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제작자들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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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제작자들

 

이 책은?

 

이 책 우연 제작자들은 소설이다. 장편 소설.

 

저자는 요아브 블룸 (Yoav Blum), <인구 900만 명의 이스라엘에서 데뷔작인 우연 제작자들5만 부 넘게 판매한 베스트셀러 작가. 출간한 3권의 책이 모두 이스라엘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특히 우연 제작자들13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세상의 모든 사건은 두 가지로 나뉜다. 우연이거나 필연이거나.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운명적인 만남이나 결혼, 생명의 탄생, 범죄 등 여러 가지 일들은 과연 우연히 일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손에 의하여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

 

이 작품은 바로 그런 생각으로, 우리들 모르게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연을 계획하는 우연 제작자들의 손에서 만들어진다는 설정을 지닌 작품이다.

이 소설 속에서 우연은 치밀한 계산 끝에 만들어진 기획 작품이라는 설정 하에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소위 우연제작자들이 도판에 다이아그램을 그려가면서 수십 가지의 경우를 생각해 가면서 치밀하게 그 우연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주인공 - 우연 제작자 세 명 -

 

이 책에 등장하는 우연 제작자 중 주요인물은 모두 세 명이다.

가이, 에밀리, 에릭.

 

이들은 우연제작자 수련 과정 (87)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그들은 16개월 동안 우연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 (91)

 

수업 내용도 재미있다,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인연 맺기 개론 I (129)

연상 작용 개론 I (133)

 

이런 수업을 통해, 이 세상의 인과관계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91)

 

인연 맺기에는 단 3개의 요소면 가능하다.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 그리고 길모퉁이.

남자가 한쪽에서 걸어오게 하고 여자는 다른 쪽에서 걸어오게 한 다음, 모퉁이에서 정확하게 서로 부딪히게 만드는 거지. (129)

 

실제로 우연 제작 작업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우연과 인연 맺어주는 우연.(123)

 

우연 제작자 - 그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가?

 

에밀리, 그녀는 우연제작자다, 그녀가 일하는 모습을 살펴보자.

 

방금 완료한 임무에 관한 크고 자세한 다이어그램이 벽에 그려져 있었다.

가운데에 셜리라고 적힌 원이 하나 있고, 두 번째 원에는 이 적혀 있었으며, 그 둘에서 뻗어나가는 선이 수없이 많이 그려져 있었다. 그 옆의 기나긴 목록에는 성격 특징, 장래 희망, 욕망 등이 쓰여 있었다. 그리고 파란색 선(수행할 행동), 빨간색 선(위험 요소), 점선(발생할지도 모르는 사건), 검은 선(고려해야 하는 연관성)으로 연결된 원도 엄청나게 많았다. (41)

 

어떤 경로를 통해서 우연이 제작되는지, 그 우연을 만들기 위해 우연제작자는 어떤 작업을 하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다이어그램, 제작 과정도 흥미롭다.

 

이 소설, 초반은 버텨라. - 중간부터 재미있어진다.

 

이 소설 초반은 조금 지루하다. 그래서 집중이 되지 않는다.

등장인물 상호간에 관계가 얼른 파악되지 않는다. 게다가 생전 처음 만나는 우연 제작이란 설정이 낯서니, 이야기 줄거리조차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203쪽에서 알베르토 브라운이란 인물이 소개되면서, 갑자기 달라진다.

이야기가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그 인물의 힘이다.

그러니 소설을 쓸 때에는 흥미를 자아내는 인물 창조가 필요한 것이다.

그가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물이지만,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인물인 것은 분명하다.

 

그가 나타남으로 해서, 그간 우연 제작자들이 한 일이 드러나게 되고, 그 다음 벌어질 사건에 우연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가이가 무언가 해야 하는데.....

 

소설엔 언제나 반전이 있다.

 

이 소설, 의외로 재미도 있거니와 의미도 있다.

우연이란 요소를 매개로 하여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그 무엇!

 

우연이 과연 우리 인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스포일러가 될까봐 조심스러워서 이정도 말해둔다.

반전이 기막히다. 그 반전을 위하여 이 소설의 앞부분 지루한 것쯤, 참고 읽을 가치가 있다.

 

이런 대사 관심을 끈다. 연상되는 발언이 있다.

 

에릭은 택시에 올라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헤어짐이란 이토록 달콤한 슬픔이니.” (84)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대사다.

안녕, 안녕히! 이별은 너무나도 달콤한 슬픔이네요.”

‘parting is such sweet sorrow’

 

그러나 한편으로, 자네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좀 슬프다네. (329)

 

찰리 채플린이 한 말이 떠오른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다시, 이 책은?

 

독자인 우리가 실제 우연제작자 수련 과정에 참여할 수도 있다.

중간 중간에 들어있는 별지 교재다.

 

우연학 개론1부에서 발췌

우연 제작의 기술1에서 발췌

우연 제작에 관한 고전 이론과 인과관계 강화를 위한 연구 방법론

우연 제작의 목표 결정법서문에서 발췌

자유로운 선택, 경계선, 그리고 경험에 의한 법칙수업 실습 교재 3(인간의 경계선)에서 발췌

우연 제작업 발전사의 핵심 인물들에서 발췌

우연 제작자 후보생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작성된 문서에서 발췌

우연학 개론1부에서 발췌

 

이런 교재를 읽으면서, 실제 우연제작의 세계로 들어가 보는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

 

이 소설, 우리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한계를 보기 좋게 넘어선다.

읽고나면 그래서 상쾌해진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도 생각하게 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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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읽는 조선사 - 아홉 가지 키워드로 보는 조선의 낯선 모습
표학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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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읽는 조선사

 

이 책은?

 

이 책 카페에서 읽는 조선사<아홉 가지 키워드로 보는 조선의 낯선 모습>이란 부제가 있는데, 부제가 이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표학렬,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수능에서 한국사가 선택이던 시절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보고자 재미있고 감동적인 강의 개발에 몰두했고, 그 결과물로 많은 저서를 출간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우리나라 조선조 시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 영웅, 정치인, 출세, 직업, 재테크, 전쟁, 역병, 음식] 모두 9개다.

그러니 이 책은 역사 중에서 몇 개 항목을 취해 분야별로 분류하여,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각 분야별로 어떤 말이 오가는지, 살펴보자.

 

: 조선의 왕이 보여주는 조선 시대 정치의 진짜 모습

영웅: 조선을 구한 영웅, 조선이 만든 영웅

정치인: 조선 시대 정치인은 무엇을 꿈꾸었는가?

출세: 조선 시대 공부와 취직과 승진 이야기

직업: 노비, 역관, 서얼이 보여주는 조선인의 진짜 삶

재테크: 돈의 흐름이 보여주는 다이내믹 조선

전쟁: 불확실성의 시대, 위기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역병: 질병은 언제, 어떻게, 왜 재앙이 되는가?

음식: 조선 시대 밥상이 들려주는 아래위, 안과 밖 이야기

 

<필자는 이 책에서 조선이 가진 다양한 얼굴을 묘사했다.

조선을 하나로 정리하기보다 500년의 역사 속에 얼마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사건과 삶이 있었는지 소개하려 한다.> (9)

 

왕에 대한 이런 시각, 살펴보자.

 

유교에서 지향하는 왕도정치는 유교의 최고 권위자인 군자가 유학자인 신하들의 보좌를 받아 소인인 백성을 교화해 삼강오륜이 실현된 이상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왕이 군자여야 한다는 점이다. (16)

 

조선은 세자를 제외한 왕자들에게 교육을 권장하지 않았다. 공부 잘하는 왕자는 결국 또 다른 왕위 계승 후보가 되는 셈이다. 왕위계승 다툼을 예방하려면 세자의 동생들은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19)

 

태종은 분명 충녕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자신부터가 형을 제치고 왕위에 올랐기에 누구보다 그 사정을 잘 알았다. 그래서 충녕의 처소에 있는 책을 전부 압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충녕은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는 충녕에게 왕이 될 야심이 있었다는 의미다. (19)

 

조선의 왕들, 그런 시각으로 살펴보니 왕과 신하 간의 치열한 기싸움(?)이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벌어졌던 것들, 제대로 이해가 된다.

 

임진왜란 때 일본은 조총을, 우린 활?

 

임진 왜란 때 오간 말을 살펴보자.

 

조총이 있다는데 어찌 만만히 볼 수가 있겠소?”

쏠 적마다 맞는답니까?” (75)

 

유성룡과 신립 장군의 대화다.

왜군과 실전으로 싸워야 할 신립장군의 현실 인식이 참으로 안이하다.

쏠 적마다 맞지 않아도 그렇지, 저런 말을 말이라고 하나?

 

조선은 국제 정세에 어두웠다

 

이 책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조선은 국제 정세에 어두웠다는 말이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은 어땠을까? 전쟁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일까?

 

당시 조선은 분명 일본 침략을 대비했다. 문제는 국제 정세에 어두워 일본의 군사력을 과소 평가했다는 점이다. (75)

 

조선 조 말기, 임진왜란 때에 듣던 말을 다시 듣게 된다는 게 조선의 문제점이었다.

 

조선은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기초적 이해도 없었다. (326)

이런 시대에 흥선대원군의 대서양 정책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328)

청나라는 17세기 세계적으로 유행한 과학과 팽창의 시대에 조응했고 명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패권의 교체는 명백했지만 조선은 이를 보지 못했다. 조선에는 성리학의 시대가 끝나고 과학의 시대가 왔다는 혜안을 가진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313)

 

앞을 보지 못하는 인사들이 관리가 되고, 왕이 되고, 그런 나라가 무려 500년이나 지탱했다는 게 어쩌면 기적 같이 여겨진다.

 

책 뒷표지에 이런 말이 있다.

 

우리는 조선이라면 당연히 어떨 것이라는 오해 속에서 판에 박힌 듯 뻔하게 조선을 보아왔다. 일차원적으로 보아온 조선에 시간, 공간, 맥락의 숨을 불어넣어보자. 입체적으로 살아난 조선의 모습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습을 겹쳐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G2 시대에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자제를 가늠해보는 것, 의미가 있다.

 

G2 시대 향후 패권을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거나, 이에 대비해 힘을 길러야 한다는 충고는 비현실적이다. 미국과 중국은 갈등이 심해질수록 한국의 힘을 빼려고 무리한 요구를 하며 계속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 조금이라도 상대국가에게 우호적인 면을 보이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이나 중국의 남북관계 간섭 등을 이런 견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319)

 

특히나 미국의 리더가 바뀌면, 우리는 G2 사이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언젠가 시간이 흐른 뒤, 우리가 취한 자세가 분명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인데, 과연?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와 닿았던 저자의 글이 있다.

 

조선 시대는 500년이나 되지만 우리는 시간의 선후와 사건의 인과관계와 상관없이 마구 뒤섞어서 조선 시대는 이랬데, 저랬데라고 쉽게 말한다. (5)  

 

나 또한 그랬을 것이다. 아니 그랬다! 그저 몇 권 책 읽고, 앞뒤 분간 못하고 앞 시간대 이야기를 뒤 사건에도 들이대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딘가 균형을 갖추지 못한 역사 지식이 내 생각의 어디쯤 들어있을 것이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것을 말끔히 해소해보자, 생각하며 읽었다.

 

책은 두 가지로 나뉜다.

읽고 나서, 읽기를 잘 했다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

이 책은 단연코 전자다. 읽기를 잘했다. 읽지 않았더라면 무언가 몇 가지 잘못 알고 있는 채로 그냥 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서 이 책 읽고 나니, 뭔가 역사에 대하여 균형감각을 얻은 듯, 역사를 대하는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는 점, 정말 읽기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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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지 1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박세호 지음, 이수웅 감수 / 작가와비평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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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지1

 

이 책은?

 

이 책 춘추전국지 1』은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시리즈 제 1권으로 중국의 춘주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책이다.

 

저자는 박세호, <1950년 서울 출생으로 용산고와 서울대 문리대 중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자유기고 활동/對中무역에 종사했고 古典의 현대화 작업에 전념해 집필 활동을 하였다.>

 

이 책의 내용은?

 

춘추전국지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춘추전국시대 550년의 역사를 총 3권에 담았다.

동주 515년과 직후의 35년을 합한 550년간(기원전 771~ 기원전 221)을 춘추전국시대라 하는데, 이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주나라는 기원전 770년 붕괴된다.

주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제 12대 왕인 유왕(幽王)이었다.

이때 유왕을 도와(?) 나라를 망하게 한 인물로 포사가 있다.

 

그렇게 망한 주나라, 겨우 동쪽으로 그 근거지를 옮겨 나라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그 뒤로 동주(東周)라 불리게 되고, 그전의 나라를 서주(西周)라 불러 구분하게 된다.

 

동주의 평왕(平王)은 낙양에 도읍을 정하고 간신히 천자로서의 명맥을 유지해나간다.

 

동주는 유명무실한 왕조였으나, 명맥을 이어가다 마지막을 고한 것은 기원전 256년이었다.

그 후 기원전 221년에 진나라 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한다.

그래서 동주 515년과 직후의 35년을 합한 550년간을 춘추전국시대라 한다.

(기원전 771~ 기원전 221)

 

이 때의 사건들을 기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춘추전국지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는 춘추전국시대 550년의 역사를 총 3권에 담았다.

 

()나라. - 제족(祭足)

 

이 책의 전반부는 정나라가 주축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해서 정나라를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정나라, 시조의 이름은 희우(姬友)이며, 서주 왕조 11대 천자 선왕(宣王)의 아우이다.

직할지인 정읍(鄭邑)으로 책봉되고 정나라의 환공(桓公)이 되었다.

 

선왕(宣王)은 서주 유왕(幽王)의 아버지이므로, 환공은 유왕의 숙부가 된다.

정읍에 책봉된 환공은 곧 동쪽으로 이동하여 정나라에 성을 쌓고 남쪽 일대(하남성 북부)를 영유하고 정()나라를 세웠다.

 

정환공은 신후와 견융의 난 때 전사하고, 그 뒤를 아들 굴돌(掘突)이 이어 무공(武公)이 된다. (28)

 

무공은 무강(武姜)과 결혼하여 아들 둘을 두었다.

오생(寤生)과 단()이다. (29)

 

무공은 즉위 27년 만에 세상을 떠나고 그 뒤를 이어 오생이 즉위하여 장공(莊公)이 된다. (29)

 

정나라 장공은 재위 43년 만에 세상을 떠난다. (110)

장공이 죽고 태자 홀이 즉위하여 정소공(鄭昭公)이 된다. (110)

이때 장공의 다른 아들 공자 돌은 송나라로 추방된다.

 

소공은 공자 돌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위나라로 망명하고, 공자 돌이 돌아와 즉위하여 여공(麗公)이 된다.(116)

그후 다시 여공은 채나라로 도망가고, 그 뒤를 다시 소공이 귀국하여 즉위한다.(121)

소공은 아경인 고거미에게 살해당한다. (122)

그 뒤를 이어 공자 미가 즉위하여 칭호는 없고 정희미라 불렀다. (122)

그 뒤 제나라의 양공에 의해 정희미와 고거미는 살해당한다.(123)

이어 공자 의가 즉위하여 정희영이라 불린다.(125)

 

이를 정리해 보자.

 

정환공(桓公) - 정무공(武公) - 정장공(莊公) - 정소공(鄭昭公)

- 정여공(麗公) - 정소공 - 정희미 - 정희영.    

 

이렇게 주군이 바뀌는 가운데에서도 굳건하게 정나라를 위해 버틴 재상이 있으니, 바로 이 책의 2장에서부터 7장까지의 실질적 주인공인 제족이다.

 

경대부(卿大夫 : 대신)인 제족(祭足).

춘추시대 정나라의 중신으로 벼슬은 상경(上卿)이었다.

자는 중족(仲足)으로 채족(祭足) 또는 제족(祭足)이라고도 한다.

 

제족은 주군들을 도와 정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다른 나라의 침략도 막아내는 등 맹활약을 하다가 정희영 치세에 은퇴하고 산림에 들어가 은둔생활을 하다가 생을 마쳤다. (125)

 

제나라 - 관중과 포숙

 

그 다음에는 드디어 관중과 포숙이 등장한다.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사자성어로 유명한 두 인물이 등장하여 제나라가 패권국이 되기까지의 역사가 그려지고 있다.

 

이 책의 특징

 

중국 역사를 연속적으로 읽을 수 있다.

지금껏 읽어온 중국 역사의 대부분은 연속적 기술이 아니라, 단속적인 기술 형태였다.

단속적(斷續的), 그러니까 시대 순으로 기술하고는 있지만 띄엄띄엄 사건 위주로 하여 기술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이 책은 거의 완벽하게 연속적으로 사건의 경과를 기술하고 있다.

해서 리뷰의 초반에 정나라의 군주를 일일이 열거해서, 이 책의 특징이 그러하다는 것을 실제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정나라!

별로 관심을 두지 않던 나라인데, 이 책에서 춘추전국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사건으로 그 나라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즉 정나라와 주나라(동주는 물론 서주와의 관계)와 관련이 있고, 정나라로 시작하여 동주의 위세가 점점 약화되기 시작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작한 춘추전국 시대, 주나라는 점점 이름뿐인 천자의 나라가 되고, 정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의 부침을 통해 서서히 역사는 패권국가로, 더 나아가서 진나라의 통일시대로 흘러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역사, 방대한 역사, 이 책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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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 - 권력자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파괴하는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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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

 

이 책은?

 

이 책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권력자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파괴하는가?>란 주제를 가지고 심층적으로 파헤친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저자는 강준만, 저자에 대한 소개 굳이 할 필요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 아포리즘 에세이

 

이 책은 저자가 권력에 관한 아포리즘(명언)을 소개한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저자는 이런 방식을 아포리즘 에세이라 부른다. 새로운 글쓰기 형식의 탄생이다. (8)

 

물론 그런 아포리즘 에세이에는 한국의 정치 현실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이는데, 매스컴에서는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는 모양이다. 강교수의 책이 나오자마자, 신문 매스컴에 기사가 많이 실린 것을 보니!

 

이 책, ‘권력에 관한 금언 모음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글들을 모아 놓았다.

거기에 더하여 그런 말들의 출처와 자세한 해석까지 곁들여 놓았으니, 앞으로 이 책으로 권력에 관하여는 총정리가 되겠다 싶을 정도다.

 

드디어 그 출처를 알다.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47)

영국 정치인이자 역사학자인 액턴 경이 했다는 말이다.

이 말을 대학 시절, 정치학 교과서에서 만난 이후 수십년이 흘렀고, 그만큼 수시로 들었던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말만 돌아다니고, 그 말의 출처를 아무도 말해주기 않고 있는 게 어찌 보면 신기하기도 했다그 말을 누군가 인용했고, 다른 사람들이 또 그 말을 그대로 인용해 사용해 오고 있었던, 권력에 대한 금언중 최고 가는 금언이다.

 

그러다가 드디어 이 책에서 그 말의 출처를 알게 된다. 기쁜 일이다.

이 말은 액턴 경이 188745일 동료 역사가인 크레이그턴(Creigton)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 말이다.

 

날짜까지 알게 되었으니, 이 말 앞으로는 다른 모든 사람들도 이렇게 인용해주면 좋겠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액턴 경은 188745일 동료 역사가인 크레이그턴(Creigton)에게 보낸 편지에 그 유명한 말을 적어 보낸다.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거리두기’가 권력에서도 필요하다

 

막스 베버의 말 중에, 요즘 코로나 19 상황에서 필수적인 방역지침인 사회적 거리 두기거리두기가 권력에서도 필요한 것을 알게 된다.

 

막스 베버는 권력에서 '거리두기'가 무너지면, ‘허영심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며, 이렇게 말한다.

 

'목측 능력'이란 내적인 집중력과 평정함을 갖고서 현실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능력, 요컨대 사물과 인간에 대해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거리 상실은 그 자체만으로 모든 정치가에게는 큰 죄중의 하나입니다. .....문제는 바로 어떻게 하면 뜨거운 열정과 냉정한 목측 능력이 동일한 정신 속에 함께 자리잡도록 할 수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78)

 

거리두기권력에서나 코로나 19 상황에서나 강조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존 스타인벡도 한 마디 했다. (136)

 

미국의 작가 존 스타인벡도 정치적 아포리즘에 하나 덧붙였다는 것, 알게 된다.

 

우리는 대통령에게 도저히 한 사람이 해낼 수 없는 일과

도저히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책임과

도저히 한 사람이 견뎌낼 수 없는 압박을 주고 있다.

 

이는 자신이 지지한 린든 존슨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한 말이라고 하는데, 말인즉 일리는 있다.

 

이런 말 이외에, 존 스타인벡과 린든 존슨이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다두 사람이 생몰 연대도 비슷한데 마치 별개의 세기에 살았던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 존 스타인벡 (1902~1968), 린든 존슨 (1908~ 1973).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난 사람들 심정은?

 

주변에서 국회의원이나 시의원에서 낙선한 사람들 모습을 보는데, 그런 사람들의 심정 이렇다한다.

 

권력을 잃은 극심한 고통은 육체적 정서적으로 전해진다. 나 스스로 건재하다고 느끼다가도 타인이 위로를 건넬 때건, 찬장 구석에서 기념품을 발견했을 때건, 주먹으로 가격당하는 듯한 갑작스러운 아픔이 튀어 나온다. (174)

 

20139, 전 호주 총리 줄리아 길라드가 3개월전 실권 당시 받은 충격을 영국 <가디건>의 호주판에 실린 특별 기고문에서 처음으로 밝혀 화제가 된 글이다.

 

한 대 맞은, 그것도 주먹으로 가격당한 아픔!

 

다시, 이 책은?

 

이 책, 권력에 관란 아포리즘, 권력의 속성을 예리하게 까발린다.

권력에 관한 금언, 아포리즘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그만큼 권력이란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들 사이에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권력, 그것에서 나오는 힘을 잘 활용하면 너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고 남용하면 서로 불행해지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잘 보아왔기에, 이 책 가치가 있다.

읽을 가치, 명심해야 할 가치, 더 나아가 권력의 자리에 앉았을 때 이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해 봐야 할 가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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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
찰스 부코스키 지음, 공민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

 

이 책은?

 

이 책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의 저자는 찰스 부코스키.

원제는 <NOTES OF A DIRTY OLD MAN>인데 ‘Dirty’를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음탕한이란 자극적인 말로 한 이유는 뭘까?

 

이 책의 내용은?

 

이 글을 읽은 독자들 - 미국인들 -홀딱 반했다고 저자의 집으로 찾아오기까지 한다는데, 어떤 사람은 돈도 보내왔다고 하는데, 나에겐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글이다.

 

문화가 달라서 그런지, 저자가 쓴 내용이 통 머리에 들어오질 않으려 한다.

글을 읽으면서 공연히 읽히지 않는 이유를 찾으려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니, 이런 책 처음이다.

 

글들이 대체 어떤 성격의 글인지, 자꾸만 헤매게 된다.

맨 처음에는 화자가 여서 글 모두가 찰스 브론스키의 (자전적)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상한 글이 하나 보여서, 찬찬히 뜯어보며 읽어보았다.

 

. 글을 소개하려니 글꼭지에 소제목도 없거니와 그 흔한 넘버링도 해놓지 않아, 특정 글꼭지를 지칭하는 것조차 어렵게 되어있구나!

(글꼭지와 다음 글꼭지 구분을 * 표시 한 개 집어넣어 해주고 있으니, 읽다보면 그것도 발견못하고 다음 글로 넘어가는 수가 허다하다는 것, 편집자에게 말해두고 싶다. 설령 원저에는 그렇게 되어 있더라도 우리말로 번역 편집할 때 적어도 넘버링 정도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17쪽에서 27쪽 사이에 있는 글말이다.

맨처음 읽을 때에는 화자가 여서 저자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21쪽에 이런 대목이 등장해서, 비로소 이건 다른 것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핸더슨이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베일리?”

?”

 

가 저자인 찰스 부코스키가 아니라, ‘베일리라는 제 3자였던 것이다.

그러니 그 글꼭지는 콩트 아니면 장편(掌篇)소설로 간주 되는 글일지도?

 

또 있다. 이번에는 가 주인공인 글, 소설인가?

82쪽에서 89쪽 사이에 있는 글이다.

 

전화벨이 울렸다.

그는 러그에 앉아 있었다.

(이하 생략)

 

그러니 * 가 있는지도 잘 살펴야 하고, * 표시가 되어 있는 그 다음 글을 읽을 때에는 화자가 누구인지, 잘 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 앞으로 돌아가 다시 읽을 수고를 덜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글, 나의 지식이 한정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글을 너무 토마스 울프처럼 쓴다. 드라이저를 제외하고 역대 최악의 미국 작가인 바로 그 토마스 울프 말이다. (11)

 

당신이 쓴 <죽은 손의 십자가>를 읽었는데, 베를렌 이후로 당신이 최고라고 생각해! (31)

 

이 자는 괜찮아. ( ) 보들레르 이후 최고의 시인이야. (42)

 

우선은 셀린을 읽어라.  2000년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다. (100)

 

내 시가 블랙 이후 최고라고 생각했다. 아니, 블랙이 아니라 블레이크다. (178)

 

안타깝게도, 난 베를렌. 보들레르, 셀린, 블레이크가 누군지, 무엇을 한 사람인지 모른다.

 

이렇게 나의 무지를 깨닫게 한 글들을 읽어가다가, 어찌보면 그냥 흘러 넘겨도  좋을 글들 사이에 문득 반짝 반짝 빛나는 그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었다.

 

비록 그런 글들이 전체적인 면에서 보면 아주 작은 것이겠지만, 저자가 그런 빛나는 글을 쓰기 위해 일부러 음탕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그런 글들이 도처에 숨어 있었다. 이런 글들이다.

 

훌륭한 시인을 얻으려면 훌륭한 관객이 필요하다. (40)

 

아무튼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무식한 것보다 끔찍하다. (58)

 

그런 걸 우정이라고 하지. 경험에 따른 편견을 함께 나누는. (77)

 

스스로 설레지 않는 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고 볼 수도 없다. (95)

 

영혼에는 피부색이 없다. (100)

 

무엇이 사람을 괴롭히는지 단정 지을 수 없다. 아주 사소한 것도 어떤 마음가짐이냐에 따라 끔찍한 일이 될 수 있다. (141)

 

난 처음으로 누군가 소유한 모든 것에는 자물쇠가 걸려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171)

 

한 문장으로 되어 있으니, 아포리즘이라고 할까?

그런 보석들은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가 우리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생활을 하면서도, 냉철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아포리즘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그의 글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괄목상대!

저자가 누구이기에 이런 글들을, 하는 마음으로 다시 책을 잡게 되었다.

 

다시, 이 책은?

 

그래서 아쉬움이 많은 책이다.

읽다보면 좋아지는 그의 글, 그의 생각들. 해서 저자를 더 알고 싶어지는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저자 찰스 부코스키를 알게 되는 방법이 전혀 없다.

 

출판사에서 저자 소개를 한 부분이 있긴 한데, 참으로 읽기 어렵게 되어 있다.

앞표지 속지에 짙은 빨간색 바탕에 검은색, 깨알 같은 글씨로 저자 소개를 하고 있는데, 정말로 읽기 어렵게 되어 있다.

그냥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인쇄해도 좋을 터인데. 일부러 짙은 빨간색을 배경으로 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출판사에서는 이런 점도 감안해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또하나, 역자가 별도로 저자와 글에 대한 소개를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더하여, 본문에 나오는 수많은 인명, 지명, 상황들에 대한 간략한 해설 정도 해주었으면, 저자에게 미국 독자들처럼 홀딱 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게 무척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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