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 하나를 좋아하게 되면 외워서 완벽하게 부를 때까지 그 노래만 부르는 나, 최근엔 아프로티트 차일드의 ‘Rain and tears'에 필이 꽂혔다. 귀에 익었던 노래라 할지라도 어떤 상황에서 듣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법,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느 일요일 천안에서 강의준비를 하다가 들은 이 노래는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눈물과 빗물은 같은 거지만, 해가 뜰 땐 넌 게임을 해야 한다, 즉 눈물을 빗물이라고 우길 수가 없다, 이 주옥같은 가사는 그날따라 멜랑꼴리했던 내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어 주었다. 그 이후부터 쭉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 본격적으로 공부에 들어간 건 지난 목요일, 가사를 프린트해 노래를 따라 불렀고, 멜로디 없이 혼자 연습을 했다. 하지만 한글노래에 익숙한 내가 외국노래를 하루만에 완성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본과 1학년 강의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애들한테 이랬다.
“제가 요즘 연습하는 노래를 불러드리겠습니다. Rain and tears are the same, but in the sun you've got to play the game. 여기서 막혔다. 계속 하라고 요구하는 학생들한테 말했다.
“내년에 본 2 강의 때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릴께요.”
내가 아는 어느 분이 우울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을 때,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이 노래를 불렀다. How many times I've seen tears falling from your blue eyes(당신의 푸른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얼마나 많이 봤던가요). 그녀는 나중에, 그 노래 때문에 기분이 좀 풀렸다는 문자를 내게 보내왔다.
테니스를 친 오늘, 횟가루로 라인을 긋던 친구의 뒤를 따라가며 노래를 불러줬다.
“넌 라인 긋는데 내가 노래로 위로를 해주겠다. Rain and tears are the same....
친구의 말이다.
“야, 너 날 괴롭힐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구나!”
사실 난 노래를 그다지 잘 부르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가사, 좋은 멜로디의 노래라도 내가 부르면 좋은 노래가 아닌 것처럼 만드는 신통력을 가졌단 뜻이다. 하지만 뭐 어떠랴. 내가 노래를 연습하는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인걸. 좋은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그리고 혹시 아는가. 우울했던 그녀의 마음을 풀어준 것처럼, 내 노래가 다른 사람의 마음도 달래 줄 수 있을지.
* 'Rain and tears'를 보내 주심으로써 그 노래를 재발견하게 해주신 그분(남자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