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향 - 가족 3부작
김원 지음 / 문장의바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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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향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3편의 희곡이 실려있는 희곡집이다.

세 편의 제목은 각각 다음과 같다

 

만선

만리향

만가(輓歌)

 

상황과 전개되는 내용은 다르지만 세 편의 희곡이 추구하는 것은 가족의 의미다.

가족이 잠시 어려움을 겪지만, 그런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가족은 가족이다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결같이 각 희곡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오히려 서로가 가족임을 확인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해서 읽을만하다.

 

해서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이 지천이다.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하는 생각이 뭔지 알아? 오늘은 또 뭘해서 먹이나. 그 생각뿐이다. (15)

첫 번째 작품 <만선>에서 엄마가 하는 말이다.

 

환상통 (32)

그 지긋지긋한 환상통. 남들은 길어봤자 10년이면 없어진다는데 (........)

자다가도 발이 아파 손을 대면 아무것도 없어. 잘린 발이 아직도 붙어있는 것처럼 아픈데, 네가 그걸 알아? (32)

그렇게 속은 터지는데, 밤만 되면 잘린 다리가 꼭 있는 발처럼 계속 아프니 사람 환장하지. (81)

 

최선의 예의는 지켜야죠. 유서 하나 없이 대책 없이 죽으면, 나중에 경찰들이 자살 동기 알아내는데 고생할 거 아니야. (66)

 

만가(輓歌)는 기록으로 남길만 하다.

 

특히 마지막 작품인 <만가>는 잊혀져 가는 우리네 장례 풍습에 대한 회고라 할 정도로 여기저기 애쓴 흔적이 많다. 요즘 사람들은 그런 우리네 옛풍습을 알기나 할까. 그래서 <만가>는 우리 풍습의 기록이란 측면에서도 새겨볼 만하다. 

 

그런데, 이건 확인해봐야겠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왜 우리는 그런 일본 풍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을까?

 

망자 삼베 수의 입히는 거, 왜놈들이 만든 풍습이라고 싫다셨어. 그냥 아끼시던 옷 입고 가시겠다고. (192)

 

등장 인물에게 이름을 허()하라

 

그런데 3편의 희곡을 다 읽고 나서, 누가 가장 기억에 남는가를 헤아려 보니, 이렇다.

<만리향>의 둘째 아들이다.

 

그는 주어온 아이다.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가 받을 돈 대신 받아두었다가 그만 돌려주지 못하고 키우게 된 아들이다. 그걸 그는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도 흥미롭다.

 

너 형 밉지?

근데 싫진 않지?

.....같은 말 아냐?

형이 너 얼마나 끔찍이 생각했는지 모를거다. (121)

 

치매에 걸려 기억력이 오락가락하는 어머니에게서 이런 대화를 시작으로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 (124)


그리고나서 형과의 추억이 떠오르게 된다.

그걸 알고 나니까, 형이 왜 자기를 더 살뜰하게 대해주었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그러니 현재의 고단한 형편에서 그 것을 알게되니, 현재의 상황이 다시 해석되는 것이다.

부실하다 생각하던 가족이 새옷을 입는 순간이다. 그렇게 해서 가족은 새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셋째의 친구를 끌어들여, 한판 굿을 벌인다. 연극으로 굿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반전이 일어난다.

셋째의 친구가 와서 연극으로 굿을 하며 엄마의 소원을 풀어드린다 했는데, 그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엄마가 그걸 다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애틋하게 가족의 의미를 찾아내는 희곡, 기억해주고 싶은데, 이런 문제가 생긴다.

 

두 번째 작품의 제목이 무언지 아는가?

<만리향>이다.

 

여기서는 첫째가 운영하는 중국집 상호다. 뜻은 만리향이란 화초에서 가져와 향이 멀리 풍겨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걸로 상호를 지은 것이겠다. 그러니 그 뜻은 두 가지, 중국집 상호와 그리고 원래 화초 이름이다.

 

이 작품을 기억해두고 싶은데 작품 제목이 너무 특별하지 않다. 평범하다 못해, 거의 도시마다 하나 정도는 있는 중국집 이름이니 말이다. 실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도 하나 있다. 거기서 식사를 한 기억도 있는 곳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 작품 <만리향>의 둘째 아들, 기억해두고 싶은데 이름을 모른다. 아니 알 수가 없다. 애초에 작가가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탓이다.

 

이런 생각해보자.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햄릿>, 작품 제목이자 그 작품의 주인공 이름이다. 그런데 셰익스피어가 만일 그 이름을 짓지 않고 이렇게 했다면?

'덴마크 왕자'. 그리고 햄릿의 친구인 호레이쇼을 역시 이름을 짓지 않고, 이름 대신 덴마크 왕자의 친구라고 했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셰익스피어가 이름을 지어주지 않아서 <덴마크 왕국의 왕자>라고 알고 있다면? 지금까지 그 작품은 오래오래 기억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이 작품들의 등장인물들, 아래와 같은 인물들에게 제대로 된 이름 하나씩 지어주면 어떨까? 이름 짓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잖는가?

 

만선 - 아들

만리향 - 첫째, 둘째, 셋째

만가(輓歌) - 첫째, 둘째, 셋째,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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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미술관에 갈까? - 세계 최고의 미술관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인사이트
신인철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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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미술관에 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에는 다음 20개의 박물관(혹은 미술관)이 담겨있다

20개의 미술관 중 가 본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가긴 했지만 어디 제대로 보았을까?

그저 수박 겉핥기 식으로 보았으니,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그곳의 의미와 특징을 되새기게 된다.


그래도 몇 군데 미술관은 그간 듣고 읽어서 구면인 셈인데, 해서 20곳 중에서 알고 있는 곳과 처음 듣는 미술관으로 구분해서, 세세하게 읽을 채비를 했다. 밑줄 그은 곳은 친숙한 곳이다.

 

첫 번째 미술관 : 셜록 홈즈 박물관

두 번째 미술관 : 프라도 미술관

세 번째 미술관 : 모리 미술관

네 번째 미술관 : 차트라파티 시바지 미술관

다섯 번째 미술관 : 피나코텍 삼형제

여섯 번째 미술관 : 두바이 박물관

일곱 번째 미술관 : 루브르 박물관

여덟 번째 미술관 : 간송 미술관

아홉 번째 미술관 : 대영 박물관

열 번째 미술관 : 오르세 미술관

열한 번째 미술관 : 브레라 미술관

열두 번째 미술관 : 무하 미술관

열세 번째 미술관 : 말레이시아 해양 박물관

열네 번째 미술관 : 루이지애나 근대 미술관

열다섯 번째 미술관 : 우피치 미술관

열여섯 번째 미술관 :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

열일곱 번째 미술관 : 미국 자연사 박물관

열여덟 번째 미술관 : 오쿠라슈고칸

열아홉 번째 미술관 :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스무 번째 미술관 : 폴디 페촐리 미술관

 

예술의 세계로

 

프라도에서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만난다

피나코텍에서는 뒤러의 <기도하는 손>을 만난다.

그 그림을 통하여 뒤러의 성공에는 기도하는 손을 가진 친구 한스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 현재 그 그림 <기도하는 손>을 알테 피나코텍에서는 볼 수 없다고 한다.

어디에 있는가? 이 책 83쪽을 참조하시라.

 

루브르 박물관에는 가본 적이 있어, 저자가 하는 말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루브르를 방문하는 사람이 하루에 무려 6만명이었다니! 물론 지금은 일일 관람객 제한 정책에 의해서 하루 3만명으로 통제한다고 한다.

그때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그곳으로 가는 길, 얼마나 혼잡했던지, 이러다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할 정도였다. 그 공간 안에서도 모나리자 앞으로는 가지도 못하고 멀리 멀리서 보았던 기억, 그것만이라도 좋긴 했었다. 

 

대영박물관 :

두 가지 먼저 짚고 가자.

대영박물관은 원래 몬태규 가문의 대저택이었는데, 영국 정부가 사들여 박물관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서 몬태규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몬태규와는 상관없는 가문이다.

두 번째로 대영박물관의 외관은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처럼 해 놓았다. 그래서 더욱 문화 예술과 어울리는지도 모른다.

 

경영의 세계로 가보자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만난다. 그 그림과 관련된 스토리를 듣는다.

그런 이야기 끝에 저자는 이런 말로, 독자들을 경영의 세계로 안내한다.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51)

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77)

기업 또한 역시 매번 고객들을 향해 아껴달라’, ‘관심을 가져달라’, ‘자주 찾아달라애원하지만 (.......) (93)

 

그렇게 해서 미술관에서 예술적 감각으로 얻게 되는 통찰력은 어느새 경영의 영역에서도 그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다. 각 미술관마다 그림과 경영을 동시에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의미있는 사례들을 만날 수 있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성공하고 싶으면 내가 이기고 싶은 사람나를 이기게 해줄 사람으로 만들어라. (81)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 (92)

 

생산의 3요소가 과거와 같은 토지, 노동, 자본이 아니라 원자재, 사람,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 폴 로머 뉴욕대 교수 (106)

 

국제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그 어떤 도덕이나 이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자국의 이익만이 존재할 뿐이다. - 헨리 키신저 (142)

 

기업은 경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이라는 단어 안에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143)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런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두 마리 새를 하나의 돌로 잡는다. 즉 일석이조 (一石二鳥).


예술과 경영을 동시에 섭렵하게 되는 희열을 느끼게 되는데 그래서 저자가 서두에 말한 바, 이연연상(二連聯想)이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이연연상,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사고 패턴에서 가져온 요소들을 하나의 새로운 패턴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또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요인으로부터 다른 영역에 있는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예술에서 경영의 요체를 얻게 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줄기이기도 하다.

 

저자의 책 르네상스 워커스를 읽은 적이 있다.

그때 리뷰 말미에 이렇게 평한 기억이 있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르네상스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이어가는 작업을 아주 충실하게 해 놓은 역작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미술관을 중간 매개로 하여 예술과 경영을 통섭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예술과 경영을 관통하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아주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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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해서 뭐 먹고 살래? - 막연한 대우받기가 아닌 어떻게든 살길을 찾아야 한다
김주상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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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해서 뭐 먹고 살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음악, 특히 클래식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문화의 한 갈래인 음악, 그 중에 대중가요도 좋지만 클래식은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다.


클래식에 관해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클래식 전공자들의 고민을 알게 되는 책, 그러니까 연주자 이야기다.

음악 대학이 한 두 군데도 아니고, 또 음악도 어느 한 파트만 있는 게 아닌데, 그 수많은 전공자들은 졸업후 무엇을 먹고 살까?

그런 의문에 답하는 책이 제목조차 음악해서 뭐 먹고 살래, 이 책이다.

 

우선 눈에 보이는 것, 알아보자.

수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는 유명 음악가들이 있다.

조수미, 조성진, 임윤찬, 그리고 ........등등

 

그런 사람들은 굳이 뭐 먹고 살래하는 고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음악가들이 등장하는 등용문이 있다. 수많은 음악가들이 그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목을 매는 콩쿠르, 이런 게 있다.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반클라이번 콩쿠르,

부조니 콩쿠르,

게자 안다 콩쿠르.

 

그런 데 나가서 우승하면, 하다못해 순위 안에 들면 일단 성공이다.

이름도 알리고, 또한 대중 앞에 설, 연주할 기회가 찾아온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면?

 

새롭게 알게 된 연주자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비단 콩쿠르만 있는 게 아니다.

임정현과 Vikingur Olafsson 같은 경우가 그렇다.


그 둘은 콩쿠르가 아닌 음반과 소셜 매체를 통해 명성을 얻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들이다. (17)

 

임현정 피아니스트는 이미 알고 있었는데, Vikingur Olafsson 는 이름조차 생소하다.

우리말로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모르겠다. 찾아보니, ‘비킹구르 올라프손이라고 한다.

올라프손의 연주 몇 개 찾아 들으면서 이 책을 읽고 있다.

이런 좋은 음악가 소개해주어, 저자에게 감사드린다.

 

<음대 졸업 후, 이 정도는 기억하자>고 하니, 일반 클래식 애호가도 이 정도는 알아두는 게 어떨까?

 

저자가 말하는 것 중 첫 번째가 서양 음악사이다.

그러니 클래식 애호가도 이 정도, 서양 음악사에 대해 알아두자.

 

르네상스 음악,

바로크 음악,

고전 음악,

낭만주의 음악

19세기 음악의 양상

20세기 음악

 

그 다음은? 음악 연주를 위한 기초지식이다.

이런 것, 알게 된다. 심층적인 깨달음 얻게 된다.

 

Andante느리게를 의미하는 빠르기에 관한 지시어다.

그런데 그 느리게는 어느 정도 느리게 인가?

이 책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andante 의 어원은 andare이다.

andare가다, 걷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해서 andanteandare에서 파생된 명사로 걷는 듯이라는 뜻이 있다. (71)

 

걷는 속도로 연주하는 게 안단테이다.

그래도 그게 어느 정도인지 느끼지 못하면 저자는 학생을 일으켜 세운 후에 걸어 다녀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빠르게의 지시어에서 andanteadagio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있다. largograve는 어떻게 다를까?

간단하게 답하자면, grave 는 문자 그대로 장엄하다, 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72)

 

<2장 클래식 공연을 기획하는 법> 에서는

 

음악을 전공하고 음악으로 먹고 살려는 분들에게는 실로 실용적인 부분이다.

실제로 음악가가 대중과 만나려면 음악회를 열어야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유용하다.

, 음악회 공연이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우리는 그 자리에 가서 그냥 들으면 되는 것이지만, 그 공연을 위해 다양하게 애쓰는 사람들이, 또한 어떤 식으로 애를 쓰는지도 알게 된다.

 

이 책, 거시적으로 또한 미시적으로 챙겨볼 게 많다.

 

음악가들이 읽으면 진로 설정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물론 이런 생각은 그저 클래식 애호가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느낄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분명하게 알게 된다.

음악가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 그래서 각자의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럼에도 많은 음악가들이 자신들의 앞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알게 된 것만해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해서 많은 음악가들이 더 나은 자리에서 뭐 먹고 살지, 라는 고민 없이 오로지 연주에만 열심을 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책, 그런 클래식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일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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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1 - 소설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이상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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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1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상의 작품을 몇 편이나 읽었던가?

고작해야 날개, 그리고 그의 그 유명한 시, 13인의 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라는 시.

그리고 그의 생에 관한 잡다한 이야기 몇 조각, 그게 전부일 것이다.

 

해서 <이상 전집>을 들고, 이상을 한번 제대로 알아보리라, 라는 결심을 하고 읽었다.

이 책, 이상 전집 제 1권에는 소설 1212을 포함해 모두 16편의 소설이 담겨있다.

 

그중에 읽은 작품을 헤아려보니, 세상에! 날개가 전부였다.

그래서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 다른 참고 도서를 열심히 찾아 읽으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이런 글도 만날 수 있었다.

 

방민호의 서울 문학 기행에서 이런 글, 만났다.

 

이상의 소설 날개에 관해 널리 퍼진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주인공이 백화점 옥상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30)

 

외쳤다외쳐보고 싶었다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

이렇듯 날개의 주인공은 옥상에서 떨어져 죽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쓰코시 백화점 문을 나서며, 결국 아내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적 현대의 메커니즘이 지배하는 생활 속으로, 그 피로한 세계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과거의 에게는 예술적 삶과 열정으로 현실 세계의 어려움과 한계에서 벗어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지를 모두 잃어버리고, 현실 생활 속으로 흡수되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자신을 느낄 때, ‘는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37)

 

해서 직접 이상의 날개에서 확인해 보았다.

해당 부분이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전집1, 233)

 

위의 인용한 글에서 말한 것처럼, 외친 게 아니었다. 외쳐보고 싶었다,고 되어있다.

그러니 나도 그들 누구처럼, 지금까지 누군가 오독한 이상의 날개, 덩달아 같이 따라 읽었던 것이다. 그러한 오독을 이 책을 통해 수정할 수 있었으니 감사한 일이다.

 

이 책은 소설 작품마다 주석을 달았다.


그렇게 이상의 작품을 읽어가면서, 느끼게 된 점은 이상의 시대와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상의 활동 시기가 1930년대이니 지금부터 무려 90년 전의 일이다. 거의 백 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말도 많이 변했을 것이다. 그렇다. 변한 것은 나라만, 사회만 바뀐 것이 아니라 말도 생각도 다 변하고 변했다. 그래서 말에 대한 해설이 필요한데, 이 책의 편자는 각 작품마다 친절하게 주석을 달아놓았다.

 

이상의 날개에서는, 이런 것들 먼저 눈에 띤다.

 

여러 가지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비웃 굽는 내, 탕고도란 내, 뜨물내, 비눗내. (210)

 

뒤의 주석에 보면,

비웃 : 생선으로서의 청어를 일컫는 말

탕고도란 : 일제 시대 화장품 이름

 

이렇게 주석까지 참고하면서 읽어가면서 조금더 이상의 작품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상의 종생기는 어떤가?

 

종생기는 말 그대로 생을 마치며 남기는 기록이라는 말이다.

 

이 소설에서 이상은 톨스토이에 관한 언급으로 시작한다.

 

우리들의 톨스토이(물론 당시 톨스토이 이름은 다르게 부른다)는 괴나리봇짐을 짊어지고 나선데까지는 기껏 그럴 성싶게 꾸며 가지고 마지막 5분에 가서 그만 잡쳤다. 자지레한 유언 나부랭이로 말미암아 70년 공든 탑을 무너뜨렸고 허울 좋은 일생에 가실 수 없는 흠집을 하나 내어 놓고 말았다. (295)

 

그렇게 시작하는 종생기는 서서히 본인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나는 지금 가을바람이 자못 소슬한 내 구중중한 방에 홀로 누워 종생하고 있다. (297)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로 진입한 소설은 이렇게 마감을 향해 간다.

 

누누한 아내 혼수 덕으로 부디 내 시체에서도 생전의 슬픈 기억이 창궁 높이 훨훨 날아가나 버렸으면...... (316)

 

이상의 종생기를 여러 각도로 읽어보면, 그의 인생이 조금은 더 가깝게 보이지 않을까?

 

다시, 이 책은?

 

이 책, 이상 전집 제 1권에는 소설 1212을 포함해 모두 16편의 소설이 담겨있다.

그 소설 16 편을 읽어가며 이상의 세계로 점차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간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알던 이상, 이제 다르게,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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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영화에서 길을 찾다 - 변화의 오늘 공존의 내일
고규대 지음 / 슬:B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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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영화에서 길을 찾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단일 민족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어느 때부터인지, 주변에 다문화가정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나라는 다문화 사회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한 여러 문제점이 생기게 되었는데, 저자는 그런 문제점을 직시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영화에서 길을 찾아보자고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보는 영화는 모두 13, 다음과 같다.

 

[완득이], [마이 리틀 히어로], [하노이 신부]

[덕구], [나의 올드 오크], [세리와 하르]

[방가? 방가!], [미나리], [국제시장]

[페어웰], [범죄도시],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컬러풀 웨딩즈]

 

이중 [페어웰], [나의 올드 오크],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컬러풀 웨딩즈]는 우리나라 영화가 아니고, 외국 작품들이다,

 

[페어웰]은 미국의 중국계 감독인 룰루 왕이 감독한 영화다.

[나의 올드 오크]는 영국의 유명한 감독, 켄 로치의 작품이다.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영국의 TV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컬러풀 웨딩즈]은 프랑스 영화다.

 

열거된 영화 리스트에서 보았던 영화는? 다음 네 편이다.

[완득이], [방가? 방가!], [미나리], [국제시장]

 

이중에서 가장 먼저 보았던 영화가 [방가? 방가!]

 

[방가? 방가!]는 인종 문제를 코믹하면서도 섬세하게 묘사는 블랙 코미디다. (100)

 

영화 중간 중간에 문화적 차이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루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베트남의 문화 한토막 알게 된다.

베트남에서는 여자에게 바지를 선물했을 때 그 여자가 그 바지를 입는다는 것은 그 바지를 벗겨도 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95)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실수로 엉덩이를 만진 여성에게 사과의 의미로 바지를 선물하는 장면이나오는데 이에 얽힌 베트남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주의할 점이 있는데, 위의 바지 에피소드가 베트남 전체에 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베트남이 남과 북의 문화가 달라 어느 한 지역의 문화가 전체 베트남에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105)

 

여기서, ‘다문화라는 말을 살펴보자.

 

다문화라는 단어는 1957년 스위스에서 사용되어 1960년부터 흔하게 쓰이게 된 말이다.

다문화국가라는 말은 다양한 인종이나 민족, 언어, 종교, 사회문화적 배경을 지닌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사회를 일컫는다. (226)

 

또한 다문화주의는 다문화국가나 사회 등에서 문화 및 정체성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장려하고자 하는 정치 이념 또는 정책과 관련된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런 개념들을 확실하게 정립해야만 그로 인한 문제점을 비로소 도출할 수 있고, 또한 그 해결책도 강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자가 제기한 문제의식이 경청할만 하다.

 

데이터나 연구자료는 멀리 있고 영화나 콘텐츠는 우리 가까이 있다. 다문화사회에 대한 논의는 전문가들만 모여서 할 게 아니다. 오히려 그들과 함께 부대끼고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따라서 허구의 이야기지만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와 드라마의 콘텐츠를 통해서 다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강구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9)는 저자의 문제의식은

 참으로 경청하고 높이 평가할만 하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완득이>, 

영화의 종반에 항상 존댓말을 하던 엄마는 완득아, 완득아하고 이름을 부른다. (25)

 

서구 문명에서는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일본인이든 구별하기 쉽지 않다. 그저 아시아인, 황인종으로 분류될 뿐이다.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차별할수록 우리도 차별받을 수 있다. (31)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먹을 때 더 단단해진다.” 켄 로치 감독, [나의 올드 오크] 중 (82쪽)


이 책의 또다른 특징 하나

 

이 책에는 영화를 소개하는 한편으로 그런 영화를 제작 감독한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와 우리 현실 다문화 사회의 현실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다름을 넘어 우리로 - 방수인 감독 인터뷰

주변 아닌 주역 - 육상효 감독 인터뷰

역지사지의 마음 - 윤제균 감독 인터뷰

이방인 아닌 우리의 이웃 - 강윤성 감독 인터뷰

 

[덕구]의 방수인 감독과의 인터뷰 중 이런 말, 새겨두자.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다문화는 단순히 다름을 인정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다름을 통해 더 넓고 깊은 우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다문화사회는 아이들이 차별과 편견 없이 살아가는 세상, 이해와 공감으로 연결되는 사회, 그리고 남편의 부재 시에도 스스로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느꼈습니다.” (63)

 

이런 것, 새롭게 알게 된다.

 

321일은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다.

1960321일 남아공에서 인종 차별에 반대해 평화적으로 집회하던 중 경찰이 쏜 총에 맞아 69명의 시민이 희생된 것을 기리는 날이다. (32)

 

다시, 이 책은?

 

흔히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속 다문화 이야기는 다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한 영화는 어떤 갈등 단계를 거치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 차별, 오만, 오해, 무의식 등을 보여주며 비판한다. (226)

 

그렇게 영화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 이 책은 영화속에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영화를 쉽게 접근하도록 해 놓았다.

영화를 미학적으로 접근하거나 비평 차원으로 소개하기보다는, 영화 속 에피소드나 대사를 통해 독자들이 조금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 책의 독자들은 우리가 처해있는 다문화 환경과 사회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져서, 다문화사회의 일원으로 역할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해서 이런 글, 다시 새겨본다.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워진 지금, 우리는 획일적인 민족 정체성을 강조하는 대신 다민족·다문화국가로서의 민족주의 개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안으로는 뿌리 깊이 자리 잡은, 이민자의 국가와 인종, 피부색, 출신 등에 순위를 매기는 사고방식도 버려야 한다.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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