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디깅클럽 (Music Digging Club)
요즘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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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디깅클럽(Music Digging Club)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책 제목, ‘디깅은 무엇일까?

 

디깅이란 무엇일까?
뜻을 알지 못하니 찾아볼 수밖에. 인터넷을 뒤지니 이런 해설이 보인다.

 

[음악 디깅은 광산에서 광물을 캐듯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숨은 음악이나 새로운 장르를 깊이 있게 찾아내는 탐구 과정을 뜻합니다. 주요 방법으로는 Every Noise at Once 같은 장르 지도 사이트 활용, 크레딧(작곡가·프로듀서)을 따라가는 파도타기, 그리고 매주 신곡 앨범 커버를 보고 고르는 방식이 있습니다.]

 

저자는 좋아하는 곡이 생기면 그 곡이 나온 계절, 샘플이 된 음악, 아티스트가 지나온 시간, 그리고 그 곡을 듣던 순간의 장면들까지 함께 떠올린다고 한다. (표지 앞날개 저자 소개 중)

 

그래서 이 책에는 저자가 음악을 소개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담아놓았다.

 

많이 배웠다.

 

책을 읽고 난 소감을 한마디로 하자면 많이 배웠다이다,

음악에도 이렇게 많은 장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음악을 어떻게 느끼는가 하는 점에 이르기까지, 많이 배웠다.

 

그러니 저자의 해박한 음악 지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힙합은 때로 설명보다 먼저 몸을 움직이게 합니다.

이 곡도 그렇습니다.

굳이 말을 보태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86)

 

종종 이런 말을 듣습니다.

힙합은 장르적인 정체성은 분명하지만

결국 듣고자한 음악을 답습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느냐는 식의 말들입니다.

그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143)

 

무언가를 비우고 싶은 날, 너무 많은 생각에서 멀어지고 싶을 날에는 강렬한 재즈를 들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어쩌면 연주자들은 바로 그런 순간을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남겨두었는지도 모르니까요. (163)

 

이런 정서, 느낌이 참 좋다.

 

저자는 글을 감성있게 쓴다. 해서 글을 읽다가 문득 문득 빠져드는 순간이 있다.

이런 글 읽어보자.

 

저는 이 앨범을 들을 때마다 곡을 듣는다기보다, 누군가의 시간 위를 천천히 걷는 기분이 듭니다. (84)

 

시간을 걷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저자는 추상적인 일들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만들어 보여준다.

그것이 조금은 애매할지라도,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여간 신선한 만남이 아닐 수 없다.

 

마음 한구석의 빈 공간을 천천히 채우고 싶은 순간, 펼쳐보기 좋은 음악입니다. (89)

 

여기서 펼쳐보다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일단 마음에 하나 빈 공간을 그려보자. 그다음에 그 공간에 음악을 집어넣는거다.

어떻게?

마치 옷감을 한 폭 가져다가 그것을 펼쳐 빈공간을 채우는 것, 생각하면 어떨까?

 

음악에 대하여

 

특정 세대의 문화를 공유하는 데 있어 음악만큼 좋은 수단은 드물다, (79)

 

이 노래는 거창한 사건이나 극적인 순간보다, 평범한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곡입니다. (111)

 

음악의 기능 중 이보다 더 멋진 게 있을까?

그저 평범했던 하루인데 음악을 들으면서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되고, 그런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무엇을 더 바랄까?

 

듣고만 있어도 편안해지고, 절로 웃음이 나는 음악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곡이 그렇습니다. (301)

 

어떤 곡이 저자를 그리 편안하게 했을까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낯선 사람들>이 부른 <낯선 사람들>이란 곡이다. 한번 찾아 들어보시기를.

 

https://www.youtube.com/watch?v=FMHQmeJg8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에세이집이다. 음악을 주제로 한 에세이다.

그러니 무엇보다 부담이 없어 좋다,

 

읽으면서 때로는 저자가 소개한 앨범을 찾아 들으면서 음악을 감상하면서 저자가 써놓은 감상도 같이 감상해보면 어떨까?

그저 편안해진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책이다. 거기에 음악은 덤이다.

아니 음악이 먼저고 편안한 마음이 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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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지친 영혼을 위한 동심 처방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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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1권을 읽었다.

읽고 나서, 제목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이 아니다. ‘확실히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이다.

 

이제와 나이 들어, 동화를 읽어보니, 이건 그전에 읽었던 동화가 아니다.

아니, 이런 이야기였나? 왜 그때는 이런 이야기인줄 모르고 읽었지. 하는 후회마저 드는 것이다.

 

이 책,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권도 마찬가지다.

그때 읽었던 동화가 이제는 다르게 읽히는 것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로 읽히는 것이다,

 

그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동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행복한 왕자 _오스카 와일드

피터 래빗 이야기 _베아트릭스 포터

정글북 _러디어드 키플링

 

, 모두 22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어떤가, 그런데 동화라고 해서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읽지 않은 것도 많다. 상당히 많다.

그래서 이제 동화를 어른이 되어서 읽었다.

 

읽어보니? 다르다.

 

고수머리 리케 _샤를 페로

거기 마니가 있었다 _조앤 G. 로빈슨

줄넘기 요정 _엘리너 파전

괴물들이 사는 나라 _모리스 샌닥

끝없는 이야기 _미하엘 엔데

내 이름은 패딩턴 _마이클 본드

종이 봉지 공주 _로버트 먼치

어느 별에서 온 이상한 소식 _헤르만 헤세

 

이상이 읽지 않은 동화책이다.

어릴 적, 그리고 커가면서 읽지 못한 것이니, 나의 독서가 지극히 편중되어 있다는 것을 우선 알게 된다. 나의 어린 시절에, 그때 읽어야 할 동화를 미처 읽지 못하고 성장(?)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읽으니, 참 다행이다.

 

그래서 읽지 못한 동화는 더 유심히, 각별하게 읽어나갔다.

이런 내용이 마음에 와 닿는다.

 

<내 이름은 패딩턴> _마이클 본드 (180쪽 이하)

 

이건 영화로 본 기억이 난다. 그래도 이 책으로 리뷰를 다시 해보니. 그만 놓쳤던 것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곰이 사람들이 사는 곳에 와서 같이 산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한데, 그 곰의 모든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가족들의 모습이 나에게는 교사가 된다.


모든 것이 서툰 사람들을 얼마나 견디며살아왔던가? 예의에 어긋한 행동을 태연하게 하는 사람, 업무에 서툴러서 실수를 밥먹듯 하는 사람, 사회 생활에서 그런 사람을 어디 한두명 본 게 아니다

또 나자신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실수하고 또 실수하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을 나의 모습이 보인다.

 

<어느 별에서 온 이상한 소식> _헤르만 헤세 (214쪽 이하)

 

헤세의 동화는 처음으로 만나고, 처음으로 읽는다.

 

저자는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동화라는 형식 속에서 현실은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214)

 

헤세는 1차 세계 대전의 기억을 이 동화에 담았다.

소년이 죽은 이들을 위한 꽃을 얻기 위해 수도의 왕에게 가던 중에 들르게 된 신전.

그 신전에는 수많은 폐허와 시체가 있었다. 그곳 사람들과 이야기하던중 그 곳이 다른 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별에는 왕이 있었는데, 그 왕은 소년으 요청을 거절함은 물론, 전쟁을 멈출 마음도 없었다.


그런 신전, 다른 별을 벗어나 소년은 원래 목적하던 수도의 왕에게 가, 목적을 달성하고 돌아온다, 그러나 중간에 들렀던 신전, 또다른 별에서의 기억은 계속 소년의 가슴속에 남아있다.

 

저자가 전해주는 이 동화의 결말은 이렇다.

 

소년은 다른 별에서 느낀 슬픔과 연민을 간직한 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208)

 

,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 동화를 소개할 때 맨처음 말한 저자의 말을 떠올려보자.

 

동화라는 형식 속에서 현실은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214)


이제 저자의 그 말뜻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누군가 말한 현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같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이 동화, 현실은 이 동화보다 더 잔혹하다. 전쟁은 그치지 않고, 해서 슬픔과 고통은 그치지 않는다, 그러니 언젠가는 그 슬픔을 위로해 줄 꽃이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른다.

 

저자의 동화에 대한 생각,

 

동화는 바로 그 잃어버린 마음의 자리에서, 지친 우리를 위한 가장 다정한 치료제가 되어 기다리고 있다. (5)

 

동화는 상처를 단번에 없애주지는 못해도, 굳어버린 마음을 천천히 풀어주고, 지친 영혼에 다시 숨쉴 자리를 내어준다. (5)

 

동화는 우리가 동심을 잃어버렸다고 꾸짖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직 괜찮다고, 당신 안에는 여전히 맑고 깨끗한 마음이 남아있다고. (5)

 

그래도? 그래도 믿어보자.

 

저자의 말에 약간 찔리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동화 속의 이야기가 현실 같다고 하지만, 그 안에서 사건을 풀어내는 주인공이 우리와는 거리가 있어보이니까 말이다.

 

저자는 이미 알고 있다, 어른이 된 우리들 마음을,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마음을 계속해 뒤로 미루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4)

 

그러니 어른인 우리는 동화처럼 단순하게 이루어질 일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지 않는가.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마음을 다잡는 것도 하지 않으려 하고, 계속해서 미루기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길까?

저자는 역시 족집게처럼 알고 있다.

 

조금 외로워도 괜찮은 척하고, 오래 품었던 꿈이 희미해져도 원래 사는 게 그렇지하며 스스로를 달래는 일, 그렇게 우리는 하루하루를 견디는 법을 배워가지만, 그 사이 마음은 조금씩 지치고 닳아갑니다. (4)

 

그러한 일을 되풀이하지 말자고, 저자는 웅변하고 있다.

그러니 저자가 일껏 읽어주는 동화를 소홀히 넘기지 말고 열심히 읽고 새겨보자,

그러면 책속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우리를 인도해주는 스승을 뜻밖에 동화에서도 만날지 누가 아는가? 그러한 일,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일어날지, 그 누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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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4분의 3은 호기심이다 시대철학 1
자코모 카사노바 지음 / 비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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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4분의 3은 호기심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책 표지에 이런 말이 써있다.

 

[과거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되는 시대,

당신의 낡은 철학을 교체하라.]

 

철학을 교체하라니 그렇다면 이 책은 철학책인가?

그런데 표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다름아닌 희대의 바람둥이로 소문난 카사노바다. 그렇다면 카사노바의 철학을 말하고 있는 책인가?

 

맞다, 철학책이다.

 

어떻게 그를 따라가며 철학을 설파하는지 살펴보자.


첫째 장부터 그의 철학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정체성에 관련된 철학이다.

 

그의 직업, 생업은 무엇이었던가?

실상 카사노바의 직업이 무엇이었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저 귀족으로서 부유한 집안 덕분에 바람을 피운 인물, 그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직업은 다양한데 그게 바로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나무위키에 보면 그의 직업은 다음과 같다.

 

[성직자, 군인, 모험가, 도박사, 시인, 소설가, 사서.]

물론 그 앞에 단서가 붙는다. ‘자칭


그러니까 실제 성직자, 군인 등의 직업을 가졌던 것은 아니고, 그런 인물로 행세했다는 말이다.

 

그것을 저자는 이렇게 풀이한다.

 

그가 한우물을 파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한 우물만 파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계에 살았던 것은 아닐까. 당시 유럽은 신분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동하던 시기였다. (17)

 

그러니 카사노바의 행적을 시대와 결부시켜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출신이 보장해주던 자리는 점점 줄었고, 새로 생기는 자리는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그 빈자리를 차지하려면 자신을 그때그때 맞는 모습으로 바꿔야 했다. (17)

 

이야기를 간단히 하기 위해 이 부분의 결론을 찾아본다.

 

인간의 삶 역시 하나의 고정된 모습으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카사노바는 자신이 태어난 베네치아의 카니발처럼 상황에 따라 주저없이 다른 가면을 썼다. (18)

 

그래서 삶을 주도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단일한 나다움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내가 어떤 나를 어디서 꺼내 쓰는가에 대한 감각이다. (20)

 

피옴비 감옥 탈출 (97쪽 이하)

 

이런 철학에 관한 논의는 이어진다.

 

그는 베네치아의 감옥에 갇혔던 적이 있다.

두칼레 궁전의 꼭대기, 납으로 덮힌 지붕 바로 아래에 있던 감옥, 즉 피옴비 감옥에 갇혔었다.

감옥에 갇혀서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그는 탈옥을 준비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수감기간 중 1년여를 오직 탈옥을 기획하고 준바하는데 썼다.

그 시간 동안 그가 진짜로 만들어낸 것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한 편의 이야기였다.

그는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 있었다. (99)

 

그리고 그는 탈옥했다. 정문을 유유히 걸어나온 것이다.

그 다음 그는 파리로 향한다, 거기에서 감옥 탈출 신화를 만들어간다.

 

저자는 카사노바의 이런 행적을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그 시기는 지금 당신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머물고 있는가. (105)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두 갈래의 시선으로 그를 따라간다. (8)

첫째, 그의 기술을 분석한다.

둘째, 그 기술이 남긴 상처를 분석한다.

 

그래서 카사노바의 여러 모습을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그 행적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는지도 알 수 있었다.

 

또한 저자는 그런 행적을 통해, 표지에 말한 것처럼 철학을 교체하라는 명제를 잘 살펴보고 있다. 그가 가진 철학은 당시는 물론 현재에도 여전히 질문을 남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질문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당신의 자유는 진실한가, 아니면 타인을 무대로 삼은 연극인가’ (112)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카사노바는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떤 대답을 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철학을 교체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게 이 책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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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마크 해던 지음,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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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집이다. 단편 소설집.

이 책에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비롯해 모두 8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그리스 신화의 완벽한 해설

 

그리스 신화에 미노타우루스 신화가 있다.

미궁, 또는 미로의 근원이 되는 신화다.

 

그 신화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과연 이 신화에는 어떤 기본 이야기(설화)가 있을까?

무언가 있었을 것이다. 그 신화의 저변에는 어떤 사건이 구전으로 떠돌다가 이윽고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신화가 되는 과정이 있었을 것인데, 미노타우루스는 어떤 이야기가 밑바탕이 되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었다. 궁금했었다.

다른 신화의 스토리, 예컨대 영웅이나 신들의 이야기는 힘이 센 인간들이 소문이 나고 그들의 영웅담이 전해지다보니, 그들을 신격화하게 되고, 이윽고 영웅 또는 신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는 신화 형성의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미노타우루스 신화는,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먼저 그리스 신화 미노타우루스 등장인물을 알아보자.

 

미노스 : 아버지

파시파에 : 어머니

미노타우루스 : 아들

황소 : (파시파에와 교접했다고 전해지는 황소)
다이달로스 : 미로를 만든 장인

이카로스 : 다이달로스의 아들

 

. 이제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이 소설 <어머니의 이야기>와 비교하면서 살펴보자.

 

이 소설의 첫머리에 화자의 남편과 아들 폴이 등장한다.

남편이 전갈을 해서 화자인 아내를 부르는데, 그 용건을 화자는 이미 알고 있다.

바로 아들 폴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이 되는데, 아들 폴은 보통 인간이 아니라, 남편의 말에 의하면 백치였다. (14) 또한 이런 말을 덧붙인다.

흉측한 괴물, 인간과 원숭이, 또 뭔지 모를 뭔가가 섞여 있다고 말한다. (14)

 

그러나 아내 눈에는 그저 사내아이일뿐이었다.

 

아내가 오자, 남편은 설비기사와 그의 아들을 불러온다.

그들을 부른 용건은?

아들을 가둘 시설을 만들라는 것, 이것은 신화의 미로에 해당한다.

 

이쯤 되면 소설의 이야기가 신화의 이야기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이제 이 소설에서?

 

신화의 기본이 되는 미노타우루스의 어머니인 파시파에가 황소와 교접을 했다는 이야기는 실로 허황되기 이를데 없는데, 과연 당시에도 사람들은 그것을 믿었을까?

 

아무리 신화라고 하지만, 황소와 인간 여자가 교접을 해서 황소머리에 사람 몸인 괴물이 탄생할 수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믿었을까?

 

그런데 그것은 사람들이 믿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 소설에서 설비 기사는 그 이야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빨리 퍼트리지 못해 안달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17)

 

이게 바로 신화의 핵심이다.

이렇게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믿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퍼트리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옮겨지는 과정에 그 이야기가 사실인가 아닌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소설의 전개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알 수 있게 된다.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루스 이야기

 

신화에서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를 미로에 가둔다.

테세우스가 크레테에 와서 미노타우루스를 죽인 다음에 일이다.

 

미로에 갇힌 부자는 탈출을 위해 밀랍과 깃털로 날개를 만들었고, 하늘로 탈출을 시도했는데.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태양 가까이 날아간 이카로스는 밀랍이 녹아 바다로 떨어지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이 소설에서 설비기사와 아들 역시 갇히게 되는데, 아들 역시 신화 속의 이카로스와 같은 운명을 맞이한다.

 

(아들은) 창문에서 겨우 50미터 떨어진 곳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목제 문기둥 위로 떨어져 기둥이 가슴을 뚫었고 목은 부러져 있었다. (........) 그는 버들가지와 밀초. 비둘기 깃털로 만든 날개 한쌍을 달고 있었다. (37)

 

이게 더 현실적이다. 이게 이카로스 추락 사건의 실제 모습일 것이다. 창문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떨어졌을 것이다. 태양 근처는커녕, 창문에서 100미터에도 못미쳤을 것이다.

 

아버지는?

그 아비는 지금쯤 프랑스 상공을 날고 있겠죠.”(37)

 

설비기사와 아들의 이야기를 전해준 사람의 말이지만, 이 소설의 화자인 아내는 이렇게 평한다.

 

실상은 그렇게 환상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 훨씬 허접했으리라. (37)

 

그래서 이 소설은 신화 이야기를 실제 사건으로 복기해서 들려준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라고.

 

신화가 형성되는 데 필요한 요건들

 

궁전 지하에 미로 같은 터널을 만드는 겁니다. (18)

 

그렇게 해서 지하 감옥이 만들어졌다. (25)

 

미로가 있다고 소문을 내는 거지요.

그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 사람들이 겁을 먹을 테고, 사람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지요. (27)

 

다시. 이 책은?

 

특이하게도 그리스 신화가 소재가 되는 작품이 무려 3개 작품인데. <어머니의 이야기>는 물론 <세계의 고요한 경계><개들>이 그것이다.

<세계의 고요한 경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등장한다.

그러니 역시 신화를 모티프로 삼은 소설이다. <개들> 역시 그리스 신화가 소재다.

 

저자는 그런 작업을 거친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의 본질을 파헤쳐 보여준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전해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작업은 신화뿐만이 아니라. 소설에도 같은 작업이 필요할 것이고, 그런 과정을 거쳐 독자에게 배달이 되는 것이다. 소설도 신화도 같은 이야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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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들)
클레르 마랭 지음, 류재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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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에서 독자들이 맨처음 만나게 되는 저자의 말은 이렇다.

 

<들어가며: 우리의 삶은 오직 단절로 이루어져 있을 뿐>

 

그렇다, 단절이 우리 삶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다.

저자가 <들어가며>에서 한 말 중 몇 개만 짚어보자.

 

단절이 깔끔한 절단이면 좋을 것이다.

단절은 갈기갈기 찢어짐이다.

분리와는 다르다.

단절은 찢어짐이다.

 

그다음 이런 질문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우린 정말로 다리를 불살라버릴 정도로 관계를 끊고 다른 무언가로 나아갈 수 있을까? (11)

 

이 책은 단절의 정의를 명확하게 한 다음, 단절의 여러 형태를 통해 우리가 다른 무언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저자의 이 말이다

 

단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적 실존 차원이든, 집단적 생존 차원이든, 절실한 변화의 필요에 직면하여 성숙함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22)

 

단절의 여러 모습들

 

저자는 단절의 여러 모습들을 가감없이 들춰낸다.

우리가 그냥 무심코 지나갔던, 해서 단절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단절들이 저자에 의해 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단절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결별, 연인과의 결별. 낙상 등 고통, 탄생과 분리

가족과의 절연, 사라짐,

 

단절은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이제껏 인생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들을 '단절'이란 개념과 연결시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제 그런 상황들을 되돌아보면서 소위 생각이란 것을 해보게 된다.

 

그런 생각들, 계속해서 떠오른다. 그 중 몇 가지 적어둔다.

 

분산의 기쁨에 대하여

 

여기서 말하는 분산이란 개념이 신기하다.

지금껏 내 정체성을 분산이란 개념과 연관시켜 본 적이 있던가?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런 글은 신기할 정도다.

 

하나의 정체성 속에 갇히지 않고 다중적 존재가 되는 데서 오는 기쁨을, 아니 어쩌면 그런 존재가 될 필요마저 느끼는 것은 아닐까? (102)

 

이건 심대한 도전이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나자신이 하나의 자아, 하나의 정체성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생각해왔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런 글을 읽어보자.

 

자아는 잠정적인 것일 뿐이다. 사고나 감정, 머리에 가해진 타격이 이전의 성격을 완전히 배제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흔히는 즉각적으로 형성된,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다. (103)

 

말을 간추려보자.

내가 가진 자아가 절대불변의 것은 아니다. 어느 한순간 어떤 사고 또는 사건을 만나거나 당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나자신이 변할 수 있다.

 

우린 끊임없이 분산되어 있다. 우리가 우리의 존재를 견뎌내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정신적으로 다른 데 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4)

 

베르그송은 무척 고무적인 발언을 계속한다.

 

베르그송은 하나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되기의 피로감을 처음 강조했다. (111)

우리가 원래는 내적 다중성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었지만 살아가면서 점차 그 다중성을 잃어간다고 했다. (114)

이런 다양한 인격들은 저희들끼리 경쟁하는 대신 공존한다. (116)

 

논의는 계속되는데, 앙리 마쇼의 <부러진 팔>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자아를 다양하게 성찰히도록 독자들을 인도한다.


고통 :낙상

낙상 한 가지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단절의 상황을 성찰할 수 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다르게 보도록 만드는 사건이다. (126)

고통은 내 존재의 습관을 바꾼다. (127)

내 자리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자신을 다르게 발견하는 일이다. (127)

 

다시 이 책은?

 

이러한 성찰은 계속된다.

 

이별, 결별, 연인과의 결별. 탄생과 분리, 가족과의 절연, 사라짐,

 

이런 사건들을 겪지 않는 인생은 없다. 무릇 인간이라면 그런 일은 다반사로 겪어나가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한 경우, 어떤 '생각'을 하면서 견뎌냈는지?

 

이 책은 우리들에게 말한다. 그런 단절을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고,

단절은 인간에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다. 세상에 태어날 때 어머니 모태로부터 빠져나오는 순간에 단절은 시작된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수많이 맺고 끊어지는 인간관계 또한 단절의 연속이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은 우리들로 하여금 단절을 직시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 단절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도록 권면한다.


모처럼 인생의 과정 전부를 연결하며 생각하도록 하는 책을 만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예시로 들어 설명하는 것들은 바로 독자들 자신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어간다면, 인생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길 것이다.


해서 앞서 언급한 결론을 다시 한번 인용한다. 

 

단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적 실존 차원이든, 집단적 생존 차원이든, 절실한 변화의 필요에 직면하여 성숙함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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