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싫다 - 손수호 변호사의 '진짜' 변호사 이야기
손수호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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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전공 필수 과목에 법 과목이 상당수 있었다. 딱딱하지만, 인정머리 없지만 그럼에도 소위 군더더기 없이 조문에 의해서만 평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은근 매력 있었다. 티브이나 라디오를 듣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기사를 통해 만나게 된 익숙한 이름의 변호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변호사의 저서를 만나게 되었다. 근데 제목이 아이러니하다. 사람을 만나는, 사람을 변호하는 그가 쓴 책의 제목은 사람이 "싫다" 다. 제목을 읽는 순간 궁금함이 도졌다. 별 이상한 사람들을 다 만나서, 질려서 사람이 싫은 건가? 아님 말도 안 되는 변호를 많이 해서였을까? 궁금함이 책으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이 또한 저자의 영업(?)의 하나가 아닐까?

책을 읽는 내내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매체에서 그리는 변호사는 소위 "사"자 잘나가는 직업이기도 하고, 변호사 3만 명 시대를 지났음에도 개인이 변호사를 만나는 것(1시간에 얼마 하는 상담료를 지불하는 것 포함)은 쉽지 않다. 내가 느끼는 것과 다르게,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경영활동과 영업활동에 대한 애로사항이 많은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 보면 승률 100%에 가까운 스타 변호사가 자주 등장한다. 이길 수 없을 것 같이 보이는 상황에서 유력한 증인이나 증거를 확보해서 단숨에 판을 뒤집기도 한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실제 승률 100%의 변호사는 없다고 한다. 우선 경기처럼 승소를 체크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물론, 소송의 주요 분야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웬만한 소송의 경우 이미 돌입 전에 어느 정도 예측이 된다고 한다. 증거나 상황에서 이미 어느 정도 승소나 패소의 기운(?)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책을 읽으며 변호사도 참 다각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익숙하게 보는 소송을 해주는 변호사는 송무 변호사라고 한다. 그 외에도 기업이나 공직에 있는 변호사도 있고, 정치판에 뛰어드는 변호사(생각보다 상당하다)들도 많다. 책 속에는 브로커에 대한 이야기나, 의뢰인과 사건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변호사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실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했고, 그들의 생리가 나름 궁금하기도 했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변호사의 희로애락을 통해 그들 또한 돈벌이를 하는 직업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우리가 아는 그런 이야기들(전관예우나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받는 경우 등) 이 드라마처럼 흔하지 않다는 사실과 무죄가 정말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다.

글을 쓰는 변호사의 직업을 잘 살려, 자신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쓴 글을 읽으며 또 다른 직업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리고 검사와 판사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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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의 시간 속으로 - 지구의 숨겨진 시간을 찾아가는 한 지질학자의 사색과 기록
윌리엄 글래슬리 지음, 이지민 옮김, 좌용주 감수 / 더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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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웅대함에 흠뻑 빠진 채 노두에서 노두로 이동하다 보면 일상은 겸손해진다.

시간은 무의미해지고 인식의 저 끝에 머문다.

빙하, 몽유하는 피오르 빙하수, 바위투성이 골짜기, 툰드라 평원을 바라보는 일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정면으로 맞서는 반복적인 경험이 된다.

모든 풍경은 그곳에 있어야만 비로소 인식될 수 있다는,

존재의 미묘한 본질을 보여준다.

광활한 야생 앞에 서면 인간은 한낮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인간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지역은 갈수록 줄어가고 있다. 지금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는 인간에 의해 태고의 자연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지질학자로 4주간 그린란드의 빙상과 암석을 조사한다. 과거 한차례 그린란드에 가서 조사와 연구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각자의 연구 때문에 연구의 결론을 맺지 못한 채 흩어졌다가 다시금 모였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연구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하게 입증하려는 목적에서였다. 그렇게 팀 알파의 윌리어 글래슬리와 카이 쇠렌센, 존 코르스트고르는 그린란드에서의 연구를 시작한다.

사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지극히 과학 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40억 년 전 시작된 지구의 시작을 품고 있는 암석을 만나기 위한 그들의 연구와 탐사의 여정, 그리고 그런 연구의 결과로 도출해낸 결과물들이 전문용어로 담겨있는 게 아닐까 하는 내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은 지질학자가 탐사를 하며 만나고 느꼈던 이야기가 담겨있는 에세이였다. 덕분에 책을 읽어나가면서 처음의 긴장감은 많이 해소되었다. 물론 그럼에도 연구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긴 하지만 말이다.

학창 시절 세계지도를 볼 때마다 북극해 가까이에 크게 그려진 그린란드라는 곳이 있었다. 땅 같기는 한데, 여타의 나라들처럼 뭔가 자세한 지명도 없는 기이한 나라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근원의 시간 속으로』를 통해 알게 된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북극에 가까운 아주 추운 곳이란다. 기후적 영향으로 땅에 비해 살고 있는 인구는 6만 명이 채 되지 않고, 대부분이 이누이트 부족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땅이 얼음으로 뒤덮인 곳이기에, 아직 야생이라고 불릴만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존재한다. 그들은 암석과 층을 조사하며 대륙의 충돌과 이동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연구를 계속한다. 그들의 발자취에 따라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야생 앞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전문적인 용어나 지도, 도표 등이 종종 등장하긴 하지만, 그린란드의 생물들이나 해 먹은 음식 등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기에 딱히 어렵거나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그린란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말이다. 지질학에 대해 처음 접했는데, 역시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연구를 계속하는 그들 덕분에 과학은 여전히 발전하는 것이라는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자연 앞에 스스로를 낮추고, 무분별한 욕심으로 자연에 해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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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외전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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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하와 이서백이 돌아왔다. 근데 아직 그들은 식을 올리기 15일 전이다. 한참 알콩달콩 설렘을 가득 품고 있을 그때 또 한 건의 사건이 도착한다. 혼례를 앞둔 예비신부 재하가 움직일 수밖에 없는 사건은 과연 무엇일까?

재하의 전 정혼자였던 왕온이 살인을 저질렀다?! 그것도 같은 시간에 빠른 걸음으로 15분이나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동시에 사건을 저질렀다니 뭔가 의심스럽다. 새 황제가 즉위한 후 왕온은 장안을 떠나 변방이자 모래사막이 가득한 사주로 떠난다. 그리고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곽무덕이라는 왕온 수하의 장령이 왕온의 칼인 청애를 들고 이서백을 찾아온다. 청애에는 아직도 마른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그러면서 곽무덕은 왕온이 청애로 거안국 사신과 수하의 대정인 탕천을 죽이고, 경해에게는 중상을 입혔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사건을 해결해 주기를 청한다. 사건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왕온의 아버지 상서 왕린을 만난 재하는 결국 왕린의 부탁을 받고 다시금 이서백에게로 돌아간다. 결국 혼인식을 2달 후로 연기한 재하는 콤비인 주자진과 함께 사건이 벌어진 사주의 돈황으로 향한다. 기묘하기 그지없는 사건을 앞에 두고 사주의 자사인 구승운이 베푼 연회에 참석하게 된 재하는 무라야한나라는 호희(주점에서 시중드는 페르시아계 여성)를 만나게 되고 무라야한나는 재하에게 노골적으로 집으로 찾아가겠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그로부터 얼마 후 재하를 찾아온 건 공송연과 간우였다. 그녀들을 통해 조만간 거안에서 있는 제전에 연주를 위해 떠난다는 사실을 들은 재하와 자진은 옥성반의 인원으로 위장해서 거안으로 떠난다.

간우로부터 거안의 제전에는 포로 등을 무참히 살해하는 피 의식이 있다는 사실에 뭔가 힌트를 얻은 재하는 그곳에 잡혀있는 왕온을 구출하여 나오게 되지만, 얼마 안가 거안 병사들에게 발각된다. 사막에서 자라고 살아온 이들답게 거안의 병사들의 추격은 거침이 없고 그들은 사로잡힐 지경에 처하게 되는데...

작은 단서만 가지고도 사건을 추리해가는 천재 탐정 황재하. 사랑하는 이와의 결혼을 미루면서까지 사건 해결에 골몰하는 그녀는 과연 이번 사건도 무사히 풀어낼 수 있을까? 과연 왕온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진범은 누구고, 그는 왜 하필 왕온의 칼로 그런 일을 벌였던 것일까?

역시 이번에도 쫄깃하고 순식간의 이루어지는 사건 해결을 보며 흥미로웠다. 또한 사건 해결 후 에필로그도 담겨있으니 잠중록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들 커플의 이야기에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기왕비가 된 재하의 활약기를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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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6
규영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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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풍경에서 무엇 하나만 달라져도, 이 순간이 사무치게 그리워질 수 있어.

사람이 미래만 꿈꾸는 게 아니더라. 과거도 꿈이 될 수 있더라.

시간을 거스를 수 없어 결코 이룰 수 없고, 그래서 더욱 간절한 꿈이지.

꿈에 대한 책은 참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아버지가 예지몽을 한 번씩 꾸신다. 기억이 남는 예지몽은 대학 수시 면접 며칠 전날 꾼 꿈과, 첫아이를 임신하고 얼마 안 되어 꾼 꿈이었는데 신기했다. 결국 그 두 꿈은 다 맞았다. 수시 면접 때 유난히 시험관들이 내게만 폭풍 질문을 했었고(물론 그 학교에는 떨어졌다.), 큰 아이는 아버지의 꿈처럼 쌍꺼풀이 진하고 예쁜 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꿈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흥미롭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제목도, 내용도 신선한 옥토! 옥토는 책의 주인공 이름이다. 달에서 못생긴 토끼가 나온 꿈을 꾼 후 쌍둥이를 출산한 부모는 아들에게는 환희라는 이름을, 딸에게는 달샘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쌍둥이지만 동생보다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달샘. 떡집을 하는 부모가 갑자기 제주도로 내려가게 되었다. 당연히 환희가 제주도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달샘은 갑자기 떡집을 물려받게 되었다.

꿈 집으로 유명한 평창동 꿈직의 4대손인 마담. 그녀의 집안은 산몽가 집안으로 유명했다. 옥토네 처럼 유명한 떡집이었는데 정육점 주인과 떡집 주인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떡집 주인은 꿈을 참 잘 꿨다. 그 꿈을 통해 투잡(?)을 하는 지경에 이른 어느 날,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된다. 떡집 주인에게 질투를 느낀 정육점 주인도 임신을 하지만, 그의 아내 뱃속의 아이는 정육점 주인의 아이가 아니었다. 그 사실을 꿈을 통해 알게 된 떡집 주인은 그 사실을 정육점 주인에게 이야기한다. 떡집이 잘 되는 것에, 그리고 자기 자식이 아니라는 것에 화가 난 정육점 주인은 떡집 주인에게 저주를 내린다. 자녀들이 손손이 돼지, 물고기, 나무가 되라는 저주였다. 그 저주가 자녀들에게 이루어지지만, 산몽가로의 일은 대대로 이어진다.

한편, 저주의 마지막은 솜뭉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로 솜뭉치라는 별명을 가진 이가 달샘이다. 평창동 꿈집의 고실장은 소문을 듣고 달샘을 찾아와 명함을 건넨다. 얼마 전 큰불 꿈을 꾸고 꿈을 전하던 중 사고를 당해 앞니가 두 개나 부러지고 팔까지 골절된 달샘은 솔깃한 마음에 고실장을 찾아가는데...

꿈 하나에 어마어마한 돈이 오고 간다. 사실 예전부터 꿈을 파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나 역시 그 대학 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에게 천 원을 주고 꿈을 샀으니 말이다. 근데 꿈은 솔직히 거짓말을 하거나 각색할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선명하지 않기도 하고, 말을 거치면서 왜곡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도 하고, 큰일을 앞두고 잘 되길 기대하기도 하고, 흉한 일은 미리 막고 싶기도 하다. 옥토 속 이야기는 꼭 점과 부적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산몽가들은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정해진 시간에 자야 하고, 숙면을 방해하는 것들이나 과로를 하면 안 되고... 퇴근하고 친구와 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삶을 포기하고 받는 꿈 값이라는 사실을 보며 역시 세상에 모든 것을 다 얻는 것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과유불급. 과한 것은 좋지 않다. dream이 꿈이든, 장래희망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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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탁빈관 - 대한제국판 스파이 액숀
정명섭 지음 / 인디페이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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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탁빈관이라는 이름이 익숙한 듯, 떠오르지 않는다. 손탁호텔이라고 하면 조금은 익숙할까 싶지만 그럼에도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실제 존재했지만 너무 오래전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익숙한 작가가 된 정명섭 작가의 신작 소설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침탈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행동을 개시하던 그때를 배경으로 한다.

물론 손탁빈관과 손탁빈관의 대표인 손탁은 실제 인물이지만, 책 속에 담긴 인물들 중에는 실제와 가상이 섞여있다.(그에 대해 작가는 마지막 장을 할애해서 실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907년 4월 시위대 제1연대 1대대 상등병 한정혁은 뛰어난 사격술을 지니고 있다. 사격훈련을 지켜보고 서서 비웃어대던 일본 장교가 영 거슬렸던 정혁은 완벽하게 허수아비들을 처리한 후 총구를 돌려 일본 장교들의 칼을 산산조각 낸다. 놀란 일본 장교들은 아연실색이 되고, 이 일 때문에 정혁은 군대에서 쫓겨난다. 사실 정혁의 가족들은 일본에 의해 살해된 것이나 진배없다. 아버지와 형은 의병으로 나갔다가 전사했고, 그 소식을 듣고 병이 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다. 그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군인이 된 정혁이기에 불명예 전역은 치욕이었다. 하지만 박승환 참령(소령)에게는 또 다른 생각이 있었다. 군인이었던 정혁을 데리고 손탁빈관으로 가서 손 탁 여사를 만난 박승환은 손탁에게 정혁을 맡긴다. 하루아침에 군인에서 보이가 된 정혁. 과연 박승환은 왜 한정혁을 손탁빈관 보이로 보냈던 것일까?

한편, 대한제국 비밀 첩보기관 제국익문사 요원 중 우수한 요원인 갑급 통신원이었던 기섭이 살해된다. 3달 동안 4명이 죽거나 실종되었다는 사실에 누군가 배신자가 있다고 생각하는 찰나, 독리(제 국익문사 최고 책임자)와 함께 헤이그 특사 관련한 회의를 하던 중 번사창 폭발사고가 일어난다. 그 일로 독리, 사무, 사기, 사신까지 졸지에 사망하고 만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고종황제는 변복을 하고 들어온 내장 원경 이용익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이토 히로부미의 방문을 받게 된다. 이토는 번사창 폭발사고의 배후로 이용익을 지목하고 구속하려는 상황 속에서 황제는 자신의 측근 중에도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토와 일제는 제국익문사의 갑급 통신원을 처리하고자 속도를 내고 그중 가장 뛰어난 갑급 17호를 잡고자 한다. 그러나 호락호락한 갑급 17호가 아니다. 갑급 17호 또한 내부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배신자를 찾아 나서는데...

외국인이지만 우리나라를 위해 섰던 손탁이라는 인물과 일제의 교모한 술책에 넘어가지 않고 독립을 위해 애썼던 이름 모를 의사들의 모습을 보며 영화 암살과 밀정이 교묘하게 겹쳐졌다. 팩션이라지만 사실같이 피부로 느껴지는 것은 실제 그런 일을 했던 배신자들도,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싸웠던 갑급 통신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저며온다. 그런 희생의 대가이기에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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