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라딘에서는 매주 열심히 서재활동을 한 30명에게 5천원을 지급한다. 정확하지 않은 기억이지만 난 현재 14주 연속으로 30위 안에 들어 5천원 상품권을 챙겼던 것 같다. 31위를 해 간발의 차이로 기록행진이 깨지는가 싶던 적도 있지만, 나보다 상위 순번에 있던 지기님이 상품수령을 거부하셨는지 하여간 5천원권이 배달되었다. 그 뒤로 난 무난히 순위 안에 들었고, 지난주에는 3위를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내가 30위에 드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까 내 현재 순위는 28위다. 주말에 노력하지 않는다면 기록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 달력을 보니 이번주 월요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올렸건만, 왜 이런 일이 생긴담? 상위권에 있는 열 분을 분석해 보자.
-1위는 popy1님이다. 이분은 특이하게도 페이퍼를 한편도 쓰지 않았다. "순수 문학, 과학 빼고는 대체로 다 좋아함. 맞춤법, 문맥 안맞는 책은 증오함"이라고 서재 소개를 한 popy1님은 30일날 10개의 리스트를 만들었고, 29일날은 마이리뷰 10개, 26일날 4개의 마이리뷰를 썼다. 6월에는 활동을 한 적이 없으며 5월에는 단 이틀만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다음주부터는 크게 경계하지 않아도 될 듯.
-2위 바람구두님. 하루도 안빼고 글을 올렸다. 글을 워낙 잘쓰셔 추천이 많은데, 바로 그 점 때문에 극히 일부의 알라디너들의 시샘을 받고 있다. 대개 이런 식이다. "바람구두님은 리뷰를 잘써서 주간, 심지어 월간 리뷰로 뽑혀 상금을 탄다. 그런 능력이 없는 우리는 매주 5천원에 목을 맨다. 그런데 바람구두님이 우리 영역까지 침범하는 건 너무하지 않는가?" 하지만 대부분의 알라디너들은 그런 좋은 글을 거저 읽는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5천원밖에 못드리는 걸 오히려 미안해한다. 한자리를 기꺼이 내어드릴 분.
-3위 도넛공주님. "도넛을 먹다 보니 중독이 되었다. 목숨의 위협을 느껴 얼마전에 끊긴 했지만, 8년동안 한끼를 도넛으로 때우다보니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도넛=나'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 이상 중독되어 있는 게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다. 바로 책..."
이분은 서재활동을 시작한지 단 일주일만에 63편의 리뷰를 올렸다. 그간 써놓은 글들을 한꺼번에 올린 것 같은데, 페이퍼에 별 뜻이 없는 것으로 보아 모아둔 글들이 바닥나면 다시금 하위권으로 쳐지지 않을까 싶다.
-4위 물만두님. 서재 종합점수에서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는 알라딘의 강자로, 각종 이벤트에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당첨은 잘 안되는 듯...) 추리소설 장르에서 독보적인 물만두님은 페이퍼도 무지하게 많이 쓰셔 언제나 30위권의 한자리를 차지할 듯 싶다.
-5위 장수만세님. 7월 15일 처음으로 서재활동을 시작한 듯 싶은데,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를 소망합니다"라는 소개글처럼 건강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페이퍼도 대충 건강 관련이며 제목이 식습관 자가 진단해보기, 복부비만 다이어트 유형, 반신욕 하는 방법, 잘못된 건강상식, 녹차와 콜레스테롤 등이다. 앞으로도 계속 강세를 나타낼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
-6위 모1님. 달력의 절반에만 흔적을 남기는 모1님, 30일날 리뷰 둘, 28일날 리뷰 다섯, 27일날 하나를 올렸다. 340편의 리뷰 숫자로 보나, 톱100이 찍힌 페이퍼 점수로 보나 매주 30위권은 유지할 듯 싶다.
-7위를 차지한 날개님은 27일 15편, 28일 두편의 리뷰를 쓰고 상위에 올랐다. 7월 12일에 데뷔한 이래 단 4일만 활동한 것으로 보아 5천원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로서는 그가 '욱하는 마음'을 먹지 않기만을 기대해야 할 듯.
-8위 보슬비님. 페이퍼를 많이 쓰는 걸로 유명한 보슬비님은 내가 아는 분 중 가장 페이퍼의 카테고리가 많은 분이다. 언젠가 그 카테고리에 모두 새글을 알리는 녹색불이 반짝이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는데, 하여간 이분은 이번주 단 사흘만 활동하고도 8위에 올랐다. 26일에 쓴 페이퍼 숫자는....셀 수가 없다. 그러고도 불안했는지 오늘도 10편을 올렸다. 항상 30위권 내 진입이 유력시되는 알라딘의 강자.
-9위 아영엄마님. 어린이책 리뷰로 정평이 난 아영엄마님은 글을 하나도 안쓰면서 100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633편의 리뷰를 보나, 30위권을 유지하는 페이퍼 순위로 보나 일주일간 휴가를 가지 않는 한 5천원은 매주 그녀의 것이다.
-10위 파란여우님. 원래 서재폐인이기도 하셨지만, 건강함이 입증된 요즘은 정말 많은 글을 올리신다. 꾸준하게 하루 두세편의 리뷰 혹은 페이퍼를 올린다. 부채 하나를 가지고도 장문의 글을 쓰는 등 소재를 발굴하는 능력도 뛰어나 상위권 유지는 무난할 듯.
* 주목할 사람: 멍든사과님
이분은 정말 대단한 분이다. 7월 2일 데뷔이래 2500명 가량의 방문객을 맞았다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분이 소재가 고갈된 후에도 무진장 글을 올리고 있다는 것. 소재가 없다는 것을 주제로 글을 여러편 우려먹더니, 바퀴벌레 한 마리를 죽인 사실도 그의 손을 통하면 장문의 멋진 글이 된다. 페이퍼가 더 알려져서 그렇지, 그녀의 리뷰 솜씨도 장난이 아니다. 알라딘에 입성해 많은 서재인들을 즐겁게 해주는 멍든사과님이 더욱 열심히 활동해 매주 5천원을 타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결론
이상에서 보듯 많은 분들이 매일같이 알라딘에 들어와 서재활동을 시작하고, 그 중 일부는 그간 쌓아둔 리뷰들을 여기다 올린다. 리뷰의 점수가 훨씬 큰 것을 감안하면, 페이퍼를 가지고 저항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거기에 기존의 맹주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열심히 글을 쓴다. 소재가 고갈되어 할수없이 디카를 산 진우맘은 "두세달 전보다 30위권 진입이 최소 다섯배는 어려워졌다"며 혀를 내두른다. 매주 월요일이면 30위 권에서 아깝게 탈락한 사람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순위에 든 사람들은 득의만만하게 주위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갈수록 치열해져 가는 순위경쟁 속에 싹트는 우정, 그것이 알라딘 서재질의 묘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