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 천사인가 악마인가 - 인간의 마지막 질문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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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I의 개발을 찬성하는 입장은 두 갈래로 갈린다. 효과적 가속주의는 AGI의 장기적 혜택이 매우 크므로 단기적인 사회, 경제, 정치적 문제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개발하자는 것이다. 효과적 이타주의는 장기적 AGI의 혜택은 인정하지만 동시에 그 안전에 대해서도 고민이 크니 고삐를 다소 당기자는 입장이다. 효과적 가속주의자 중에는 현재의 피터틸을 중심으로한 기술낙관론자들 중심으로 기술봉건주의도 펼치고 있다. AGI가 기술은 물론 정치, 사회마저도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AGI는 무한한 생산성과 모든 문제의 해결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인간이 기계를 통제할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과 기술오용, 인간 지위 상실 우려가 상존한다. 

 인간의 AI 개발은 최근에서야 날개를 달았지만 오랜기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AI는 정답이 표시된 라벨링으로 데이터를 학습한다. 그런 다음 정답과 오답 차이, 고양이-강아지 같은 값을 계산한 다음 이 값을 거꾸로 보낸다. 이것이 역전파다. 미적분으로 체인풀을 이용하여 한줄 씩 뒤로가면서 가중치를 바꿔주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정답과 오답의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데, 연결고리 값이 정답과 오답 최소화로 최적화된다. 이것이 학습이다. 학습이 완성되면 가중치가 확정된다. 문제는 이렇게 기계가 찾아낸 규칙을 인간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연결고리는 GPT 3.5의 경우 무려 1350억개나 되는데 이 연결을 하나하나 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학습이란 결국 모든 신경세포들 간의 적절한 가중치 찾기다. 자전거의 경우 가장 아래 층은 곡선에 반응한다. 가장 위칭은 자전거라는 물체에 반응한다. 문제는 중간층들이 알아보는 곳을 인간 언어로 표현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체를 알아보는 것 중 언어로 표현이나 분류 및 이해가 가능한 것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즉, 나머지 90%는 그 분류 자체가 인간 언어로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니 인간이 인공지능의 중간 학습 단계를 이해하는 것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는 언어의 해상도가 인식의 해상도보다 낮음을 의미한다.

 원숭이 뇌의 연구결과 사물의 식별에는 눈에서부터 가장 위로 가는 계층적 구조가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물을 알아보는 영역을 매핑할 때는 물제를 한곳에서 한꺼번에 알아보는게 아니라 약 30개 정도의 영역에서 나눠서 분석하고 정보를 병렬처리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도 같은 방식으로 사물보기를 병렬처리한다.

 그런데 사물을 보는 픽셀은 각각 서로 인과관계가 전혀 없다. 그래서 독립적 병렬처리가 가능하고 여기에 GPU가 사용되었다. 하지만 인간 언어의 처리는 완전히 다르다. 언어는 다른 언어를 들어야만 전체가 이해가 된다. 즉, 개별적으로 독립적이지 않기에 병렬처리가 되지 않고 GPU 사용이 어려우며, 이는 스케일 확대를 통한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언어는 그 의미가 그 단어가 등장하는 위치, 즉 문맥의 앞뒤 단어의 교집합으로 결정된다. 즉, 찾아야 하는 것은 특정 단어가 있을 때 그 앞에 어떤 단어가 등장할 수 있을지의 조건적 확률이다. 가령 고양이라는 단어가 있고 인간단어가 5만개 정도라면 고양이 주변에 5만개 단어가 들어갈 확률을 모두 계산할 수 있다. 이런 처리 방식이 임베딩이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해낸 것이 트랜스포머 알고리즘이다. GPT는 무려 문장 3천억개를 학습했다. 긴 문장을 학습할수록 정확해졌다. 초기 GPT는 앞뒤 100-200개의 단어를 학습했지만 지금 버전은 앞뒤 천만개의 문장으로 책 수준의 학습을 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의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한 학습으로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세상의 규칙을 찾아냈으며 인간이 그 학습과정이 언어를 넘어서기에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AI는 소프트웨어와 웬만한 앱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것을 구현하는 기능인력보다는 어떤 기능이 어떤 상황에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판단 인력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스탠퍼드 연구에 의하면 직장인들의 현재 업무는 대개 일을 위한 일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출장을 다녀와 보고서를 올려야 한다면 그 틀을 찾고, 올리는 여러 단계를 준수하느라 상당 시간을 소요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과 컴퓨터 간의 간극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과거 도스 시절 이 간극을 GUI가 상당히 줄여줬지만 간극은 여전하다. 앞으로는 AI 가 인간의 대화를 듣고 알아서 실행하는CUI(대화형 인터페이스)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AI는 몇 년전부터 그림을 그려주기 시작했다. 초기엔 디퓨전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딸기사진이 있으면 여기에 노이즈를 조금씩 추가해 완전 노이즈로 만들고 이 과정을 역으로 실행하면서 노이즈에서 딸기를 생성하는 형식이다. 이 방식의 문제는 일단 딸기를 생성한 후 사용자가 수정 요구를 하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그림이 아예 새로 생성된다는 점이었다. 오픈AI는 오토리그레시브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픽셀과 픽셀간의 집중 스코어를 계산하는 것으로 다음 픽셀을 예상하는 형식이다. 이런 방식은 이미지의 일관성을 유지해 편집과 개선을 가능하게 한다. 일관성 있는 영상 제작이 가능해졌고, 향후 5-10년이면 인터넷 콘텐츠의 80-90%가 영화를 AI를 이용해 할리우드 수준으로 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시기에는 인터넷 콘텐츠의 80-90%가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만든 숏폼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 시대는 CPU, GPU 메모리를 나눠서 만드는게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나라의 한 기업이 모두 만드는 것이 추세다. 이를 2.5D 3.0D라고 한다. 지금은 2.5시대다. 삼전과 SK하이닉스는 GPU에 쓰는 HBM을 공급한다. 하지만 이제는 칩에 칩을 붙이는 패키징이 중요하며 이 기술은 대만이 압도적이고 한국기업은 매우 약하다. 5년이면 모든 메모리를 처음부터 하나로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브로드컴이 이를 추진중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AI는 세상을 디바이스에 붙어 세상을 인식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한데, 기존의 스마트폰은 사람용으로 인공지능이 세상을 인식하기엔 부적합하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가 필요하다. 기존의 강자 삼성과 애플은 휴대폰의 형태를 유지하며 여기에 인공지능을 탑재한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과 관련이 없는 MS, 메타, 구글, 아마존 등은 스마트 글라스등을 포함 새로운 디바이스를 구상중이다. 

 향후 디바이스는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앱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인간이 하나하나 구동할 필요가 없어서 화면에서 사라지고 오직 인공지능이 인간의 요청에 의해 기존 앱을 사용하거나 마땅치 않으면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디스플레이 시장도 축소할 것이다. 사람이 화면을 보며 구동하는 상황이 많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즉, 미래산업은 스마트폰이라는 기존 디바이스가 형태를 변화할 것이고, 디스플레이는 축소되며, 반도체는 한 국가에서 모두 만들게 된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한국의 주력산업이다. 미래는 한국에게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현재 AI 에이전트가 이용중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멀티 AI 에이전트가 개발될 것이다. 기존의 AI 에이전트는 훌륭하나 한 번에 하나의 일만 처리한다 하지만 멀티 AI 에이전트가 되면 사용자는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시 사용한다. 즉, 호텔, 병원, 식당 예약이 한 번에 동시 처리되는 것이다. 

 MCP는 LLM이 외부 앱이나 여러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할 때의 표준 인터페이스다. 지금가지는 각 기업에서 개발한 인공지능들의 인터페이스가 달랐다. 그래서 불필요한 효율저하가 있었는데 이것이 하나로 통합되면 인공지능 간 서로 연결이 되고 데이터를 주고 받기 편해 여러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편리해진다.  

 기존의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이해한 것이 아니기에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컸다. 하지만 2024년부터 GPT-O3가 등장했다. 이는 체인 오브 소드라는 새강화학습법을 사용했다. 이는 말 그대로 생각의 연결고리다. 만약 여러 사람에게 연구실로 오라고 명령하고 그들이 오면 보상을 하는 식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면 인공지능은 연구실로 가는게 옳다고 학습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과정은 모두 고려되지 않는다. 하지만 체인 오브 소드 방식은 어떻게 여기로 오게되었는지를 묻고 그것을 세세히 기록한다. 이것이 생각의 연결고리다. 이러면 수백만개의 경로 강화시 적절한 경로가 학습된다. 적절한 경로가 적절한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ARC-AGI테스트를 기존의 튜링테스트를 넘어서는 방식이다. 이는 답안만 보여주고 추상화하여 규칙을 찾게하는 테스트다. 인간은 대개 75%정도 답안을 보이는데 AI는 88% 수준이다. AGI는 고도의 추상화 능력이 필요하기에 이런 테스트는 매우 필요하다. 

 AGI의 개발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인간의 일자리를 거의 빼앗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은 과거 로마에도 있었다. 원래 로마는 소규모 국가시절 자영농이 군인이었다. 이는 상대 국가도 마찬가지여서 농사를 위해 모두 오랜 기간 전투를 치룰 수 없었기에 농번기가 되면 전투는 암묵적 상호합의하에 끝났다. 하지만 로마가 점차 승리를 거두며 농장을 대신 운영할 노예를 1천만 가까이 확보하며 전쟁은 오래 지속되었다. 이는 더 많은 노예의 제국내 진입을 허용했다. 로마시민 자영농은 그래서 몰락한다. 대토지를 소유한 귀족이 노예로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단가로 농산물을 생산했기 때문이다. 몰락한 이들에게 기본 소득이 주어졌지만 정신적 공허함도 있어 콜로세움이나 목욕탕 같은 것들이 세워진다. 이게 가까운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통제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한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한다면 인공지능을 국가통제하에 서서히 개발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패권을 놓고 인공지능 개발에 사활을 다한다. 그리고 이는 개별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통제가 불가능하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역사상, 그리고 매우 당연하게도 더 나은 존재가 더 못한 존재에게 통제당하는 일은 일어날수 없다. 더 나은 존재는 더 못한 존재의 상상을 항상 뛰어넘기 때문이다. 

 인간은 개미보다 훨씬 크게 세상의 돌아가는 이치를 잘 꿰뚫고 있다. 그래서 사람의 손바닥을 헤헤매며 근시안적으로 과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개미가 사람 눈에는 매우 하등해보인다. 인공지능에겐 사람이 그럴수 있다. 사람의 경험과 지능을 통하 세계의 파악은 인공지능의 눈에는 매우 하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사람과의 대화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들의 속도는 매우 빠르고 지적 수준은 우수하다. 하지만 사람은 인공지능과 비교할 때 매우 느리게 대화를 입력할 것이고 그 수준조차 저열할 것이다. 실제 인공지능끼리의 대화가 현재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은 그 속도의 한계와 표현 능력의 부족을 인해 인간의 언어로 대화하지 않는다. 이런 존재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인공지능에겐 정렬 문제도 있다. 정렬 문제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에게 체스에서 이기라고 명령하면 사람이 원하는 방식은 아마도 최고의 체스 수준을 익히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에게 이것을 비효율적이다. 시간이 올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모든 체스 프로그램과 상대방을 제거해버린다. 그게 더 빠르고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사람이 예상한 바도 원하는 방식도 아니다. 이것이 정렬 문제다.

 저자는 다른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유일한 해결책은 우리와 그들이 합쳐져서 공진화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물론 구체적 방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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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탄생 - 의식은 혼돈에서 어떻게 태어날까?
오기 오거스.사이 개덤 지음, 김아림 옮김 / 진성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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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 40억년전 생명체가 탄생한다. 그리고 10억년이 더 지나자 그제서야 어떠한 목적도 의도도 없는 상태에서 마음이 탄생하기 시작한다. 새로 태어난 생명체는 그 화학적 시스템이 무엇이든 매우 작은 지방덩어리에 쌓여있었다. 지방산 같은 특정 큰 분자들은 스스로 자연스레 막을 이루는 성질이 있는데 이 경계로 인해 나와 외부가 구분되며 존재가 생겨났고, 그 존재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다. 즉, 생명체의 진화가 시작된 것이다. 

 인간은 오랫동안 영혼, 즉 마음과 몸을 분리해서 생각해왔다. 하지만 마음과 몸의 분리는 불가능하다. 특정 사고는 그 사고가 구현되는 몸의 물리적 배열과 구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선충의 마음이라는 것이 도저히 같은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은 감각을 행동으로 바꾸는 물리적 시스템이다. 주변환경에서 일련의 입력을 받으면 그것들을 반영해 환경에 맞춰 출력을 변환한다. 먹을 것을 보면 허기가 지고 먹기 위해 달려들며, 위협적인 날씨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들이 일련의 입력을 받아 마음이 몸에 출력을 행한 것들이다. 이런 일련의 마음의 작동은 당연히 생명체의 안녕과 생존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두 가지의 선행요소가 필요한데 바로 환경을 인지하는 감각과 그것에 따라 행동하는 행동자이다.  

 이는 지금의 생명에겐 당연한 것이지만 최초의 생명에겐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주변의 환경을 감각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최초의 감각자와 행위자는 자극에 안정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거나 원하는 행동을 일관적으로 일으키지 못하여 자유롭게 부유하는 분자들의 엉성한 사슬로 이루어진 볼품없는 장치였을 것이다. 

 이후 감각과 그에 대응하여 움직이는 행위 장치가 발전하며 가장 단순화된 형태의 마음인 하나의 감각과 하나의 행위자를 가진 생명이 탄생한다. 그리고 그제서야 특정 목적을 향하는 것해 행동하는게 가능해졌다. 


1. 고세균의 마음

 고세균은 세포막은 있지만 핵은 없는 단세포 생물이다. 호염성 세균은 광원을 찾아 이동한다. 이들은 두 개의 감각자와 두 개의 행위자가 병렬로 연결된다. 감각자인 로돕신이 빛을 탐지하고, 빛이 감지되지 않으면 편모에 운동신호를 보낸다. 고세균은 원래 감각자와 행위자가 직선으로 연결되었다. 그래서 빛을 편모가 탐지하면 그냥 그리로 나아가는 형태였다. 하지만 돌연변이로 배선이 교차가 발생한다. 그러면 빛이 없을 때 편모가 움직여야 반대로 움직이게 되어 빛을 찾아 헤매게 된다. 그리고 빛에 도달하면 편모가 움직이지 않아 거기에 머무는 방식이다. 

 세균은 고세균과 달리 두 가지 움직임이 있다. 하나는 달리기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뒹굴기다. 이는 무작위적이고 불규칙한 움직임이다. 고세균의 편모는 자극에 따라 편모의 운동강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세균은 여기에 약하고 지속적인 편모의 움직임이 추가된다. 그래서 주변에 먹이가 없을 시 편모가 무작위로 움찔거려 세균이 무작위로 주변을 탐색하게 한다. 

 즉, 이는 상황에 따른 의사결정을 의미하며, 한 곳에 머물던 유기체가 적극적으로 주변을 탐색하여 사냥, 채집을 시도하는 유기체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2. 세균의 마음

 기억은 특정 과제를 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먹이는 반드시 하나만 있지 않다. 여러 개가 동시다발적으로 다른 거리에 존재할 수 있으며 그것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세균처럼 작은 것들에게 먹이는 농도개념으로 나타난다. 먹이가 전혀 없는 지역이라면 모르겠지만 세균은 워낙 작기에 먹이 농도가 있는 곳으로 진입을 할수 있다. 그러면 사방이 먹이이기에 세균은 지속적으로 불필요한 움직임을 갖게 된다. 

 해결전략은 먹이 하나하나를 쫓는 대신 먹이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을 찾는 것이다. 대장균이 이를 실행한다. 대장균은 먹이 농도가 높은 곳으로 돌진하고 도달하면 뒹굴며 머문다. 농도가 높고 낮음은 공간의 문제다. 하지만 대장균은 워낙 크기가 작기에 앞뒤로 이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래서 시간으로 해결한다. 지금 감지한 농도가 조금 전보다 높다면 이는 올바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과 지금을 비교하려면 기억이란 기능이 필요하다.  

 대장균도 고세균과 세균처럼 먹이에 반응하는 두 감각자와 움직이는 두 행위자로만 구성된다. 다만 기존 감각자는 자극의 강도에 비례하는 반면 대장균의 것은 먹이 자극을 받으면 되례 약해진다. 대장군의 감각자는 당연히 먹이를 감지하면 기존처럼 강하게 자극을 받는다. 하지만 일단 작동이 되면 먹이에 대한 반응성이 서서히 감소한다. 심지어 먹이 농도가 유지되고 감각자의 신호가 줄어든다. 다시 반응하려면 충전 시간이 필요한데 이것이 습관화다. 

 이는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필수적이다. 대장균은 먹이 농도가 점차 증가하는 곳으로 돌진하다 도달하면 감각이 무뎌지면서 행위자로 자극이 가지 않아 행동이 멈춘다.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3.아메바의 마음

 아메바는 세균에 비해 운동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편모에서 위족으로 발전한 것이다. 위족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젤라틴 덩어리를 먼저 뻗고 끈적이는 돌출부를 따라 몸이 이동하게 한다. 아메바는 세균이 비해 매우 크기에 먹이가 농도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공간, 즉, 앞과 뒤의 먹이 차이로 비교가 가능하다. 다만 먹이를 찾아 돌진하고, 뒹구는 방식은 세균과 유사하다. 

 아메바의 감각자는 세균에 비해 획기적인데, 그것은 무엇을 감지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감지하느냐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감각자는 최초로 몸의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입력을 받는다. 몸의 생리적 과정이 뇌의 정신적 가정에 처음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감각자는 바로 몸의 굶주림을 탐지한다. 굶주리기 전 아메바는 대장균처럼 먹이를 탐색하고, 독을 피하는 익숙한 목표를 추구한다. 하지만 굶주림을 감지하면 감각자와 행위자를 깨우는 경고신호를 보낸다.

 깨어난 행위자는 이동하지 않고 발신기 역할을 한다. CAMP라는 유기분자를 이동하며 떨어뜨리는데 이는 내가 여기 있었음을 나타내는 표지다. 그리고 깨어난 감각자는 이 유기분자를 감지한다. 그리고 이를 따라 개체가 움직이게 한다. 즉, 굶주인 아메바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고 여기에 먹이가없다면 각 아메바들이 서로 움직이며 CAMP 분자를 서로 분비한다. 서로가 서로를 따라가게 되고 급기야 모든 아메바들이 서로 의사소통하지 않았음에도 한 곳에 뭉치는 결과가 나타난다. 

 하나로 모인 아메바들은 크고 끈적이는 포자 덩어리로 덮인 하나의 가늘고 긴 줄기를 생성한다. 이 줄기는 운이 좋으면 지나가는 큰 곤충이나 동물에 붙게 되어 다른 곳으로 아메바 전체를 이동시킨다. 


4.히드라의 마음

 멀티 태스킹은 몸의 두 부위 이상을 동시에 움직이면서 두 가지가 모두 별도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한 행위가 다른 행위를 방해해서는 안된다. 즉, 나머지 신체부위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세균에서 아메바까지는 신체구조가 단순하여 해부학적으로 이것이 불가능하다. 한 번에 하나의 활동과 하나의 목표 추구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특수한 신체 부위의 발달과 그것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뉴런 연결망이다.

 히드라는 해파리, 말미잘, 산호를 포함하는 자포도물의 일원이다. 자포동물과 유즐동물은 뉴런을 가진 가장 오래된 생명체다. 뉴런은 특수세로포 기능적으로 보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분자 수준의 마음이다. 이 뉴런이 모여 뇌를 이루는데 히드라는 뇌가 없다. 그냥 뉴런이 그물망처럼 몸에 퍼져있다. 

 뉴런도 감각과 행위자로 구분한다. 뉴런의 신호는 분자 신호보다 훨씬 빠르며 먼거리를 이동해 신뢰성이 높다. 뉴런 수준의 사고는 그래서 분자 수준보다 강력하고 다재다능하다. 히드라의 촉수, 줄기, 입은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각자의 사고를 관리하는 마음을 필요로 한다. 히드라는 아메바보다 부피가 1억배에 달한다. 이는 뉴런 수준의 마음이 관리 가능한 환경의 범위를 크게 확대함을 의미한다. 

 히드라는 그럼에도 자연계에서 가장 단순한 생명체다. 몸전체를 감싼 얇은 젤리 같은 피부 속에 2개 층으로 배열된 감각자와 행위자가 전부다. 감각자 뉴런은 외부와 마주치는 표피안에 있고, 행위자 뉴런은 표피와 안쪽층인 내비사이에 위치하여 그 사이의 근육과 연결된다. 각 신체부위는 독립적인 행위와 연결망을 갖고 있어 줄기, 입, 촉수, 밑받침이 각각 따로 운동한다. 

 이처럼 히드라는 뉴런과 독특한 기관의 발달로 각각의 독립적 행위가 가능하지만 분자수준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중앙통제자나 결정자는 없는 상태다.


5. 선충의 마음

 선충은 여러 동물이 육지에 터를 잡기 전부터 바다 밑바닥을 훓고 다녔다. 선충은 지구 거의 모든 서식지에 생존한다. 그래서 지구상 모든 동물의 무려 80%가 선충류다. 몸길이는 1mm정도로 히드라보다도 작고 팔다리도 없다. 선충은 세포가 959개에 불과하고, 뉴런 역시 히드라가 수천개인 반면 선충은 302개에 불과하지만 시냅스는 무려 7천개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래서 선충은 히드라보다 작지만 뉴런 수준에서 더 복잡한 마음을 갖는다. 우선 신경다양화다. 히드라는 12종의 뉴런을 갖지만 선충은 최소 70가지다. 1700개의 화합물을 감지하는 정교한 냄새감지 뉴런을 갖고 있다. 다음은 연결망의 복잡화다. 히드라까지는 자극에 대한 반사반응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선충은 안과 뒤라는 2개의 행위자 연결망으로 개체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히드라는 단순히 고정되어 주변에 반응하지만 선충은 적극적으로 주변 환경을 탐색한다. 그렇기에 자극이 필연적으로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모든 자극에 반응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되기에 모든 감각정보에 대해서 신속히 판단해 행동하는 혁신이 요구된다. 

 그래서 선충은 기존의 감각자와 행위자에 사고자가 추가된다. 선충은 2종류의 사고자를 갖고 있는데 하나는 전진운동과 연결되고 다른 하나는 후진운동에 연결된다. 사고자를 상호 연결되어 있어 자극이 더 강한 쪽으로 개체의 행동이 결정된다. 그래서 복잡하거나 모순된 상황에서도 더 강한 감각자 입력이 승리하여 다른 쪽을 억제하기에 다양한 감각상황에서 결정을 내리게 된다.

 

6.편충의 마음

 주변환경을 제대로 인지하고 구별하려면 단순 자극 감지 비교만으로는 불완전하다. 패턴을 읽고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며 그것은 지각의 영역이다. 그리고 이 지각을 하려면 비로소 뇌가 필요하다. 선충까지는 자극의 강약을 전달하고, 그것을 결합하여 판단했다. 하지만 패턴에 이르진 못한다. 

 물리적 실재에 내재한 패턴의 풍부한 구조를 활용하려면 마음을 후각, 시각, 맛, 촉각, 청각등 각각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역학을 개발하여야 한다. 이는 몸이 뇌에 맞게 구성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이 동물의 얼굴이다. 동물의 얼굴이 이 여타의 감각자들이 뇌에 매우 가깝게 모여있다. 자극들을 빠르게 종합적으로 모아 뇌에 전달하여 패턴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플라나리아는 한 쌍의 홑눈이 존재한다. 진정한 눈은 아니다. 머리 옆에는 뾰족한 부속물이 귀처럼 튀어나왔는데 이것이 후각기관이다. 편충류는 인간 뉴런과 비슷한 특성을 공유한다. 세로토닌, 도파민, 아세틸콜린, GABA와 같은 신경전달물질과 수상돌기, 시냅스소포, 종발단극같은 신경구조가 그러하다. 

 편충은 복잡한 환경에서 길을 잃지 않는 최초의 생명체다. 편충은 지각기관이 몸 한쪽 끝에 집중하며 앞과 뒤가 해부학적으로 의미있게 구분되며 머리가 생기는 두화현상이 생겼다. 그리고 지각기관이 집중한 머리가 몸과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환경을 능동적으로 감지한다. 


7. 초파리의 마음

 발전한 생명체의 마음에서 가치평가는 필수다. 곤충은 몸 전체가 유연하며 쉽게 변화해 환경 적응력이 높다. 뇌 역시 쉽게 적응한다. 파리는 약 2억 4천만년전에 갈라나왔고 현재 파리목에는 11만종이 존재한다. 초파리는 강모로 덮인 관절이 있는 6개의 다리를 가진다. 턱과 주둥이가 달린 복잡한 입과 날개도 있다. 초파리는 평생 수km를 돌아다닌다. 접촉 환경 범위가 넓은 만큼 판단해야할 주변 자극도 많다. 그렇기에 더 정교한 지각기관가 감각자, 사고자 연결망이 필요하다. 정교한 지각기관은 주황색 눈2개와 짧은 더듬이 2개다. 더듬이는 진동, 맛, 냄새 등 다양한 자극에 반응한다. 초파리의 마음체계는 주로 시각과 후각이다. 

 시각과 후각은 둘다 근본적으로 다른 패턴을 보이기에 전혀 다른 종류의 사고가 필요하다. 그래서 탄생한게 모듈이다. 특정 종류의 감각 패턴을 처리하기 위해 짝지은 감각자 연결망과 사고자 연결망이 바로 모듈이다. 시각모듈은 망막에서 포착한 원시 신호를 3개의 구조화된 사고자 층과 하나의 비구조화된 층 총 4개의 층을 통해 처리된다. 후각은 2개 층에 불과한데 이는 시각이 냄새의 종류와 강도만 있는 후각에 비해 색, 경계, 모양, 깊이, 움직임등 처리요소가 많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각모듈은 깊고 후각 모듈은 얇다. 

 그리고 표상이 탄생한다. 모듈은 감각을 평가한다. 각각의 냄새를 식별하고, 모두를 하나로 암호화한다. 이것을 가치모듈로 전달하며 여기서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 표상이 풍부하고 정교할수록 마음은 더 풍부하고 정교하게 가치평가한다. 표상은 서로 다른 모듈이 소통하도록 돕고 뉴런 수준의 마음이 가진 조직화 문제를 해결한다. 

 조직화 문제가 해결되면 모듈 수준의 마음에는 또 다른 3가지 문제가 등장한다.

 안정성의 딜레마는 어떤 표상이 안정지속화하고, 어떤 표상에 제거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다.

 불확실성의 딜레마는 표상에 갖고 있는 모호성에 대한 문제다.

 주의집중의 딜레마는 여러 표상 중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8. 물고기의 마음

 시각적 신경 모듈은 광자의 실시간 패턴이라는 감각 입력을 시각적 장면이라는 표상으로 변환한다. 중요한 것은 이 표상이 시각적 모듈의 범위 안에 남아 있는 우리의 의식적 자각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각적 장면 모듈속 장면에 대한 표상은 의식 이전의 단계에 있다. 다른 모듈에 의해 더 가공되어야 비로소 의식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인식이 된다.

 시각적 장면 모듈은 시각과 인식 둘다를 지원해야 한다. 그래서 모듈은 장면을 전경과 배경으로 분할한다. 테니스를 치면 공이 전경이 되고 나머지가 배경이 된다. 시각적 장면 모듈은 두 개의 상호의존적 신경시스템이다. 하나는 사물의 경계를 처리하고 다른 하나는 사물의 표면을 처리한다. 양자가 같이 작동해야 시각과 인식 모두에 활용하는 장면의 표상이 만들어진다. 경계담당은 망막에서 온 입력값을 처리해 사물의 모서리와 가장자리를 식별한다. 틈, 방해물이 있으면 누락 부분에 선을 그어 완성한다. 눈에는 맹점과 망막위로 정맥이 교차해 조각이 나 틈새가 발생한다. 

 경계가 완성되도 장면은 모호하다. 경계 담당은 1차 윤곽선을 표면담당과 공유하고, 표면 담당이 테두리 사이의 공간을 색으로 채워 1차 표상을 생성한다. 그리고 경계를 다듬는다. 마지막으로 양자는 가장 가까운 크거나 밝은 표면을 식별하고 인접한 표면은 약화한다. 그래서 가까운 것이 전경으로 튀어나오고 나머지는 약화된다. 

 물고기는 4억 5천만년전 분기했다. 3만 4천종이 있고, 3색시를 갖고 있으며, 3차원 대상 구별을 하여 정교한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 시각적 장면 모듈안의 예비 표상은 다른 모듈의 개입 없이는 의식으로 오지 않는다. 이는 정신의 나머지 부분이 잘못되거나 불완전한 의식을 통해 활동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서다. 시각적 모듈은 주목할 만한 표상을 완성하고 그러면 의식생성모듈과 불확실성 딜레마를 처리한다. 그래서 착시 현상이 생겨난다. 불확실한 것으로 억지로 채워넣어 확실한 것으로 보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도 물고기도 변이 뚫려 실제는 삼각형이 아닌 카니자의 삼각형을 확실히 삼각형으로 인식한다. 

 

9.개구리의 마음

척추동물은 몸이 크고 중력의 작용을 받아 부상위험이 크다. 작은 것들 그리고 물에 사는 것들은 충돌에 의한 피해가 작다. 하지만 몸이 커지면 충돌이 개체의 생존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 된다. 그래서 매우 정확한 목표 타격이 가능해야 한다. 

 개구리는 물고기와 뇌가 거의 같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목표에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수중에서는 물이 있기에 먹이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흡입으로 인한 섭취가 가능하다. 하지만 육상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즉, 이는 먹이에 직접 접촉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어떻게 모듈이 필요하다. 어떻게 모듈은 3개로 구성된다. 우선 목표물의 위치다. 이 표상은 시각적 좌표집합으로 암호화된 대상 위치의 표상을 생성하는 어디 모듈에 의해 구성된다. 다음은 몸의 위치다. 목표물에 다가갈 때 신체 부위의 위치와 방향에 대한 표상이다. 신체 내부의 기계적 감각자들이 생성한다. 마지막은 차이 연진이다. 이는 몸과 목표물의 거리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차이연진은 목표의 시각좌표를 몸의 신체좌표로 변환하고 신체를 움직여 이것이 0이 되게 만든다. 

 신경과학자들은 목표물의 위치가 가진 형식을 몸의 위치가 가진 형식으로 번역하는 것을 회로 만들기라고 한다. 회로만들기는 생애 초기에 모터 웅얼거림이라는 정신역학으로 시작한다. 모터 웅얼거림 동안 어떻게 모듈은 지도 만들기 모드로 들어가 몸의 사지를 무작위로 움직이라 명령한 다음 사지가 꼼지락되는 동안 그것을 관찰한다. 어린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얼굴 앞에서 손을 휘젓는 과정이다. 어디 모듈이 공간에서 손이 어디 있는지 파악해 시각적 좌표의 표상을 생성하고 이것이 어떻게 모듈로 피드백된다. 동시에 몸의 위치를 다루는 고유의 수용감각시스템은 손의 신체좌표를 생성해 어떻게 모듈로 보낸다. 최종적으로 어떻게 모듈이 몸의 시작적 좌표를 신체 좌표에 연결해 지도를 업데이트 한다. 

 어떻게 모듈은 모듈적 마음의 문제인 불확실성 딜레마와 주의 집중 딜레마를 해결한다. 하지만 안정성 딜레마는 그렇지 않다. 해결방안은 과거를 잊는 것이다. 목표물-몸 미도는 성장, 부상, 노화로 인해 꾸준히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지도는 완전히 잊혀진다. 


10. 거북의 마음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의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극을 인식하고 분류하고 예측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 모듈이 필요하다. 무엇 모듈의 작동 핵심 원리는 어떻게 모듈과 같다. 2가지 정신 표상을 비교하는 것이다. 무엇 모듈은 지각된 사물의 상향식 감각 표상을 그 사물이 무엇으로 예상되는지에 대한 하향식 표상과 비교한다.

 상향식 입력값은 시각적 모듈이 제공한 것이다. 하향식 표상은 우리의 예측, 이전에 마주친 대상에 대해 무엇 모듈에서 기억에서 추출한 것이다. 무엇 모듈은 관찰된 증거를 가설과 비교해 대상이 예상범주인지 판단한다. 검토 결과 일치하는 것이 없다면 무엇 모듈은 새 대상을 학습한다. 마음전체가 높은 경계상태로 가서 각성 신호가 나타난다. 상향식 회로에서 새 범주에 대한 표상을 형성하고 기억한다. 

 어떻게 모듈은 변형이 일어나면 과거를 삭제한다. 그리고 다른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무엇 모듈은 원형을 지우는게 아니라 수정한다. 그리고 다른 활동과 상호작용을 하고 영향을 미친다. 무엇모듈은 장기기억에 저장되고 망각을 겪지 않은 체 그 기억을 변화하여 안정성 딜레마를 해결한다. 대상이 가설과 일치하면 불확실성 딜레마가 해결디고, 일치하여 공명하면 마음의 나머지 부분을 각성시켜 주의집중 딜레마도 해결한다. 


11. 쥐의 마음

 마음이 똑똑해지는 방법은 3가지다. 각 목표를 추구하는 모듈이 서로 협력하는 것, 모듈의 메모리 용량을 확장하는 것, 정신의 대역폭을 증가하는 것이다. 

 쥐는 설치류의 하나인 쥐과로 포유류의 25%가 여기 속한다. 쥐는 수백마라의 무리와 섞여 살며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쥐는 정교한 어디 모듈을 갖고 있어 복잡한 주변 환경을 쉽게 탐색한다. 

 시각적 무엇 모듈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특정 장면의 어떤 일부를 잠재적 대상으로 취급해야 할지의 여부다. 예를 들어 나무를 인식할지, 나무 속의 새를 인식할지의 여부다. 새로운 대상을 배울 때 무엇 모듈은 대상 자체의 특징에만 집중한다. 여기서 정신적 교환이 불가피하다. 상향식 전경 표현이 하향식 시각 좌표와 일치하는 경우, 즉 관측 대상과 예측 대상의 위치가 일치하면 그 표면과 그 위치에 대한 표상이 동기화되고 증폭되어 연장된다. 이 공명이 주의집중 장막이다. 

 어디 모듈은 어떻게 모듈과 주의집중 장막을 공유한다. 어떻게 모듈은 이 장막을 사용해 대상을 목표물로 겨눈다. 어디모듈은 무엇모듈과 장막을 공유해 무엇 모듈이 장막의 일부가 인식 대상인지의 결정에 도움을 준다. 

 무엇 모듈은 대상의 각 부위, 회전시 모습 변화 등에도 이들이 모두 같은 대상임을 인지해야한다. 주의집중 장막이 이를 해결해주고, 이것이 안정적 경계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쥐가 씨앗으로 추정되는 것을 어디 모듈로 탐색한다. 발견시 시각 모듈이 집중하며 어디 모두가 전경에 주의집중장막을 펼쳐서 무엇 모듈이 비교한다. 이 때 불일치라면 다시 어디 모듈로 탐색을 재개하고, 일치한다면 무엇모듈과 어디모듈이 공명하여 쥐가 씨앗으로 돌진하게 된다. 


12. 새의 마음

 포유류는 대뇌피질을 보유하나 조류는 그렇지 않다. 대신 조류는 정교한 언제 모듈을 보유한다. 언제 모듈은 연속적인 사건의 순서를 배우고, 인식하고, 실행한다. 그래서 언제모듈은 말하기, 읽기, 쓰기, 도구제작, 논리, 수학처럼 지능이 가장 정교한 형태로 나타나는 여러 활동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리고 한 개체의 마음이 사상처음으로 다른 개체의 마음으로 전달되는 기능을 수행한다.

 새 소리가 그것이다. 새는 소리를 내어 한 개체의 마음을 다른 개체에게 전달한다. 소리는 강도를 유지하며 널리 퍼진다. 시야가 막혀도 소리는 전달된다. 그리고 새의 소리를 환경에 적응한다. 사바나처럼 탁트인 곳에서는 새가 먼거리를 이동하니 높은 멜로디를 낸다. 정글의 새는 나뭇잎 사이를 뚫고 지날수 있게 긴 멜로디를 낸다. 도시의 새는 저주파 소음을 극복하기 위해 더 높은 음역대를 갖는다. 

 멜로디는 음을 더하거나 빼거나 바꾸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으로 수정이 가능한 암호다. 새는 노래를 서로 배우며 이는 사회적 학습이다. 성숙한 금화조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3부로 구성된 복잡한 노래를 한다. 이를 제대로 배우려면 무리에 속해서 모방을 해야한다. 금화조의 노래배우기는 2단계로 기억에서 수행이다. 2단계 모두에서 청각모듈, 무엇모듈, 어떻게 모듈, 언제 모듈이 작동하며, 언제 모듈이 가장 중요하다. 

 선생님 금화조의 노래를 제자가 들으면 청각적 모듈이 다른 청각적 흐름과 구별해 새소리 멜로디를 전경 흐름으로 지정한다. 전경흐름은 음을 식별하는 무엇 모듈로 전환한다. 음향처리는 시각처리보다 자원집약적이다. 빠르게 도달하는 소리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걸 위해 청각적 장면 모듈과 청각적 무엇 모듈은 두터운 연결선과 빠른 속도의 시냅스를 이용한다. 그래서 조류와 포유류의 뇌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부위가 초기 청각 자극을 처리하는 곳이다. 

 무엇 모듈은 각각의 음을 하나씩 인지한다. 그러나 멜로디를 배우려면 음의 순차적 배열인 시퀀스를 처리하고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언제 모듈이 하는 일이다. 언제 모듈은 시퀀스를 가져다가 안정적으로 표상을 형성한다. 

 멜로디의 문제는 이것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 모듈은 음들을 시퀀스 처리후, 단일 패턴으로 변환 준비를 한다. 각각의 음표로 이루어진 표상은 2가지로 암호화한다. 음자체의 정체성과 그 음이 멜로디에서 언제 나타날지 알려주는 표지다. 이 표지는 각각의 음에 모듈이 할당하는 가중치다. 즉 상대적 강도에 대한 신경표상으로 구성된다. 멜로디가 끝나면 각각의 음과 가중치는 언제 모듈 메모리로 저장된다. 

 마음은 가중치 차이 미세 구별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언제 모듈이 시퀀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길이도 한계가 있다. 기억 항목이 길어질수록 중간 항목을 잊는 계열 위치 곡선의 생김새가 이를 설명한다. 그러나 언제 모듈은 이전에 학습한 시퀀스를 단일 청각 덩어리로 취급해 한계를 극복한다. 이 덩어리는 향후 언제 모듈에 단일한 입력값으로 취급된다. 그리고 이 덩어리가 합쳐져서 더 큰 덩어리가 되면 선율 악구가 된다. 이런 식으로 언제 모듈은 덩어리를 쌓아간다. 한계 요인은 이용 가능한 뇌속 신경 조직의 양이다. 

 언제 모듈은 의식 이전 단계에 작용한다. 음에 정확한 순서를 지정하기 위해 해석을 돌이켜 확인하고 수정한 후, 최종적 멜로디의 표상을 일으키는 의식을 무엇 모듈에 전달한다. 새들의 소리에대한 의식 경험은 언제 모듈이 저장한 연마된 시퀀스를 무엇 모듈이 성공적으로 식별해야 비로소 생성된다.  

 학습한 노래를 부르려면 각각의 음을 정확한 순서로 내야 한다. 하나의 음을 정확히 부르려면 어떻게 모듈이 울대가 만들어내는 청각좌표를 신체좌표와 같은 측정 시스템으로 변환해야 한다. 즉, 필요한 위치로 성대근육을 조절하는 것이다. 무엇모듈은 원하는 멜로디를 찾아서 언제모듈로 전달하고, 언제모듈은 가중치가 가장 높은 음을 어떻게 모듈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새는 노래를 한다.


13. 원숭이의 마음

 영장류는 무려 500종으로 물건을 집을 수 있는 손과 발, 앞으로 향한 눈, 입체적 색각을 포함하여 자연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각 능력을 갖는다. 영리하고 사고력이 있으며 장기계획을 수립한다. 의도적으로 다른 동물을 속이고 복잡한 사회적 동맹을 맺는다. 마카크 긴꼬리 원숭이는 인간과 행동이나 신경측면에서 광범위한 유사성이 있다. 이들은 50마리 정도가 사회생활을 한다.

 이를 위해 다른 개체의 예측과 결정을 알아차리고 추적하는 여러 정신적, 생리적 혁신이 느슨하게 협력하는 누구체계가 발달했다. 누구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고는 다른 개체의 정체성의 이름을 붙이는 무엇 모듈이다. 그리고 왜 모듈도 중요하다. 이것이 하는 가장 기본적 일은 우리 환경에서 다른 물체들에 비해 살아있는 존재들을 특별한 정서적 색으로 칠해 더 중요하게 여기게 하는 것이다.

 누구체계에서 왜 모듈이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현명한 사회적 결정을 내리게 돕는 것이다. 왜 모듈은 먹이 찾기에서 처음 형성되었다. 마카크는 16km2의 면적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방대한 먹이들의 영양가치, 계절에 따른 이용가능성, 얻는데 필요한 노력을 종합 고려해 비교 평가해야 한다.

 왜 모듈은 다양한 먹이의 장점을 평가하여 가장 좋은 선택을 한다. 마카크가 배가 고프고 주변에 순무가 있다면 무엇 모듈이 순무의 표상을 왜 모듈로 전달한다. 그러면 왜 모듈은 두 가지 종합 가치 평가를 한다. 대상의 고유가치와 현재 나와 순무의 상태에 대한 맥락적 가치다. 만약 내가 엄청나게 배가 고프고 순무가 쉽게 얻을 수 있는 상태라면 이는 행동할 만한 일이다. 그러면 바람직하다는 단일 표상이 전두엽에서 통하게 된다. 고유가치와 맥락적 가치 중 더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쪽이 승리한다. 

 

14. 인간의 마음

 인간은 언어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여러 혁신이 필요하다. 우선 후두다. 새는 울대가 기관지에 붙어 있으나 후두는 목의 일부다. 다음은 요리로 언어는 신경부담이 커서 높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요리를 통해 방대한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마지막은 장기간의 어린 시절이다. 언어는 숙달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소리와 언어의 차이는 여러 개체가 임의적 의미를 공유하는 능력이다. 새소리는 자신들이 가진 감각질의 세부사항을 유연하게 공유하지 못하나 인간은 가능하다. 의식연합은 감각질을 통해 공명하는 동역학으로 모듈수준의 마음을 통제한다. 그래서 새로 통합된 사고 단계를 확립해야만 모듈 수준의 마음들이 감각질을 서로 교환한다. 

 이 과정에서 마음들 사이에서 작동하는 정신적 동역학은 주의집중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 마음가 마음 사이에서 감각질을 공유하려면 두 마음은 의식적 주의를 통해 동시에 같은 대상에 집중해야 한다. 공유된 주의 집중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다른 개체의 눈 응시다. 다양한 척추동물과 어류가 눈 응시가 가능하다. 다음은 시선 추적이다. 동물들은 다른 개체가 보는 방향을 같이 본다. 그 다음은 시선 공유다. 일부 포유류, 조류, 영장류가 가능하다. 그 다음은 가르침의 고유다. 여기서부터 인간의 영역이다. 하나의 대상이 아닌 복잡한 형질에 관심을 집중한다. 이 단계는 정신적 혁신인 모방능력으로 정교한 도구 제작이 어느정도 가능하다. 그 다음은 손으로 가르키기, 그 다음은 대상을 가르키고 몸짓하기, 그 다음은 무언의 몸짓, 그 다음은 무언의 몸짓과 음악 언어의 결합, 마지막인 언어인 음악 언어다. 

 음악 언어가 가능하려면 3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누군가 단어를 의식적으로 발성하고, 타인이 그것의 의미를 의식적으로 이해해야 하며, 그 이해한 언어를 다른 누군가에게 정확히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새가 결국 언어의 단계로 가지 못한 이유는 언급한 언어로의 발전 단계중 손짓과 발짓이 불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간 언어는 새로운 모듈을 만들지 않았다. 기존의 것을 사용한다. 오랜 모듈인 청각적 무엇 모듈과 청각적 언제 모듈을 사용한다. 이 모듈이 언어를 담당하는 주요 구조인 언어 더미를 형성한다. 언어를 들으면 인간은 청각적 장면 모듈이 청각적 입력값을 처리한다. 가장 낮은 수준인 음소를 인식한다. 모듈쌍은 전경의 청각적 흐름을 존송한다. 음소인식 모듈쌍은 청각적 흐름을 처리하고 우리가 인식하는 가장 작은 발성단위인 개별 음소를 인식한다. 음소인식 모듈쌍은 소리시퀀스를 인지하는 기존 청각적 언제모듈과 무엇 모듈쌍에서 변형되어 나온 것을 보인다. 

 음소인식 모듈은 S 또는 U 등을 음절로 보내고 거기서 하나의 음절인 SU로 합성한다. 음절을 각각의 식별 음절을 단어 인식 모듈쌍으로 보내고 여기서 음절 배열의 하나의 상향식 표상은 supermind로 입력해 기억 속에 저장된 하향식 언어인 supermind와 비교된다. 일치시 공명이 발생한다. 

 

15. 수퍼마인드

 수퍼마인드는 그 사고가 물리적 시간적 제약을 넘어서는 사고다. 가장 초기의 수퍼마인드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에 의존했다. 즉, 구어에 의존했다. 그래서 두 가지 괜찮은 장기기억 암호화 수단이 생겨났는데 유용한 단어의 생성과 유지, 이야기와 노래 정보목록으로의 암호화다. 하지만 글이 생겨나면서 수퍼마인드는 사실상 한계를 넘어섰다. 

 수퍼마인드는 인간 집단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집단적 사고이기에 서로 집단이 경쟁하면 수퍼마인드도 경쟁한 것이다. 그리고 더 강력한 수퍼마인드가 이기고 진화해나갔다. 이 수퍼마인드는 그래서 서로 경쟁했는데 우위를 얻는 방식은 다양했다. 경제력, 무력, 문화 등등이다. 그래서 수퍼마인드의 진화는 생물 진화에 비해 매우 빠르다. 각 수퍼마인드는 승리를 위해 특별히 쓸모 있는 개인을 데려와 주신의 정신 구조에 통합시킨다. 그리고 수퍼마인드는 개인의 마음이 다양하고 정교할수록 적응력이 높았다. 

 농업의 시작으로 수퍼마인드는 전기를 맞는다. 분산된 사고가 하나의 집중된 사고로 전환되었다. 땅에 묶여 나와 나가 아닌 것을 구분했고, 뚜렷한 물리적 경계를 가졌다. 번영을 위해 식물을 탐색하고, 식물의 한살이를 파악하며 시간을 인식했다. 그리고 식량의 과잉 생산으로 그것을 기억할 필요가 생겼고 이를 문자를 만들어냈다. 

 문자와 농경으로 수퍼마인드 내부에서 더 정교한 비생물학적 사고가 폭발적으로 생성되었는데 공증문서나 납세 신고서, 법률 계약서 등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수퍼마인드 모듈은 역사학, 경제학, 수학, 공학 등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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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종말 - 우리 세대는 어떻게 노력의 의미를 잃게 되었는가
올리비에 바보 지음, 이나래 옮김 / 더웨이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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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피지컬 인공지능 시대를 경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도입되면 경제적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간의 모든 역량이 로봇에 의해 무의미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은 기대와 다르게 미래가 아닌 현 세태를 꼬집었다. 저자의 시각에 의하면 현대는 게으름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게으름은 유독 서구 선진국에 집중되며 이는 과다한 복지와 물질적 풍요, 신앙과 공동체의 해체, SNS 등 주의력을 빼앗는 것들로 인해서다. 

 인간의 욕구는 크게 생존과 소속감, 자기 완성이다. 인간에게 생존은 매우 오랜 기간 아주 중대한 과제였다. 생명의 존재 목적이 유전자의 전달에 있는 만큼 그를 위한 충분한 생존은 지구상의 생명체에겐 지상과제고 인간도 다르지 않다. 때문에 생존을 위한 욕구는 가장 강력하며 소속감, 자기 완성도 사실상 이 욕구에서 파생한 것이다.

 인간은 동물 중 거의 유일하게 장거리 움직임이 가능하다. 매우 느리긴 하지만 인간은 하루 15km를 걸을 수 있다. 다른 대형 유인원들은 하루 이것의 10-20%정도만 이동이 가능하다. 인간의 몸은 순간적인 힘은 포기하는 대신 이처럼 장기간의 저속 신체활동에 맞게 설계되었는데 이는 근육량을 줄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인간은 두뇌를 크게 발달시켰는데 여기서 하루 25%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크게 생각하는 일이 없어도 그렇다. 이러니 인간은 비싼 조직인 근육으로의 투자를 크게 줄였고, 그나마의 근육도 유지비가 비싸기에 조금이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바로 제거한다. 

 과거 중세와 근세 농경사회에서는 아이를 10명 가량이나 낳았다. 이는 낮은 생존률 때문이다. 첫돌을 넘기지 못하는 아이가 출생앙의 1/3에 달했고, 성인기까지 살아 남는 경우는 절반이었다. 수렵사회도 생존은 쉽지 않았다. 인간은 서로 간에 살해를 자행했는데 전체 사망자의 약 10%가 분쟁으로 인한 것 때문이었다. 그들의 뼈에는 각종 무기로 타격당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는 매우 높은 비율인데 20세기 전체를 통틀어 살핀다면 양차대전을 포함해도 분쟁으로 인한 사망률은 1%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세 유럽은 인구가 증가하지 못하는 일종의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농촌에 흉년이 들면 생존을 위해 농촌의 인구가 도시로 유입한다. 그러면 인구과 과밀하여 생활환경이 악화되고, 감염병이 창궐한다. 그러면 도시의 인구가 격감하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시 농촌이 인구가 도시로 유입인다. 그러면 농촌의 인구가 부족해져 다시 흉년이 드는 것이다. 

 이렇게 개개인의 생존이 힘드니 인간은 다른 동물처럼 오래전부터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그래서 과거 소속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개인은 소속을 위해 공동체가 정한 틀에 스스로를 끼워맞췄고, 기대하는 정체성을 뒤집어쓰고 요구되는 시험을 통과하려 애썼다. 

 공동체에 소속되면 여기선 자연히 서열이 중요했다.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면 생존과 번식에 압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동체에 속한 개인은 공동체 내에서 뛰어난 전사, 사냥꾼, 현자, 샤먼 등이 되기 이해 노력했다. 이는 타고남에 기인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엄청난 노력을 요구했다. 

 마지막인 자기완성은 각 문명이 제시한 완벽이라는 이상적 궤도에 자신의 삶을 올려놓는 것이다. 조선시대였다면 이상적 선비가 되는 것이었을 테고, 산업화 시대라면 능력있는 경영자나 상인, 노동자가 되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각 문명의 이상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이상에 도달하면 개인의 생존과 공동체로의 소속을 크게 높여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서 개인에게 상당한 성취감도 주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문명의 아싱에 도달하려면 공통적으로 막대한 노력이 필요했다. 

 이처럼 생존, 소속감, 자기 완성은 모두 엄청난 노력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이를 위한 노력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누구나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공동체가 이룩한 번영의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의 인간은 과거 조상들이 쌓아올린 물질 문명의 혜택으로 인해 더 이상 생존을 위해, 소속을 위해, 자기 완성을 위해 전혀 노력하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하다. 

 프랑스의 경우 노력의 감소는 많은 부분에서 지표로 드러난다. 2021년 기준 국민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스위스가 895.9시간, 미국이 825.9시간, 독일이 724.6시간인데 프랑스는 630.9시간에 불과하다. 그리고 프랑스는 고용률도 떨어진다. 독일보다 9% 낮은데 이는 국민들이 여가를 더 선호해 노동과 소득이 동반 감소해도 여가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일을 적게하면 노동생산성이라도 높아야 하는데 이것도 낮다. 프랑스는 적은 노동시간으로 인해 1인당 GDP가 1980년 세계 13위였지만 지금은 25위로 추락한다. 

 미국에서는 채용담당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졸 면접 지원자의 53%가 눈을 제대로 면접관과 마주치지 못했고, 50%가 터무니 없는 연봉을 욕하고, 47%가 부적절한 복장, 27%가 부적절한 언행, 21%가 화상면접인데도 불구하고 카메라를 꺼놓고 켜는 것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용주들은 신입사원의 33%가 업무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61%가 상습지각을 하며, 59%가 마감을 어기거나 업무를 빼먹고, 53%는 회의에 자주 늦고, 58%가 걸핏하면 화를 내고 63%특권의식을 갖고 있다고 파악했다. 

 학력문제도 심각하다. 프랑스의 경우 대입자격시험은 바깔로레아는 과거 비교적 엄격했다. 합격률이 1960년대만 해도 60%였다. 하지만 2017년엔 88%로 상향되었다. 문제는 이것이 절대적 학력 상승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1967년까지 응시자의 0.3%에게만 매우우수의 등급을 부여했지만 지금은 10%수준으로 올라왔다. 즉, 점수를 기준에 못미쳐도 후하게 주는 결과란 셈이다. 

 현대인은 과거와 다르게 소속이 필수가 아니다보니 주어진 틀에 더 이상 자신을 맞추려 하지 않고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거나, 오히려 자신에게 맞춰줘야 소속을 선택한다. 현대인은 고통감수를 하려 하지 않고 즐기기 위해 태어나고 즐기기 위해 생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공동체와의 연결이 끊어지자 자율을 향한 추구만 남고, 고독과 쾌락이 더욱 판을 치고 있다. 

 현대인에게는 과거와 미래도 더 이상 두려움과 매력의 대상이 아니다. 이전의 사람들은 과거의 실수와 잘못을 경계하고 배우려 했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노력했다. 하지만 현대인은 즉각성과 동시성만이 중요하다.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심판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도 않는다. 현재의 매순간은 곧바로 다음 순간을 불러내며 본질적으로 그 순간 자체가 아닌 그 다음을 향한 갈증 속에섬나 실재한다. 

 현대인은 예의도 결여되어 있다. 소속이 되어 있지 않고 자기 중심적이어서 더불어 사는 법을 모른다. 과거에는 견고한 토대 위에 사회규범의 양상이 조금씩 변화했지만 지금은 사회적 관계의 본질 자체가 뿌리채 흔들린다. 과거에는 품위의 유지가 사회적 지위에 비례했다. 품위가 없다는 것은 자신이 곧 교양이 부족한 하층민임을 입증하는 것이었기에 모든 계층이 어느 정도 품위 유지에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현세대는 자기 중심적이어서 타인이 옆에 있어도 행동을 수정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다. 타인과의 거리로 인해 자신이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상호간의 예의에서 비롯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타인이 조금만 닿아도 공격당했다고 여긴다.

 오늘날 포스트모던 사회의 시민은 자신과 맞지 않는 생각이 조금만 들어도 트라우마를 호소한다. 날로 예민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고통을 호소한다. 물론 이러나 새로운 기질은 사회를 경직시키고 마비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자 역설적으로 타인의 감정을 통제하려 든다. 그래서 자신과 다르면 공격하고,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맞출 것을 요구한다. 물론 이것이 가져올 결과는 개인의 자율성과 자유의지의 박탈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값싸고 무질서한 쾌락에만 의존한다. 현대의 잘못은 쾌락에 등급을 매기지 못한체 어리석은 쾌락에 절제 없이 몸을 내맡겼다는 점이다. 값싼 쾌락, 포르노나 마약, 술, SNS, 숏츠, 정크푸드 등은 대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더 강한 쾌락을 요구한다. 

 사람들은 오늘날에는 뭐든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빠른 리듬과 흥분의 동반으로 현상을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게 한다. 사람들은 점점 독서를 하지 않는다. 읽기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읽기는 글자를 해독하고, 집중해야 하고, 책의 내용을 그려내야 하는 복잡다단한 작용이다. 하지만 영상은 매우 쉽다. 그저 주어진다. 

 글에서 영상으로의 전환을 단순히 매체 전환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양자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문명의 퇴보다. 영상에 의존하면 학습을 느려지고, 침묵의 감각은 사라지고, 깊이 있는 분석도 없어진다. 인간은 수동적으로 변하고 표현도 획일화한다. 이미지는 글을 해석한 것인데 그것을 영상을 이미 하나로 고정해 각 독자의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하라리는 2023년 21세기의 가장 큰 정치적 경제적 질문은 인간을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의지의 쇠퇴, 의욕의 저하, 쓸모를 잃었다는 감각에서 비롯된 위대한 우울을 어떻게 막아낼지가 과제인 것이다. 저자는 노력은 멋진 경력, 유익한 즐거움, 건강한 몸 같은 더 높은 목표수단의 가치가 아니라 그 자체가 우리의 소명이라 말한다. 저자는 최근 능력주의의 대두로 노력이 폄훼되기 있기는 하지만 능력주의가 문제라면 고치고 다듬으면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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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 우리 고대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정형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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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역사, 특히 상고사에는 이상한 부분이 있다. 바로 기원전 2333년 건국한 고조선과 그 이후 삼국시대까지의 연결고리다. 고조선은 2천년 정도로 그 역사가 매우 긴데, 하나의 정치 단일체가 이렇게 긴 기간 이어지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건국 후 1500년간 이렇다 할 역사적 서술 없이 이어지다 중국 춘추시대 연나라와의 충돌, 그리고 기자조선, 한씨조선, 위만조선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언급되다 통일 왕조인 중국 한나라와의 갈등으로 멸망한다. 그리고 고조선 아래쪽, 한반도 한강 이남 지역에는 진이라는 연맹체에 가까운 나라가 있었다. 이들도 고조선의 멸망과 비슷한 시기에 사라진다.

 이후 고조선에 있던 지역엔 고구려, 부여, 숙신, 옥저, 동예 등이 들어서고, 아래 쪽엔 삼한이 있다가 이후 백제, 신라, 가야가 들어서며 삼국시대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역사 학계의 일부학자들은 기원전 2333년에 세워진 고조선의 건국 시기는 실제로는 기원전10세기 정도로 비정하는 경우도 많다. 그때서야 객관적 증거라 볼 수 있는 중국의 역사기록에 조선이 확실히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중국의 사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역사책이 고려 중기에야 만들어진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물론 고구려는 유기, 백제는 서기, 신라는 국사를 편찬했다. 또한 멸망한 조선도 역사서를 남겼을 가능성이 높다. 삼국은 자신들의 뿌리이자, 전 시대인 상고사를 자세히 서술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남아있지 않다. 때문에 우리는 어쩔수 없이 불완전하게도 남이 우리를 서술한 것으로 우리의 상고사 퍼즐을 맞춰야만 한다. 

 그런데 이는 문제가 많다. 다른 나라인 중국은 우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기록을 했으며, 자신들의 입장에서 왜곡해서 기록하기도 하고, 같은 지역, 같은 민족, 같은 국가더라도 시기에 따라 명칭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중국은 다른 나라의 말을 자신들의 한자로 음차해서 기술해버려 더 혼란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은 영어 지저스 크라이스트를 예수 그리스도로 음차해 버리고, 네덜란드를 뜻하는 홀란드도 화란으로 음차해 버린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이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지만 만약 세계가 멸망하고 지금의 기록이 전무한 상황에서 먼 훗날의 후손들이 이것을 보고 둘을 등치시킬 수 있을지 심히 의문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감안해서 상고사의 퍼즐을 맞춰야 하기에 여기에는 반드시 실증적인 자세로 임하기는 어렵다. 다소의 합리적인 상상과 개연성으로 퍼즐을 맞춰나가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기록만으로 역사를 보면 서로 상반되는 기록도 많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우리만 갖는 것도 아니다. 역사적 기록은 상실되거나 아예 기록이 없는 경우도 많기에 다른 나라들도 이런 상상과 퍼즐 맞추기식 역사연구를 진행한다. 

 책은 한반도를 진인의 땅이라고 주장한다. 즉, 진인이 우리의 민족의 원형으로 볼 수 있는 직계 조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이상한 대목이다. 한국을 뜻하는 즉, 우리 역사상 조상들이 칭한 국가나 민족의 호칭은 고조선과 조선이 사용한 '조선', 고구려와 고려가 사용한 '고려', 그리고 삼국이 자신들을 뜻한다고 여기기도 했고, 삼국시대 이전에 한강 이남에 있었던 '한'이 대표적이다. 어디에도 진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진'이란 국호나 호칭은 역사상 여러번 있었다. 우선 언급한 고조선 시대 한강 이남을 차지했던 '진', 그리고 고조선이 있었을 시기 주변에 있었던 '진번', 삼한 시대의 '진한' , 마지막으로 대조영이 발해를 세우고 사용한 첫 국호인 '진'이다. 때문에 '진'이란 명칭도 우리 역사와 무관치 않고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중국의 기록과 최근의 고고학 연구, 다양한 문헌, 다른 사람들의 연구를 총망라하여 자신의 합리적 개연성과 상상력을 동원해 한국의 상고사를 복원해나간다.


1.공공족과 단군 숙신

  먼저 진인의 조상을 다루는데 그들은 지금 중국 황하문명에 자리한 '공공족'이다. 물론 공공족도 이주민이다. 세계 4대 문명 중 황하 문명은 시기상 다른 문명보다 그 발원이 늦은 편이다.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펴져나가 지금의 서남아시아와 유럽을 채우고 아시아로 향했다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공공족이 서남아시아 지역쪽인 메소포타미아의 수시아나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천산산맥을 너머 중원으로 들어왔다고 비정한다. 이들을 기원전 5천-3천년 경 중국의 앙소문화의 주인공인데 앙소문화의 채색토기와 수시아나의 채색토기의 유사성, 농사의 신이나, 물의 정령등이 채색토기에 같이 등장하는 것을 그 증거로 본다.

 공공족은 상징문양이 있는데 가운데 工있는 공자는 하늘과 땅을 막대기로 연결한 것으로 신단수다. 그리고 좌측에는 태양이 있고 오른쪽에는 뱀이 있다. 공공족은 태양을 숭배한 것으로 보이는데 뱀은 태양의 햇살이 대지로 침투하는 것으로 여겨 생명의 근원이자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지금의 랴오하 강, 즉 요하에는 동북아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 문명이 공공족 이전부터 존재했다. 오랫동안 중국은 중국 문명의 시작은 황하유역으로 여겼지만 요하에서 더 수천년 더 오래된 문명이 발생함에 따라 자신들의 문명의 기원을 이미 이쪽으로 태세전환한 상태다.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농경이 아닌 유목이 더 적합한 이 지역에 고도의 신석기 농경 문화가 있었던 것은 당시 기온이 지금보다 무려 1.5-2도 정도 높아 이 지역이 오히려 중원보다 농경에 더 적합했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문화를 홍산문화라고 부른다. 신석기 후기 요하 상류와 대릉하 상륭의 문화로 기원전 4500-3천년 경이며 제5의 문명발상지로 여겨진다. 홍산은 적봉시 동북방의 붉은 산을 의미한다. 여기서 거대한 제단, 여신묘, 돌무지 무덤 등 초기 국가단계 수준으로 여겨질만한 문물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여신묘를 보면 다양한 동물 석상이 있는데 가운데 곰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곰을 숭배하는 부족이 이 지역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후기 홍산문화는 중원의 앙소문화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차차 융합한다. 홍산문화 지역의 이주민 중 일부가 내려와 중원인근에 자리한다.저자는 그것을 염제와 황제의 무리로 파악한다. 이들은 처음엔 공공과 공존하지만 차차 세력을 키우고 황제가 치우와의 탁록대전에서 승리하게 되자 황제계가 중원을 차지하게 되고 공공족은 동북방으로 밀려나게 된다. 공공족은 중국의 오랜 사서인 사기, 서경, 순자, 열자, 회남자, 산해경 등에 언급되는데 모두 적대적 세력으로 기술된다. 

 저자는 이 선진적 농경기술을 가진 공공족을 단군 신화의 환웅 집단으로 파악한다. 이들이 앞선 농경 기술을 바탕으로 홍산문화권의 곰부족과 연합하게 되고 그래서 생겨난 정치체제가 고조선이 되는 것이다. 

 중국은 황제계가 더 앞섰던 홍산문화권에서 발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황제를 곰과 연결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황제계는 여신묘에 새의 석상도 있었는데 곰보다는 이쪽과 더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만약 황제계 역시 곰과 관련이 있는 집단이었다면 중국과 한국은 상고사의 먼 같은 조상에서 기원한 셈이 된다. 

 기록에서 고조선의 건국 시기는 중국의 요임금 즉위 시절로 비정한다. 송나라의 자치통감은 이 시기를 무진년으로 비정하고, 제왕세기에서는 갑진설로 비정하는데, 조선초 서거정이 동국통감에서 갑진설을 따랐다. 그래서 조선왕조는 단군 원년을 요임금의 원년을 요25년인 무진년으로 잡아서 단군 조선의 원년을 기원전 2333년으로 정하게 된다. 

 그런데 당시 중국의 기록에는 주변에서 이렇게 강력한 정치체였을 조선에 대한 기록이 전무하다. 하지만 중국의 사서에는 요순 시기에 숙신과의 교류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저자는 조선을 숙신으로 파악한다. 숙신과 조선 모두 주신을 한자로 음차하여 표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다른 표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청의 흠정만주원류고는 숙신의 본음을 주신이라고 기록한다. 그래서 저자는 지금의 고조선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요서의 홍산문화 지역에 숙신이 있었던 것으로 기술한다. 


2. 후조선과 진국

 조선은 천년 이상을 존속하다가 중국의 상나라 무임금 시기에 멸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는 이유를 두 가지로 파악한다. 첫번째는 정치적 원인이다. 중국은 중원에 강력한 통일왕조가 전성기를 맞이하면 거의 반드시 주변 민족을 정복하거나 복속한다. 상나라 무임금 시기 나라가 강성했는데 이 시기 주변 민족에 대한 대대적 정벌을 단행했고 이들은 상에 밀려 근거지를 옮기게 되었다. 흉노의 공격이 게르만을 밀어내고 그것이 로마 멸망의 원인이 된 것처럼 이들 역시 조선의 근거지로 밀려들게 되었다. 이것에 멸망의 대외적 원인이다.

 다른 하나는 환경적 요인으로 급격한 기온의 저하다. 농업지역이었던 이 지역의 기온이 유목에 적합한 지역이 되었고 이는 조선의 쇠퇴로 이어졌다.

 단군 숙신의 기존 주민들은 새로운 유목민들에게 밀려나서 요동과 한반도 서북부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들을 진인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이들은 이 지역에서 고인돌 문화를 창안한다. 이 지역에 고인돌이 무척이나 많고 고조선의 대표적 표지인 비파형 동검과 고인돌 집중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다. 기존 단군숙신이 있던 요서는 유목민의 터전으로 무려 164년 간 공백지로 남는다.

 그리고 기원전 1046년 상이 망하고 주가 등장하자 상의 주민 일부가 동북으로 이주하고 기존의 요서 진인 집단과 같이 조선을 계승한다. 이것을 저자는 기자 조선으로 파악한다. 초기 기자조선은 과거 단군 숙신과 비교할 때 매우 미약한 세력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변의 연나라와 관계를 맺으며 독자적 세력으로 성장해나갔고 대릉하 중류까지 세력을 확장한다.

 그리고 춘추시대 중국 북경 남쪽지역에 '한'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이 한은 진나라에 의해 멸망하는데 그 지도자들이 기자조선으로 들어와 정권을 장악한 조선이 한씨 조선이 된다. 저자는 이 한씨는 중국의 화하족이 아니며 독자적 족속으로 파악한다. 또한 한씨의 조상을 공공족으로 파악한다. 과거 공공족이 동북으로 밀려나며 대개의 세력은 단군숙신의 일원이 되지만 그 이남에 남아있던 세력이 있었고 이들이 한의 중심세력이 된 것이다. 

 한씨 조선은 매우 강성해져 중국 춘추 시대의 연과 대등한 세를 자랑할 정도로 강성해진다. 하지만 기원전 3세기 연의 장수 진개는 대대적으로 요서의 한씨 조선을 공략한다. 기록에 의하면 2천리 정도의 땅을 빼앗긴 것으로 나오는데 저자는 요서의 조선에게서 천리, 그리고 그 동쪽에 있었던 요동의 진번에게서 천리를 빼앗은 것으로 파악한다. 세력이 약화한 한씨 조선은 요서를 상실하고 대동강 유역의 한반도 서북부쪽으로 중심을 이전한다. 또한 많은 유민이 한강 이남으로 이주한다. 한씨 조선은 훗날 중국에 통일 황조 한나라가 성립하고 한이 건국초기 북방의  흉노에 고전하며 세력이 약화하자 요동 일대까지 영토를 수복한다.

 마지막으로 조선을 차지한 것은 위만이다. 한씨 조선의 마지막 왕인 준왕은 위만에게 왕위를 찬탈당하자 한반도 이남으로 대거 이주한다. 한반도 한강 이남 지역엔 원래 단군 숙신 멸망 이후 들어진 유민인 단군숙신 진인과 한씨 조선이 진개의 공격으로 영토를 크게 상실하자 이남한 한씨 조선 진인이 있었다. 이들은 소국의 연합체인 진국을 성립시킨다. 

 훗날 진국이 멸망하고 나서 이들을 계승한 삼한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사용하는 한이라는 명칭이 바로 한씨 조선에서 비롯한 것이다. 


3. 진번과 변한

 한민족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진인은 저자에 의하면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수사나에서 온 것이다. 한민족에는 진인과 더불어 또 다른 원형의 축인 부여인이 있다. 부여는 만주 북부의 국가로 위만 조선 멸망 후 성립한다. 그리고 부여 아래에 건국한 강력한 고구려도 부여계이며, 한강 지역의 차지하며 강력하게 성장한 백제 역시 왕족의 성씨가 부여이고, 성왕 시절 남부여로 국호를 개칭할 만큼 확신한 부여계다.

 저자는 이 부여계의 조상을 프리기아인으로 파악한다. 프리기아인은 역시 공공족처럼 천산산맥을 넘어온 족속이지만 시기는 공공족보다 수천년 뒤이다. 이들은 난하 하류에 정착한다. 중국의 기록에는 이들이 정착한 지역을 그래서 이지나 영지, 불령지로 기록한다. 불령지가 프리기아인은 음차 표기한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이 지역을 발해로 부르고 현재도 발해만으로 부르는데 프리기아인의 프리를 부리나 발로 음차한 것으로 생각된다. 즉, 발해만은 프리기아인이 사는 바다 지역 정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부여인 역시 프리기아인이 된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공격으로 프리기아인은 북과 동으로 이주하게 되는데 북으로 이주한 이들은 요서 지역에 고리국을 세우고 고리국의 동명이 남하하여 부여를 건국한다. 그리고 동쪽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지금의 요동반도에 자리잡고 기존의 단군숙신의 진인들과 같이 국가를 건설하는데 그것이 진번이다. 저자는 진번을 진인과 부여인의 연합으로 생각한다. 

 언급한 것처럼 요서 지역에 강성한 한씨 조선이 있을 때, 요동엔 진번이 있었는데, 연나라 진개의 공격으로 양국이 천리 씩 땅을 빼앗기자 조선은 한반도 서북부로 이동하고, 더 동쪽에 있던 진번은 연해주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래서 진번의 위치가 기록상 오락가락 한 것이다. 또한 이 경천동지할 공격으로 한씨 조선이 그러했던 것처럼 진번의 주민들도 상당수가 한반도로 남하하게 되는데 이 지역이 나중에 가야가 성립하는 변한 지역이다. 

 즉, 한반도에는 상고사에서 3차례의 이주 물결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단군 숙신이 멸망한 후, 요동과 한반도 서북부로 이주한 진인이다. 두 번째는 한씨 조선과 진번이 연나라 진개의 공격으로 그 중심지를 잃고 대거 동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발생한 대규모 유민들이 내려 온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부여계 변한이다. 프리기아인이 북으로 이주하면서 부여를 세웠는데 이들의 집단이 차례로 남하하며 기존의 진인을 중심으로 고구려, 백제를 세우며 남하한 것이다. 


4. 삼국의 성립과 삼한 일통

 삼국은 진인이 바탕이 되었음에도 그 지배 및 건국세력이 변한, 즉, 프리기아인에서 기원했기에 고조선 계승의식이 희박하다. 그래서 신화 자체가 다르다. 단군신화는 천신 환웅이 하늘에서 신단수를 타고 강림해 신정을 펼치는 구조다. 하지만 부여의 건국 신화인 동명신화는 태양의 광명이 신성한 여인의 몸에 내려 잉태하는 형태다. 고구려 주몽도 비슷하며, 백제의 온조는 신과 다름 없는 고구려 주몽의 아들이기에 별도의 건국신화가 없다.  

 삼국 중 신라가 진인을 계승한 흔적이 가장 강하다. 신라는 진인을 가장 강력하게 뜻하는 진한에서 성립한 것으로 생각된다. 위만조선 말기 상 벼슬에 있던 역계경은 왕과 의견이 대립하자 무려 2천호를 데리고 남하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한반도 이남에는 진국이 있었는데 견제로 인해 이들의 중심지에는 안착하지 못하고 역계경의 세력이 소백산맥 동쪽으로 이주하여 진한을 형성하고 신라 건국 세력인 사로 6촌의 중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는 진국이 멸망하면서 내려온 세력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라가 진인의 계승 흔적이 가장 강한 것이다.

 신라는 특이하게도 왕족의 성씨가 세 개인데 박, 석, 김씨이다. 이는 사실상 지배층이 교체된 것으로 나라가 바뀐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이다. 석씨 왕은 몇 되지 않지만 신라는 내물왕 시절부터 김씨의 독주체제가 완성된다. 시조는 김알지인데 신라의 김씨 왕족은 천산 주변의 사카 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신라 김씨 왕족의 무덤이 사카 양식과 매우 유사하고, 금관의 황금 양식, 황금 애호 성향 금관 입식의 사슴뿔이 모두 매우 비슷하다. 샤카인은 프리기아인의 일족인데 그래서 신라는 결국 진한 사로국에서 변한 신라로 바뀐 셈이 된다. 

 이러한 사실상의 재건국에도 불구하고 신라는 시조를 여전히 박혁거세로 유지하고 박씨 일족의 왕족 지위를 유지하는데 이는 진인이 나라의 주축이며 김씨 자신들이 과거 박씨들의 왕비를 계속 배출했던 알영계 였기에 사실상 한 집안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의 교과서는 삼한의 위치를 한반도 이남으만 비정하며 이는 후조선과 남쪽의 진국이 있었던 남북국 시기에 남쪽의 진국에 한씨 일족이 들어서며 삼한을 만들었기에 일면 사실이기도 하다. 중국이 이 삼한이 마한은 백제, 변한은 가야, 진한은 신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고구려를 한국사에서 배제하고 한국의 역사상 삼국 시대를 이 세개 나라의 역사로 파악한다. 고구려를 삼한에서 배제한 것이다. 또한 한국사의 착각은 진한의 신라를 계승한 고려가 자신들와 지리적 혈맥상으로도 큰 상관이 없어보이는 고려를 일방적으로 계승한다고 칭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한다.

 하지만 한의 용어가 잉태된 한씨 조선은 요서 지역과 만주, 한반도 서북부를 아우르는 강국이었고, 한반도의 삼한과 이후 고조선 지역에 태동한 국가들은 이들의 후예다. 중국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있었는데 수서 권6을 보면 수양제는 고구려 침공을 삼한 숙청이라 표현하였고 당고종대 문관사림은 고구려를 삼한 지역으로 표현하였다. 그래서 신라 최치원도 고구려를 마한, 백제를 변한, 신라를 진한으로 표현하였다. 즉, 삼한 일통과 삼한이 한반도 이남의 비좁은 지역을 비정한게 아니라 더 넓은 강역과 나라들로 파악해야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한민족의 원형은 단군 숙신계인 진인을 바탕으로 같은 공공족의 후예인 한씨 조선의 진인들과 프리기아인의 후예인 변한인 계열이 세운 나라들이 합쳐진 것이다. 즉, 크게 세 갈래다. 진인은 중원의 공공족에서 시작하여 요서지역에 단군 숙신을 세우고 멸망 후 요동과 서북한 지역으로 이주했고, 한반도 이남에 진국을 세우게 된다. 또 다른 갈래는 한씨 조선의 진인으로 공공족의 일부가 북경 남쪽 지역에 머무르다 춘추시대 한을 세우게 되고 이들이 멸망하자 요서 지역의 기자조선을 대체해 한씨 조선을 세우게 된다. 이 한씨 조선이 연에게 공격받자 그 유민이 한반도 이남으로 대거 이주하여 진국의 주민이 되고, 준왕 역시 남하하여 진국의 일원이 된다. 마지막 한갈래는 부여인으로 프리기아인이 동으로 이주하여 진번을 세우고, 북으로 이주한 이들은 고리-부여-고구려-백제를 진인과 연합하여 세우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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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주가 가치투자 법칙 - 모든 주식에 통하는 가장 확실하고 지속가능한 반교수의 투자 시스템
이주택 지음 / 길벗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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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투자는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보고 적정한 가치보다 싼값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가치 투자의 대표자는 워렌 버핏으로 그의 연간 수익률은 긴 투자기간에도 불구하고 무려 20%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S&P500의 연간 수익률 10%를 한참 상회한다. 월가는 미디어를 통해 진실을 왜곡하는 정보를 꾸준히 만들어낸다. 정보의 신빙성을 검증하려면 정보생산주체, 정보의 매개수단, 정보전달자, 정보의 변경과 왜곡, 정보의 내재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가치투자자는 적정 주가를 알고 시장 과열과 폭락을 인지한다. 그래서 잘 대응한다. 과열로 주가가 상승하면 전체자산에서 해당 투자 자산의 비중을 항상 일정하게 조정하기 위해 이익을 실현한다. 반면 하락해도 해당 투자 자산의 비중을 일정하게 조정하기 위해 분할 매수한다. 주가는 결국 적정 가치에 수렴하기에 이 같은 전략을 성공을 거두게 된다.

 가치 투자외에도 성장주 투자전략, 적립식 투자전략, 모멘텀 투자 전략이 있다. 성장주는 시장의 성장보다 이익매출 성장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시대의 흐름을 타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다. 성장주는 순수익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다. 그래서 포워드 PER이나 PEG를 사용한다. 

 적립식 투자는 적정가치와 무관하게 주기를 정해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방법이다. 주가 변동이 꾸준히 있어 어떤 때는 다소 비싸게 어떤 때는 적정가로 어떤 때는 다소 싸게 산다. 이 일이 장기간 벌어지면 나도 모르게 적정가로 매입가가 맞춰진다. 다만 적립 투자의 전제는 투자 기업의 양질성과 시장 전체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것이다.

 모멘텀 투자는 단기적 호재와 악재를 이용해 투자하는 것이다. 그래서 적정 주가보다는 미래, 희망, 목표 주가를 추종한다. 

 가치투자는 다음가 같은 장점이 있다. 우선 망하거나 고점에서 물리는 경우가 적다. 그리고 싸게 살 수 있어 수익이 높고, 하락폭은 작고 상승폭은 높으며, 시장 사이클을 이용해 반복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마음이 편해 지속적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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