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토요일, 사람들하고 테니스를 쳤다.
마땅한 코트가 없어서 하드코트를 갔는데
테니스를 칠 때 내 원칙은 이렇다.
“다친 건 나중에 회복되지만, 내가 놓친 공은 영원히 남는다.”
이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내가 저지른 딱 한번의 실수로 인해 대회에서 떨어진다면
“그때 왜 무리하지 않았는지?”를 오랫동안 후회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다칠까봐 스키도 일체 안타는 난
테니스를 치는 동안엔 아낌없이 몸을 날린다.
그날도 그랬다.
5대 1로 앞서고는 있었지만 상대가 워낙 실력자라
언제 역전당할지 불안불안했다.
그 때 상대가 친 볼이 내 왼쪽 멀리 날아가는 게 보였다.
난 미련없이 몸을 공중으로 날렸고
기적처럼 그 공을 받아냈다.
그러자마자 내 몸은 코트에 떨어지며 미끄러졌다.
아쉬운 점은 내가 넘긴 그 공을 상대가 가볍게 처리해
몸을 날린 게 허사가 되었다는 것이었지만
그다지 후회되진 않는다.
상처가 생기고 나서 찍은 사진이다.
난 손도 못생겼다....
이 사진을 어느 미녀에게 보내고나자 이런 답장이 왔다.
“내가 모를 줄 알고? 손가락에 싸인펜 칠한 거잖아?”
다시금 사진을 보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상처가 아물어 딱지가 진 지금은 아무도 그런 오해를 하지 않는다.

대신 왜 다쳤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그때마다 난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밤에는 조직 생활을 좀 하는데, 상대가 내 주먹을 피하는 바람에 벽을 쳤다.”
애들이면 모를까
나이가 들만큼 들어서 다치는 건 좀 보기 안좋지 않은가?
이제는 몸을 날리는 걸 자제할 때다.
최소한 딱지가 떨어질 때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