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의 남자들 세트 - 전2권 -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클레오파트라의 남자들
윌리엄 셰익스피어 외 지음, 김연수 옮김, 안지희 감수 / 히스토리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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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남자들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클레오파트라처럼 문제적 인물이 있을까?

그녀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말들이 있다.

 

천하의 요부, 한 남자를 망친 여자, 라는 평가도 있는가 하면 기울어가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쓴 여왕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한 파스칼의 <팡세>에서 그 유명한 구절도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인 파스칼은 그의 책 <팡세>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공허를 확실히 알고자 하는 사람은, 연애의 원인과 결과를 생각하면 된다. 그 원인은 나로서는 모르는 것(코르네유)’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섭다. 나로서는 모르는 것이, 사람이 인식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사소한 것이 전 지구와 황후와 군대와 전 세계를 움직인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는 달라졌을 것이다.]

 

참으로 난해한 구절이다. 지금이라도 파스칼을 만나 그 말의 진의를 묻고 싶다.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어떻게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 책을 읽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난다.

<클레오파트라의 남자들>, 책은 두 권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주변에 있던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다.

 

두 명이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

그 두 사람과 클레오파트라의 관계를 각각 희곡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 남자들과의 사이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어떻게 그 난국을 헤쳐나갔는지를 알 수 있다.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와 그 두 명의 남자는 각각 만났고, 서로 사랑했다.

그런 사랑의 이야기가 희곡으로 전개된다.

 

먼저 만남의 순서를 따라가보자.

카이사르를 먼저 만났고, 카이사르가 죽은 후 로마 정세의 변동에 따라 이윽고 그녀에게 안토니우스가 운명처럼 나타난다.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조지 버나스 쇼의 희곡작품이다.

이 책을 대할 때까지 버나드 쇼가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희곡을 썼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그 전에 조지 버나드 쇼의 이 작품을 토대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몰랐다. 오래전에 그 영화을 본 기억은 어슴푸레 나지만, 그게 버나드 쇼의 작품을 토대로 했다는 것은 기억에 없다.

 

해서 이 작품은 새로웠다.


그 둘은 어떻게 만났을까?

우리가 보통 알기로는 카이사르가 이집트에 온 후, 카페트로 감싼 뒤, 그 카페트를 시종이 들고 카이사르에게 간다. 그게 아마 가장 유명한 장면 아닐까?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에 그런 장면이 등장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스핑크스에서 만난다.

 

이 희곡의 끝 부분에 재미있는 설정이 등장한다.

바로 카이사르가 안토니우스를 클레오파트라에게 보내주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이다.

 

그는 활기차고 새로우며, 강하고 젊고, 아침에는 희망을 품고, 낮에는 싸우며, 저녁에는 흥청댄다오. 카이사르와 이 남자를 교환하겠소?

이런 카이사르의 말에 클레오파트라는 묻는다. 그의 이름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221)

 

그런 약속을 한 카이사르는 로마로 떠나면서 이 희곡은 끝난다.

마치 그 다음 안토니우스 편을 예고하는 듯하다.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역시 카이사르를 주제로 다른 희곡을 쓰긴 했지만 거기에는 클레오파트라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의 상대역으로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는 버나드 쇼의 작품과는 그 결이 다르다.

두 사람간의 사랑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다. 그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결국 둘을 죽음으로 이끌어간다. 만나서 사랑하고, 그리고 죽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는 모습이 로마의 정세와 맞물려 진행이 된다.

 

그때 등장하는 한 남자가 있으니 바로 옥타비우스, 후에 로마의 초대 황제가 되는 인물이다.

그리고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공동 전선을 펼쳤지만, 패전하고 쫓겨오게 되면서, 그 두 사람의 인생은 죽음을 맞이한다. 그 죽음에는 그 둘의 사랑도 같이 묻힌다.

 

다시, 이 책은?

 

역사에 클레오파트라는 등장한다.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인물이니 당연히 역사책에 등장한다.


그런데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이라고 해서 모두 문학작품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이 문학작품에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인물이 중요하다는 것과 또한 해석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클레오파트라는 어떤 사람인가?

역사책을 통하여 그 인물을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문학작품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버나드 쇼와 셰익스피어.

세계 문학의 큰 별, 그 두 사람이 그려낸 클레오파트라, 과연 어떤 사람인지?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클레오파트라의 인생을 좀더 의미있게 살펴보는 문학적 탐구 생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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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따라 쓰는 빨간 머리 앤 - 따뜻한 영어 필사 힐링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다온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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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따라 쓰는 빨간 머리 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가 소년적 시절에는 관심도 없던 책이다.

그런데 소년을 벗어나서 언젠가 만난 앤이라는 아이, 늦게 만난 것이 한스러울 정도로 정이 가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현실에도 있을까 생각이 드는, 있다면 한번 만나보고 싶은 아이다.

 

작품 속에서 앤을 만난 사람들은 누구나 앤을 좋아하게 되는데, 앤에게는 끌릴 수밖에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건 순전히 저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앤이라는 인물을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그런 앤을 이번에는 영어 필사책으로 만난다.

 

오랜만에 접하는 영어, 그리고 영어를 필기체로 써본다는 것, 그것도 마음에 든다.

 

앤은 어려운 일을 많이 겪지만, 그것들을 견디고 이겨낸다. 그러한 힘은 무엇일까?

바로 남들과 다른 앤의 상상력이다. 그 상상력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말을 들어보자.

 

[“What difference does it make how it's spelled?" asked Marilla with another rusty smile as she picked up the teapot. ]

(이 부분은 원서에서 가져온 글이다. 앤이 왜 아래와 같은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함이다. 메릴라의 질문에 앤의 대답이 이어지는 것이다.)

 

"Oh, it makes SUCH a difference. It LOOKS so much nicer. When you hear a name pronounced can't you always see it in your mind, just as if it was printed out? I can; and A-n-n looks dreadful, but A-n-n-e looks so much more distinguished. (24)

 

세상에! 사람 이름을 들으면, 그 이름이 프린트 되어 눈앞에 떠오른다니, 그게 상상력의 지존이 아닌가? 그런 상상력은 세상을 이겨내고,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앤만의 마력이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그것뿐만이 아니다. 그전에 앤을 영어 원서로 읽은 적이 있는데, 이름에 관한 앤의 독특한 철학에 매료되었기에, 여기 잠깐 옮겨본다.

 

머릴러가 앤에게 이름을 묻는다.

"What's your name?"

 

그 다음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보자.

 

The child hesitated for a moment.

"Will you please call me Cordelia?" she said eagerly.

"Call you Cordelia! Is that your name?"

"No-o-o, it's not exactly my name, but I would love to be called Cordelia. It's such a perfectly elegant name."

 

코딜리어가 멋지고 우아한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앤은 셰익스피어를 읽은 것 아닐까?

 

그런 앤이 이번에는 자기 이름인 Ann에 대한 철학을 설파하는 것이 얼마나 인상적인지,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앤을 좋아하기 시작할 것이다.

 

앤의 소원, 꿈은 무엇일까?

 

앤의 꿈은 소박하다. 단순하기도 하다. 이런 꿈도 있다.

 

It’s always been one of my dreams to live near a brook. I never expected I would, though. Dreams don’t often come true, do they? Wouldn’t it be nice if they did? But just now I feel pretty nearly perfectly happy. (18)




Dreams don’t often come true.

그러나 앤의 꿈은 이루어졌다.

 

다시, 이 책은?

 

어릴 적, '빨강머리 앤'이 안중에 없었던 것은 단순히 내가 소년이라서 그랬던 것만은 아닐 것이다. 앤을 이해하는 정서가 나에겐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싶다. 이제 어른이 되어 인생을 조금 알다보니, 빨강머리 앤의 정서가 이해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앤의 의미있는 인생의 순간들을 영어로 새겨보는 것도 우리 인생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잊었던, 또 잃어버린 꿈을 되찾아내 인생에 활력을 얻을지도 모른다.

 

그런 소박한 꿈을 이제라도 꾸는 것, 부끄러운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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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본색 - 가려진 진실, 드러난 욕망
양상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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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본색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본색이라는 말은 대개 부정적으로 쓰인다.

이제야 본색을 드러냈다는 식으로 쓰여 부정적인 의미를 보인다.

 

언론 본색은 어떤가?

마찬가지다. 부정적이다.

저자는 우리 언론이 자유와 방종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음을 간파하고 그 본색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앞 표지에 부제처럼 쓰여있는 말들이 그것을 보여준다.

 

가려진 진실, 드러난 욕망

자유와 방종의 두 얼굴

 

먼저 이런 말, 새겨두고 싶다.

 

언론인들은 언론이 전하는 진실에 관해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잘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다


사람들이 말로는 언론을 향해 진실을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내 생각과 같은 뉴스를 기대하는 것이고 언론은 이를 의식하며 뉴스를 내놓는다

 

그런 언론,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언론은 왜 나아지지 않는가?

저자는 그런 우리 언론의 민낯을 소개하며 언론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기억해야 할 자료들

 

객관주의 저널리즘과 라쇼몽의 현실 뉴스의 본질은 왜곡’? (39쪽 이하)

 

원작인 소설을 영화화한 <라쇼몽>에서 같은 사건을 보고 난 후 사건 당사자와 증언의 증인이 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통하여 객관적인 진실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모두가 속은 모니퇴르의 거짓 일화 (161쪽 이하)

 

<모니퇴르>라고 하니까 무언지 잘 모를 것 같지만. 나폴레옹이 엘바를 탈출하여 파리도 돌아오는데 그 과정을 보도하는 신문 중 <모니퇴르>지가 나폴레옹에 대한 호칭을 시각에 따라 달리 했다는 전설적(?)인 내용이다.

 

이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기사가 나온다.(나무위키)

 

============

39'식인귀(anthropophage)', 소굴에서 탈출

310"코르시카 산() 오우거(Corsican Ogre)", 주앙(Juan) ()에 상륙

311일 호랑이(tiger), 카르프에 나타나다

312일 괴물(monster), 그레노블에 야영

313일 폭군(tyrant), 벌써 리옹에 진입

318일 찬탈자(usurper), 수도 100km 지점에 출현

319일 보나파르트(Bonaparte) , 북으로 진격 중! 파리 입성은 절대 불가

320일 나폴레옹(Napoleon)[16], 내일 파리 도착 예정

321일 나폴레옹 황제(Emperor Napoleon), 퐁텐블로 궁에 도착하시다

322일 어제 폐하(his majesty)께옵서 충성스러운 신하들을 대동하시고 튈르리 궁전에 납시었다.

 

이후 모니퇴르는 프랑스 정부의 공식적인 기관지가 되었다가 후에 관보로 흡수된다.

=======

 

이런 사연을 기록한 다음, 이에 대해 이렇게 코멘트하고 있다.

 

[유명한 이야기지만 어디까지나 도시전설이다. 해외에서도 유명한 도시전설이라 실제로 당시 신문을 찾아봤는데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한다. 황제라는 표현이 꺼려지고 위험한 찬탈자처럼 다뤄진 부분은 많지만 저렇게 극적인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하며 리옹을 목전에 둔 이제르(Isère)주의 주도 그르노블(Grenoble)에 도착하면서부터 그는 최소한 대공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 이제야 알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 161쪽 이하를 읽어보시라.

 

그런데 <모니퇴르>가 했다는 기막힌 호칭의 변화, 그건 분명 사실이 아니지만, 그런 행동을 한 곳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언론이다.

 

전두환의 등장을 보도한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들이 바로 그런 경우다.

1980년 전두환이 등장했을 때의 언론 보도와 2021년 전두환의 사망을 보도한 언론을 비교해보면, 언론의 얼굴이 두 개인 것이 확실하다.

 

다음 사진은 1980823일자 조선일보.



 

날조된 <모니퇴르>의 일화는 비록 없는 사실이지만, 그런 행태는 현실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는 것, 그게 문제다.


우리가 그런 내막을 알 리가 있나?

 

이 책을 읽다보니, 일반인들은 참 순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밝혀 놓은 것들 중, 내막은 그런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여지껏 그런 것들 관심이 없었으니 보일 리 없었다. 해서 이 책으로 이제야 그런 내막을 알게 된다.

 

기자실의 폐쇄 여부 (176)

노골적 당파성, 기울어진 운동장 (221)

정치인과의 노골적 유착 (239)

 

이밖에도 다양하고, 많은 것들이 내막, 흑막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런 게 가짜 뉴스였다니!

 

방관자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를 만들어낸 사건

 

뉴욕 타임스 편집장인 로젠탈은 이런 보도를 한 적이 있다.

196430여 명이 살인 사건의 현장을 목격했지만 경찰에 신고하거나 피해자를 도운 이가 한 명도 없었다는 보도를 주도했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심리학에서 방관자 효과라는 개념이 나오기도 했다. (204쪽)

 

사례를 실제 검색해보니, 이런 자료가 나오고 있다.

 

[키티 제노비스 사건

1964,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가 뉴욕 시의 자기 집 근처에서 오전 330분 강도에게 살해당했다. 그녀가 격렬하게 저항을 했기에 강도와의 사투는 30분 이상 계속되었는데 주변의 40가구에서 그 소리를 들었으나, 어느 누구도 그녀를 구하려고 하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 그녀는 그대로 강도에게 살해당했다.-라고 타임지에 기사가 실렸고, 사람들은 키티 제노비스 사건을 방관자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다. 범인이 처음 키티 제노비스를 덮쳤을 때 주변에서 그 소리를 듣고 그녀를 내버려두라고 했고, 범인은 그 소리에 놀라 도망쳤다. 경찰에 신고한 사람도 있다. 키티 제노비스는 일어나 아파트 주민들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들어갔고, 돌아온 범인이 그때 그녀를 덮쳐 죽였다.] (위키백과)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언론의 신뢰를 잃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181)

 

모든 진실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183) 

 

다시, 이 책은?

 

언론이 욕을 먹는다.

요즘 자주 듣는 말이다. 언론이 욕을 먹고 있다니.....

그 이유가 무언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살펴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이 책은 한겨레 신문사의 대표이사를 두 번 역임한 저자가 쓴

언론을 위한 고언이다. 쓴 약일수록 약효가 있으니,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누가?

일반 시민들도 언론 뉴스의 수용자라는 자격에서 읽어야 하지만, 더 확실하게 읽고 새겨할 사람들은 뉴스 제공자들이다. 다른 말로 언론!

 

저자는 그런 언론의 본색을 밝히고, 언론이 욕먹지 않을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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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재판관 - 헌법재판관 문형배 이야기
고은주 지음, 김우현 그림 / 문학세계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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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재판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다. 해서 동화처럼 잘 읽힌다.

등장인물은 헌법재판관 문형배, 그리고 그의 친구다.

 

화자는 헌법재판관 문형배의 어릴 적 친구, 친구의 눈으로 헌법재판관 문형배를 보여주고 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지금이란 언제를 말하는 것일까?

 

20254411.

그날 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TV 앞에서 긴장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TV를 지켜보고 있었다.

 

TV 속에서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드디어 결정문 낭독이 시작되었다. (15)

이것을 시작으로 화자의 문형배에 관한 추억이 주마등처럼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그 시절, 느티나무 아래서 함께 책을 보면서, 느티나무 너머의 넓은 세상을 함께 꿈꾸었던 내 친구 형배........(20)

 

그렇게 시작한 회상이 대통령 탄핵심판 주문을 낭독하는 .....시점에 이른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탄핵사건이므로 선고 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95)

 

화자의 친구 형배가 그렇게 우리 현대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되는 데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바로 김장하라는 분이다.

 

김장하 선생과 관련하여

 

남성당 한약방 알제? 내가 거기서 장학금을 받게 됐다.

2학년 새 학기부터 졸업할 때까지, 그 다음에 대학 가면, 대학도 졸업할 때까지 그냥 도와주신다고 했다. (58)


그들이 살아온 삶은 동화 같았다.

그런 동화 같은 삶을 살았던 문형배와 김장하..

물론 그들은 동화가 아닌 현실의 삶을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동화 같은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게 이 책이다.

 

그 분, 김장하의 생각 몇 가지

 

김장하 선생은 저에게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 주셨다. (90)

 

나는 이 사회의 것을 너에게 주었으니 갚으려거든 내가 아니라 이 사회에 갚아라. (90)

 

돈이라는 게 똥하고 똑 같아서 모아 놓으면 악취가 진동하는데 밭에 골고루 뿌려 놓으면 좋은 거름이 된다. (101)

 

다시, 이책은 - 왜 느티나무인가?

 

이 책의 제목은 느티나무 재판관이다.

그런데 왜 느티나무일까?

 

화자의 친구인 형배는 그렇게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긋는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그 장면을 화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

동화 속의 내 친구는 이제 대통령 탄핵 심판 주문을 선고하려고 한다.

우리의 정치 현실은 동화가 아니어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너무나도 힘든 시간들이 이어졌다. (93)

 

그 힘든 시간들을, 어른 김장하가 길을 열고 소년 형배가 그 길을 걸었다,

가난했던 시절, 느티나무 아래에서 시작된 정의,

그 길목에 책이 있었고 말없는 응원이 있었다. 이게 이 책의 요지다.

 

우리가 평소에 의식하지 않고 살았던 헌법은,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커다란 결정을 내려주기 위해 묵묵히 서 있는 커다란 나무 같다는 생각이 든다. (95)

 

헌법이라는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모성 마을 입구의 오래된 느티나무를 자주 생각했다. (101)

 

느티나무를 보고 자란 문형배와 그의 친구, 실상은 우리 모두를 말하는 게 아닐까?

지금도 우리 곁에는 그런 친구들이 있다.

느티나무 같은 올곳은 재판관과 우리 국민을 지켜주는 느티나무 같은 헌법.

그런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국민이 모두 새기고 새기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의미가 있다. 그런 것을 다시 새기게 해준 이 책,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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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말을 걸 때 - 아트 스토리텔러와 함께하는 예술 인문학 산책
이수정 지음 / 리스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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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말을 걸 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 그림이 말을 걸 때는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그 그림 속에서 들려오는 말을 듣는 책이다.

 

그런데 과연 그림이 말을 할까?

듣는 방법을 몰라서 그렇지 잘 들어보면 정말 들린다.

그림이 말하는 것이 그리고 그 그림의 작가가 그림을 통해서 하고자 했던 말이 들린다.

어떻게?

 

저자가 했던 (말 듣는) 방법을 살펴보자.

 

검정이 말을 걸던 날 고야를 만났다. (20)

 

고야의 검은 그림 연작들은 그의 말년에 탄생한 작품으로 불안과 절망이 짙게 배어있다.

(.........)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나폴레옹 전쟁과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목격한 고야의 시선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젊은 시절 (.......)

 

저자는 고야의 그림을 보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어떤 말을 들었을까?

바로 이 것이다.

 

고야의 작품들은 삶의 본질이란 과거와 현재, 희망과 절망, 환희와 공허 사이를 끝없이 넘나드는 극적인 이야기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변화라는 피할 수 없는 전설이 놓여있다. (24)

 

고흐가 보내온 너무나 외로운 편지 (26)

 

우리는 보통 명화를 감상하며 조형적, 심미적 즐거움을 느낀다. 그러나 고흐의 그림 앞에서는 조금 다른 정서가 밀려온다. 화려한 색채와 거친 붓질은 그의 고단한 삶과 슬픔을 감추기 위한 노력처럼 보인다.

우리가 저마다 힘겨운 인생의 무게를 감내해야 할 때,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바라보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하늘을 올려다보는 고흐 옆에 조용히 서 있으면 그는 담담하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인생은 원래 그런 거야.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상처도, 별빛 아래 고요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모두 스쳐 지나가는 거야. 하지만 봐, 어둠 속에서도 별은 여전히 빛나고 있잖아. 그래서 괜찮아......괜찮아.’(31) 

 

이 책에서 30명의 화가, 50여점 그림을 만난다.

 

책 속에는 30명의 화가와 50여 점의 작품이 들어있다.

저자는 그런 그림들을 소개하며, 그 안에 들어있는 신화, 문학, 시대 배경과 연결되는 풍부한 예술 서사를 전해준다. 그야말로 대서사시(大 敍事詩).

 

224쪽에서 그림을 보고, 직접 말을 들어보자.

 

제목은 <아침이 가면 밤이 오겠지만 마음은 부서지는구나>인데, 작가는 월터 랭글리다.


그림을 살펴보자. 두 사람이 등장한다.

장소는 바닷가이고 뒤에 등대가 보인다.

뒤에 보이는 바다는 더할나위 없이 잔잔하다.



 

한 사람은 얼굴을 두 손에 묻고 있다. 무엇을 하고 있는 중인가?

아무래도 울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 옆의 나이 든 여자는 옆에서 울고 있는 여자의 등에 손을 얹고 있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니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갔을 목소리가 들리는가?

들린다. 분명하게 들린다. 숨죽여 우는 여인의 목소리도, 또한 그 여자의 슬픔을 함께 하는 다른 여인의 목소리도 들린다. 해서 그림이 말을 하는 것이다.

 

전함 테메레르의 마지막 항해 (240)

영국의 국민화가 윌리엄 터너의 작품이다.




이 그림은 또한 영화 <007 스카이폴>에서도 소개된 바 있으니 찾아볼 일이다.

 

붓을 들고 폭풍 속으로 걸어 들어간 터너가 우리에게 속삭인다.

폭풍을 두려워하지 말고, 온몸으로 통과하라. 비로소 그때 그대의 삶 또한 한 폭의 그림이 될 수 있다.’ (247) 

 

다빈치의 손길도 만날 수 있다.

 

토비아스와 천사 (233)

베로키오의 그림이다.


베로키오 하면 잘 모르겠지만, 다빈치가 피렌체에 와서 그의 공방에서 그림을 배웠다,

따라서 다빈치의 스승인 셈이다.

 

여기에서 다빈치의 솜씨를 볼 수 있다.

토비아스가 들고 있는 물고기가 다빈치가 그린 것이라 한다.





다빈치는 워낙 과작이어서 그의 작품은 모두 다 알 수 있고, 그러니 다 보았는데, 이 그림에서 그의 솜씨를 다시 볼 수 있으니 의미가 있다,

 

이런 것도 알게 된다.

 

극단 미추의 이름 뜻 :

 

극단 미추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고, 관련 기사도 자주 보았는데 그 이름의 뜻은 모르고 있었다. 여기서 그 뜻을 듣게 된다.

 

도올 김용옥이 지은 이름으로, 미추(美醜). 즉 아름다움()과 추함()이 서로를 비추며 함께 존재해야만 진정한 예술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았다한다. (21)

 

다시, 이 책은?

 

이렇게 저자의 입을 빌려 우리는 그림이 전해주는 말을 듣는다.

그건 왜 그런 것일까? 어찌 그게 가능한 것인가?

저자의 이런 마음, 태도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쓸모에 관한 생각.

 

인간이 먹고 사는데 도움을 주지도 않고, 뚜렷한 쓸모도 없어 보이는 미술이 어째서 이토록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존재해 왔을까?

이것은 미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음악, 문학, 연극과 같은 예술 등 역시 우리들의 생존과는 무관해 보이는 예술들도 언제나 우리 곁에 존해해왔다. (19)

 

우리 곁에 한결같이 존재해 왔던 예술들이, 실제는 말을 건네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우리가 듣지 못하고 있으니, 그림들이 그저 숨죽이고 있었던 게다.

이제라도 듣게 되었으니, 이제 그림들은 우리에게 즐겁게 말을 건넬 것이다.


그런 기쁨을 쓸모없이 여겼던 것들에게서 받는다.

그러니 어쩌면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야말로, 우리 삶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쓸모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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