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책에 관한 다양한 역사적 이야기를 시대 순으로 설명해 놓은 책이다. 고대의, 아직 책이라는 형태로 묶이기 이전, 사람들이 어떻게 문자를 쓰고 소통했는지부터, 두루마리 형태의 권자본에서 오늘날 보는 것과 유사한 책자본으로 전환되는 과정(여기에 초기 기독교인들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필사자들의 작업, 책을 읽는 방식(음독과 묵독), 고전에 대한 애착이 나타나면서 등장한 위작자와 복제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오늘날 책의 다양한 변형 등을 총망라한다.
대략 짐작할 수 있듯이, 어느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어간 학술서 보다는 책에 관한 다양한 역사적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풀어놓은 교양서에 가깝다. 하지만 중세영문학과 서지학이라는 저자의 전공을 생각해 보면, 이런 주제들이 단순히 흥밋거리 정도로 가볍게 소개되는 것이 아니라 나름 탄탄한, 그리고 종종 관련 주제에 관한 개인적 경험까지 언급되는 설명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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