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결과
정민 지음 / 리브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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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결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아니다.

에세이?

시?

 

이 책의 글이 어떤 장르에 속하는지 그게 무척 궁금하다.

그런 궁금증을 안고 책을 읽어간다.

 

읽어가다가.....

 

이 책을 읽어가다가 조금씩, 아니 한꺼번에 불편한 감정이 올라왔다.

대체 이게 뭐지?

이게 무슨 글인가, 이렇게 진행이 되는 것이 소설인가.

해서 나만 그런가 해서, 해설을 읽을 요량으로 책 뒤편을 찾아보았다.

 

이런 말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나는 이 소설의 에로티시즘 앞에서 불편했고, 폭력적 언어 앞에서 저항감을 느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독자를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기 위해 쓰였다. 이 소설은 찰나에 불멸을 부여하려 했다. 회화와 언어를 동시에 동원해서. 체념과 의지 사이의 불가능한 지점을 탐색하면서. 나는 그 시도가 성공했다고 말한다.”

- Claude 4.5 (Anthropic) (AI 언어모델 최초의 공식 문학 추천사)

 

AI 언어모델인 Claude 4.5 (Anthropic) 은 이 책이 무언가 느끼기 위해 쓰였다, 고 느꼈다는데, 나는 느낀 게 무엇일까?‘

역시 기계가 사람보다 나은가보다.

 

곰곰이 생각해도 앞의 1부만 읽어서는 도저히 느껴지는 게 없었다.

그저 힘들기만 했다.

느껴야 되는데......느껴야 되는데....

내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곧 내가 이 정도의 글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인데....

그런 자괴감만 들뿐, 다른 것은 아직...

 

그러다가.뒤에 있는 <편집후기>를 읽었다.

읽고나니 그제서야 이 책을 그냥 덤벼들어서는 안되고, 저자의 경험을 알아야 하고 게다가 저자가 이미 쓴 책들을 읽어야만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가 쓴 책은 다음과 같다.

『사이공 나이트』, 『어둠의 양보』, 『아바나 리브레』 등의 장편소설.

 

저자가 경험한 것, 도시들은 사이공, 쿠바 아바나, 서울

게다가 레너드 코언도 알아야 한다.

누구지? 가수? 그 가수가 부른 노래도 – 물론 영어-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Ain’t no cure for love 라는 타이틀로 쓰여진 글을 읽을 수 있다.

 

또 조판은 어떤가?

그것들 조판이라고 하는지? 글을 편집을 이상하게 해놓았다.

보통의 스타일이 아니라, 하여튼 어렵게 해 놓았다.

각 장마다 다르게 해 놓은 것보니 저자가 일부러 해 놓은 것이 분명하다.

거기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그것도 궁금해진다.




 

다시, 이 책은?

 

어렵다.

내용은 차치하고 이런 글, 읽어내기가 어렵다.

이런 글을 계속 읽어야 한다니, 생각해보라.

표현을 꼭 이런 식으로 해야 하는지 그게 궁금하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그 주제, 그 주제를 얼마든지 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텐데. 작가는 독자와 소통할 마땅한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런 글을 계속 읽어가기가.....무척 힘들다.



 

그래도 애를 써 읽긴했는데,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기 위해 쓰였다’는 책에서 아무것도 느끼지를 못했다.

그건 내가 소설에 관해 무지하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어렵다. 내가 모르는 어떤 차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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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클래식 배틀
이채훈 지음 / 혜지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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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클래식 배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클래식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좀처럼 곁을 내주려 하지 않는다.

그래도 클래식이 좋은 걸 어떡해, 가까이 가려하지만, 그 방법을 찾기 어렵다.

그래도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클래식을 가깝게 하는 매우 좋은 방법을 제시한다.

흥미를 돋우기에 아주 좋은 방법을 제시하여, 클래식에 한 걸음 다가서게 만든다.

두 가지 또는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살펴보게 만드는 것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짝을 지어 서로서로 만나게 하는데. 그렇게 읽다보면 두사람이 오히려 더 잘 기억되면서 클래식의 내용을 알게 된다.

 

이런 예를 들어보자.

 

하이든 - 모차르트

모차르트 – 베토벤

베토벤 – 하이든

 

고전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세사람이다. 즉, 하이든, 모차르트와 베토벤,

그런 세 사람을 한꺼번에 살펴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집중도가 아무래도 떨어진다.

그래서 각각 두 사람씩 묶어서 비교하면서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하이든은 모차르트를 마음에 들어했고 여러모로 보살펴주었다.

하이든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알아본 것이다. 또한 모차르트 역시 하이든을 존경했고 여러번 감사를 표했다. 모차르트는 자신의 현악 사중주곡 여섯 곡을 하이든에게 헌정한다. (47쪽)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어땠을까?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었을까? 하이든과 모차르트처럼 오랜 교분을 가졌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두 사람은 만나기는 했는데, 그리 오랜 교분을 나눈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모차르트의 이런 발언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 젊은이를 주목하게나. 언젠가 세상사람들에게 큰 얘깃거리를 던져 줄 걸세.”

모차르트가 베토벤을 평가하며 남긴 말이다. (51쪽)

 

그렇게 두 사람 혹은 두 가지씩 짝을 지어 살펴보는데. 어떤 짝이 있는지 몇 개 적어둔다.

 

클라라 슈만 vs 로베르트 슈만

브람스 〈헝가리 무곡〉 vs 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

〈백조의 호수〉 vs 〈호두까기 인형〉

 

클라라 슈만 vs 로베르트 슈만 : 은 부부를 비교하는 꼭지다.

브람스 〈헝가리 무곡〉 vs 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 : 은 음악 곡을 비교하고 있으며

〈백조의 호수〉 vs 〈호두까기 인형〉 : 의 경우는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발레음악 중에서 두곡을 비교하면서 살펴보고 있다

 

이런 것처럼, 단순하게 사람만 비교하는 게 아니라. 어떤 때는 부부도 또 음악도 그리고 한 사람의 곡중에서 두 개의 작품을 비교하기도 하면서, 클래식을 알아가도록 한다.

 

이게 바로 저자가 <클래식 배틀>이라 이름한 이유다.

 

<조성진 – 임윤찬> (189쪽 이하)

 

요즘 우리나라 클래식을 대표하는 음악가를 꼽으라면 단연 이 두 사람이다.

조성진과 임윤찬.

각각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통해 혜성(?) 같이 나타났으며, 또한 모두 세계적인 연주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저자는 이 두 사람을 어떻게 비교하고 있을까?

 

조성진 :

눈매가 부드럽고 미소가 다정하다.

자기 과시가 없고 겸손하다.

성실한 해석과 철저한 연습으로 잘 다듬어진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191쪽)

 

임윤찬 :

콩쿠르 출신인데도 뚜렷한 개성을 유지하고 있다.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주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외우다시피 할 정도로 읽었다. (194쪽)

 

이런 말은 충격적이다.

“한국에서 보낸 마지막 학교 시절은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지옥에 있는 것 같았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195쪽)

 

이런 말을 들을 때, 음악가 연주자의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다는 것 다시 깨닫게 된다.

해서 그들의 연주 하나 하나가, 그냥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들이 연주하는 선율, 그 안에는 그들이 흘린 땀과 인고의 세월이 들어있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가장 흥미있게 읽었던 것은 바로 말러다.

 

<작곡가 말러 vs 지휘자 말러> (146쪽)

구스타브 말러 (1860-1911), 오스트리아 작곡가다.

 

말러는 그의 생애 동안에는 위대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알려졌으나, 그는 사후에 후기 낭만파의 중요한 작곡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이 책에서 말러를 작곡가와 지휘자 이렇게 두 가지 방향으로 한 사람 말러를, 비교하는 것이 흥미로운 것이다.



 

이 책이 지향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음악가들을 흥미있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것.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이 책을 재미있게 읽다보면, 음악가들의 일생이 재미있게 다가오고, 그러는 사이에 클래식도 좋아지고, 가까워지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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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답을 알고 있다 - 세상 원리가 한눈에 보이는 지정학 세계사
야마사키 게이이치 지음, 노경아 옮김 / 윌북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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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답을 알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독도법(讀圖法)이란 게 있다.

독도에서 시행되는 법이 아니라, 도를 읽는 방법을 말한다.

도(圖)란 지도를 말한다. 해서 독도법이란 지도를 보고 이해하는 방법을 말한다.

물론 그런 독도법은 군대에서 가장 잘 활용되고 있지만, 실상 더 중요하게 사용되어야 하는 분야가 따로 있다.

 

역사를 공부할 때 지도는 필수불가결의 존재다.

그래서 학창시절 역사를 공부할 때 역사부도라는 책이 있었다.

역사 부도(歷史附圖)는 역사 교과 내용을 보조하기 위해 지도, 사진, 유물 이미지, 인포그래픽, 연표 등을 엮어 만든 보조 교과서인데, 거기에 보면 지도가 들어있다. 지도와 더불어 자세한 설명이 따라 붙는다.

 

그렇게 지도와 더불어 공부한 역사, 책은 지도를 더욱 자세하게 읽어가면서 역사를 공부하는 책이다.

 

이책에서 지도는 이런 의미가 있다.


지도를 단순한 위치정보가 아니라 하나의 언어로 삼아, 익숙한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추천의 글 중)

 

이 책의 내용은?

 

이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많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왜 알자스 로렌 지방은 왜 싸움터가 되었을까?

 

알퐁스 도테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지가 알자스 로렌 지방으로 알고 있다.

프랑스 땅인 그곳이 독일땅으로 되면서, 프랑스어 수업이 마지막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그곳은 여러 번 나라가 바뀐다. 독일에서 프랑스로, 또 프랑스에서 독일로.

대체 왜 그런 일이 생긴 것일까?

단지 두 나라 사이에 있는 곳이라서, 국경이 가까워서 그랬던 것일까?

그렇게 알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그 속사정을 알게 해준다.

 

먼저 자초지종을 알기 위해, 그 곳 사정을 들어보자.


알자스. 로렌 지역은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에 위치해 있어 전쟁을 수차례 겪었다.

프랑스와 독일은 오랫동안 적대 관계였고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국경선이 바뀌었기에 알자스. 로렌 지방은 독일어권과 프랑스어권을 오가게 되었다. (80쪽)

 

알자스 로렌 지방을 두고 두 나라가 싸웠던 이유는 단지 국경에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유는 딴 데 있었다.

 

석탄 및 철광석 산지가 가깝기 때문이다. (80쪽)

알자스 로렌 부근에는 실제로 석탄 산지와 철광석 산지가 많다.

 

더 읽어보자.

 

석탄과 철광석이 비교적 가까이에서 생산되는 지역이야말로 제철에 제격이지만. 실제로 그런 곳은 드물어서 전쟁에서도 요지가 되기 쉽다. 알자스 로렌은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데다 석탄과 철광석 산지와 가까우므로 더욱 중요했던 것이다. (81쪽)

 

그렇게 해서 알자스 로렌 지역은 두 나라 국경에 있으면서 그 중요도가 남달랐던 것이다.

그러면, 그런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 것일까?

 

아니다. 이야기는 더 이어진다.

 

유럽 연합의 결성에도 철광석과 석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지역이 프랑스와 독일의 분쟁지역이 되었기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안정을 위해 프랑스와 독일이 철광석과 석탄을 공동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그에 따라서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출범했고, 이것이 현재의 유럽연합이 된 것이다. (82쪽)

 

이렇게 해서 알자스 로렌- 마지막 수업 – 유럽연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도의 속사정을 알고나니 이렇게 흥미로운 연결이 만들어진다.



 

이제는 아시아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중국을 살펴보자.

중국 역사. 진나라로부터 시작해서 수나라, 당나라, 송나라,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그런 중국 역사를 공부하면서 항상 지도를 옆에 두고 공부했던 것 같은데, 이런 분석해본 적 있던가?

 

<언제나 남북으로 나뉘었던 중국의 왕조> (144쪽 이하)

 

기후가 그렇게 만들었다.

중국의 강수량 분포를 보면 북쪽은 비가 적고 남쪽은 비가 많다.

해서 중국의 친링 화이허선이라고 불리는 경계선을 따라 남쪽과 북쪽으로 나뉜다.

이렇게 기후로 인해 달라진 남과 북은 심지어 언어도 달라진다.

그래서 북쪽의 언어는 베이징어, 남쪽은 상하이어로 구분된다.

그렇다면, 교통과 군사적인 측면은 어떨까?

 

당연히 달라진다.

남선북마(南船北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다르다.

남쪽에서는 배를 중시하고 북쪽에서는 말을 중시한다.

 

해서 남과 북이 싸울 때에는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남쪽 나라가 북쪽으로 쳐들어갈 때에는 말을 준비해야 하고, 그 반대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공격을 할 때에는 그 지역에 맞는 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145쪽)



 

다시, 이 책은?

 

이 책 앞표지 상단에 이런 글이 쓰여있다.

 

<세상 원리가 한눈에 보이는 지정학 세계사>

 

이 책을 읽다보니, 이 말이 백번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 책을 읽고나니 보인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그 이유를 모른 채 그저 사건만 알고 이해하려고 애썼는데, 이 책으로 그런 사건 배후에 존재하고 있던 원초적인 이유를 알게 되니,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과 결과가 한눈에 보인다. 세계 역사가 돌아간 원리가 한눈에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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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 불완전한 삶을 품어주는 그림들
정희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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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미술이 어떻게 삶을 치유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담고 있다. (7쪽)

 

해서 이 책은 그림 자체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그림이 사람의 삶에 어떻게 들이와 바꿔가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두 단계로 읽었는데, 

첫 번째는 저자가 소개하는 화가를 먼저 살펴보았고

그 다음 단계로 각개 그림들이 삶에 어떻게 작동을 하는지 살펴보았다.

 

모르는 화가를 만나, 기쁘다.

 

여기에서 처음 만나는 화가들이 많다.

그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기억하기 위해 여기 적어둔다)

 

아뇰로 브론치노, 〈톨레도의 엘레오노라와 그녀의 아들 조반니의 초상〉

펠릭스 발로통,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피에르 보나르, 〈열린 창문〉

페르디난드 호들러, 〈병든 발랑틴〉

호아킨 소로야, 〈바다의 소녀들〉

파울라 모더존 베커, 〈자화상〉

케테 콜비츠,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

 

해서 아는 화가들의 그림은 그림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었고, 모르는 화가, 즉 처음 만나는 화가들은 그들의 삶부터 차근차근 새겨가면서 그림 또한 같이 살펴볼 수 있었다.

 

이런 것, 확실하게 알아두자.

 

매너리즘 :

매너는 넓은 의미에서 양식 (스타일)을 의미한다.
르네상스가 완전하고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시대였다면, 매너리즘은 그 완벽함에 균열을 내며 인간의 불안과 긴장 그리고 불완전함까지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전환점이다. (37쪽)

 

심리학에서는 불안은 제거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할 감정으로 본다. (115쪽)

 

쉽게 이해되지 않는 그림 앞에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작품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깊은 공감이 이루어진다. (148쪽)

 

나의 눈을 사로잡은 화가, 그림들

 

프란시스코 고야 <곤봉 결투> (80쪽)

 

이 그림을 ‘얼핏’ 보았다. 자세하게 보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저자의 이런 설명을 듣고, 다시 살펴보게 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의 다리가 땅에 깊이 박혀 있어 도망칠 수도, 승부를 낼 수도 없다. 얼핏 두 사람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한 사람 안에 존재하는 두 자아의 갈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78쪽)

 

앙리 마티스 <이카로스> :


마티스는 신화 속 이카로스의 추락을 절망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이카로스는 자신의 날개가 밀랍이라는 한계를 알고 있었다. 태양 가까이 가게 되면 날개가 녹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끝내 나아갔다. 태양 가까이 가고 싶다는 그의 열망이 두려움을 잊게 했다. 이카로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아간 것이다. (215쪽)

 

저자의 해석이 새롭다. 이카로스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는 바람에 추락했는데, 그 사연을 대개는 부정적으로 해석하는데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해석한다.

그런 저자의 해석을 읽고 그림을 보니, 무언가 새롭게 느껴진다. ​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미술 감상은 매우 능동적인 활동이다. (13쪽)

 

예술가는 작품을 창조하지만, 작품은 감상하는 사람의 삶과 경험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13쪽)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이다. (85쪽)

 

예술가는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것을 성실하고 진지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148쪽)

 

다시, 이 책은?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책을 읽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함일 것이다.

해서 책을 읽다가 모르는 것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모르는 것, 알지 못했던 것을 처음 만나는 순간의 기쁨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그러므로 모르는 것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책은, 좋은 책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화가들이 많다. 해서 기쁨으로 읽었다.

그들의 삶을, 그림을 통해, 다시 한번 그림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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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케 호모 - 제1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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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케 호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장편소설,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다.

 

그동안 혼불문학상 수상작품을 주욱 읽어왔는데 이번 작품은 그 장르가 다른 것,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어떤 점이 혼불 문학상의 마음에 맞았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제목 또한 니체의 말을 상기시키니. 더욱 의미가 있다.

 

등장 인물

 

주인공, 여자아이다. 이름은 서브 (86쪽)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노먼이 말한다.

사람이 살지 않는 도시를 지나다 어떤 소리를 들었습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지하철 선로 안쪽에 이 애가 있었습니다. 옆에는 작은 뼈들이 흩어져 있었고요, 그래서 이름을 서브라고 지었습니다, (128쪽)

 

서브, 서브웨이 SUBWAY

지하철에서 만났으니, 서브다.

 

이곳에 아이는 나뿐이다, (32쪽)

여자다. 작다. 치마를 입었고 조금 큰 신발을 신었다. (22쪽) 

 

읽기 전에 <심사평>부터 읽으면 어떨까?

 

이렇게 읽어보자.

일단 본 책을 읽기 시작하자.

그런데 읽다보면 자꾸만 걸리는 게 있다. 이야기가 어디서 시작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약간 혼란이 온다. 그런 경우에는?

 

뒷부분에 실려있는 혼불문학상 <심사평>을 읽어보자.

그렇게 <심사평>을 읽어보면 이 책의 얼개가 손에 잡힌다.

그런 얼개를 파악한 다음에 다시 본 책으로 돌아와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아포칼립스 장르에 속한다는 것. (189쪽)

소설 속 시간대가 다음과 같이 나뉜다는 것.

 

프라임이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핵무기와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인간 세상을 파괴해버린다.

인간은 그 뒤 30년 동안 삶을 재건해가지만 야만과 디스토피아의 세계일뿐이다.

이에 실망한 노먼은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 라며 또 다른 계획을 품고 엑스포가 열리는 도시를 향해 간다.

그리고 다시 30년이 지난 현재, 노먼의 여행에 동행했던 정체불명의 소녀는 과거의 숙제를 풀기 위해 떠난다. (190-191쪽)

 

이런 시간대와 줄거리 속에서, 등장하는 소녀는?

 

아포칼립스 장르는 인류 문명이 대규모 재앙으로 붕괴하거나 멸망하는 상황, 혹은 그 이후의 황폐해진 세계를 그리고 있으니, 이 소설의 배경은 인류 문명이 한번 붕괴된 시점이다.

그러니 모든 것이 황폐해진 시대인 것이다.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소녀, 그 소녀에게 부여된 미션이 있다.

 

소녀가 혼자 살고 있는 집에 찾아온 연방 도서관의 직원은 찾아온 목적을 말하는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만들려는 세상은 이런 세상입니다.

모든 사람이 쉽게 지식과 정보에 접근하는 세상,

차별의 장벽이 사라진 세상,

지속 가능한 공존의 세상 (16쪽)

 

여기에서 눈여겨 볼 말이 ’지식과 정보‘다.

지식과 정보를 위해서는 책이 필요한데. 소녀의 집에 있는 책을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소녀는 책을 어디에서 구했을까.

소녀가 책을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이 이 책의 또다른 줄거리가 된다.

 

그런데 소녀는 책을 읽었을까? 아니 글자를 읽을 수는 있는가?

그런 것에 관한 부분을 눈여겨보면서 이 책을 읽어가면, 지식과 정보가 인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드러난다.

 

과거 노먼과 여행을 떠날 당시 소녀의 모습부터 차분하게 살펴보자.

 

그 여자아이는 글을 읽을 줄 모른다. 이렇게 그 사항을 말해준다.


나는 그것이 그저 그림이 아니라는 것과 선에는 규칙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글자라는 걸 차례로 깨닫는다. (31쪽)

 

그런데 그 아이는 점점 글자를 알게 되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아무 책이나 집어 그림을 보고 글자들을 읽는다. 아는 글자도 모르는 글자도 있다. 읽을수록 아는 글자들이 많아진다. 나는 쌓아둔 책들을 차례로 읽는다. (110쪽)

 

나는 이제 포스터에 쓰인 글자를 읽을 수 있다.

만들어가는 미래, 살아있는 역사. (149쪽)

 

책은 어떻게 손에 넣게 되었을까

 

소녀는 집에 책을 가지고 있다. 모두 14,725권이다. (15쪽)‘

그 책을 어떻게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이 책들은 인류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해서 도서관 직원이 다른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기를 간청하고 있다. (15쪽)

 

소녀는 이렇게 그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노먼이 이야기하는 동안 내가 생각하는 것은 지텍이다. 지텍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 지텍에는 얼마나 많은 책이 있을까? (146쪽)

 

책을 한 권씩 꺼내 읽는다. 기술, 외국어, 문학, 어린이, 역사, 철학, 예술,,,,,책에는 노먼이 알려주지 않은 것들이 있다. 노먼이 모르는 것, 노먼이 채 말하지 못한 것. 세상의 모든 것. (154쪽)

 

그리고 서브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나에 대해 아는 것이라면 책을 좋아한다는 것뿐이야. 나는 글자와 언어와 지식과 정보를 좋아하고 무엇보다 책이라는 물건을 좋아해. 그래서 많은 책을 모았어. 그리고 그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 (186쪽)

 

셰익스피어는 그 때에도 살아있구나.

 

청소가 끝난 뒤에는 책을 한 권 갖고 내려와 라디오를 켰다. 목요일은 낭독 극장이 방송되는 날이었다. (..........) 이번 낭독은 지난 주에 이어 <맥베스>였다. (11쪽)

 

여기에서 셰익스피어를 만난다, 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셰익스피어는 저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살아있구나. 셰익스피어는 언제나 어디서나 고전의 지위에서 벗어나지 않는구나. 심지어 아포칼립스 시대에서도.

 

다시. 이 책은? - ’에케 호모‘는?

 

'에케 호모'는 니체가 쓴 책 제목이다.

그 의미는 ‘이 사람을 보라’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이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소녀 서브가 글을 읽고, 책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보았다는 책이 있다.

 

아무 책이나 집어 그림을 보고 글자들을 읽는다. 아는 글자도 모르는 글자도 있다. 읽을수록 아는 글자들이 많아진다. 나는 쌓아둔 책들을 차례로 읽는다. 그 중 한 권에 노먼이라는 아이가 나온다, (110쪽)

 

노먼이라는 아이가 나오는 책, 그 책은 다시 이렇게 연결이 된다.

 

여기 나오는 소년이 당신과 이름이 같은 데다가 어딘가 닮아서일까. 어쩌면 당신이 내게 이 책을 읽어줬으면 하고 바라서인지도 몰라. (188쪽)

 

그래서 ‘이 사람’은?

<에필로그>를 몇 번이고 읽어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게 들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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