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6
규영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이 풍경에서 무엇 하나만 달라져도, 이 순간이 사무치게 그리워질 수 있어.

사람이 미래만 꿈꾸는 게 아니더라. 과거도 꿈이 될 수 있더라.

시간을 거스를 수 없어 결코 이룰 수 없고, 그래서 더욱 간절한 꿈이지.

꿈에 대한 책은 참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아버지가 예지몽을 한 번씩 꾸신다. 기억이 남는 예지몽은 대학 수시 면접 며칠 전날 꾼 꿈과, 첫아이를 임신하고 얼마 안 되어 꾼 꿈이었는데 신기했다. 결국 그 두 꿈은 다 맞았다. 수시 면접 때 유난히 시험관들이 내게만 폭풍 질문을 했었고(물론 그 학교에는 떨어졌다.), 큰 아이는 아버지의 꿈처럼 쌍꺼풀이 진하고 예쁜 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꿈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흥미롭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제목도, 내용도 신선한 옥토! 옥토는 책의 주인공 이름이다. 달에서 못생긴 토끼가 나온 꿈을 꾼 후 쌍둥이를 출산한 부모는 아들에게는 환희라는 이름을, 딸에게는 달샘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쌍둥이지만 동생보다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달샘. 떡집을 하는 부모가 갑자기 제주도로 내려가게 되었다. 당연히 환희가 제주도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달샘은 갑자기 떡집을 물려받게 되었다.

꿈 집으로 유명한 평창동 꿈직의 4대손인 마담. 그녀의 집안은 산몽가 집안으로 유명했다. 옥토네 처럼 유명한 떡집이었는데 정육점 주인과 떡집 주인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떡집 주인은 꿈을 참 잘 꿨다. 그 꿈을 통해 투잡(?)을 하는 지경에 이른 어느 날,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된다. 떡집 주인에게 질투를 느낀 정육점 주인도 임신을 하지만, 그의 아내 뱃속의 아이는 정육점 주인의 아이가 아니었다. 그 사실을 꿈을 통해 알게 된 떡집 주인은 그 사실을 정육점 주인에게 이야기한다. 떡집이 잘 되는 것에, 그리고 자기 자식이 아니라는 것에 화가 난 정육점 주인은 떡집 주인에게 저주를 내린다. 자녀들이 손손이 돼지, 물고기, 나무가 되라는 저주였다. 그 저주가 자녀들에게 이루어지지만, 산몽가로의 일은 대대로 이어진다.

한편, 저주의 마지막은 솜뭉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로 솜뭉치라는 별명을 가진 이가 달샘이다. 평창동 꿈집의 고실장은 소문을 듣고 달샘을 찾아와 명함을 건넨다. 얼마 전 큰불 꿈을 꾸고 꿈을 전하던 중 사고를 당해 앞니가 두 개나 부러지고 팔까지 골절된 달샘은 솔깃한 마음에 고실장을 찾아가는데...

꿈 하나에 어마어마한 돈이 오고 간다. 사실 예전부터 꿈을 파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나 역시 그 대학 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에게 천 원을 주고 꿈을 샀으니 말이다. 근데 꿈은 솔직히 거짓말을 하거나 각색할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선명하지 않기도 하고, 말을 거치면서 왜곡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도 하고, 큰일을 앞두고 잘 되길 기대하기도 하고, 흉한 일은 미리 막고 싶기도 하다. 옥토 속 이야기는 꼭 점과 부적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산몽가들은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정해진 시간에 자야 하고, 숙면을 방해하는 것들이나 과로를 하면 안 되고... 퇴근하고 친구와 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삶을 포기하고 받는 꿈 값이라는 사실을 보며 역시 세상에 모든 것을 다 얻는 것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과유불급. 과한 것은 좋지 않다. dream이 꿈이든, 장래희망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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