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어느 이름 모를 언덕에서
임성호 지음 / 렛츠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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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어느 이름 모를 언덕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

 

날마다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한 분쟁이 아니라 전쟁이다. 날마다 싸워서 죽이고 죽는다.

여기저기서, 그리고 계속해서 그 분쟁은 늘어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에서 말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중동 지역에서 지금 난리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다.


그래서 왜들 그런가 해서 조금 더 그 지역을 알고 싶었는데, 마침 이 책이 보여서 집어들게 되었다.

레바논 이야기지만, 그 부분을 통해 중동 전체의 상황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 국군이 거기에 레바논에 가있다. 유엔군으로 파병을 간 것이다.

저자는 육군 이병, 현재는 제대한 상태다.

이 책은 저자가 그 때 당시의 파병 생활을 기록한 것이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레바논, 저자가 유엔군으로 근무한 지역 그곳의 실제 상황을 듣게 되는 것이다.

먼저 레바논은 어떤 곳인가?

 

중동에 있다. 이스라엘 바로 위쪽에 있는데,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위도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한국보다 훨씬 덥고 건조하다. (31)

 

이 지역은 이스라엘과 계속해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유엔군이 레바논에 주둔하게 된 역사적 배경 (32)


여기 중요한 용어 하나가 등장한다. 블루라인.

 

블루라인(Blue Line) :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 지역을 불루라인이라 부른다. (51)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군사 분쟁이 계속되자 2000년 유엔이 중재자로 나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 군사 경계선을 설정했다. 레바논 남부와 이스라엘 북부 접경 지역에 120길이 선을 긋고 이를 블루 라인(Blue Line)’이라 했다. 유엔이 정한 블루 라인은 사실상 두 국가의 국경 역할을 하고 있다.

 

지도를 통해 그 지역을 머리에 담아두자, 이 책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이미지다.

https://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2/11/2024121100052.html



 

블루라인이 지나는 지역엔 유엔의 평화 유지군이 들어가 감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여기에 동명 부대를 파견하고 있다.

 

동명 부대는 국경으로부터 30km 가량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51)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소닉붐

원래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는 음속을 넘어 비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전투기는 레바논 상공을 비행하며 의도적으로 초음속으로 비행하며 헤즈볼라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다. (51)

 

추석 연휴 첫날에는 소닉붐이 세 번이나 있었고, 연휴 기간동안 끊임없이 이스라엘에 의한 위협 비행이 있었다. (63)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물건이 흔들릴 정도의 굉음이 수시로 지붕 위에서 수시로 들리면 과연 일상 생활은 어떻게 해나가는 것일까? 아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더구나 소닉붐은 그저 위협용이고 폭격을 할 때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다가와 폭격을 한다니, 이런 때는 오히려 소닉붐 소리가 들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근본적인 원인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에 있다.

2023년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테러를 가했고,

그로 인해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전쟁을 시작했다.

그러자 헤즈볼라도 같은 이슬람 무장단체로서 하마스와 연대하기 위해 북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63)

 

헤즈볼라 시아파

하마스 수니파

시아파와 수니파는 서로 반복하다가도 이스라엘을 마주하면 연대한다. (63)

 

삐삐테러 (64)

 

민간인 마을 폭격,

주둔지 2 Km 앞에 이스라엘이 폭격을 했는데, 거기는 민간인 거주 지역이었다. (68)

 

벙커 버스터 (75)

요즘 미국이 이란의 정치가들을 한번에 몰살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벙커 버스터라는 것 때문이다. 이 책에도 이미 그러한 무기가 사용되어 헤즈볼라의 지도자가 사망한 사건이 소개된다.

 

한마디로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전쟁이 일상이 되고 있는 지역이다.

저자가 그들의 삶을 보여줌으로 우리가 하루 하루를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중동에서 정치가 차지하는 힘

 

이스라엘 정치 상황,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이 마주한 대부분의 적성국에 공격을 퍼부으면서 지지율을 반등시켰다. 그 맛을 본 네타냐후가 본인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전쟁을 끌고 가려 한다. (76)

 

저자는 이런 우려를 하고 있는데 요즘 정세를 보면 딱 맞아떨어진다.

 

중동의 전지역이 이스라엘의 국내 정치 문제로 인해 전쟁을 마주할 수도 있다.(76)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이미 반세기 넘게 악연을 맺고 있는데, 전쟁을 할 때마다 이스라엘에 의해 집을 잃거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평생 이스라엘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76)

 

이스라엘과 미국은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이스라엘도 모를 리 없기에 네타냐후는 배짱을 부릴 수 있다. (84)

 

예멘의 후티 반군도 등장한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수에즈 운하에서 공격적 활동을 펼치고 있어 우리의 해상 화물을 운송하던 배가 결국은 아프리카 대륙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늘상 그래왔지만 분쟁이라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비효율과 비용을 발생시킨다. (91)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카뮈 시지프스 신화 (73)

 

카뮈의 시지프스를 새삼 새겨보게 된다. 저자가 군인으로 있으면서 얻은 또다른 깨달음인데 이는 비단 군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이 된다.

 

아무 의미 없이 돌덩어리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 신화와 우리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카뮈는 이런 의미없고 부조리한 삶이라도 포기해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삶의 본질적 허무에 반항하는 최선의 방법은 내게 주어진 순간순간을 사랑하고, 범사에 감사하며 삶에 충실한 것이기에 카뮈는 우리는 시지프스가 행복하다고 상상하여야 한다고 한다. (73)

 

막스 베버는 국가를 폭력을 독점하는 정치 결사체라 정의했다. (101)


이 말처럼 현재의 분쟁, 싸움을 잘 설명해주는 말은 없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세계는 분쟁이나 기후변화로 인해 물류비용과 시간이 증가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계속 안고 있는 것이고, 해상교역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92)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을 저자는 이미 예견하고 있다. 그러한 시대가 오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탄식은 이미 철지난 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 책으로 중동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한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여기저기 포진하고 있는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기초 정도 잡힌 듯하다.

 

게다가 저자가 예견해 놓은 이 시점의 전쟁 상황과 경제 상황은 어찌 그리 족집게 같은지. 다시 한번 읽어가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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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도시 - 역사, 예술, 문화, 미식을 넘나드는 인문 기행
김지윤.전은환 지음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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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도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두 저자의 사이가 아름답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김지윤 저자가 쓰고, <에필로그>는 다른 저자인 전은환이 썼다.

두 저자는 서로 친구 사이로, 30년 동안이나 뜻이 맞은 사이인 듯 보인다.

더더욱 이런 책까지 둘이 마음 합하여 썼으니 참으로 부럽다.

 

이런 말을 읽어보자. 둘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이인가 드러난다.

 

그렇게 지윤이와 뜻을 모은 것은 202411월이었다.

고민과 토론을 거쳐 여덟 개의 도시를 정했다,

대부분 출장과 여행으로 열 번 이상 다닌 도시들이다. (245)

 

어떤 도시를 사랑했을까?

 

그렇게 두 저자가 사랑하는 도시 여덟 곳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1장 피렌체 - 르네상스를 꽃피운 공화정의 도시

2장 교토 -일상으로 전통을 지켜온 도시

3장 워싱턴 D.C. - 권력이 먼저 태어났던 도시

4장 에든버러 - 왕조의 갈등이 역사가 된 도시

5장 암스테르담 - 자유로운 창의성이 펼쳐졌던 도시

6장 상하이 - 시대의 욕망과 문화가 교차한 도시

7장 파리 - 예술이 국가가 된 도시

8장 런던 - 제국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도시

 

이런 도시들, 모두 8개의 도시들 중 내가 사랑하는 도시들 역시 보인다.

전부는 아니고, 몇 개 되는데 그 이유까지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피렌체

르네상스를 공부하면서 몇 번이나 살펴보고 챙겨본 도시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몇 번 다녀온 셈이다.

 

암스테르담

역사적으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고, 한번 실제로 다녀온 곳이기도 하다.

여기는 그림 공부하면서 베르메르의 <진주 귀거리를 단 소녀>를 통해 다시 만났다.

 

상하이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무척 인연이 있는 도시인데. 그래서 책이나 영화를 보다가 상해가 등장하면 꼼꼼하게 살펴보게 되는 도시다.

 

파리

몇 번이나 다녀온 도시, 해서 더욱 정이 간다.

몇 달 정도씩 체류한 적이 있어, 도시 여기 저기가 반갑게 느껴진다.

더구나 벨 에포크 시대를 공부하면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런던

역시 몇 번 다녀온 도시이기도 하고 대개 한 두달 씩 있었기에 더욱 반가웠다.

요즘 역사와 예술 쪽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니, 이것 저것 챙길 게 더욱 많아진 도시이다.

 

기억에 담아 두고 싶어, 여기 옮겨본다.

 

이탈리아 피렌체

 

가보지 못한 곳이다. 해서 더더욱 아쉬운 곳이다.

책에서라도 보자 해서 열심히 읽고, 이것 저것 챙겨보았다.

특별히 서양 역사에서 관심을 가졌던 시대가 르네상스 시대인만큼 이 곳이 반가웠다.

 

이곳은 소개하고 기억해둘 게 너무 많아, 여기 옮기기엔 지면이 너무 적다는 점만 기록해둔다.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

소장 품목 중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작품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네브라 데 벤치의 초상> (81)

얀 반 에이크 <수태고지> (82)

베르트 모리조 <부엌에서> (82, 84)

메리 카사트 <바닷가에서 노는 아이들> (82 84,85)

 

이곳에는 프랑스 인상파의 걸작들도 다수 소장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베르트 모리조의 <부엌에서>와 메리 카사트의 <바닷가에서 노는 아이들>이다.

모리조는 에두아르 마네의 영향을 받으며 그의 동생과 결혼한 여성 화가로,

카사트는 에드가 드가와 교류하며 프랑스에서 활동한 미국인 여성 화가로 흔히 소개된다.

 

그러나 이곳에 걸린 작품들을 찬찬히 보고 있으면, 굳이 다른 작가와의 인연을 끌어오지 않아도 이들이 얼마나 뛰어난 작가였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전업 화가라는 호칭조차 여성에게는 인색했던 시대에 여성 화가들은 돈이 있어도 모델을 구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의 작품에서는 가족이나 아이들, 집 안 풍경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다.

 

메리 카사트는 미국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인상파들과 교류하고 전시회도 함께한, 그야말로 파리의 미국인이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녀가 남긴 아이들 그림이나 엄마와 아이를 그린 그림들은 아름답고 섬세하지만 절제된 감정표현 아래 묘한 긴장감을 느끼게한다. 내셔널 갤러리에 걸려있는 <바닷가에서 노는 아이들>1866년 제 8회 인상파 전시회에 출품되어 그녀의 명성을 한층 굳건히 해준 작품이다. 관객은 모래 장난에 빠져있는 두 어린 소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정지된 순간이 주는 색감과 구성의 긴장감을 즐기게 된다.



 

워싱턴, 워싱턴 모뉴먼트

 

워싱턴 모뉴먼트는 파리나 로마에서 볼 수 있는 오벨리스크를 연상시킨다. 물론 유럽의 오벨리스크가 이집트에서 옮겨온 유물이라면, 워싱턴 모뉴먼트는 미국이 스스로 만들어낸 상징이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지기 시작한 창작물인 것이다. (75)

 

탑은 1884년에 준공된다. (77)

 

런던에 가면 런던탑에 가보자.

 

런던에 있을 때에 주말이면 도시 순례를 하곤 했는데, 런던탑은 그 중 하나였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곳은 런던탑에서도 토마스 모어(237), 그리고 헨리 8세의 왕비인 엔 불린(232)이 처형당한 곳이다. 특별히 그 장소를 표시해 놓았을 정도로 유명한 장소다.

 

낮은 아치형으로 된 입구와 쇠창살 철문이 유난히 무시무시하게 느껴진다. 배를 타고 입구를 지나 철문이 철커덩대며 내려갈 때, 죄수들이 느꼈을 공포는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 문을 통해 런던탑으로 들어온 죄수들은 살아나가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바로 엘리자베스 1세다. 엘리자베스 1세는 언니인 메리 1세 시절, 모반에 엮여 배신자의 문을 통해 들어와 런던탑에 유배되었다. 실제 처형도 거론되었지만 다행히 살아남아 훗날 여왕의 자리까지 올랐다. (238)

 

런던은 또한 웨스트 엔드도 유명한데, 요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더더욱 못가본 것이 후회가 된다. 런던에 제법 오래 있었는데 그때는 그것을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사랑하면 보인다, 는 말이 있는데 정말이지 여기 책에 소개되는 도시들은 사랑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기저기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

 

특히 몇 곳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를 헤어졌다 다시 만난 듯. 반갑기 그지없었다.

저자들이 아주 세심하고 꼼꼼하게 소개해 준 덕에 아주 반가운 친구를 다시 만나 회포를 풀 수 있었다.

 

비록 오랜 세월이 흘러 만난 친구지만 사진으로, 또한 글로 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어 무척 기뻤다. 두 저자에게 감사의 인사 전한다. 누군가 사랑이 변한다고 말했지만, 진짜 사랑은 변하지 않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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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위대한 결정 50가지
최경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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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위대한 결정 50가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간단히 표현해보자.

책 표지에 이런 글이 보인다.

 

<전 세계 비즈니스의 판을 뒤흔든 머스크의 결정들을 가장 날카롭고 친절하게 해설해주는 단 한권의 보고서,>

 

말 그대로다. 머스크가 내린 결정들을 50개로 추려서, 그 결정들을 날카롭고 친절하게 해설해주고 있다. 그런 결정들이 가지는 의미와 결과까지 잘 살펴보고 있다.

 

머스크의 이런 자세, 본받을만하다.

 

두 가지다.

 

머스크가 느낀 위협은 실패가 아니라 타이밍이었다. 연구실은 완벽한 증명을 요구하지만 시장은 즉각적인 작동을 요구한다. 논문은 심사를 기다리지만, 제품은 사용자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는 머릿속에서 비교표를 만들었다. 박사과정이 주는 건 몇 년 뒤의 결과지만, 인터넷 산업은 몇 달 안에 결론이 난다. 틀리면 빨리 틀리는 편이 낫다. 늦게 틀리면, 맞아도 늦는다. 박사과정을 시작한 지 둘째 날, 그는 계산을 끝냈다. “여기서 2년을 보내면, 바깥은 2년 앞서 간다안전은 위험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결론이 늦게 오는 상태일 수 있다는 생각이 그 순간 굳어졌다. (21-22)

 

늦게 틀리면, 맞아도 늦는다. 거기에 밑줄을 굵게 긋자.

 

2009년 머스크가 신혼여행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이사회가 열렸고. 거기에서 한 가지 사안이 의결되었다. 바로 머스크를 CEO 자리에서 교체하는 것.

 

, 이럴 때 보통 사람같으면 어떻게 할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게 대다수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달랐다, 그는 냉철하게 두 장의 계산서를 펼쳤다.

하나는 싸웠을 때의 비용그리고 다른 하나는 남았을 때의 기댓값

해서 그는 싸우지 않기로 했다. CEO 자리는 내려놓되 지분은 붙잡기로 했다. (41)

 

이는 업종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앞섰기 때문이다. 금융 서비스를 담당하는 회사에서 내부 싸움이 일어난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안다면, 회사 가치가 하락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결정은 옳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서 우리는 배운다. 그의 냉철함을. 그는 결코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

 

그가 내린 결정들

 

그가 내린 결정이 무려 50개이다.

50개라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특히나 그가 결정한 사항들이 이 세계를 바꿔온 그 내역을 알게 된다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이런 것들은 결정 중의 결정이라 부를 수 있다.

머스크의 결정방식이다.

그러니까 이 항목에서는 결정사항이 아니라, 결정의 방법 즉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들은 어떤 것들일까? Tips 이다.

 

첫째, 결론이 빨리 나는 쪽을 고르다. (44)

둘째, 물리적 실체에 배팅하다. (86)

셋째, 설득 대신 작동으로 입을 막다. (132)

넷째, 통제권을 내재화해 장악하다. (182)

다섯째, 성공을 폐기하고 다음 판을 열다. (246)

 

이 중 다섯째는 특히 새겨가면서 배워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실패한다. 조그마한 것일지라도 성공이라는 영역에 들어섰다면 그 성공에 취한다. 그래서 그 다음 단계 - 여기에서는 다음 판이라 표현하는데 - 를 여는데 실패한다.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머스크는 어떻게 했는가?

잘 팔리는 저가형 모델을 보류하고, 수익을 내던 플래그십 라인을 뜯어내며, 자동차 제조사라는 정체성을 로봇 기업으로 전격 갈아엎는다. (246)

 

저자는 이것을 머스크의 가장 위대한 결정방식이라 평한다.

그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과거의 성공을 미래의 연료로 태워버리는 것이다. (246)

표현이 멋지게 시적이지 않는가,

또 다른 표현은 창조적 파괴라는 용어를 넘어서 자기 부정적 진화’.(247)

이것 역시 무척 함축적이면서도 시적이다.

 

결정 중에서도 이런 것들은 특기할만 하다.

 

로켓을 사는 대신 직접 만들기로 마음 먹다. (54)

 

이 책의 진짜 포인트는?

 

바로 각 항목마다 끝머리에 <머스크의 이 결정 이후>라는 글을 실어 놓았는데, 어찌 보면 이게 진짜다.

 

머스크의 결정이 그냥 구두선으로 끝난 게 아니라 실제적인 효과를 거두었고, 또한 그 후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런 데까지 시선을 넓히는 저자의 혜안 감사하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앞표지에 이런 글이 쓰여있다.

 

<우리는 이미 그의 결정 안에서 살고 있다.>

 

백 퍼센트 맞는 말이다. 그가 내린 결정 하나 하나를 살펴보니, 우리의 이미 그의 결정 안에서

살고 있다. 마치 손오공이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그래서 이 책에서 한 문장을 뽑아, 이 책의 키워드, 키 센텐스를 삼는다면? 머스크의 결정들을 가장 날카롭고 친절하게 해설해주는 문장을 뽑는다면? 단연코 이 문장이다.

 

머스크의 초기 결정들을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공통된 미덕이나 영웅 서사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되는 건 불안정한 선택, 미완의 상태, 그리고 너무 빠른 전환이다. (44)

 

이 책은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간결한 문장안에 이미 진리가 들어있기에 그렇다. 한마디로 머스크의 결정 요체를 아주 간결하게 떠먹여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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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한 세계 크로스 1
김연수.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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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한 세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집이다. 두 편의 작품이 한데 묶여있는 소설집이다.

그런데 두 편이라고 해서 같은 저자가 아니라 두 명의 다른 작가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쓴 소설이다. 주제는 윤리적 딜레마. (175)

 

김연수 <우리들의 실패>

히라노 게이치로 <결정적 순간>

 

여기 인터넷 책 소개에 따르면 출판사의 기획 의도는 이렇다.

크로스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두 작가가 문학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우리가 하나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연결의 기획이다.

 

주인공을 살펴보자.

 

김연수 <우리들의 실패> :

 

화자, 신문 기자. 40대 중반

손동하를 인터뷰한 후, 손동하의 사연을 대신 전해주는 형식을 취한다.

국정 개입 사건의 내막을 전하는 게 아니라, 그런 일을 하게 되는 손동하의 성장 과정과 폭로에 이르게 된 계기들을 소설 형식으로 구성해서 전달한다. (15)

 

손동하 대통령의 친인척의 국정개입 사건에 연루된 인물 (11)

결혼, 아내가 있다. (13)

일군 사업의 파산과 구속을 각오하고 폭로에 나섰다. (14)

쉰 살을 넘었다. (59)

 

히라노 게이치로 <결정적 순간> :

 

미즈마키 가스미 - 미술관 큐레이터

 

가스미는 이미 고인이 된 사진 작가 사카키 미노루의 사진전을 기획하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상한 사진 몇 점을 보게 된다.

그 사진을 공개할 수 있을까.

 

어떤 진실을 발견한 직후에 시작해서 차츰 그 진실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174)

 

윤리적 딜레마는 본디 죄를 저지른 당사자가 감당해야 할 것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 주변에 있으면서 의도치 않게 비밀을 알게 됨으로써 준당사자가 되어버린 입장의 인물을 그린다. (175)

 

작품 제목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하는 문장들

 

이런 시도를 해보았다. 소설 문장 속에서 그 소설 제목을 가장 분명하게, 그리고 극명하게 드러내는 문장 하나씩 찾아본다면 어떤 것이 될까. 저자들이 책의 제목을 정하면서 그걸 정하게 되는 결정적 문장이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에 그런 시도를 해보았다.

 

김연수 <우리들의 실패> :

 

일단 읽어가면서 후보가 되는 문장을 챙겨보았다.

이렇게 읽어가면 글의 흐름과 해당 문장을 조금더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뭐 어쩌겠어. 나도 엄마 결혼식에 내가 왜 있는건지도 모르겠는데. (40)


정혜인이 손동하에게 한 말이다.

둘은 혜인 엄마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추구와 관련된 글 중 이런 게 있다. 이 것도 후보 중 하나가 될지도. 

 

당시 엄마가 느낀 고통을 저는 전혀 모릅니다. 그게 바로 짚으로 만든 개의 슬픔이죠. 그 개가 말이 없는 게 아닙니다. 끊임없이 짖어대지만 그 소리가 다른 개에게 가 닿지 않을 뿐이죠. (57)

 

드디어 발견했다.

 

우리의 소망은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미래는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았죠. 그것이 우리들의 실패입니다. (62)

 

그리고 이어서 이런 말들이 이어진다.

마법사 멀린과 호수의 여인 니뮤에 간에 벌어지는 사건, 그리고 후에 니뮤에에게 마법을 다 가르쳐 준 멀린은 산 채로 나무 속에 갇히게 된다.

그렇게 나무 속에 갇힌 멀린이 후에 그 길을 지나가던 가웨인에게 이런 말을 한다. .

 

나는 너희의 세계를 볼 수는 있지만 내가 직접 바꿀 수는 없어. 그게 나의 운명이야. 나는 목소리로만 너희를 도울 수 있어. 너희 세계를 바꾸는 건 너희가 할 일이니까. (68)

가서 말해. 이제 그 일을 할 때라고. (68)

 

이 말이 손동하의 삶을 바꾼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가 살고 있는 세계를 바꾸기 위해 폭로를 결심하고 신문 기자인 화자 를 만나 인터뷰한다.

 

히라노 게이치로 <결정적 순간> :

 

눈을 뜨고 아틀리에를 바라보았다. 무엇 하나 달라진 건 없었지만, 자신이 방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101)


그게 결정적 순간이 아닐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런 이야기 새겨보고 싶다.

 

신은 모든 인간에게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 물어본 뒤, 이를 종합해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현재의 인간은 저마다 조금씩은 무지하다. 그 덕분에 그 의견의 총합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괴상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10-11)

 

그리고 위의 이야기 결론은 이거다.

 

어떤 미래는 대다수가 원하지 않은 모습일 수도 있다. (11)

 

멀리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면 불확정의 시간을 견뎌야했다. 그런 점에서 미래는 양자물리학적 대상과도 같았다. (15)

 

이런 유머도 기억해둘 만 하다.

 

전 돈가스 먹을래요.

넌 예의바른 놈을 좋아하눈구나.

돈가스는 항상 튀김옷을 갖춰입고 나오거든. (46)

 

굴렌 굴드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52,

 

아리아’ ‘아리아 다 카포


두 번째 아리아 연주 같은 것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연주에서 그냥 지나쳤던 음들을 다시 정확하게 연주하려는 것이라고, (57)

 

다시, 이 책은?

 

두 작가가 작품 속에 감추어 둔 보물을 찾아내기 위하여 저자의 마음속을 헤아리며 작품 속 문장을 샅샅이 훑어가는 작업, 아주 즐거운 작업을 했다.

해서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서를 제대로 한 느낌이다.


두 작가의 작품 두 개를 한 권으로 묶어낸 책 제목이 근접한 세계.

물론 그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는 다르겠지만, 두 개의 작품을 읽어가면서 두 작가의 세계에 조금이라도 근접해가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정말이지, 많이 근접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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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 - 세 가지 질문에 답을 맞혀야 그녀를 사랑할 수 있다
김태경 지음 / 매직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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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이 책 제목을 보면서 어떤 여자가 떠올랐다.

제목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이니 만큼 당연히 그 여자가 떠올랐다.

세 개의 질문을 던지는 공주, 바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투란도트 공주다.

 

그렇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는 어떤 여자이며, 그녀가 던지는 세 가지 질문은 무엇일까?

 

소설의 전개를 살펴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이 분명 그 여자일텐데, 처음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니 등장해 있는데, 누구인지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그녀라고 짐작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더니. 어느 순간 아, 그녀가 주인공이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그녀 주인공에게 관심이 가게 된다.

 

두나, 아버지와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설이 시작할 때에는 중학생인 여자가 바로 그녀. 중학생이었던 그녀가 이제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가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즉 남자 주인공인 박성혁과 만나게 되어, 남녀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등장하는 뮤지컬

 

이 책에는 수많은 뮤지컬이 등장한다,

해서 그런 뮤지컬만 따로 정리해도 될 정도로, 뮤지컬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등등곡>

<쉐도우> 7, <프랑켄슈타인>, <오페라의 유령>

<왕자 대전> 17, <아가씨와 건달들> 77, <레미제라블> 115

<벤허> 118, <영웅> 159, <준생> 165

<김종욱 찾기> 165, <곤 투모로우> 193, <외쳐 조선> 210

 

남자 주인공 박성혁이 문화부 기자 출신에 현재는 뮤지컬 관람후 블로그에 리뷰를 써서 올리는 일을 하고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여러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연극, 뮤지컬 관련 용어들

 

그러니 자연스럽게 뮤지컬 관련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뮤지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아주 흥미있는 뮤지컬 덕후들의 재미있는 사연들을 접할 수 있고

설령 뮤지컬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뮤지컬에 관한 상식선에서의 용어도 접하게 된다.

 

프레스 콜 (9, 191)

관객 크리티컬 (17쪽)

 

세 가지 질문과 <투란도트>

 

드디어 소설에서 세 가지 질문이 등장한다.

서로 알게 된 두 남녀, 두나와 성혁이 서로 알아가는 가운데 드디어 두나가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게 나오지 않으면 안 되는 <투란도트>가 등장한다.

친구와 성혁의 대화중에 등장한다.

 

, 그 문제 못 풀면 죽이겠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죽이긴 왜 죽여?
너 투란도트 몰라?

?

김주빈의 질문에 성혁은 뒤통수를 한 방 얻어맞은 표정이었다. 생각해보니 정말 뭔가 이상하다.

오페라 <투란도트> 말하는 거지? 세 가지 질문의 정답을 맞히면 결혼하고, 아니면 사형에 처한다는 중국 황제의 딸. (205)

 

그렇게 오페라의 주인공 투란도트와 이 소설의 주인공 두나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가 된다.

 

과연 성혁은 두나의 세가지 질문에 맞는 대답을 할까?

 

다시, 이 책은?

 

그리고 228쪽과 229쪽에서 성혁과 친구들의 대화창을 보여주고 있는데, 거기 아이디가 어디선가 본 이름들이다.

 

바로 투란도트에 등장하는 중국의 관리들 이름이다.

ping, pang, pong.



그런 아이디를 쓰고 있는 것을 보니, 성혁의 친구들은 이미 전에 <투란도트>를 잘 알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성혁은 오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었을 것이니 이미 ping, pang, pong을 알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투란도트를 알았을 법도 한데......


그래서 이 소설은 투란도트와 두나를 연결시키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비극인 줄 알았던 <투란도트>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과연 이 소설의 주인공 두나는?


그런 연관성을 상상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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