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책의 제목에도 있는 ‘브로맨스’라는 단어는 이 두 명성 있는 작가들의 관계에 대해 집중하겠다는 말로 들렸는데, 정작 내용에서는 그런 부분이 매우 적다. 대부분의 내용은 두 작가에 대한 개별적인 고찰로 채워져 있을 뿐이다. 물론 두 사람이 옥스퍼드에서 함께 지냈던 시간이 꽤 길었으니, 이 시기에 관한 서술에서는 함께 언급도 되지만 단순한 스케치에 불과하다.
책 후반부는 두 작가의 작품 속에서 저자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들을 뽑아 설명하는 데 할애되어 있는데, 저자가 골라낸 주제들이 아주 틀린 주장들은 아니긴 하지만 충분히 종합적인 이해였을까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특히나 저자는 아나키즘에 대한 애착을 자주 보이는데, 그 때문에 이 두 작가들에게서 그런 요소들을 찾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 루이스는 권위주의에 대한 반대는 분명히 표했지만, 아나키즘에 대한 호의를 품은 적은 없다.
결국 책은 루이스와 톨킨에 대해서도, 그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도 썩 좋은 요약이나 정리를 하지 못했다. 브로맨스라는 용어는 거의 의미가 없는 단어처럼 느껴진다. 이 책에서 다룰 것으로 예상되었던 주제에 관해 관심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콜린 듀리에즈의 책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