 나쁘진 않았으니까(다만 디테일이 아쉬웠을 뿐). 요새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기다림’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주제의식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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