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읽는 조선사 - 아홉 가지 키워드로 보는 조선의 낯선 모습
표학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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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읽는 조선사

 

이 책은?

 

이 책 카페에서 읽는 조선사<아홉 가지 키워드로 보는 조선의 낯선 모습>이란 부제가 있는데, 부제가 이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표학렬,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수능에서 한국사가 선택이던 시절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보고자 재미있고 감동적인 강의 개발에 몰두했고, 그 결과물로 많은 저서를 출간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우리나라 조선조 시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 영웅, 정치인, 출세, 직업, 재테크, 전쟁, 역병, 음식] 모두 9개다.

그러니 이 책은 역사 중에서 몇 개 항목을 취해 분야별로 분류하여,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각 분야별로 어떤 말이 오가는지, 살펴보자.

 

: 조선의 왕이 보여주는 조선 시대 정치의 진짜 모습

영웅: 조선을 구한 영웅, 조선이 만든 영웅

정치인: 조선 시대 정치인은 무엇을 꿈꾸었는가?

출세: 조선 시대 공부와 취직과 승진 이야기

직업: 노비, 역관, 서얼이 보여주는 조선인의 진짜 삶

재테크: 돈의 흐름이 보여주는 다이내믹 조선

전쟁: 불확실성의 시대, 위기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역병: 질병은 언제, 어떻게, 왜 재앙이 되는가?

음식: 조선 시대 밥상이 들려주는 아래위, 안과 밖 이야기

 

<필자는 이 책에서 조선이 가진 다양한 얼굴을 묘사했다.

조선을 하나로 정리하기보다 500년의 역사 속에 얼마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사건과 삶이 있었는지 소개하려 한다.> (9)

 

왕에 대한 이런 시각, 살펴보자.

 

유교에서 지향하는 왕도정치는 유교의 최고 권위자인 군자가 유학자인 신하들의 보좌를 받아 소인인 백성을 교화해 삼강오륜이 실현된 이상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왕이 군자여야 한다는 점이다. (16)

 

조선은 세자를 제외한 왕자들에게 교육을 권장하지 않았다. 공부 잘하는 왕자는 결국 또 다른 왕위 계승 후보가 되는 셈이다. 왕위계승 다툼을 예방하려면 세자의 동생들은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19)

 

태종은 분명 충녕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자신부터가 형을 제치고 왕위에 올랐기에 누구보다 그 사정을 잘 알았다. 그래서 충녕의 처소에 있는 책을 전부 압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충녕은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는 충녕에게 왕이 될 야심이 있었다는 의미다. (19)

 

조선의 왕들, 그런 시각으로 살펴보니 왕과 신하 간의 치열한 기싸움(?)이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벌어졌던 것들, 제대로 이해가 된다.

 

임진왜란 때 일본은 조총을, 우린 활?

 

임진 왜란 때 오간 말을 살펴보자.

 

조총이 있다는데 어찌 만만히 볼 수가 있겠소?”

쏠 적마다 맞는답니까?” (75)

 

유성룡과 신립 장군의 대화다.

왜군과 실전으로 싸워야 할 신립장군의 현실 인식이 참으로 안이하다.

쏠 적마다 맞지 않아도 그렇지, 저런 말을 말이라고 하나?

 

조선은 국제 정세에 어두웠다

 

이 책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조선은 국제 정세에 어두웠다는 말이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은 어땠을까? 전쟁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일까?

 

당시 조선은 분명 일본 침략을 대비했다. 문제는 국제 정세에 어두워 일본의 군사력을 과소 평가했다는 점이다. (75)

 

조선 조 말기, 임진왜란 때에 듣던 말을 다시 듣게 된다는 게 조선의 문제점이었다.

 

조선은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기초적 이해도 없었다. (326)

이런 시대에 흥선대원군의 대서양 정책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328)

청나라는 17세기 세계적으로 유행한 과학과 팽창의 시대에 조응했고 명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패권의 교체는 명백했지만 조선은 이를 보지 못했다. 조선에는 성리학의 시대가 끝나고 과학의 시대가 왔다는 혜안을 가진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313)

 

앞을 보지 못하는 인사들이 관리가 되고, 왕이 되고, 그런 나라가 무려 500년이나 지탱했다는 게 어쩌면 기적 같이 여겨진다.

 

책 뒷표지에 이런 말이 있다.

 

우리는 조선이라면 당연히 어떨 것이라는 오해 속에서 판에 박힌 듯 뻔하게 조선을 보아왔다. 일차원적으로 보아온 조선에 시간, 공간, 맥락의 숨을 불어넣어보자. 입체적으로 살아난 조선의 모습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습을 겹쳐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G2 시대에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자제를 가늠해보는 것, 의미가 있다.

 

G2 시대 향후 패권을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거나, 이에 대비해 힘을 길러야 한다는 충고는 비현실적이다. 미국과 중국은 갈등이 심해질수록 한국의 힘을 빼려고 무리한 요구를 하며 계속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 조금이라도 상대국가에게 우호적인 면을 보이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이나 중국의 남북관계 간섭 등을 이런 견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319)

 

특히나 미국의 리더가 바뀌면, 우리는 G2 사이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언젠가 시간이 흐른 뒤, 우리가 취한 자세가 분명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인데, 과연?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와 닿았던 저자의 글이 있다.

 

조선 시대는 500년이나 되지만 우리는 시간의 선후와 사건의 인과관계와 상관없이 마구 뒤섞어서 조선 시대는 이랬데, 저랬데라고 쉽게 말한다. (5)  

 

나 또한 그랬을 것이다. 아니 그랬다! 그저 몇 권 책 읽고, 앞뒤 분간 못하고 앞 시간대 이야기를 뒤 사건에도 들이대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딘가 균형을 갖추지 못한 역사 지식이 내 생각의 어디쯤 들어있을 것이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것을 말끔히 해소해보자, 생각하며 읽었다.

 

책은 두 가지로 나뉜다.

읽고 나서, 읽기를 잘 했다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

이 책은 단연코 전자다. 읽기를 잘했다. 읽지 않았더라면 무언가 몇 가지 잘못 알고 있는 채로 그냥 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서 이 책 읽고 나니, 뭔가 역사에 대하여 균형감각을 얻은 듯, 역사를 대하는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는 점, 정말 읽기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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