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탁빈관 - 대한제국판 스파이 액숀
정명섭 지음 / 인디페이퍼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손탁빈관이라는 이름이 익숙한 듯, 떠오르지 않는다. 손탁호텔이라고 하면 조금은 익숙할까 싶지만 그럼에도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실제 존재했지만 너무 오래전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익숙한 작가가 된 정명섭 작가의 신작 소설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침탈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행동을 개시하던 그때를 배경으로 한다.

물론 손탁빈관과 손탁빈관의 대표인 손탁은 실제 인물이지만, 책 속에 담긴 인물들 중에는 실제와 가상이 섞여있다.(그에 대해 작가는 마지막 장을 할애해서 실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907년 4월 시위대 제1연대 1대대 상등병 한정혁은 뛰어난 사격술을 지니고 있다. 사격훈련을 지켜보고 서서 비웃어대던 일본 장교가 영 거슬렸던 정혁은 완벽하게 허수아비들을 처리한 후 총구를 돌려 일본 장교들의 칼을 산산조각 낸다. 놀란 일본 장교들은 아연실색이 되고, 이 일 때문에 정혁은 군대에서 쫓겨난다. 사실 정혁의 가족들은 일본에 의해 살해된 것이나 진배없다. 아버지와 형은 의병으로 나갔다가 전사했고, 그 소식을 듣고 병이 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다. 그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군인이 된 정혁이기에 불명예 전역은 치욕이었다. 하지만 박승환 참령(소령)에게는 또 다른 생각이 있었다. 군인이었던 정혁을 데리고 손탁빈관으로 가서 손 탁 여사를 만난 박승환은 손탁에게 정혁을 맡긴다. 하루아침에 군인에서 보이가 된 정혁. 과연 박승환은 왜 한정혁을 손탁빈관 보이로 보냈던 것일까?

한편, 대한제국 비밀 첩보기관 제국익문사 요원 중 우수한 요원인 갑급 통신원이었던 기섭이 살해된다. 3달 동안 4명이 죽거나 실종되었다는 사실에 누군가 배신자가 있다고 생각하는 찰나, 독리(제 국익문사 최고 책임자)와 함께 헤이그 특사 관련한 회의를 하던 중 번사창 폭발사고가 일어난다. 그 일로 독리, 사무, 사기, 사신까지 졸지에 사망하고 만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고종황제는 변복을 하고 들어온 내장 원경 이용익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이토 히로부미의 방문을 받게 된다. 이토는 번사창 폭발사고의 배후로 이용익을 지목하고 구속하려는 상황 속에서 황제는 자신의 측근 중에도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토와 일제는 제국익문사의 갑급 통신원을 처리하고자 속도를 내고 그중 가장 뛰어난 갑급 17호를 잡고자 한다. 그러나 호락호락한 갑급 17호가 아니다. 갑급 17호 또한 내부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배신자를 찾아 나서는데...

외국인이지만 우리나라를 위해 섰던 손탁이라는 인물과 일제의 교모한 술책에 넘어가지 않고 독립을 위해 애썼던 이름 모를 의사들의 모습을 보며 영화 암살과 밀정이 교묘하게 겹쳐졌다. 팩션이라지만 사실같이 피부로 느껴지는 것은 실제 그런 일을 했던 배신자들도,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싸웠던 갑급 통신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저며온다. 그런 희생의 대가이기에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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