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찬란한 선택

 

선택이란 말과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조합하여 소설을 써본다면?

바로 이 책 <찬란한 선택>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 맨 앞장에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 일부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 명운(150)은 직업이 소설가다. 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거의 1-2년마다 장편소설을 한 편씩 펴내지만, 아직 그리 유명한 소설가는 아닌 소설가다.

소설가 명운의 신상을 밝히자면, 아직 미혼인데 연인이 있다. 연인 연우와는 10년 정도 만나 사귀는 사이다. 연우는 패션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사건이 일어났다.

 

마동석처럼 생긴(그래서 마동석이라 부른다, 물론 실제 영화배우 마동석과는 관련이 없다) 사람을 만난 것이다.

 

그가 주인공 명운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당신이 가지 않은 인생의 길을 가보게 해주면 어때요?” (22)

 

그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그 시를 언급하면서,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가보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명운은 그런 가보지 못한 길을 가보게 된다.

그런 길을 가면서, 무려, 장가도 가고 딸도 낳고 아내는 바람을 피우기까지 하는 인생을 살아본다.

시간을 종횡무진 횡단하면서 살아보는 것이다,

 

시작 지점이 미혼이었으니,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마동석 때문에 살아보는 것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하여

 

소설의 시작점에서 주인공은 미혼이다. 연인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혼에 대해 말할 정도도 아니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은 연인 연우에게 결혼하자고 한다. 청혼한다.

 

그러니 시작과 끝나는 부분, 그 사이는 가지않은 길이 아니라, 가보려고 하던 길이다.

미리 여러 경로의 길을 보여주면서 과연 어떤 길을 가겠느냐고, 선택해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 군데 군데 선택에 대한 여러 상념들이 등장한다.

 

내가 택한 길은 쉽지 않은 길이었다. 그 길을 걷는 과정에서 겪게 될 어려움은 경험해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안정적인 삶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잘 풀리지 않는다면 정말 비참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이 길을 가보지도 않고 포기한다면 나는 반드시 후회 할 것이다.’

나는 단호하게 갈 길을 정했다. 결코 후회 따위는 남기지 않으리라,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42)

 

인간은 항상 자신이 선택하고 남의 탓을 한다. (53)

 

내가 어제 가지 않은 길너무좋아 보였다. 새삼 삶은 운명에 달린 것도, 우연에 지배당하는 것도 아니며 선택의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171)

 

가지 않은 길을 가보면 나은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다를 것은 없었다. 아마 또 다른 길을 간다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95)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드라마는 갈등이다. 이는 작법의 기본이다. 갈등을 투박하게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뭔가를 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이다. 당연히 주인공은 고난을 거치며 나아간다. 그러다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하면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것이다. (71)

 

갈등이 조성되지 않으면 이야기는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 시작하자마자 오해가 풀리고 두 시간 내내 사랑만 속삭인다면, 테러범이라고 나온 악당들이 주인공의 주먹 한 방에 나가 떨어진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72)


그래서, 저자가 작품 속에서 갈등이 이야기의 기본이라 하기에, 갈등이 여기 나올 것이다.

그 갈등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소될 것인가? 기대가 된다. 

 

너무라는 말의 용법에 대하여

 

그니까...... 그게... 설명을 잘 못하겠는데 그냥 너무 좋아요. 정말 너무너무......” 

너무는 부정적인 상황에서 쓰는 표현이란 이야기를 굳이 할 필요는 없었다.

루희가 내가 쓴 소설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너무 잘 전달이 되었으니까. (170)

 

저자는 너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쓰는 표현이라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0156) 13일 올라온 너무나랑 정말로 차이가 뭡니까란 질문에는 “‘너무나너무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 ‘너무나 힘들다/너무나 밉다와 같이 씁니다. ‘너무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부정적인 상황에서 주로 쓰입니다. 따라서 너무나 고맙다.’라는 표현 대신 정말 고맙다./정말로 고맙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너무의 뜻을 변경한 뒤인 (20156) 18일에는 같은 질문에 덧붙임이란 형식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로 뜻풀이되어 긍정적인 서술어와 어울려 쓸 수 없었던 너무, 현실 쓰임의 변화에 따라 2015615일 자로 뜻풀이가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로 변경되어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처럼 긍정적인 서술어와도 어울려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수정했다.] (인터넷에서 인용)

 

다시, 이 책은?

 

이 책 제목이 <찬란한 선택>이니, 선택을 잘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가 한 선택은 어떨까? 제목처럼 찬란한 선택은 과연 어떤 선택일까? 그게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이 책은 작가의 다짐이다. 작가가 글을 쓰겠다고 소설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천하에 알리는 것이다. 그 선택이 찬란한 선택이라고 저자는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후회하고 있습니까?”

내가 고개를 들어 질문을 던진 마동석을 돌아보았다.

작가님이 앞으로도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나이가 들어 죽고 나서야 사람들이 작가님의 글을 알아봐준다면, 그리고 이런 미래가 찾아올 것을 알고서 처음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던 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도 다시 작가의 길을 걷겠습니까?” (43)


이에 대한 주인공의 답변은, 아니 저자의 답변은?

 

그런데 말이야, 그래도 나는 글이 쓰고 싶더라, 속으로 외쳤어, 상관없어! 아무도 보지 않아도 나는 글을 쓰고 싶어!”(316)

 

그런 다짐이 듣기 좋다. 설령 작가가 쓴 책을 아무도 읽지 않는다해도 글을 쓰겠다는 그 결기가 고맙다. 그런 결기를 만나니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독자로서 기분이 좋다. 나같은 독자가 적지 않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키다리 아저씨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7
진 웹스터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키다리 아저씨

 

말로만 듣던 책이다.

제목만 알고 있던, 그래서 어느 후원자가 고아원에 있던 소녀를 돌보아주며 대학공부를 시킨다는 줄거리로만 알고 있던 책이다.

이번에 읽고나니, 물론 그 기본 줄거리야 그대로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감성과 인간애가 물씬 풍기는 아기자기한 내용이었다. 게다가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마침내 즐거운 결말을 맞게 되는 남녀간의 애정 전선 또한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줄거리는?

 

굳이 소개할 필요 없을 것이다. 고아원에서 자란 열일곱 소녀 제루샤 애벗(주디)이 이름 모를 후원자의 도움으로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꿈을 이루고, 더하여 사랑도 만나게 된다는 아기자기한 소설이다.

 

특이한 것은 이 소설이 오직 편지로만 진행이 되는데, 신기하게도 그 상대역인 저비의 상황도 알게되는 기법을 쓰고 있다는 것, 그래서 주디의 편지 속에 저비도 같이 등장하면서 소설이 전개되고 있다.

 

하나씩 알아가는 기쁨 맛보는 주인공

 

고아원에서 자라서 다양한 책을 읽지 못한 주디에게 대학 생활은 완전히 다른 별천지다.

해서 보이는 것, 만나는 것들이 모두 배워야 할 것들이다. 독자들은 주인공 주디와 함께 하나씩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대학에서 어려운 건 공부가 아니에요. 정작 힘든 건 노는 거예요. (29)

 

제가 얼마나 무지의 심연에 빠져있는지 아저씨는 믿기 힘드실 거예요. 저는 스스로 그 깊이를 깨닫게 되었답니다. (37)

 

조지 엘리엇이 여자라는 것도 몰랐어요. (38)

 

조지 엘리엇이 누구?

그가 남자가 아니었어? 이름이 조지인데?

그래서 주디 덕분에 조지 엘리엇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게 되었다.

 

조지 엘리엇(George Eliot, 181912~ 188011)은 영국의 소설가, 시인, 언론인, 번역자이자 빅토리아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하나이다. 본명은 메리 앤 에번스(Mary Anne Evans)이다. 그녀의 작품에 <사일러스 매너>(1861)가 있다


<사일러스 매너>하니까 비로소 생각이 난다. 분명 여자다.

 

도리아식, 이오니아식인지도 모르지요. 전 이 두 가지가 늘 헷갈려요.(81)

 

동지를 만난 기분이다. 그리스 문화를 공부하면서 만난 그리스 신전의 기둥, 도리아식과 이오니아식이 있다. 그런데 그 둘을 구분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기억해야지 각오를 단단히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잊어버리고 다시 보면 또 헷갈린다. 그런데 그게 나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책이 쓰여질 때도 그랬다니, 천만다행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어서.

 

행복하면 그만이지 뭐가 또 있겠는가? (인용문이에요, 고전을 읽었거든요.) (105)

 

생각난다. 어릴 적 어떤 책을 읽다가 멋진 문장을 만나면 기억해두었다가 써먹을 데를 찾던 그런 기억말이다. 주디도 그런 시기를 지금 거치는 중이다.

 

고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햄릿>을 읽어보셨나요? 읽지 않으셨다면 지금 당장 읽어보세요. 정말 굉장한 작품이에요. 이제껏 셰익스피어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렇게 글을 잘 쓰는 줄은 몰랐어요. 늘 그가 명성만 자자한 사람일지 모른다고 의심했거든요. (106)

 

<햄릿>은 수업 시간에 분석할 때보다 무대 위에서 보는 게 훨씬 멋졌어요. 전에도 좋은 작품인 줄은 알았지만, 이번엔 정말.......! (111)

 

셰익스피어에 관한 발언은 계속 이어진다.

 

또 봄 연극 무대에도 서게 되었어요. <뜻대로 하세요>를 야외에서 공연할 거예요. 전 로잘린드의 사촌인 실리아 역을 맡게 됐어요. (107)

 

독자를 웃음짓게 하는 주디의 발언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란 주디, 결코 낙담하거나 힘들어하지 않는다. 하기야 그도 그럴 것이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대학교에서 마음껏 공부만 해도 될 환경으로 들어섰으니 얼마나 좋으랴. 물론 여러 가지 어렵고 힘든 일을 만나지만 그때마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힘차게 헤쳐 나간다. 그래서 이런 발언들을 읽을 때마다 독자들은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인생에서 인격이 요구되는 때는 큰 문제가 닥쳤을 때가 아닌 것 같아요. 누구든 위기에는 대처하고 참담한 비극에는 대담하게 맞설 수 있지만, 정작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을 웃으며 마주할 수 있으려면 정신력이 필요해요. (63)

 

세상에 얼마나 비가 퍼붓던지, 오늘밤 예배당까지는 헤엄쳐서 가야 할 판이에요. (98)

 

전 아무래도 천국에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세상에서 좋은 것들을 이렇게나 많이 누리고 있으니까요. 사후에도 그런 호사를 누린다면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107)

 

전 그 애들이 예쁜 이상 멍청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 애들이 하는 얘기가 남편들을 얼마나 질리게 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운 좋게도 똑같이 멍청한 남편을 얻지 않은 한 말이지요. 꽤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멍청한 남자들이 넘쳐나는 듯 보이거든요. 올 여름에 만난 사람만 해도 꽤 되니까요. (187)


특히 마지막 문장 읽으면 주디의 당당한 모습, 지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핸 모습이 떠오른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손모아장갑 (28)

 

드디어 찾았다. 예전에 무심코 사용하던 장갑의 이름, 장애인을 비하한다고 고쳐부르자던 장갑의 이름을 실제로 사용한 것을 드디어 발견했다. 손모아장갑, 이제 다시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들 하지 않기를 손모아 빌어본다.

 

전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해요. 상상력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가 있으니까요. (120)

 

이곳 사람들의 세계는 여기 있는 언덕 꼭대기가 전부랍니다. 제 말뜻을 이해하실지 모르겠네요. 이곳 사람들은 시야가 아주 좁다는 뜻이에요. (139)

 

전 이제 사람들이 물질에 눌려 중압감을 느낀다고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요. (166)

 

대학생인 주디의 당찬 발언, 속깊은 발언에 독자들은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두 번 읽기를 권한다.

첫 번째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오직 주디 애벗에만 집중하면서 읽어본다.

그 다음에는 저비라는 이름이 나오면 새로운 각도로 읽어본다. 저비가 등장하면 주디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또 저비가 어떻게 주디에게 대하는지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읽어본다.

 

그렇게 두 번을 읽게 되면, 이 책이 단순히 성장소설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있는 달콤한 사랑의 향기도 담뿍 맡을 수 있는 러브 스토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 시대에듀 이슈&시사상식 205호 + 무료동영상 - 공기업ㆍ대기업ㆍ언론사ㆍ대입 시사상식 | 논술 + 면접 대비
시사상식연구소 지음 / 시대에듀(시대고시기획)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4 시대에듀 이슈&시사상식 205

 

세상 돌아가는 일을 꼭꼭 짚어서 알려주는 책,

세상 돌아가는 것, 신문이나 미디어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누군가 정리를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 읽어보니, 이 책이 바로 그렇게 정리를 착착 해주는 책이다, 좋다. 

간결하지만, 어느 것 하나 빠진 것이 없다.  

 

먼저, 지금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일들은 어떤 게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세상, 그런 좁은 우물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핫이슈는 어떤 게 있을까?

 

이 책에서는 그런 핫이슈를 1위부터 30위까지 뽑아놓았다. 해서 어떤 일이 세상에서 중요한지  순위별로 알아볼 수 있다.

 

1위는?

우리나라의 문제이니, 당연코 명태균이다.

여론 조작에 공천, 이권 개입까지 그야말로 어느 한 군데 빼놓을 수 없는 큰 이슈다.

이 사건을 무려 6쪽에 걸쳐 다루고 있다.

물론 신문에 나온 이야기 이상 더 깊은 이야기는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한 눈에 꿸 수 있도록 정리해 놓은 게 독자에게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다.

도표와 사진 등, 자료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해놓은 점도 돋보인다.

 

그럼 두 번째 핫이슈는 무엇일까?

이번에는 눈을 해외로 돌린다면? 그렇다. 이 책의 표지에 나온 인물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이 건은 4쪽에 걸쳐 다루고 있다.

 

3위는? 한강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부를 수 있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기쁜 소식이다.

노벨문학상을 대한민국 작가가 받다니?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무려 노벨문학상 작품을 우리말로 직접 읽을 수 있다는 데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여태껏, 우리는 번역으로만 노벨문학상을 읽어오지 않았던가?

해서 이 기사의 마지막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한강이 불지핀 문학 열기.......판매량 급증 (23)

 

판매량 급증은 한강의 책이 많이 팔렸다는 것, 더하여 이런 일도 생겼다는데....


한강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독자들이 다른 책들도 함께 구매하며 오랜만에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내수가 빠지는 바람에 국내 경제가 힘들다고 하는데, 이런 일로 인하여 그나마 업계가 활기를 띤다는 소식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렇게 무려 30위까지 핫이슈를 정리해 놓고 있다.

그러면 국제, 국내 뉴스에서 독자가 챙겨보아야 할 이야기는 거의다 다루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상식 더하기>라는 타이틀 아래 다양한 소식과 내용을 전하고 있는데,

이런 것도 있다.

<3분 고전 : 폭노위계(暴怒爲戒)> (172)

 

갑작스런 분노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말이 왜 필요할까?

분노는 경계해야 한다. 더하여 일단 폭발하면 나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큰 상처를 입히게 되니, 경계하고 경계해야만 한다.

이 말은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 재밌는 코너가 있다. <취업 실전 문제>


그러니 이 책은 현재 취준생들에게 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시사문제를 싣고 있으며, 또한 취업 실전문제도 구비해 놓고 있으니말이다.

그런데 취업과 별 상관이 없는 사람으로서 그런 문제를 읽어보고, 풀어보니 이게 장난이 아니다. 문제의 난이도가 제법 해볼만하다. 그래서 나의 시사 문제에 관한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해볼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 안에는 특히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문제도 들어있다.

 

다시, 이 책은?

 

하루 하루 세상 돌아가는 것이 참 눈부시다.

눈이 부셔서 제대로 눈을 뜰 수조차 없다.

그렇게 세상일이 바쁘게 돌아가니,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 경과가 어떤지 또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대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하다.

 

아무리 세상일이 어지럽게 돌아갈지라도, 이 책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나간다면 적어도 길 잘 못 짚어 넘어질 일은 없을 듯하다. 이 책 격월간이니, 두 달에 한번씩 읽어 시사 상식 업데이트 해두면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계엄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 정은문고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계엄

 

저자는?

 

이 책은 소설이다, 저자는 일본인이다.

일본인인 저자는 19791년 동안 서울의 건국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외국인 교사로 체류했다.

그런 체류때 경험한 것을 소설의 형식으로 발표한 것이다.

 

일본인이기에, 외국인의 시점에서 본 우리나라의 모습이 이 책에 들어있다.

우리는 늘상 그러려니 하고 지나친 것들도 외국인의 눈에는 다르게 보일 것이니. 이 책의 내용 중 우리를 깨우쳐 주는 것들이 많다.

 

연구실 벽에도 박정희 대통령의 초상 사진이 걸려 있었다. 분명 공적 장소에는 의무적으로 걸게 되어 있나보다. 나는 일본에서 전전 (戰前)시대 국민학교에 내걸렸다는 천황 초상화를 떠올렸다. 일본 메이지 유신을 모방해 '정신 유신' 같은 말을 고안하고 국민에게 강요하는 독재자인만큼 당연히 여기도 모방의 힘이 작동하리라 (41)

 

이런 것을 보면, 당시에 이미 일본에서는 국가원수의 초상 사진 같은 것을 걸지 않았던가 보다. 우리나라만 메이지 유신을 따라 하느라 철지난 짓을 따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 일은 전두환 때까지도 그랬었다.

 

식수는 박대통령이 제창한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기회가 생길 때마다 행해졌다. (94)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자주 보는 기관장이나 유명인사들이 어떤 것 혹은 일을 기념하여 식수를 하는 장면의 기원이 바로 새마을운동에서라는 것.

 

당시 우리나라는 외국인의 눈에 어떻게 보였을까?

 

저자는 우리나라로 오게 되면서 여러 가지 사전 정보를 듣는다. 그런 사전 정보들을 갖고 온 저자, 이런 것들을 뇌리에 주입하게 된다.

 

군사 독재 정권 하에 있으며 얼마나 부조리하고 공포로 가득 찬 곳인지 알게 되었다, (26)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도 연행되어 시체로 발견되었다. (27)

 

그곳 한국에서는 적어도 일본에서와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주의에 만전을 다하지 않으면 뜻밖에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쓸 가능성이 있다. (28)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던 저자, 그가 중앙정보부에서 데리러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을까 충분히 짐작이 된다.

 

일하는 학교로 찾아온 중년 남성에게 이끌려 그는 중앙정보부로 가게 된다.

그런 일을 당하자 목적지에 도착하기 까지 오만 생각을 다하게 된다.

무슨 잘 못이 있는 것일까? 말을 잘 못한 것이 있는지, 아니면 누군가 연루된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등등

 

심지어 학과 공동연구실에 있던 책, 김석범의 <까마귀의 죽음>도 떠올린다.

김석범은 한때 조총련 측에 섰던 소설가로, 이 소설은 1948년 제주도에서 일어난 학살 사건인 4.3 사건을 주제로 한 것이다. (161)

 

그러나 막상 도착한 곳에서는 뜻밖의 일을 제안한다.

일본어에 능숙한 직원을 뽑는데 면접관이 되어 달라는 것, 물론 1회만 해달라는 것이다.

 

기록해두고 새겨볼 말들, 사건들

 

당시 그때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어떻게 나라는 사회는 돌아갔을까?

일본인이 보고 들은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아무래도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았는지라 다르다. 특별히 일본이라는 나라는 더 특별한 외국이기에 더더욱 특별한 이야기가 기대되었다.

 

일본에서 온 잡지와 책을 받으려면 더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했다. 어느 날 갑자기 국제우체국에서 출두하라는 요청이 인쇄된 엽서가 도착한다. 그러면 버스를 갈아타고 신촌 앞 철도 밑을 지나 연세대학교 맞은편에 있는 우체국에 가야 한다. 오전 중으로 시간대가 지정돼 아무래도 출퇴근 러시아워에 맞닥뜨린다. 비틀거리며 버스에서 튕겨 나와 우체국 바깥 계단을 올라가 2층 창구에서 서류를 보여주고 외국에서 온 소포 수령을 신고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수령 절차가 끝날 리 없다. 담당자가 커터 칼로 소포 포장을 거칠게 뜯으면 안에서 나온 책과 잡지에 대해 한 권 한 권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산주의와 반정부 관련 문서가 없는지 검사하려는 목적이다. (114)

 

박정희 유고 사태가 일어난 다음의 일이다.

저자는 일본 대사관 홍보실에 가서 신문을 열람한다. 물론 일본 신문을 보러 간 것이다.

 

열람실에 놓인 일본 신문은 무참할 정도로 검열을 받았다. 제목과 하단 광고를 남겨두고 1면 모든 기사가 잘려져 있었다. 그만큼 심각한 사태가 최근 한국에서 일어났음을 말해주었다. (265)

 

이런 기록도 만난다.

 

박정희 유고 사태가 일어난 다음의 일이다.

 

텔레비전에서는 그리그의 <오제의 죽음>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대통령 공적을 칭송하며 61세로 끝난 그의 생애를 이야기했다. (........) 라디오 역시 클래식 음악 일색이었다. (271)

 

이런 기록을 읽으니 저자가 클래식 음악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서 다시 읽으니 음악 관련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다.

 

바흐의 파르티타 (32)

 

비틀스부터 드뷔시까지 조잡한 흑백 재킷으로 감싼 해적판 레코드가 팔려나간다. (63)

 

내가 에릭 사티를 듣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하자 부인은 안쪽에서 레코드를 꺼내 내게 빌려주었다. (242)

 

텅빈 전시장에는 모차르트<레퀴엠>만 흘러나왔다. (264)

 

이런 기록 가치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문화와 관련된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그들과 만난 기록들이 의미가 있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이다.

최인호, 하길종 영화 감독의 부인 전채린, 하길종 감독의 동생 영화배우 하명중.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비록 소설의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저자가 우리나라에 체류하면서 경험한 시간 - 하필이면 비상계엄의 엄중한 시간- 에 관한 기록이다. 해서 역사다.

 

이 책을 손에 잡은 날짜가 2024125일이다.

계엄이라는 책 제목 그대로 계엄이 이 나라에 울려퍼진 날이 2024123, 그로부터 이틀 뒤다. 그러니 이 책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역사 속에 한번 분명하게 정리된 단어, 그 단어가 박제된 개념으로만 존재할 줄 알았는데, 책을 뚫고 역사를 비집고 현실로 나타났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을 펼치면서, 그래서 2024123일 나타난 비상계엄에 관한 이야기가 나중 나중에 이런 책으로 엮어져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과거의 계엄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역사책을 읽어가는 심정으로 읽었다.

 

이 책, 역사이기 때문에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가치있는데, 특히 외국인의 눈으로 본 것들이라 더더욱 가치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소한의 한자 어휘 - 한자에 약한 요즘 어른을 위한
권승호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소한의 한자 어휘

 

이 책을 접할 때에 든 생각은?

한자, 아무리 한자 세대가 아니라고 해도 웬만큼 한자를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이 책 펼치자마자 깨닫게 되었다,

이건 몰랐네가 아니라 이것도 몰랐던 것이다.

 

이 책, 그래서 차근차근 한자 다시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부와 부, (116쪽 이하)

 

이 두 자 똑같은 줄 알았다, 같은 글자인데 그저 모양만 다르게 쓰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글자였다. 그러니 쓰는() 것만 다른 게 아니라 쓰는() 용도도 다른 것이다.

 

()?

뒤에 나오는 말이 아니다라는 의미이다.

부당(不當), 부정(不正), 부재(不在) .

 

()?

아니라고 말하다의 뜻이다.

따라서 부정은 긍정이 아닌 부정의 표시라고 해석한다.

 

그래서 부()not, ()no 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러니 이런 것까지 알아두자.

 

긍정의 반대는? 부정(否定)이다.

시인의 반대는? 부인(否認)이다.

거부권은 거부권이 아니라 거부권(拒否權)이다.

 

그렇다면 왈가왈부도 당연히 曰可曰否가 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게 부()와 부()가 다른 글자이니,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투표를 할 때 찬성하면 가()라 쓰고 찬성하지 않으면 부()라고 쓰는데 만약 어떤 의원이 부()라고 하지 않고 부()라고 썼다면?

 

당연히 무효가 된다. (116

정말 한자 한 자가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무섭다.

 

반성유전병인 혈우병은? (114)

 

반성유전이 무슨 의미일까? 반성한다는 말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말, 잘못을 뉘우치는 것일까

이 책을 통해서 반성유전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다.


반성은 반성(伴性)이다.

따를 반(), 성 성()으로 성을 따라 유전한다는 말이다. 성도 이런 성()이 아니라, 남성(男性)과 여성(女性) 할 때의 성()이다.

 

일체와 일절, 무엇이 다른가? (193쪽 이하)

 

이 단어 정말 헷갈린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리해두자.

 

재산 일체를 사회에 기부한다.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이 두 문장에서 사용된 일체와 일절은 같은 한자를 사용한다. 一切

그런데 왜 읽기는 다르게 읽는 것일까?

다르게 읽어도 뜻은 같은 것인가, 아니면 다른 것일까?

 

읽는 게 다르니, 당연하게도 그 뜻도 다르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정리해두자.

 

재산 일체를 사회에 기부한다.

이 경우 쓰인 일체’(一切)는 전부라는 의미다. 가진 재산 모두 전부를 기부한다는 말이다.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이 경우 쓰인 일절’(一切)전혀라는 말이다. 조미료 그 어떤 것도, 조금이라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런 글자에 대해 이렇게 정리하자고 한다.

 

일체에서는 모두 체()’로 쓰이고, 일절에서는 끊을 절()’로 쓰인다.

각각 전체절단을 연관해서 떠올리면 쉽다.

일절 하지 마’, ‘출입을 일절 금합니다등에서의 일절(一切)은 사물을 부인하거나 행위를 금지할 때 쓰인다. (194)

 

다시 이 책은?

 

이 책 부제인 <한자에 약한 요즘 어른>,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자를 예전에 공부하고 제법 많이 안다 싶었는데

한자를 쓰지 않으니 점점 한자에 약해진 나를 바로 보게 되었다.

책의 내용에 나와 있는 것들을 살펴보니, 정말 약하구나 싶다.

 

그래서 옆에 두고 차근차근, 돌다리도 두드리며 걷는 심정으로 한자 한 자 소홀히 여기지 말고 읽어가면서 새겨야겠다. 그 방법을 이 책에서 배운다. 고마운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