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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과학수사 - 홈스의 시선이 머무는 현장에는 과학이 따라온다
스튜어트 로스 지음, 박지웅 옮김 / 다온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셜록 홈스의 과학수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 『셜록 홈스의 과학수사』는 <홈스의 시선이 머무는 현장에는 과학이 따라온다>는 부제가 말하는 것처럼 셜록 홈스의 과학수사 기법을 총망라, 정리해 놓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혀놓고 있다. (11-13쪽)
셜로키언 관련 자료를 하나로 묶어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본다.
세부적인 사항으로
홈스가 활동한 시기의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알아본다.
홈스를 창조한 작가 아서 코난 도일에 대해 살펴본다.
홈스가 왜 과학 탐정이라 불리는지 살펴본다.
홈스가 해결한 60개의 사건을 살펴본다.
이 책의 내용은?
셜록 홈스가 가진 무기가 무엇이었던가?
피스톨? 돋보기, 그리고 또?
그러한 것은 홈스에게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홈스에게 무기는 바로 과학 그 자체였다.
이 책은 바로 그 과학, 홈스가 애용한 과학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무엇 무엇이 있을까?
이 책에서 대상으로 삼고 있는 과학의 도구는 참으로 다양하다.
지문, 광학, 통신수단, 이동수단, 무기. 의학 등이란 큰 카테고리 아래 다시 소항목으로 들어가면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이 책은 일단 셜로키언들에게 홈스의 무기를 전시해 놓은 기념관 쯤으로 생각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게 하나 있다.
왓슨의 관찰에 의하면, 홈스는 천문학에 관한 지식이 전무하다. (76쪽)
그런 정황이 『주홍색 연구』 둘째 장에 등장한다.
우연히 홈스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태양계의 구성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의 놀라움은 정점을 찍었다. 19세기를 사는 문명인이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다니! (『진홍색 연구』, 문예춘추사, 23쪽 – 문예춘추사에서는 『진홍색 연구』라고 제목을 번역했다. )
그렇게 천문학 관련 지식이 전무한 홈스의 과학을 다루는 이 책에서, 저자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이 천문 과학을 찬양하는 글로 시작한다.
19세기 과학은 지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으며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를 영원히 바꾸어놓았다. 르네상스 시대에 등장한 지동설이 사실임을 증명하고 해왕성의 존재를 예측했다(공식적인 관찰은 1846년). 또한 소행성을 발견하고 목록을 만들어 기록했다. 더 놀라운 점은, 태양 역시 평범한 하나의 별이며 지구와 같은 성분으로 구성되었을 뿐 아니라, 우주가 측정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데 있다. (18쪽)
여기서 특기할 사항은 ‘과학이 해왕성의 존재를 예측했다’라는 말이다. 게다가 공식적인 관찰은 1846년이라고 하는데, 코난 도일은 『주홍색 연구』를 1887년에 발표했으니, 아마 코난 도일이 이런 천문학의 발전에 무심했거나, 아니면 홈스가 무언가는 잘 모르는 것으로 설정하여 인간적인 면모를 돋보이게 하려는 고도의 전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셜록 홈스는 과학을 추구한다고 해서, 냉철한 이미지로 일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가 장미꽃에 대하여 바치는 찬사를 들어보자.
명탐정 셜록 홈스, 때로는 꽃을 보고 감상에 젖는다.
『해군 조약』에서 그가 말하는 장미 찬가를 들어보자. (23쪽)
이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장미를 노래했지만, 그중 가장 아름다운 노래가 아닌가 싶다.
홈스는 소파 곁을 지나 열린 창문쪽으로 가서 붉은 색과 녹색으로 물들어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보며 작은 장미가 드리워진 줄기를 손에 쥐었다. 홈스에게 그런 성격이 있는 줄을 몰랐다. (중략)
“나는 꽃이야말로 신의 은혜를 가장 잘 드러내는 징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것, 예를 들어서 우리의 힘, 욕망, 먹을 것 등은 생존을 위해서 꼭 필요하지만 장미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향기나 색은 생명의 장식이기는 해도 필요조건은 아니지요.
그러한 것을 내려 주셨다는 것이 곧 신의 은혜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꽃을 보고 큰 희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셜록 홈즈 전집』 (4권), 문예춘추사, 306쪽)
홈스의 말이다.
장미가 신의 은혜를 가장 잘 드러내는 징표요, 그래서 장미를 보고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은 냉철 쪽이라기 보다는 부드러운 낭만에 가깝지 아니한가?
또한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꽃을 보고 큰 희망을 얻을 수 있습니다’라는 발언 속에서 홈스가 자연의 아름다움이 신의 존재를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23쪽)
이렇게 이 책은 홈스의 무기인 과학을 다각도로 살펴보면서, 홈스의 인간적인 면모도 결코 몰라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제목은 과학수사라 하지만 홈스의 ‘치명적인 모든 무기’가 들어있는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
그가 출연하는 작품을 낱낱이 살펴보면서, 그가 사용하는 과학 도구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였나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코난 도일은 셜록 홈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장편 4편, 단편 56편, 그렇게 해서 모두 60편을 남겼는데, 이 책은 거의 모든 작품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해서 각종 과학 도구들이 어떤 작품에서 어떻게 쓰였나를 정리할 수 있다는 점, 셜로키언들에게는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홈스와 음악
이 책을 읽는 중에 뜻밖에 홈스가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그가 바이올린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다. (77쪽)
해서 이 사실이 적혀있는 『주홍색 연구』를 찾아보았다.
바이올린 연주 실력 : 수준급
다윈이 음악에 대하여 뭐라고 했는지 아는가?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기 훨씬 전부터 음악을 만들고 즐겼다고 하더군. 그래서 우리가 음악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는 것이 아닐까? 우리 마음 속에 아득한 옛날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거겠지.
(『진홍색 연구』, 문예춘추사, 63쪽)
이 부분, 다윈이 말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그 출처를 밝혀놓고 있다.
다윈이 1871년에 발표한 『인간의 유래』라는 책이다. (23쪽)
홈스는 바이올린 연주에 능하다. 이 점을 생각하면 『주홍색 연구』에서 했던 다윈과 음악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다윈이 1871년에 내놓은 『인간의 유래(The Descent of Man)』는 탐정 업무와 별 관련이 없는 책이다. 그러나, 홈스가 알고 있었다는 사실로 보아 과학 연구의 최신 동향에 관심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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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 책은?
셜록 홈스는 왓슨에게 고백한다. 머리를 쥐어짜야 할 게 필요하다고, 고백한다.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서 견딜 수 없네. 내게 문제를, 일을 주게나. 머리를 쥐어짜야 할 복잡한 문제나 어려운 암호라도 가져다 준다면 평소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걸세. (........) 이렇게 아무 변화도 없는 나날을 보내면 따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네.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을 하고 싶어서 이런 특수한 직업을 선택한 거지. 아니 선택했다기보다는 만들어냈다고 해야겠군.
(『네 개의 서명』, 문예춘추사. 11쪽)
따라서 셜록 홈스를 읽는다는 것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다. 해서 셜록 홈스의 무기를 종합 정리해 놓은 이 책을 읽는 것은, 이제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릴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셜록 홈스에게 다시 한번 빠질 기회를 주고 있는 책, 이제 다시 홈스를 읽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