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사람들하고 테니스를 쳤다.

마땅한 코트가 없어서 하드코트를 갔는데

테니스를 칠 때 내 원칙은 이렇다.

“다친 건 나중에 회복되지만, 내가 놓친 공은 영원히 남는다.”

이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내가 저지른 딱 한번의 실수로 인해 대회에서 떨어진다면

“그때 왜 무리하지 않았는지?”를 오랫동안 후회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다칠까봐 스키도 일체 안타는 난

테니스를 치는 동안엔 아낌없이 몸을 날린다.


그날도 그랬다.

5대 1로 앞서고는 있었지만 상대가 워낙 실력자라

언제 역전당할지 불안불안했다.

그 때 상대가 친 볼이 내 왼쪽 멀리 날아가는 게 보였다.

난 미련없이 몸을 공중으로 날렸고

기적처럼 그 공을 받아냈다.

그러자마자 내 몸은 코트에 떨어지며 미끄러졌다.

아쉬운 점은 내가 넘긴 그 공을 상대가 가볍게 처리해

몸을 날린 게 허사가 되었다는 것이었지만

그다지 후회되진 않는다.

상처가 생기고 나서 찍은 사진이다.

난 손도 못생겼다....

이 사진을 어느 미녀에게 보내고나자 이런 답장이 왔다.

“내가 모를 줄 알고? 손가락에 싸인펜 칠한 거잖아?”

다시금 사진을 보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상처가 아물어 딱지가 진 지금은 아무도 그런 오해를 하지 않는다.




대신 왜 다쳤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그때마다 난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밤에는 조직 생활을 좀 하는데, 상대가 내 주먹을 피하는 바람에 벽을 쳤다.”

애들이면 모를까

나이가 들만큼 들어서 다치는 건 좀 보기 안좋지 않은가?

이제는 몸을 날리는 걸 자제할 때다.

최소한 딱지가 떨어질 때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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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2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직의 쓴맛을 보여줘야 할 때 같네요. 뭔 말이래요ㅎㅎ
근데 님, 손이 뽀얗고 고운 편인걸요^^
전 스케이트 배울때 무릎에 가지색으로 멍투성이 든 거 보고 목욕탕에서
폭행남편이랑 사는줄로 오해받았던 적이 있답니다ㅎㅎ

춤추는인생. 2007-04-2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폭행남편. 하하 너무 웃겨요^^
그나저나. 마태님 이제 몸 그만 날리셔요. 예쁘신 손 더 망가지기 전에요.
이거 진심인데요. 여자손처럼 곱고 예쁘세요. ^^

2007-04-21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7-04-21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를 줄 알았어요? 손가락에 검정펜 칠한거잖아요....! ^^ =3=3=3

날개 2007-04-21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만 쓰고 돌아가면 마태님 삐질까봐 추천하고 가요~ 히히히~

2007-04-21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4-21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4-21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아!! 형님이 당하셨단다..애들 풀어서 이참에 아주 쓸어버리자..!!=3=3=3

2007-04-21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7-04-2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손 하나도 안 못생겼는데요. 전 마태우스님의 손보다 더 못생긴 손을 아주아주 많이 알고 있답니다. 연고 바르세요. 흉터 생기지 않게. 손 보호해야 해요 :)

무스탕 2007-04-22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검정색 싸인펜도 저렇게 똑같은 자리에 칠했을까... 라고 생각을 했더니 날개님이 선수치셨다... ^^;;
간질간질해도 딱지 떼내지 말고 곱게 아물게해주세요~ ^^

마늘빵 2007-04-22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이제 곧 살색으로 칠하실거죠? =333

진주 2007-04-22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조오기 딱지가 떨어지고 나면 연분홍 새살이 돋거든요.
아셨죠? 연분홍 칠해서 사진 찍는 거 잊지 마세요.
그나저나 새살 연분홍은 난이도가 쪼까 높은데 어쩌나....ㅋ

홍수맘 2007-04-22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태님의 글에 안타까웠는데 다른 분들의 댓글에 웃음이.....
정말, 상처 덧나지 않게 조심하세요. 잘 아시겠지만...... ^ ^.

비로그인 2007-04-22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 페더러 님께 바치는 저의 오마쥬 입니다 :)

손은 좀 안스럽지만, 열심히 몸날린 마태님 멋지시네요.

 


2007-04-22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7-04-2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의외로 섬세한 손을 갖으셨군요! 예전 오프 때 자세히 볼걸...ㅎㅎ

마노아 2007-04-22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 손인줄 알았어요. 섬섬옥수인 걸요. 어여 나으셔요. 호오~~~

maverick 2007-04-23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손 자랑해서 미녀 알라디너들의 환심을 사려고 올리신 글이죠? ㅎㅎ
위에 페더러 사진으로 마태님을 오버랩해서 상상하겠습니다 ^^

비로그인 2007-04-23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제는 님의 글을 읽으며 안쓰러운 생각보다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마태우스 2007-04-2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연님/그걸 적응이라고 하죠^^
매버릭님/아네요 저 손 진짜 못생겼어요...
마노아님/섬섬옥수라뇨... 전혀 아니옵니다!!
스텔라님/앗 제 손이 어필하는 곳은 여기밖에 없을 것 같다는...
속삭님/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히히히. 낯선 곳에 가서 적응도 안되고 조금은 심심하잖아요. 그래서 ....히히.
고양이님/페더러 나달한테 졌어요...제가 진 것마냥 슬프네요ㅠㅠ
홍수맘님/조심해야 하는데 제가 좀 조심성이 없어서 자꾸 부딪히네요..
진주님/연분홍 새살이라,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네요. 멋진 표현이군요. 딱지를 보니 주위가 이미 연분홍으로 변해 있군요^^
아프님/어맛 속아만 살아왔나요 저건 저얼대 조작이아니어요!
무스탕님/딱지 떼고픈 유혹을 이길 자 누가 있을까요^^
다락방님/흉이 조금은 질 것 같아요 그래도 몸날린 거 후회안함!
속삭님/여러가지로 죄송...
메피님/아주 좋습니다 필요할 때 연락드립니다^^
날개님/추천 안하셨음 삐질뻔했다는....^^
속삭님/오옷 감사합니다. 정말 알기 어려운 정보인데 선뜻 그래주시다니....영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