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감탄한다. 그리고 그런 문장을 모아 일기 대신 적기도 한다. 그런 글들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만큼 여기 담겨진 셰익스피어의 글들은 좋다,
물론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모두다 좋지만, 그런 작품 속에서 고르고 고른 문장이니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여기 저자가 추린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모두 15편이다.
그중 물론 4대 비극인 <Hamlet 햄릿>, <King Lear 리어왕>, <Othello 오셀로>, <Macbeth 맥베스> 도 들어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셰익스피어 작품은 다음과 같다.
Twelfth Night 십이야
The Tempest 템페스트
Romeo and Juliet 로미오와 줄리엣
A Midsummer Night’s Dream 한여름 밤의 꿈
The Merry Wives of Windsor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
The Two Gentlemen of Verona 베로나의 두 신사
The Taming of the Shrew 말괄량이 길들이기
Julius Caesar 율리우스 카이사르
The Merchant of Venice 베니스의 상인
Cymbeline 심벨린
Hamlet 햄릿
King Lear 리어왕
Othello 오셀로
Macbeth 맥베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이 책의 구성
저자는 각 작품마다 작품의 개요와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한다.
줄거리를 계속 따라가면서 그때 그때마다 등장하는 좋은 문장들을 소개한다.
그러니 독자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그 자체를 모두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위에 소개한 작품들의 일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알아가면서 그중에서 음미할 구절들을 챙겨볼 수 있다.
그렇게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셰익스피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이 책으로 시나브로 셰익스피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글들, 몇 번이고 음미해도 좋다.
<Romeo and Juliet_로미오와 줄리엣>에서
Parting is such sweet sorrow. that I shall say good night till it be morrow.
이별은 이리도 달콤한 슬픔이라 내일 아침까지 인사를 나눌지도 모르겠네요. (47쪽)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고 헤어질 때 달콤한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만나 같이 있는 시간이 얼마나 좋았으면,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지는 그 순간, 그 잠시 동안의 헤어짐이 달콤하다 여겨지는 것일까?
이런 문장이 바로 셰익스피어 글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그 둘은 서로의 가문이 원수여서 극복해야 할 것들이 태산같이 많다.
그러니 이런 대사가 나온다.
What’s in a name? That which we call a rose by any other name would smell as sweet.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우리가 장미라고 부르는 그 꽃은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향기롭지요. (49쪽)
<A Midsummer Night’s Dream_한여름 밤의 꿈>에서
The course of true love never did run smooth.
진정한 사랑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네. (62, 65쪽)
셰익스피어가 사랑에 관하여 한 말 중, 이 말이 가장 의미있는 말이다.
그렇지 않은가? 셰익스피어는 사랑을 그릴 때 결코 순탄한 사랑을 그리지 않는다.
셰익스피어가 그려놓은 사랑의 모습은, 항상 어려움을 딛고 이겨내는 사랑이다. 그래야만 사랑이 더욱 값질 테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셰익스피어의 글을 읽고 힘을 얻어가는 게 아닐까?
이런 사랑의 잠언도 읽어보자.
Love like a shadow flies when substance love pursues.
물질적 사랑을 추구할 때, 사랑은 그림자처럼 날아간다네. (75쪽)
그의 4대 비극에는 인생이 들어있다.
셰익스피어는 사랑만 노래한 것이 아니다. 그의 작품, 특히 4대 비극을 읽어보면 그가 얼마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런 것들이다.
When we are born, we cry that we are come to this great stage of fools.
우리가 태어날 때, 우리는 이 거대한 바보들의 무대에 올랐다는 이유로 울지. (175쪽)
셰익스피어 말고 그 누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기껏해야 생물학적으로 액체 속에 있다가 기체가 있는 세상으로 나오니 호흡하느라 운다는 그런 뻔한 이야기나 하지 않는가. 이런 통찰을 만날 수 있기에 사람들은 셰익스피어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가 보다.
How sharper than a serpent’s tooth it is to have a thankless child!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를 기르는 것은 뱀의 이빨보다 더 위험하네. (177쪽)
셰익스피어의 생각은 여기저기 미치지 않는 데가 없다. 이런 말을 새겨듣고 부모들은 아이를 키울 때, 잘 키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부모될 자들이여, 셰익스피어를 읽을지어다.
Our bodies are our gardens, to the which our wills gardeners.
우리의 몸은 정원이고, 우리의 의지는 그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입니다. (183쪽)
이건 <오셀로>을 읽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던 말이다. 이 책으로 이런 말도 새겨보게 된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으로 독자들은 셰익스피어를 다시 읽는 셈이다.
그것도 한꺼번에 15편을 말이다. 그 15편에 들어있는 작품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중 중요한 것들이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셰익스피어를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이 책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영어 원문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의미있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셰익스피어를 우리말 번역으로 읽게 되는데, 영어 원문을 같이 읽으니 영어공부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Parting is such sweet sorrow’에서 보는 것처럼 영어 원문을 읽고보니, 예전에 남성 보컬 그룹의 이름이 '스윗 소로우'이었던 게 기억난다. 그 그룹 이름이 셰익스피어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것, 그만큼 셰익스피어는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그러니 이 책으로 조금더 셰익스피어와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