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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스티븐 리콕 지음, 허윤정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이 책은?
이 책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은 캐나다 마리포사라는 조그만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스케치한 소설이다. 원제는 <Sunshine Sketches of a Little Town>이다.
저자는 스티븐 리콕, <영국 출생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로 이민을 갔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언어학과 문학을 공부하였고, 미국의 [Truth]와 [Life], 토론토에서 발행되는 [Grip] 같은 잡지에 글이 실리면서 유머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소설의 배경은 캐나다 마리포사라는 조그만 도시.
이 도시를 배경으로 유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화자는 맨 먼저 마리포사의 지리적 배경을 소개하는 것으로 소설을 시작한다. 이곳에 호수 하나가 있는데 이 호수도 이야기 거리가 되니, 기억해 둘 일이다.
그 호수 이름은 위사노티 호수, 그 호수로 흘러드는 강은 오사위피강.
중심가는 미시나바가(街)인데, 거기에 스미스 호텔, 콘티넨탈 호텔, 마리포사 하우스, 그리고 은행 두곳 - 상업은행과 외환은행- 이 있다.
먼저 사건이 일어나는 곳은 스미스 호텔이다. 그곳의 사장인 스미스씨에게 일어난 사건이다.
호텔에서 영업시간 외에 술을 판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래서 재판이 벌어지고, 판결은 ‘스미스에게 폐업까지 3개월 유예 기간을 준다’는 것이었다,
스미스, 거구인 스미스씨는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그러나 걱정마시라,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참고로 이 소설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그러니 책을 읽으면서 마음 졸일 필요 없다.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기대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면 된다.
저자는 졸깃졸깃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재주가 있다.
예컨대 은행원 피터 펍킨이 은행에 들어온 강도를 만나 죽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저자가 어떻게 사건을 끌고 가는지 살펴보자.
<이튿날 아침 7시 반 외환은행의 창구 직원인 피터 펍킨이 은행 건물 보관실에서 은행 강도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이 온 사방에 알려졌다.> (212쪽)
그쯤 되면 독자들은 ‘아, 이런 이 친구 죽으면 안 되는데. 그러면 제나 페퍼리하고의 연애는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안타까움에 잠시 가슴이 아파지려는 순간, 저자는 이렇게 말을 덧붙인다.
<7시 반에 알려진 소식은 그런 내용이었다. 물론 사람들은 더 많은 내용을 알게 되었다. 8시에는 펍킨이 죽지는 않았지만, 가슴에 중상을 입어 위독하다고 전해졌다. 8시 30분에는 그가 가슴에 총을 맞은 게 아니라 총알이 배를 뚫었다고 전해졌다.> (212쪽)
그렇게 독자들의 애간장을 태운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9시에는 펍킨의 배는 멀쩡한데 오른 쪽 귀에 총알을 맞아 귀가 떨어져 나갔다고 알려졌다.>(213쪽)
아, 이것도 완전한 마무리는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정확히 귀가 떨어져 날아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시 말해 총알이 명중해서 귀가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머리를 가볍게 스치는 바람에 그가 기절한 것이라고 했다.>라는 게 최종 마무리다.
그제야 휴, 하는 소리로 한숨 돌리게 된다. 이제 남은 일은 펍킨과 페퍼리 판사의 딸 제나 페퍼리와의 연애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되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 이야기를 비롯하여, 아기자기하고, 가슴 졸이지만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는 이야기들이 다음과 같이 담뿍 담겨 있다.
1장. 스미스 호텔
2장. 제퍼슨 소프의 투기
3장. 우애 공제회의 유람선 나들이
4장. 드론 사제의 목회
5장. 마리포사 회오리 캠페인
6장. 언덕 위의 횃불
7장. 펍킨 씨의 특별한 연애 관계
8장. 제나 페퍼리와 피터 펍킨의 운명적 사랑
9장. 마리포사 은행의 미스터리
10장. 미시나바주 총선
11장. 스미스 씨의 출마
다시, 이 책은?
그런 이야기 중에서 독자들 가슴을 가장 졸이게 하는 이야기는 뭐니뭐니 해도 마리포사벨 호(號)의 조난 사건이다. 서두에 그 도시에 위사노티 호수가 있다고 소개한 이유가 바로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이다. 우애 공제회 회원들이 배를 타고 나들이 가는데, 그만 배가 사고가 난 것이다. 이 조그만 도시의 주민들을 잔뜩 태운 배가 그만 사고가 났으니! 어쩐담?
그러나, 울음소리로 이야기를 끝맺음하는 건 저자의 성격에 맞지 않다. 배에서 구명보트로 분주하게 사람들이 대피하고 난리 법석이 일어나는 와중에,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하여간 읽어보시라. 저자의 반전 매력이 한껏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런 작품들로 가득찬, 유쾌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아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