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전쟁 - 세계경제를 뒤흔든 달러의 설계자들과 미국의 시나리오
살레하 모신 지음, 서정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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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미국은 자신의 적대 세력이나 국가에 경제 제재란걸 하기 시작했다. 지금 세계는 이것을 너무나 당연히 생각하지만 미국의 경제제재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그리고 그 힘의 근원에는 미국 달러가 있다.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이며, 세계 모든 국가와 기업, 개인들이 거래를 위해 이 통화를 사용하기에 반드시 어디서나 필요하다. 때문에 이 달러 거래에서 배제되는 것은 그야말로 자신의 부를 강탈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는 마치 중세유럽에서 교황에게 파문당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충격으로 다가오게 된다. 책 달러 전쟁은 미국이 달러를 무기로 만들게 된 과정, 그리고 달러가 불러온 지금의 미국 정치상황에 대해 말한다. 

 지금이야 그린 백이라는 불리는 종이돈인 달러가 그 자체로 가치 있어보이지만 이러한 믿음도 그리 오래지 않았다. 미국의 달러는 1862년 남북전쟁때 생겨났다. 당시만 해도 경제학의 주류 신조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이 인간에게 재화와 신용교환의 가치로 금과 은을 내려주었다였다. 즉, 금과 은만이 믿을만한 교환수단이자 가치저장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북 전쟁의 장기화로 미국은 금과 은이 고갈되었다. 북의 연방정부는 200만 연방군을 지탱하기 위해 지폐가 간절했다. 이자 지급이 없고 금이나 은으로 교환할 수 있는 증서는 당시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었나 대안이 없었다. 그렇게 달러는 탄생한다. 

 당시 다행히도 이 그린백은 어디서나 수용되었다. 심지어 남부정부가 발권한 지폐보다 우월하여 남북전쟁에서 북부가 이기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당시 재무부 장관인 체이스는 이에 고무되어 매일 무려 200만 달러를 발권하였다.

 이렇게 탄생한 달러가 세계를 제패한 상징적 사건은 전후 복구를 위한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였다. 여기서 세계 각국은 달러를 금과 연동한 기축통화로 삼기로 한다. 그리고 IMF같은 다자간 기구도 이때 설립되고 국제통화제도도 생겨난다. 당시의 미국은 국토의 면적, 생산성, 부에서 이미 세계최고였다. 세계경제규모1위였고, 금매장량도 세계 2/3을 차지했다. 

 전후에도 미국의 강세는 계속된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의 인구는 무려 60%나 증가한다. 그리고 총생산량도 같이 증대에 어느 덧 세계 경제의 25%가 미국의 차지가 된다. 이렇다보니 점차 금보다 달러가 중요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1970년대 위기가 찾아온다. 베트남전쟁으로 미국은 금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자 닉슨은 금본위제를 포기한다. 닉슨의 결정으로 수많은 나라가 브레턴우즈 체제 이후 지속한 고정환율제를 포기한다. 미국은 1980년대 70년대에 생긴 거품을 빼기 위해 고금리를 지속한다. 고금리는 강달러를 불러와 1985년까지 달러는 다른 4대 통화 대비 가치가 무려 50%나 상승한다. 이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과 농업 부문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이런 문제로 미국은 1985년 플라자 합의로 4개국 중앙은행과 공모하여 달러의 가치를 상당히 떨어뜨린다.  

 이처럼 흔들리던 달러의 가치는 90년대 클린턴 시대에 들어 공고해진다. 클린턴의 경제정책은 루비노믹스였는데 당시 재무부장관 루빈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연방정부의 균형예산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여 경제성장을 촉진했다. 그에 따라 장기금리가 억제되고 연방정부의 지출은 채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세금 수입으로 조달되어야 한다는게 당시의 논리였다. 이로 인해 달러 우위의 정책이 계속되었고 강달러가 유지되었다. 

 이 때 시작된 강달러는 트럼프 때 까지 유지되며 세계화 시대에 공헌한다. 미국도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 짙은 그림자를 낳게 되는데 소위 러스트벨트와 플라이오버 스테이트의 탄생이다. 이 지역들은 과거 미 제조업의 번성지였다. 하지만 강달러 정책으로 수출가격경쟁력이 사라지고 제조업이 세계화 논리로 아시아로 이전하며 수백만의 일자리와 소득이 사라져 버린 지역이다. 

 그러다가 9.11테러가 터진다. 미국은 처음으로 달러를 무기화한다. 부시는 2001년 9월 24일 테러리스트 개인과 단체, 관련자들의 미국내 자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차단한다. 그리고 해외 테러리스트의 자산추적센터도 신설한다. 그리고 국제은행간통신협회 소위 swift가 있다. 이는 세계 200여개 나라의 금융회사 1만 곳에 메시지를 안전하게 전송하여 국제 거래를 하게 하는 것이다. 미는 여기도 통제하기 시작한다.

 오랜 기간 강달러로 미국은 트럼프의 집권을 허용하게 된다. 수십년간 일자리를 잃고 소득정체로 고통받으며 이민자와 아시아의 국가들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플라이오버스테이트와 러스트벨트의 지지로 인해서였다. 트럼프는 지난 수십년간 유지한 강달러 정책을 버리고 달러 약세를 유도한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기에 유럽을 비롯한 여러 우방의 우려를 낳았다. 달러 약세는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트럼프 시대에 달러는 약세였고, 재집권한 트럼프 역시 강달러로 돌아선 흐름을 다시 바꾸려 할 것이다. 

 미국의 달러 무기화는 현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정점에 달해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자 미국은 신속히 러시아 푸틴과 주요 기업, 전쟁관련자들의 자산을 빠르게 동결시켰다. 이는 쉬운일이 아니었다. 러시아는 강하진 않지만 11위의 경제규모 국가였고 자원이 많아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도 많았다. 특히 유럽연합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미국은 이를 자행한다.

 달러는 무기화나 기축통화는 미국의 힘에 기반한다. 달러는 여러 차례 위기와 도전을 맞았으나 모두 이를 넘어섰다. 이는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인도나 중국, 러시아 등이 달러이외의 다른 것으로 거래를 하려하였으나 이는 상당한 제한과 화폐에 대한 불신으로 도루묵이 되었다. 

미국의 경제력도 여전하나. 인구도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며 상당한 4차산업혁명 부분의 기술우위를 보인다. 미국 자신에게도 달러는 중요하다. 기축통화이기에 미국은 자신들의 세입이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사용할 수 있다. 천조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천문학적인 국방예산도 여기에 기반한다. 

 재집권한 트럼프는 우방의 우려와 걱정에도 미국만은 우선시하고 달러를 약세 전환하며 기업을 미국으로 유치하고 고관세를 먹이려들며 국제기구에서 탈퇴를 감행할 것이다.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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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 - 미켈란젤로부터 김중업까지 19인의 건축거장
장정제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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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품에는 그 작가의 정신과 생각, 시대의 흐름이 투영된다. 그래서 예술이라고 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건축물에도 건축가의 정신과 생각, 시대의 흐름이 반영된다. 물론 사람들은 거대하고 반드시 사용한다는 점에서 건축물을 좀처럼 예술품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이는 예술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괜찮은 건축물은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망해가던 지역의 분위기를 바꾸고 관광객을 불러와 다시 활성화 시킬수도 있고 지역의 느낌을 잘 살라기도 완전히 바꾸기도 하며, 사람들의 정신에도 영향을 미친다.

 책 '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은 현대의 수많은 건축가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들의 건축물과 건축가의 정신, 생각을 책에 담았다. 책이 쉬울거라 기대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저자는 건축가들의 성향과 건축철학은 이해하고 책에 담았는데 건축에 조예가 적은 나로써는 한글자 한글자를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좀 더 쉽게 썼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책의 두께에 비해 많은 건축가를 소개하였고 건축책이나 적지 않은 분량이 건축물 사진에 할애되었기에 설명이 더욱 적은 느낌이었다. 내용의 난이도를 조금 쉽게 하고 건축가의 수를 조금 줄였다면 더 좋은 책이 되었으리란 생각이다.

 책에 나온 여러 건축가를 들어보기도 하고 다소 알기도 하였는데 우선 자하 하디드가 눈에 띄었다. 왜인지 나는 자하 하디드를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에 나온 사람들도 그런 것처럼 유명한 건축가는 대개 남자이기 때문이다.이는 과거 교육이 남자 중심으로 이뤄진 탓에 기인할 것이나 남자가 여자보다 대체적으로 공간감각이 더 뛰어나다는 것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하여튼 자하 하디드는 이라크 태생 여성이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2016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자하 하디드는 광저우 오페라 하우스, 동대문 디지털 프라자등을 건축했는데 유기적으로 잘 흐르면서도 비정형적이고 비대칭적이로 뫼비우스의 띄처럼 안과 밖이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게 특징이다.

 다음으로 눈에 띈 사람은 프랭크 게리다. 그는 1920년대 생임에도 아직도 살아있다. 그의 건축물은 굉장히 비정형적이고 금속을 많이 사용하여 건물을 뒤틀어 놓는데 이로 인해 건축물이 무척 눈에 띈다.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월트디즈니 콘서트 홀이 대표적이다. 그는 과거 사람으로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았는데 건축 스타일상 컴퓨터의 도움이 설계에 많이 필요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물론 본인이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 작가로는 김수근과 김중업이 마지막에 나온다. 두 사람은 대조적이다. 둘 다 뛰어난 건축가이나 김수근은 어려서부터 부유히 살았고 권력의 중심에서 국가 건축 사업을 주도했으며 다른 김중업은 독재정권을 비판했기에 변방에 머물렀다.

 김수근은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워커힐 호텔이나, 남산자유센터, 경동교회, 공간사옥을 지었다. 특히 그는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도 건축했다. 1986년에 사망했으니 완공을 보자마작 죽은 셈이다. 저자는 다른 건 몰라도 그의 공간사옥은 매우 높이 평가한다. 김중업은 올림픽 공원의 상징물인 평화의 문을 만들었다. 놀랍게도 근대 건축의 일인장니 르코르뷔지에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이기도 하다. 김중업은 모더니즘의 정방형 건축보다는 유기적인 곡선과 한국성을 드러내는 조형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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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북투로 가는 길 - 서아프리카 전설 속 황금도시를 찾아가는 1,000킬로미터 여행!
키라 살락 지음, 박종윤 옮김 / 터치아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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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하라 사막이 하도 거대하여 사람들은 아프리카 하면 사막만 떠오른다. 그리고 나일강도 하도 거대하여 역시 아프리카 하면 나일강만 떠오른다. 하지만 아프리카엔 그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하라 북쪽의 지중해 연안은 모습이 남부 유럽과 비슷하며, 사하라 이남 사헬 지대를 넘어서면 동물의 왕국 사바나가 펼쳐지고 열대우림도 있다. 그리고 더 남으로 가서 남아프리카 공화국 일대에 이르면 제법 살만한 지중해성 온대기후가 펼쳐진다. 그리고 아프리카 서부엔 나일강 만큼이나 거대한 니제르 강이 있다. 물론 나일강 길이의 2/3수준이지만 이 역시 거대하다. 

 내가 니제르 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게임 문명5 덕분이다. 지구 실제 맵을 자주 이용하곤 했는데 아프리카 서부 일대에 큰 강이 있었고 인구부양력도 상당히 높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 지역은 아프리카의 오랜 문명이 자리했고 부유했다. 인구부양력이 충분했기에 사람도 많아 불행히도 오래도록 자체 노예무역이 성행했고, 대서양을 건넌 천만 이상의 아프리카 인들은 거의 모두 이 지역에서 팔려나갔다. 당시 현지인들은 하도 백인들이 아프라키인을 사가기에 자신들은 잡아먹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했을 정도였다. 

 책 '팀북투로 가는 길'은 사 놓은지 무척 오래된 책이다. 아마 10년은 된 것 같았다. 요즘 직장일이 힘들어 조금 편한 마음을 가질 겸 집 서재를 둘러보았다. 그래서 고른 것이 이 책. 내용은 미국인 키라 살락이 오래전 스코틀랜드인 멍고 파크의 영향을 받아 그처럼 니제르 강을 거슬러 유서깊은 말리 제국의 도시인 팀북투에 도달하는 여정이다 

 여행 시점은 정확하진 않지만 지역은 위험하다. 서양인의 부유함과 물질의 영향을 받은 부족은 가는 곳마다 그녀에게 돈을 요구했다. 중간중간 마을에 기착할 때마다 촌장에게 도움을 청하고 반드시 돈을 건네야 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그의 짐과 돈을 강탈하려 했다. 소를 키우고 몇몇 안정된 부족 사람들은 그에게 비교적 좋은 잠자리와 음식을 대접했지만 무척 드문경우였다. 

 여기에 그는 흰둥이 취급을 받는다. 사람들은 그를 튀밥이라 불렀다. 흰둥이란 뜻이다. 그래도 백인과 접촉이 좀 있었던 이들은 그런게 드물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은 놀람과 공포를 보였고 상당수는 적대감을 보였다. 그는 이슬람 사원 모스크를 여러 번 가고 싶었는데 이는 흰둥이에, 특히 여자에겐 절대 허용되지 않았다.

 자연도 쉽지 않았다. 바람방향이 맞아 강을 거스르는 건 가능했지만 니제르 강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사막쪽으로 가기에 날이 갈수록 더위가 심해졌다. 그리고 강에는 악어와 하마가 살았다. 무엇보다 하마가 가장 고민이었다. 원주민들에게도 하마는 공포의 대상이었고 아무도 대처법을 알지 못했다. 다행히 그는 하마를 거의 마주치지 않았고 한번 서식지를 어쩔수 없이 통과할 때도 하마는 그를 위협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 

 몸도 고되었다. 책에 정확히 나와있진 않지만 그는 출발 시점 부터 팔을 다쳤다. 몇 개월의 여행 내내 다친 팔로 노를 저은 셈이다. 그리고 무척 더웠기에 긴팔을 입어야만 했는데 그래서 더욱 더울수 밖에 없었다. 강을 거스르며 가끔 도시에 들러 몸을 쉬이고, 물자를 보충하곤 했는데 여행이 길때면 식량도 부족한 지경에 이르곤 했다. 

 그렇게 그는 팀북투에 도착한다. 튀밥이라 그를 부르던 주민들은 어디가냐 많이 물었고 목표지가 탐북투라면 모두 미쳤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이것을 해낸 것이다. 아프리카의 여러 사람을 만나며 어린 여자들에게 무자비하게 자행되는 할례의 잔임함도 부각된다. 소음순 부분을 거의 절제해버리고 질도 성교를 하지 못하게 묶어 막아버린다. 이는 결혼전까지 여성의 성욕을 줄이고 순결을 보장하기 위한 남자만을 위한 것이다. 질 구멍이 완전히 막혀 생리 문제로 여성이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며 이 시술 과정 자체가 비위생적이고 마취 없이 이뤄져 고통스럽다. 

 그리고 팀북투엔 아직도 노예제도가 있었다. 비교적 하얀 북아프리카계 부족이 주인이고 까만 종족이 노예가 된다. 그녀는 노예 몇을 돈으로 해방하려 했지만 미봉책일 뿐이다. 그곳엔 미신도 만연했다. 어떤 점술가도 제대로 뭔가를 맞추진 못했으나 사람들은 그들을 두려웠했고 돈을 주었으며 부정을 씻기 위해 무슨일이든 했다. 

 그는 나라에서 권장하지 않는 에어 말리를 타며 돌아가며 이런 사람들의 희생으로 얻는 자신의 부에 대해 고민한다. 미국이 잘 살고 자신이 그 일원으로 걱정없이 살아가는게 이 사람들의 희생으로 가능하다는 자각이었다. 책은 고된 여행을 하며 자신과 세계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사람의 생각이 펼쳐진다. 이렇게 여행을 하는 사람을 보면 항상 부럽기도 하며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한다. 집에만 있는 성격의 사람이라 그럴 것이다. 난 어디를 직접 좀처럼 가진 않지만 세계 어디든 관심이 간다. 가끔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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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 최고의 나를 만드는 62장의 그림 습관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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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사람은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 이건 놀랍게도 자연과 대상을 나름의 철학과 관점으로 묘사하고 창조한 예술 작품에도 적용된다. '그림의 힘2 편은 이런 개념으로 예술 작품을 소개한 책이다. 이런 작업이 성공적이었는지 2권까지 나왔다.

 1권을 보지 못하고 2권만 이번에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힘든 연말에 조금은 도움이 된 느낌이다. 하지만 평소 예술책을 보는 이유가 작품과 관련한 작가와 시대상의 반영, 그를 따른 사조를 알고 싶은 것이기에 조금 예상 외였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그림들이 아름답고, 감동을 주기 위해 큰 사진의 작품을 실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몇몇 그림은 책을 펼쳐보면 아름다운 꽃이라도 본 것처럼 '와아'하는 느낌을 준다. 또 다른 장점은 별로 유명하지 않은 작가와 그들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서양 미술 책은 시대 변화에 따른 예술 사조의 변화와 그 대표 예술가들의 작품을 다룬다. 그래서 대개 많이 들어 본 사람들의 대개 많이 한 번 쯤은 본 작품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심리적 치유에 목적을 두었기에 별로 유명하지 않은 작가들의 아름다운 그림이 나온다. 이런 예술품들은 당대의 시대 흐름을 잘 쫓지 않았거나 앞서가지 못했을 만한 것들이다. 하지만 그림이 자연을 모사한 웅장함과 아름 다움, 작가만의 개성이 잘 드러나 확실히 위안을 준다. 이런 그림들을 알아가고 위안을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은 볼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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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 노년내과 의사가 알려주는 감속노화 실천법
정희원 지음 / 한빛라이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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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수명 한계는 120세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 100년간 꾸준한 평균수명의 향상에도 최고령자가 이것을 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나이 근처까지 사는 사람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을 뿐이다. 한국도 장수국가다. 그리고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소득이 올라간 만큼 노인이 오래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은 모두의 소망이 되었다. 책은 바로 이 천천히 건강하게 늙어 죽음으로 이어지는 쇠퇴와 의존, 고통의 시간을 짧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1. 노화란

 먼저 노쇠지수란게 있다. 이는 질병유무, 신체기능, 인지기능, 우울감 등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요소를 측정해 몸의 고장유무를 파악하는 것이다. 대중 100개의 측정 요소 중 10개가 문제가 있다면 노쇠지수가 0.1이 된다. 상당히 진행된 노쇠지수는 0.25정도다. 생물학적 큰 변화 시점은 34세, 60세, 78세에 찾아오는데 바로 78세가 노쇠지수 0.25에 해당한다. 

 노쇠지수가 0.15이하면 건강하고 노화의 징후가 없다고 본다. 0.15-0.25면 넓은 의미의 노쇠에 해당하고 허리가 굽고 걷는 속도가 늦어진다. 0.25이상이면 상당히 진행된 노쇠로 집안일이나 식사 준비등이 어려워 자립을 못한다. 

 워렌 샌더슨 등은 건강수명의 증가와 사회구조의 변화로 기대 여명이 15년 남은 시점을 노인으로 본다. 1991년 기대여명 15년 시점은 65세고, 2021년은 72세, 2030년은 77세로 예상된다.

 노인의 정의는 유전자와 환경이 시간의 흐름과 상호작용하여 세포, 조직, 기관, 개체에 일으키는 구조와 기능의 변화다. 대개 근력과 신체기능이 정점에 달하는 30세 이후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본

다.

 노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인정받기 위한 핵심 특징 조건은 3가지다. 먼저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실험적으로 활성화하면 노화가 가속화되야 하며 역으로 비활성화하면 노화가 지연되거나 건강수명이 증가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을 유전적 불안정성, 텔로미어의 길이 감소,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세포노화, 줄기세포고갈, 세포내 통신 변화 등이다. 

 이 노화는 개인마다 차이를 보이는데 이것을 생물학적 나이라고 한다. 생물학적 나이 측정법은 후성유전학 나이로 DNA의 분자적 변화를 이용해 측정한다. 유전자를 변하지 않지만 환경에 따라 유전자에 붙은 메틸기가 생겨나는데 이것이 후성유전학 표지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이것 외에도 얼굴사진, 흉부엑스레이, 뇌MRI등도 생물학적 나이 측정의 방법이다. 

 7만 8천의 캐나다 인구 대상 연구에 따르면 흡연, 신체활동, 음주, 식사의 4가지 요인에 따라 20세 기대여명에서 추정해보면 남자의 경우 16.8년 여자의 경우 18.9년의 수명차이를 보였다.최근 미국 성인 72만 대상 연구에서는 낮은 신체활동, 마약중독, 흡연, 스트레스, 과음, 나쁜 식사, 나쁜 위생, 부족한 사회관계의 8가지 요소는 40세를 기점으로 남성 24년, 여성 24년의 수명차를 보이는 요인이었다. 

 대사과정에 따라 인생은 3시기로 구분된다.

 성장발달의 청소년기로 대개 30대 초반까지다. 성장과 생식으로 기본보다 많은 외부 에너지가 필요하다. 다음은 30대 중반에서 초기 노년기까지다. 이 시기는 호르몬이 줄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나 식습관은 그대로여서 과잉대사로 인한 비만이 오기 쉽다. 이 시기의 대사과잉의 총합이 곧 노화 가속압력이 된다. 노화과학자들은 대사적 과잉의 총합을 견디느라 활성화한 인슐린이 결국 노화 정도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초기 노년기 이후다. 만성질환이 축적하고, 소화기능과 관절기능이 모두 떨어지고 만성염증에 시달린다. 근육은 충분한 혈중 아미노산 수치와 적절한 운동이 있어도 근육을 잘 합성하지 못하는 동화저항에 시달린다. 그래서 이 시기는 충분한 운동과 단백질공급, 신체, 인지, 사회적 활동이다. 


2. 저속노화 식단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살면서 먹은 모든 것이 분자생물학적 매커니즘을 통해 혈관의 노화정도나 인슐린저항성 정도, 만성염증의 정도를 결정한다. 과당한 포함한 단순당은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쓰기 위한 분해과정인 해당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몸의 대사율이 저하되고 지방저장을 촉진한다. 그리고 술은 분해과정에서 몸에 염증을 생성한다. 그리고 단순당과 지방성격을 갖고 있어 대사증후군을 악화시킨다. 술은 근육생성을 방해하는 동화저항도 일으킨다. 

 저자는 3가지 식단을 제시한다. 이화적 식단, 체성분 전환 식단, 동화적 식단이다. 이화적 식단은 체중과 지방을 줄이는 식단으로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적정 지방 섭취 식단이다. 체성분 전환 식단은 체지방은 낮추고 근육을 늘리는 소위 마른 비만용이다. 탄단지를 4:3:3으로 섭취하고 고단백 식사를 하되 혈당변화를 최소화한다. 동화적 식단은 체중과 근육을 모두 늘리는 소위 마른 사람을 위한 것으로 고탄수, 고단백, 적정 지방섭취다.  

 저자는 3차원 절식을 제안한다. 1단계는 단순당과 정제곡물의 최소화다. 인간은 탄수화물을 3단계로 처리한다. 근육과 간에 글리코겐 저장이다. 그리고 지방에 저장하며 마지막은 간 이외의 지방세포나 지방물방울에 저장하는 것이다. 근육의 저장은 느리고 총량도 적다. 과거 단순당이 적은 수렵시대는 이 정도로 괜찮았으나 최근의 음식을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인슐린이 분비되고 이것이 급격히 혈당강하를 시키나 그래서 허기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더 먹게되는데 이것이 반복되어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많이 먹어 생긴 지방세포는 염증물질을 분비해 인슐린 저항성을 더욱 높인다. 

 인슐린은 물과 소금을 붙잡아 오후에 몸을 붓게 한다. 자려고 누우면 부종이 몸위로 올라가 코골이의 원인이 되고 그 결과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수면의 질 부족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이는 다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 

 3차원 절식의 2단계는 먹는 시간의 제한이다. 소위 간헐적 단식이다. 금식 기간이 길어지면 자가 포식 기전이 활성화해 세포 내의 잘못된 단백질을 제거해 에너지로 삼는다. 저자는 16새간 금식, 8시간 식사를 추천한다. 저녁 식사 후 다음 날 점심까지 금식하는 것으로 아침엔 물과 열량이 없는 차만 마신다. 다만 MCT오일이 지방을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체중과 근육량 증가가 필요한 마른 사람, 그리고 노년기의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3차원 절식의 3단계는 몸에 맞는 열량 섭취다. 열량은 기초 대사량을 계산한 후 자신의 활동량을 여기에 추가한다. 이렇게 계산한 필요 열량에서 20%정도를 덜어내고 식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다. 저자는 MIND 식단을 추천한다. 이는 녹색 잎 채소는 주당 6회 이상, 녹색 잎 외 채소는 매일 1회 이상, 베리류는 주당 2회 이상, 견과류는 주당 5회 이상, 올리브 오일은 기름 요리에 사용하고, 통곡물은 매일 3회분 이상, 생선류는 주 1회 이상, 콩류는 주 4회 이상, 가금류는 주 2회 이상이다. 이 식단은 한식의 식단과 상당히 유사하다. 한국은 스트레스가 높고, 운동량이 적고, 수면시간도 짧지만 그럼에도 수명이 높은 것은 식단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편이다. 

 

3. 그외의 건강관리하기

 우리나라는 주치의 제도가 없고 세분화한 진료과가 있다. 그렇다 보니 과마다 다른 과에서 처방한 약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서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이 경우 먹는 약의 목록을 기억하고, 약으로 새로운 증상을 다스리기보다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며, 약 복용후 인지, 신체기능이 떨어지면 약의 부작용을 의심하고, 복약지도를 잘 받고, 국민건강보험 공단이 하는 다제약물 관리사업에 참여하고, 노쇠하지 않는 몸을 만들 것을 권한다. 

 그리고 운동이 중요하다. 가장 기본은 걷기다. 수렵시절 인간은 하루 15-20km를 걷거나 뛰었다. 하지만 현대 한국인의 평균 하루 걸음은 5000보다. 고작 4km에 불과하다. 미국 벤터빌트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하루 걸음이 1천보 증가할 때마다 고혈압, 위식도 역류, 우울증, 비만, 수면무호흡의 위험이 10%씩 감소했다. 하지만 무조건 많이 걷는게 능사는 아니다. 걷기의 효과는 8천보에서 1만보까지 위험을 완화하지만 그 이상은 완화정도가 매우 낮다. 

 이외에도 잘 앉고, 잘 걷는 자세도 중요하다. 척추에 무리가 가는 자세는 몸의 이동능력을 상실시켜 삶의 질은 물론 노화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30세 이후로 매년 근육은 1% 정도 감소하지만 와병하면 하루에 1%씩 근육이 줄어든다. 

 그래서 근육도 무척 중요하다. 저자는 코어와 둔근을 강조하는데 그것에 관련되는 운동법도 상세하게 제시한다. 결국 움직이는게 중요한데 매일 7-8천보를 걷고, 중고강도 운동을 주2-3회 실천하며, 주 2회 이상 전신근력운동을 하고, 코어둔근운동은 매일 10-15분 실시하고, 매일 태극권, 요가, 기공운동을 10-20분하고, 스트레칭을 매일 10-20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수면도 중요하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스트레스 호로몬이 증가하고 판단력, 집중력이 감소하며, 식욕이 증가하고, 혈당변동성이 악화되어 인슐린 분비가 증가한다. 이것은 낮시간 다리 부종이 되고 잘때 코골이와 잦은 배뇨의 원인이 되어 수면의 질을 더욱 떨어뜨린다. 이게 수면의 악순환이다. 수면은 글림프시스템이 작동되 자는동안 치매의 원이이 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한다. 그리고 렘수면기간동안 낮동안의 주요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한다. 그래서 수면시간은 중요하다. 6시간 수면은 7시간 수면보다 치매진단가능성이 무려 30%나 높다.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인지능력을 높여 놓는 것이 중요하다. 평생 다양한 방법으로 몸과 머리를 사용하여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면 추후 상당한 아밀로이드 병변의 폭풍이 와도 어느 정도 버틸수 있다. 평소 근육량과 체력을 향상시켜놓은 자가 암에 잘 버티는 것과 유사하다. 댄스는 이런면에서 매우 좋다. 인지, 사회, 신체 기능을 모두 향상하기 때문이다.

 건강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서 질병이 완치된 건강한 수명 1년은 5000만원 정도의 돈에 해당한다. 이는 그 사람이 벌수 있는 평균적인 돈이나 1년 수명 연장에 사용하기를 희망하는 돈 정도를 반영한 수치다. 그것이 20년이면 무려 10억원이다. 그 만큼 건강이 노년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건강은 유전자가 20-30%이고 나머지는 환경과 운에 달렸다. 그만큼 개인의 저속노화 실천이 중요하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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