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클래식 배틀
이채훈 지음 / 혜지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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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클래식 배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클래식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좀처럼 곁을 내주려 하지 않는다.

그래도 클래식이 좋은 걸 어떡해, 가까이 가려하지만, 그 방법을 찾기 어렵다.

그래도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클래식을 가깝게 하는 매우 좋은 방법을 제시한다.

흥미를 돋우기에 아주 좋은 방법을 제시하여, 클래식에 한 걸음 다가서게 만든다.

두 가지 또는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살펴보게 만드는 것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짝을 지어 서로서로 만나게 하는데. 그렇게 읽다보면 두사람이 오히려 더 잘 기억되면서 클래식의 내용을 알게 된다.

 

이런 예를 들어보자.

 

하이든 - 모차르트

모차르트 – 베토벤

베토벤 – 하이든

 

고전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세사람이다. 즉, 하이든, 모차르트와 베토벤,

그런 세 사람을 한꺼번에 살펴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집중도가 아무래도 떨어진다.

그래서 각각 두 사람씩 묶어서 비교하면서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하이든은 모차르트를 마음에 들어했고 여러모로 보살펴주었다.

하이든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알아본 것이다. 또한 모차르트 역시 하이든을 존경했고 여러번 감사를 표했다. 모차르트는 자신의 현악 사중주곡 여섯 곡을 하이든에게 헌정한다. (47쪽)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어땠을까?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었을까? 하이든과 모차르트처럼 오랜 교분을 가졌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두 사람은 만나기는 했는데, 그리 오랜 교분을 나눈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모차르트의 이런 발언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 젊은이를 주목하게나. 언젠가 세상사람들에게 큰 얘깃거리를 던져 줄 걸세.”

모차르트가 베토벤을 평가하며 남긴 말이다. (51쪽)

 

그렇게 두 사람 혹은 두 가지씩 짝을 지어 살펴보는데. 어떤 짝이 있는지 몇 개 적어둔다.

 

클라라 슈만 vs 로베르트 슈만

브람스 〈헝가리 무곡〉 vs 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

〈백조의 호수〉 vs 〈호두까기 인형〉

 

클라라 슈만 vs 로베르트 슈만 : 은 부부를 비교하는 꼭지다.

브람스 〈헝가리 무곡〉 vs 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 : 은 음악 곡을 비교하고 있으며

〈백조의 호수〉 vs 〈호두까기 인형〉 : 의 경우는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발레음악 중에서 두곡을 비교하면서 살펴보고 있다

 

이런 것처럼, 단순하게 사람만 비교하는 게 아니라. 어떤 때는 부부도 또 음악도 그리고 한 사람의 곡중에서 두 개의 작품을 비교하기도 하면서, 클래식을 알아가도록 한다.

 

이게 바로 저자가 <클래식 배틀>이라 이름한 이유다.

 

<조성진 – 임윤찬> (189쪽 이하)

 

요즘 우리나라 클래식을 대표하는 음악가를 꼽으라면 단연 이 두 사람이다.

조성진과 임윤찬.

각각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통해 혜성(?) 같이 나타났으며, 또한 모두 세계적인 연주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저자는 이 두 사람을 어떻게 비교하고 있을까?

 

조성진 :

눈매가 부드럽고 미소가 다정하다.

자기 과시가 없고 겸손하다.

성실한 해석과 철저한 연습으로 잘 다듬어진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191쪽)

 

임윤찬 :

콩쿠르 출신인데도 뚜렷한 개성을 유지하고 있다.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주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외우다시피 할 정도로 읽었다. (194쪽)

 

이런 말은 충격적이다.

“한국에서 보낸 마지막 학교 시절은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지옥에 있는 것 같았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195쪽)

 

이런 말을 들을 때, 음악가 연주자의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다는 것 다시 깨닫게 된다.

해서 그들의 연주 하나 하나가, 그냥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들이 연주하는 선율, 그 안에는 그들이 흘린 땀과 인고의 세월이 들어있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가장 흥미있게 읽었던 것은 바로 말러다.

 

<작곡가 말러 vs 지휘자 말러> (146쪽)

구스타브 말러 (1860-1911), 오스트리아 작곡가다.

 

말러는 그의 생애 동안에는 위대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알려졌으나, 그는 사후에 후기 낭만파의 중요한 작곡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이 책에서 말러를 작곡가와 지휘자 이렇게 두 가지 방향으로 한 사람 말러를, 비교하는 것이 흥미로운 것이다.



 

이 책이 지향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음악가들을 흥미있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것.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이 책을 재미있게 읽다보면, 음악가들의 일생이 재미있게 다가오고, 그러는 사이에 클래식도 좋아지고, 가까워지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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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답을 알고 있다 - 세상 원리가 한눈에 보이는 지정학 세계사
야마사키 게이이치 지음, 노경아 옮김 / 윌북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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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답을 알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독도법(讀圖法)이란 게 있다.

독도에서 시행되는 법이 아니라, 도를 읽는 방법을 말한다.

도(圖)란 지도를 말한다. 해서 독도법이란 지도를 보고 이해하는 방법을 말한다.

물론 그런 독도법은 군대에서 가장 잘 활용되고 있지만, 실상 더 중요하게 사용되어야 하는 분야가 따로 있다.

 

역사를 공부할 때 지도는 필수불가결의 존재다.

그래서 학창시절 역사를 공부할 때 역사부도라는 책이 있었다.

역사 부도(歷史附圖)는 역사 교과 내용을 보조하기 위해 지도, 사진, 유물 이미지, 인포그래픽, 연표 등을 엮어 만든 보조 교과서인데, 거기에 보면 지도가 들어있다. 지도와 더불어 자세한 설명이 따라 붙는다.

 

그렇게 지도와 더불어 공부한 역사, 책은 지도를 더욱 자세하게 읽어가면서 역사를 공부하는 책이다.

 

이책에서 지도는 이런 의미가 있다.


지도를 단순한 위치정보가 아니라 하나의 언어로 삼아, 익숙한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추천의 글 중)

 

이 책의 내용은?

 

이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많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왜 알자스 로렌 지방은 왜 싸움터가 되었을까?

 

알퐁스 도테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지가 알자스 로렌 지방으로 알고 있다.

프랑스 땅인 그곳이 독일땅으로 되면서, 프랑스어 수업이 마지막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그곳은 여러 번 나라가 바뀐다. 독일에서 프랑스로, 또 프랑스에서 독일로.

대체 왜 그런 일이 생긴 것일까?

단지 두 나라 사이에 있는 곳이라서, 국경이 가까워서 그랬던 것일까?

그렇게 알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그 속사정을 알게 해준다.

 

먼저 자초지종을 알기 위해, 그 곳 사정을 들어보자.


알자스. 로렌 지역은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에 위치해 있어 전쟁을 수차례 겪었다.

프랑스와 독일은 오랫동안 적대 관계였고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국경선이 바뀌었기에 알자스. 로렌 지방은 독일어권과 프랑스어권을 오가게 되었다. (80쪽)

 

알자스 로렌 지방을 두고 두 나라가 싸웠던 이유는 단지 국경에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유는 딴 데 있었다.

 

석탄 및 철광석 산지가 가깝기 때문이다. (80쪽)

알자스 로렌 부근에는 실제로 석탄 산지와 철광석 산지가 많다.

 

더 읽어보자.

 

석탄과 철광석이 비교적 가까이에서 생산되는 지역이야말로 제철에 제격이지만. 실제로 그런 곳은 드물어서 전쟁에서도 요지가 되기 쉽다. 알자스 로렌은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데다 석탄과 철광석 산지와 가까우므로 더욱 중요했던 것이다. (81쪽)

 

그렇게 해서 알자스 로렌 지역은 두 나라 국경에 있으면서 그 중요도가 남달랐던 것이다.

그러면, 그런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 것일까?

 

아니다. 이야기는 더 이어진다.

 

유럽 연합의 결성에도 철광석과 석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지역이 프랑스와 독일의 분쟁지역이 되었기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안정을 위해 프랑스와 독일이 철광석과 석탄을 공동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그에 따라서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출범했고, 이것이 현재의 유럽연합이 된 것이다. (82쪽)

 

이렇게 해서 알자스 로렌- 마지막 수업 – 유럽연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도의 속사정을 알고나니 이렇게 흥미로운 연결이 만들어진다.



 

이제는 아시아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중국을 살펴보자.

중국 역사. 진나라로부터 시작해서 수나라, 당나라, 송나라,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그런 중국 역사를 공부하면서 항상 지도를 옆에 두고 공부했던 것 같은데, 이런 분석해본 적 있던가?

 

<언제나 남북으로 나뉘었던 중국의 왕조> (144쪽 이하)

 

기후가 그렇게 만들었다.

중국의 강수량 분포를 보면 북쪽은 비가 적고 남쪽은 비가 많다.

해서 중국의 친링 화이허선이라고 불리는 경계선을 따라 남쪽과 북쪽으로 나뉜다.

이렇게 기후로 인해 달라진 남과 북은 심지어 언어도 달라진다.

그래서 북쪽의 언어는 베이징어, 남쪽은 상하이어로 구분된다.

그렇다면, 교통과 군사적인 측면은 어떨까?

 

당연히 달라진다.

남선북마(南船北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다르다.

남쪽에서는 배를 중시하고 북쪽에서는 말을 중시한다.

 

해서 남과 북이 싸울 때에는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남쪽 나라가 북쪽으로 쳐들어갈 때에는 말을 준비해야 하고, 그 반대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공격을 할 때에는 그 지역에 맞는 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145쪽)



 

다시, 이 책은?

 

이 책 앞표지 상단에 이런 글이 쓰여있다.

 

<세상 원리가 한눈에 보이는 지정학 세계사>

 

이 책을 읽다보니, 이 말이 백번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 책을 읽고나니 보인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그 이유를 모른 채 그저 사건만 알고 이해하려고 애썼는데, 이 책으로 그런 사건 배후에 존재하고 있던 원초적인 이유를 알게 되니,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과 결과가 한눈에 보인다. 세계 역사가 돌아간 원리가 한눈에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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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 불완전한 삶을 품어주는 그림들
정희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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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미술이 어떻게 삶을 치유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담고 있다. (7쪽)

 

해서 이 책은 그림 자체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그림이 사람의 삶에 어떻게 들이와 바꿔가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두 단계로 읽었는데, 

첫 번째는 저자가 소개하는 화가를 먼저 살펴보았고

그 다음 단계로 각개 그림들이 삶에 어떻게 작동을 하는지 살펴보았다.

 

모르는 화가를 만나, 기쁘다.

 

여기에서 처음 만나는 화가들이 많다.

그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기억하기 위해 여기 적어둔다)

 

아뇰로 브론치노, 〈톨레도의 엘레오노라와 그녀의 아들 조반니의 초상〉

펠릭스 발로통,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피에르 보나르, 〈열린 창문〉

페르디난드 호들러, 〈병든 발랑틴〉

호아킨 소로야, 〈바다의 소녀들〉

파울라 모더존 베커, 〈자화상〉

케테 콜비츠,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

 

해서 아는 화가들의 그림은 그림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었고, 모르는 화가, 즉 처음 만나는 화가들은 그들의 삶부터 차근차근 새겨가면서 그림 또한 같이 살펴볼 수 있었다.

 

이런 것, 확실하게 알아두자.

 

매너리즘 :

매너는 넓은 의미에서 양식 (스타일)을 의미한다.
르네상스가 완전하고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시대였다면, 매너리즘은 그 완벽함에 균열을 내며 인간의 불안과 긴장 그리고 불완전함까지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전환점이다. (37쪽)

 

심리학에서는 불안은 제거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할 감정으로 본다. (115쪽)

 

쉽게 이해되지 않는 그림 앞에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작품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깊은 공감이 이루어진다. (148쪽)

 

나의 눈을 사로잡은 화가, 그림들

 

프란시스코 고야 <곤봉 결투> (80쪽)

 

이 그림을 ‘얼핏’ 보았다. 자세하게 보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저자의 이런 설명을 듣고, 다시 살펴보게 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의 다리가 땅에 깊이 박혀 있어 도망칠 수도, 승부를 낼 수도 없다. 얼핏 두 사람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한 사람 안에 존재하는 두 자아의 갈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78쪽)

 

앙리 마티스 <이카로스> :


마티스는 신화 속 이카로스의 추락을 절망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이카로스는 자신의 날개가 밀랍이라는 한계를 알고 있었다. 태양 가까이 가게 되면 날개가 녹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끝내 나아갔다. 태양 가까이 가고 싶다는 그의 열망이 두려움을 잊게 했다. 이카로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아간 것이다. (215쪽)

 

저자의 해석이 새롭다. 이카로스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는 바람에 추락했는데, 그 사연을 대개는 부정적으로 해석하는데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해석한다.

그런 저자의 해석을 읽고 그림을 보니, 무언가 새롭게 느껴진다. ​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미술 감상은 매우 능동적인 활동이다. (13쪽)

 

예술가는 작품을 창조하지만, 작품은 감상하는 사람의 삶과 경험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13쪽)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이다. (85쪽)

 

예술가는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것을 성실하고 진지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148쪽)

 

다시, 이 책은?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책을 읽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함일 것이다.

해서 책을 읽다가 모르는 것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모르는 것, 알지 못했던 것을 처음 만나는 순간의 기쁨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그러므로 모르는 것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책은, 좋은 책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화가들이 많다. 해서 기쁨으로 읽었다.

그들의 삶을, 그림을 통해, 다시 한번 그림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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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케 호모 - 제1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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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케 호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장편소설,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다.

 

그동안 혼불문학상 수상작품을 주욱 읽어왔는데 이번 작품은 그 장르가 다른 것,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어떤 점이 혼불 문학상의 마음에 맞았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제목 또한 니체의 말을 상기시키니. 더욱 의미가 있다.

 

등장 인물

 

주인공, 여자아이다. 이름은 서브 (86쪽)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노먼이 말한다.

사람이 살지 않는 도시를 지나다 어떤 소리를 들었습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지하철 선로 안쪽에 이 애가 있었습니다. 옆에는 작은 뼈들이 흩어져 있었고요, 그래서 이름을 서브라고 지었습니다, (128쪽)

 

서브, 서브웨이 SUBWAY

지하철에서 만났으니, 서브다.

 

이곳에 아이는 나뿐이다, (32쪽)

여자다. 작다. 치마를 입었고 조금 큰 신발을 신었다. (22쪽) 

 

읽기 전에 <심사평>부터 읽으면 어떨까?

 

이렇게 읽어보자.

일단 본 책을 읽기 시작하자.

그런데 읽다보면 자꾸만 걸리는 게 있다. 이야기가 어디서 시작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약간 혼란이 온다. 그런 경우에는?

 

뒷부분에 실려있는 혼불문학상 <심사평>을 읽어보자.

그렇게 <심사평>을 읽어보면 이 책의 얼개가 손에 잡힌다.

그런 얼개를 파악한 다음에 다시 본 책으로 돌아와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아포칼립스 장르에 속한다는 것. (189쪽)

소설 속 시간대가 다음과 같이 나뉜다는 것.

 

프라임이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핵무기와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인간 세상을 파괴해버린다.

인간은 그 뒤 30년 동안 삶을 재건해가지만 야만과 디스토피아의 세계일뿐이다.

이에 실망한 노먼은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 라며 또 다른 계획을 품고 엑스포가 열리는 도시를 향해 간다.

그리고 다시 30년이 지난 현재, 노먼의 여행에 동행했던 정체불명의 소녀는 과거의 숙제를 풀기 위해 떠난다. (190-191쪽)

 

이런 시간대와 줄거리 속에서, 등장하는 소녀는?

 

아포칼립스 장르는 인류 문명이 대규모 재앙으로 붕괴하거나 멸망하는 상황, 혹은 그 이후의 황폐해진 세계를 그리고 있으니, 이 소설의 배경은 인류 문명이 한번 붕괴된 시점이다.

그러니 모든 것이 황폐해진 시대인 것이다.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소녀, 그 소녀에게 부여된 미션이 있다.

 

소녀가 혼자 살고 있는 집에 찾아온 연방 도서관의 직원은 찾아온 목적을 말하는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만들려는 세상은 이런 세상입니다.

모든 사람이 쉽게 지식과 정보에 접근하는 세상,

차별의 장벽이 사라진 세상,

지속 가능한 공존의 세상 (16쪽)

 

여기에서 눈여겨 볼 말이 ’지식과 정보‘다.

지식과 정보를 위해서는 책이 필요한데. 소녀의 집에 있는 책을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소녀는 책을 어디에서 구했을까.

소녀가 책을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이 이 책의 또다른 줄거리가 된다.

 

그런데 소녀는 책을 읽었을까? 아니 글자를 읽을 수는 있는가?

그런 것에 관한 부분을 눈여겨보면서 이 책을 읽어가면, 지식과 정보가 인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드러난다.

 

과거 노먼과 여행을 떠날 당시 소녀의 모습부터 차분하게 살펴보자.

 

그 여자아이는 글을 읽을 줄 모른다. 이렇게 그 사항을 말해준다.


나는 그것이 그저 그림이 아니라는 것과 선에는 규칙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글자라는 걸 차례로 깨닫는다. (31쪽)

 

그런데 그 아이는 점점 글자를 알게 되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아무 책이나 집어 그림을 보고 글자들을 읽는다. 아는 글자도 모르는 글자도 있다. 읽을수록 아는 글자들이 많아진다. 나는 쌓아둔 책들을 차례로 읽는다. (110쪽)

 

나는 이제 포스터에 쓰인 글자를 읽을 수 있다.

만들어가는 미래, 살아있는 역사. (149쪽)

 

책은 어떻게 손에 넣게 되었을까

 

소녀는 집에 책을 가지고 있다. 모두 14,725권이다. (15쪽)‘

그 책을 어떻게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이 책들은 인류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해서 도서관 직원이 다른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기를 간청하고 있다. (15쪽)

 

소녀는 이렇게 그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노먼이 이야기하는 동안 내가 생각하는 것은 지텍이다. 지텍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 지텍에는 얼마나 많은 책이 있을까? (146쪽)

 

책을 한 권씩 꺼내 읽는다. 기술, 외국어, 문학, 어린이, 역사, 철학, 예술,,,,,책에는 노먼이 알려주지 않은 것들이 있다. 노먼이 모르는 것, 노먼이 채 말하지 못한 것. 세상의 모든 것. (154쪽)

 

그리고 서브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나에 대해 아는 것이라면 책을 좋아한다는 것뿐이야. 나는 글자와 언어와 지식과 정보를 좋아하고 무엇보다 책이라는 물건을 좋아해. 그래서 많은 책을 모았어. 그리고 그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 (186쪽)

 

셰익스피어는 그 때에도 살아있구나.

 

청소가 끝난 뒤에는 책을 한 권 갖고 내려와 라디오를 켰다. 목요일은 낭독 극장이 방송되는 날이었다. (..........) 이번 낭독은 지난 주에 이어 <맥베스>였다. (11쪽)

 

여기에서 셰익스피어를 만난다, 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셰익스피어는 저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살아있구나. 셰익스피어는 언제나 어디서나 고전의 지위에서 벗어나지 않는구나. 심지어 아포칼립스 시대에서도.

 

다시. 이 책은? - ’에케 호모‘는?

 

'에케 호모'는 니체가 쓴 책 제목이다.

그 의미는 ‘이 사람을 보라’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이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소녀 서브가 글을 읽고, 책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보았다는 책이 있다.

 

아무 책이나 집어 그림을 보고 글자들을 읽는다. 아는 글자도 모르는 글자도 있다. 읽을수록 아는 글자들이 많아진다. 나는 쌓아둔 책들을 차례로 읽는다. 그 중 한 권에 노먼이라는 아이가 나온다, (110쪽)

 

노먼이라는 아이가 나오는 책, 그 책은 다시 이렇게 연결이 된다.

 

여기 나오는 소년이 당신과 이름이 같은 데다가 어딘가 닮아서일까. 어쩌면 당신이 내게 이 책을 읽어줬으면 하고 바라서인지도 몰라. (188쪽)

 

그래서 ‘이 사람’은?

<에필로그>를 몇 번이고 읽어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게 들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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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호메리카 - 『일리아스』 이후, 『오디세이아』 이전의 이야기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 원작, ALTARI LAB 엮음 / 다산글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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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호메리카 (POSTHOMERICA)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호메로스의 책을 번역한 분들이 본인들의 책을 해설하면서, 말하기를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사이에 많은 이야기가 존재했었다고 한다.


아킬레우스의 죽음을 비롯하여 아가멤논의 귀향후 죽음, 그리고 다른 장수들의 파란만장한 사연들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데 우리 손에는 안타깝게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만 번역되어 들려지는 바람에 그런 이야기들은 자세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아주 가치있는 책이라 생각해서 펼쳐들었다.

 

이 책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사이의 이야기, 그간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 이야기를 이어주는 작품이 고대 후기의 시인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의 『포스트호메리카(Posthomerica)』다.



 

이 책의 내용은?

 

1부 마지막 영웅들이 찾아오다

2부 가장 강한 자들이 사라지다

3부 아버지들의 전쟁을 물려받다

4부 아버지의 무덤에서 성벽까지

5부 성벽을 넘어 트로이로 들어가다

6부 트로이는 무너지고, 바다는 그들을 삼켰다.

 

이런 큰 타이틀 아래 우리가 궁금해하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그리스 신화를 열심히 읽고 있는 아이에게 아버지가 <일리아스>(물론 아동용이겠지만) 책을 사다 주었는데, 아이가 열심히 읽어보니 거기에는 트로이 목마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해서 그 아이 아버지에게 묻기를 <일리아스>에 트로이 목마가 나오지 않느냐. 혹시 잘못된 책을 사온 것이 아닌가, 라고 아버지에게 말했다는 것.

 

그 <일리아스>에 보이지 않던 트로이 목마 이야기가 바로 여기 이 책에 등장하는 것이다.

 

이 책의 시작은?

 

맨먼저 이 책의 서두를 장식하는 인물은 바로 아마존의 여왕이다.

아마존이라니? 남아메리카에 있는 강이름이 아니라, 그리스에 존재했던 여인국을 말한다.

그런 여인국의 여왕인 펜테실레이아가 트로이를 돕기 위해 등장한다,

그리고 아킬레우스와 싸움을 벌였는데, 결과는 그녀의 죽음으로 나타난다.

그게 이 책 제1부 제3장에 등장하는 사건이다.

 

그 사건을 필두로 하여 그간 우리가 그리스 신화 언저리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멤논이 두 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와 인간 티토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그가 트로이를 구원하는 영웅으로 등장한다. (57쪽)

 

여기서 멤논이 그 다음날을 맞이하는 장면을 살펴보자.

위에 말한대로 멤논은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아들이다. 그 새벽의 여신은 매일 아침 새벽을 인간에게 안겨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그 여신이 자기 아들인 멤논이 아킬레우스와 싸워야 하는 그날, 아침은 어땠을까?

 

에오스는 차마 새벽을 밝히고 싶지 않은 듯 천천히 하늘의 길을 올랐다. 아들이 전장으로 나가는 그날만큼은 새벽이 조금이라도 늦게 찾아오기를 바라는 듯했다. (60쪽)

 

아킬레우스의 최후

 

그렇게 써내려간 인간의 기록, 그렇다면 인간인 아킬레우스의 운명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인간으로 태어난 자기 아들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기 위해 애썼던 어머니 테티스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그도 죽는다. 인간이기에 죽는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가장 용맹했던 장수로 활약한 그는 죽는다, 인간이기에 당연히 죽지만, 그 죽음의 과정은 그래서 안타깝다.

 

이 책 제2부에서 아킬레우스의 죽음과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의 시신을 둘러싸고, 또한 그가 사용하던 무구들을 둘러싼 이야기들도 자세히 기록된다.

그리고 그의 아들 네옵톨레모스의 활약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는?

 

전쟁 중에 분노한 그리스 군사에 의해, 혹은 그녀 때문에 피해받았다고 생각한 트로이 군사에 의해 살해되었을까?

 

그게 트로이 전쟁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따라다니던 의문이었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스의 비극작가들이 그녀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을 각색하여 극을 썼는데, 그래서 다시 스파르타의 왕비로 돌아왔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과정은?

 

이 책에서 그녀의 남편 메넬라오스와의 해후가 자세하게 그려진다.

 

메넬라오스는 마침내 헬레네를 찾아낸다.

메넬라오스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죽은 전우들과 고향에서 잃어버린 세월을 생각하자 메넬라오스의 가슴에 다시 분노가 치솟았다. 그래서 그는 칼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다. (372쪽)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가 칼을 ......

그때 아프로디테 여신이 개입한다. 여신은 메넬라오스의 손에서 검을 쳐내고 질투와 분노로 어두워진 마음을 걷어낸다. 그 결과?

 

다시, 이 책은?

 

여기서 그리스 신화가 갖는 매력 한 가지를 찾아낼 수 있다.


그리스 신화가 잔인하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그리스 신화는 물론 그런 점도 없지 않지만 무척 인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적군의 장수 아킬레우스를 찾아온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를 살펴보자. 그날 밤 아킬레우스와 프리아모스 사이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살벌한 기싸움, 물고물리는 술수가 그들 사이에 있었을까? 아니다. 거기에는 아들 죽음을 슬퍼하는 노인과 그 슬픔을 이해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리스 신화는 그래서 인간을 철저하게 이해한 사람들이 써내려간 서사시인 것이다.

 

이 책으로 다시 한번 그리스 신화의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죽고 죽이는 전쟁터에서, 또는 분노를 품고 도망간 아내를 만나는 그 현장에서도 인간적인 그들을 만난다. 무척 인간적인, 그래서 우리도 그런 인간이라는 것을 매 순간, 문장에서, 그 어떤 상황에서든 확인한다.

 

더하여 이 책으로 그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사이 중간에 있었던 사건들을 문장으로 확인하지 못해, 긴가민가 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의미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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