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2주만에 글을 쓰네요. 

시간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닌데,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오늘은 아내의 생일입니다. 

뭔가 작은 이벤트를 해주려고 잠깐 생각을 한 뒤에 아내한테 실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풍선 이벤트 하게?" 

아내의 말에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에이, 내가 그런 뻔한 이벤트를 하겠어?" 

 

제가 생각한 건 우리 가족들, 그러니까 저랑 우리 두 아이들이  

아내한테 편지를 쓰는 거였습니다. 

편지에 구멍을 뚫은 뒤 실로 끈을 만들어 목에 걸고 

하나씩 하나씩 아내한테 가는 거죠. 

굉장히 그럴듯하단 생각이 들어 혼자 뿌듯해했습니다. 

오늘 점심을 빵으로 떼우며 열심히 세통의 편지를 작성했습니다. 

"엄마, 난 뽀삐야. 내가 살쪘다고 나 몰래 예삐만 맛있는 거 주고, 

내가 제일 예쁘다더니 예삐만 안고 다니고 해서 서운해.  

그래도 엄마를 만나서 행복해. 어쩌고 저쩌고..."  

 

"전 예삐예요. 제가 눈 다쳤을 때마다 엄마가 헌신적으로 간병해 줘서 

늘 고마워요. 그리고 제가 양다리를 걸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빠보다 엄마가 훨씬 좋아요. 

근데 아빠를 더 좋아하는 척하는 건, 아빠 속이 밴댕이기 때문이어요...." 

  

이벤트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아내는 편지를 읽으며 즐거워했고, 

진짜로 우리 애들이 편지를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첫째 녀석의 모습. 편지는 신경도 안쓰고 먹을 것만 탐하는 중이다.  



끈이 짧아서 그런지 둘째는 편지지를 매단 걸 무척이나 싫어했다. 

 

셋이서 편지를 목에 건 장면. 둘째(왼쪽)는 편지지가 싫어 몸부림을 쳤다 

 

 

그러더니 결국 편지지를 물어뜯고, 실을 끊어버리는 데 성공했다.


케이크와 편지, 그리고 작은 선물까지. 

아내는 이렇게 한살을 더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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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2-10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마태님...정작 중요한 3번째 뭐님의 목에 걸려있는 편지는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순오기 2010-02-10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생일축하 이벤트가 애교만점이었네요.^^
3번째 뭐님의 목에 걸려 있는 편지 내용도 공개하라, 공개하라!2

울보 2010-02-10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마태우스님,,

BRINY 2010-02-1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뽀삐와 예삐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ㅎㅎㅎ

세실 2010-02-1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애교만점 마태우스님.
옆지기님 생일 축하드려요^*^

비연 2010-02-1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이쁜 남편 마태님이시네요~^^ (저도 세번째 편지 궁금해요!)

카스피 2010-02-10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멋진 이벤트이시네요^^

무스탕 2010-02-10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아내라도 그런 정성이 담긴 이벤트면 좋아라~ 하겠어요. 참 멋지십니다 ^^

L.SHIN 2010-02-11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하하하, 이런 이벤트 너무 좋아요.^^ (이벤트 중독자인 외계인...-_-)
마태님, 귀엽다능~!

루체오페르 2010-02-11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 준비하는게 남자들의 큰 숙제중 하나인데 ^^; 멋지게 잘하셨네요.ㅎㅎ

하늘바람 2010-02-11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 생신 축하드려요. 그런데 왜 전 신경질이 날까요 흥~

메르헨 2010-02-11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이벤트 대 성공이셨으니 기분도 좋으시겠어요.
^^그냥 막 웃음이 나네요.

비로그인 2010-02-11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정도 압권이지만, 전 마지막 한 줄이 가장 좋아요. 아내는 이렇게 한 살을 더 먹었다.
곁에서 바라봐주고 함께 해 주는 마음이 느껴져서요.

마태우스 2010-02-1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오오 그런가요? 그렇군요. 제 이벤트를 더 빛나게 해주시는 님의 댓글, 늘 감사드립니다
메르헨님/네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리 비싼 이벤트도 아니고, 그냥 노력만 하면 되는 거라 호홋.
하늘바람님/그, 그건 왜일까요? 저도 자알 모르겠네요^^
LSHIN님/감사합니다. 근데제가 좀 범죄자처럼 나오지 않았나요? 어느 분이 이 사진 보더니 "애들을 데리고 있다 돈 내놔라"고 협박하는 것 같데요.
무스탕님/좋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카스피님/고마워요. 알라딘에서도 이벤트 함 해야 하는데///
비연님/음, 제 편지는요...살짝만 공개를 하면요.
[내가 밖에만 나가면 여보한테 잘해야겠단 생각을 하는 게,
집에 있을 땐 셋이 다 예쁘니까 다들 그런가보다 하다가
밖에 나가서 보면 여보만큼 예쁜 사람이 눈을 씻고봐도 없는 거야.
그럴 때마다 “아, 잘해야지” 하고 문자를 보내는 건데,
앞으론 자기가 제일 예쁘다는 걸 까먹지 않을게.]
세실님/감사합니다. 제가 애교는 좀 있지만, 면도를 안해서 저리 보인다는..
브리니님/그죠 애들이 너무 예뻐서 죽겠어요^^
울보님/저는 안멋지지만 애들이 이쁘죠^^
순오기님/안그래도 위에다 조금 공개했습니다. 이런 말도 있어요. "우린 너무 늦게 만났으니 남보다 몇배는 더 재밌게 살아야잖아?"
메피님/안그래도 위에다 공개했사옵니다. 이해 바랍니다 꾸벅





L.SHIN 2010-02-11 12:07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아,놔~ 마태님 말 때문에 다시 올라가서 사진을 봤는데,
모자의 그늘 속에 가려진 그 웃음이라니.
그래서 얼마 받으실 건데요? ㅡ_ㅡ ㅋ

마태우스 2010-02-11 13:02   좋아요 0 | URL
L.SHIN님/제 아내에 의하면 저희 아이들, 100억 줘도 안판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 50억쯤 청구해야죠 하하.

L.SHIN 2010-02-11 17:03   좋아요 0 | URL
좋아요, 응원할게요, 형님.
대신 성공하면, 저한테 소삼천국을 보여주시는 겁니다.응? ㅡ_ㅡ 훗

마그 2010-02-1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께 저희 남편을 퀵으로 배달하고 싶습니다.
저런 소소하고 돈않들지만 마음이 듬뿍 들어가는 이벤트좀 배워오라구요. 아우..
우리신랑은 시골양반이신데다 고지식도 하셔서... 어제는 N사 블로그에 자주가는 블로거분의 생일이라고 남편분이 같이 미술관을 가주셨다고 제속을 긁어주시더니.. 오늘은 또 이런 테러를..... T,.T

마태우스 2010-02-11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 마그님, 같은 마씨인데 반갑습니다. 마냐님, 마립간님 등 저희 종씨가 몇분 있지요. 그, 그런데요 사람에 따라서는 편지 쓰는 게 돈쓰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이 있거든요. 저야 어려서부터 편지를 작업의 수단으로 썼기에 편지쓰기가 취미가 되버린 경우입니다. 아무튼 부군을 배달시켜 주시면 얘기를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랑 친한 어떤 분도 "마누라랑 전화 오래하는 건 병이야"라는 신조를 갖고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고치려고 노력해 봤는데 전혀 나아지는 게 없더라구요. 신조라는 게 잘 바뀌지 않는구나, 그래서 신조협려란 영화도 나왔구나, 등의 생각을 했다는... 하여간 죄송합니다. 같은 마씨끼리 잘 지내 봅시다.

하늘바람 2010-02-1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라곤 네버인 저의 옆지기때문에 심퉁나서 그러지요. 옆지기님 행복하시겠어요. 이벤트에 작은 선물까지~

레와 2010-02-1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정말 멋찐멋찐 이벤트예요!

마태우스 2010-02-1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시키면 다 합니다^^ 하늘바람님처럼 미녀분을 모시고 살면 그런 거 당연히 해야죠!
레와님/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헤헤.

2010-02-13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weetrain 2010-03-24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중에 마태님처럼 자상한 남편을 만나고 싶어요.

sweetmagic 2010-03-25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런 마태님...
남편이랑 바꾸고 싶은 충동이 울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