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다. 돌아가시기 전 몇 년 동안을 병원 생활을 하셨고, 소위 “중환자실”이라고 불리는 집중치료실에서도 오랜 시간을 보내셨었다. 수년 동안의 입원생활로 몸의 근육이 거의 사라지면서 건강하셨을 때와는 전혀 다른 외형이 되셨고, 위독한 고비를 몇 번이나 지나신 후, 결국엔 병원에서 세상을 떠나셨다. 그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나였던 지라, 이 책의 내용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는다.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이 지적하는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접하고 있는 죽음이 상당히 “불친절”하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편안한 곳(아마도 집)에서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되도록 고통 없이 세상을 떠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에 임박해 찾는 곳은 병원이다.
일단 병원에 도착하면 바늘을 찌르고, 수액을 꽂고, 온갖 검사들을 돌아다니다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집중치료실(대부분의 병원에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종실을 따로 마련해 두지 않는다)에서 죽을 때까지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버티다가 마침내 진이 빠져 숙는다. 이게 과연 존엄하고, 존중받는 죽음의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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