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허한철을 재미있게 봤다는 한 독자분이 사석에서 내게 물었다.

주인공 허한철이 학교 교사이던데, 그렇다면 전직 교사였다는 작가분이 실제로 허한철 같은 사람과 한 학교에서 근무했고 그래서 그 경험을 소재로 한 작품이 아니겠습니까?”

잠시 생각하던 끝에 이런 대답을 했다.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제허한철작품은 성공했습니다. 허한철은 허구의 인물이니까 말입니다.”

사실 허한철 같은 인물은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미래를 향하여 항상 성실한 자세로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항존한다는 건 역설적으로 그렇지 못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널려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작가 개인적으로는 정선에 있다는 도박장이야말로 당장 철폐해야 할 요물이라고 주장한다. 성실하게 잘 살던 사람들이 그 도박장에 호기심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인생이 결단 났다는 사례가 흔하다. 그런 사례는 찰나를 좇는 허한철 같은 인생들에 대한 준엄한 경고가 될 게다.

 

덧붙여 한 가지. ‘허한철이란 이름은 인생을 헛되게 한철 살듯이 사는 사람이란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그는 허구 속 인물이지만 의외로 실제 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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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2-0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지으신게 너무 위트가 넘치시는거 아닌가요 ㅎ빨리 소설집 읽어봐야겠는데요 ㅎㅎ^^

무심이병욱 2019-02-06 18:44   좋아요 1 | URL
저는 이 작품을 쉽게 썼는데 뜻밖에 ‘좋다‘고 언급하는 분들이 적지 않아 놀라고 있습니다.
 

 

심석희 선수를 둘러싼 구타 문제가 성폭행 문제까지 비화되었는가 하면 결국 근본해결책으로 이제는 소수 정예 위주의 엘리트 체육을 지양하고 모두가 즐기는 생활체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등장했다.

사실 그간의 엘리트 체육은 교육현장에서부터 문제가 많았다. 교직생활을 오래했던 무심의 기억 속에서 어떤 운동부 지도 선생의 인터뷰가 떠오른다. 전국체전에서 기대 이상의 좋은 성과를 거둔 덕에 방송에 출연해 한 인터뷰 내용이다.

우리 운동부는 학교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오전수업만이라도 늘 받았거든요!”

 

사실, 어불성설이다. 예를 들어국어과목을 본다. 국어수업이 월요일에는 오전시간에, 화요일에는 오후시간에 편성돼 있기 때문에 운동부 학생이 오전수업만 받는다면 수업내용이 이어지지 못해 아무 실효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오전수업시간에 교실에서 보는 운동부 학생들은 대부분 엎드려 자기 일쑤였다.

솔직히 그런 수업태도라면 교실 말고 운동장에 나가 운동하는 게 당사자의 앞날을 위해 더 좋을 듯싶었다.

이제 체육정책의 선회가 거론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두가 체육을 즐기도록 하되 단 기량이 뛰어난 사람은 따로 운동선수로 키우는중도 타협책이 나올 수 있다. 즉 학교에서 운동선수를 맡아 관리하는 정책이 조심스레 재현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럴 때 오전수업만 받고 오후에 운동 연습한다.’말도 안 되는 짓은 다시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학교의 운동선수. 공부도 손해 안 보고 운동도 잘되는 좋은 방법이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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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2-0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심이병욱님 설연휴 잘 보내시고 늘 건강하십시오 ~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고 미소 넘치는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무심이병욱 2019-02-02 0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님도 즐거운 설연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1집『숨죽이는 갈대밭』에 실었던, 티베트 천장사 형제간의 갈등을 그린 라싸로 가는 길후속 작 격으로 쓴 작품이 먼동이다. 이번 제 2집 『K의 고개』에서먼동을 읽어본 어느 독자가 사석에서 자못 궁금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언제 티베트에 다녀오셨습니까?”

나는 망설이다가 고백했다.

솔직히 가 본 적이 없습니다. 다 상상입니다.”

먼동작품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티베트를 배경으로 방황하는 한 천장사를 그렸다. 시신을 칼로 조각내 새들 먹이로 주는 천장 일이 외면 받고 불에 태워 버리는 화장이 대세가 되자 그는 할 수 없이 고향을 떠나 대도시 라싸에 가서 일자리 구할 결심을 한다. 마침 라싸에서 공부하다 느닷없이 귀향한 초등학교 적 친구 첸푸’. 귀향 이유가 모호한 가운데 함께 라싸로 여행길을 떠나는데 점차 드러나는 친구의 음험한 계획.

 

이런 뒷얘기도 있다. 2집이 나오자 평소 알고 지내는 후배 둘(‘이 아니라 이다. 장편소설 전문작가 이문일과 시인 이지평을 말함이다. 둘은 단짝 친구사이다.)을 만나 한 부씩 선사했다. 오래 전부터 제 2집이 나오면 한 부씩 선사하겠다는 약속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 이튿날이다. 후배 둘이 잇달아 내게 전화해서 먼동을 읽고 난 감동을 격하게 전하는 게 아닌가. 이문일은 밤새 그 감동에 잠을 못 이뤘다고 떨리는 음성으로 통화했고 이지평은 먼동 작품의 문장들과 사건 전개에 단박에 반했다고 통화했다. 참고로 이지평은 시를 쓰는 경찰관이다. 그는 한 때 강력계 형사로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엽기적 대형범죄도 해결했다.

나는 문학하는 후배 둘의 먼동에 대한 격한 호감 반응에 고마우면서도 솔직히 어리둥절하다. 1집 『숨죽이는 갈대밭발간 때에도라싸로 가는 길이 수록된 작품들 중 제일 낫다는 분들이 있어서 어리둥절했던 것처럼 말이다. 소설가는 자기 체험에 상상을 보태어 창작하는 사람이라 알고 있는데 티베트 근처에도 가 본 적 없이 상상만으로 쓴 작품들에 독자들이 보이는 호감 반응. 하긴 체험에는 간접체험도 있어서 독서나 영화, 인터넷 검색 등으로 얻는 배경지식들이 그것이다.

간접체험이 직접체험을 앞선 것 같은 이번 사태에 대해 나는 참 말문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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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작품을 쓰게 된 동기는 올훼 다방에 대한 짧은 추억에서다. 지금은 건물의 용도가 바뀌었지만 6,70년대 육림극장이 있는 고갯마루 부근에 올훼 다방이 있었다, 나중에 정부에서 추진한 외래어 추방 운동 탓에 그 이름이올해 다방으로 바뀐 적도 있었다. 어쨌든 다방 이름 올훼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라는 데 착안해서시대의 아픔을 짐짓 모른 체하며 60여 년을 살아온 K라는 사내의 삶을 작품화했다. 글쎄, 혹 독자가 이 작품을 읽고 나서 ‘K는 이 작품을 쓴 작가 당신이구먼!’ 외친다면 나는 뭐라고 해명해야 할까?

 

이 작품을 책에 싣기 전 화천 감성마을의 이외수씨와 문하생들이 읽어봤고 그 다음에 읽어본 사람이 책의 표지화를 맡은 친구 전태원 화백이다. 전 화백은 읽은 소감을 이렇게 문자로 전해왔다. 생략이 많아 건너뛴 듯하지만 그대로 옮긴다.

 

'K의 고개' 잘 읽었네.

감히 소감은

 

짧지 않은 시간의 흐름과 전개

느낌이 있는 많은 내용들

사회적인, 시대 상황적인,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삶에 대한 고뇌를

참기름을 바른 듯 쉽고 간결하게 잘두

표현했드만.

 

마지막 장면인

고갯마루에서의 공허함과 암울함

 

글의 내용과 현실이 오버랩 되면서

깊은 울림이 있는 글이었네!!

 

그 순간 ‘K의 고개는 내 두 번째 작품집의 대표작으로 결정됐다.

사진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ykh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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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2-06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앞줄 왼쪽부터 한상량 수필가, 이충용 시인, 이국남 시인, 이무상 시인, 임동윤 시인, 춘고동창회 부회장, 조성림 시인, 뒷줄 왼쪽부터 박민수 시인(전 교대학장), 이응철 수필가, 춘고동창회 회장, 전상국 소설가, 윤용선 시인(춘천문화원장), 백승관 수필가, 최종남 소설가, 최현순 시인(춘천문협회장), 이병욱 소설가

  

 

* 전상국 소설가가 동기인 이무상 시인의 작품을 낭송하고 있다.   

 

* 모교와 동창회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배포될 첫 문집 '상록' 지 

 

 

* '상록'지에 작품이 실린 소설가들 사진과 표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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