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닛 아쿠아 - 우주 속 우리 지구를 다시 생각하다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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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레미 러프킨은 환경과 관련한 저작을 꾸준히 내는 학자다. 그가 이번에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물이다. 그래서 이번 저작 제목이 '플래닛 아쿠아'인데 지난 번 저작 '회복력 시대'와 많이 비슷하지만 물에 집중해서 문제를 서술했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인간 문명의 발달에는 많은 요소가 관련한다. 지형이나 지리, 작물과 가축, 자원, 인구, 기술, 교역, 사치품, 감염병, 군사력 등 여러 가지다. 하지만 의외로 물에 집중하는 경우는 적은데 어디에나 있기에 당연시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모든 인간 문명은 어느 정도의 인구가 생겨나면 그 부양을 위해 반드시 물을 확보해야만 했다. 대부분의 초기 문명과 현대의 문명조차 수자원과 인접한 곳에 위치하였고 치수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물에 대한 기존 문법이 변화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지상과 바다의 증발속도는 올라가고 구름의 강수량 농도는 7% 증가한다. 그리고 해양의 기온 상승으로 바다의 산소농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일부 해양은 40%나 줄어들었다. 지구상의 담수는 20%가 북미 5대호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난 50년간 지구 1인당 담수량은 절반으로 감소했다. 즉, 수권의 변화는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은데 각 문명의 담수량 확보는 상당부분 고갈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표면 아래 지반도 가열되고 있는데 변형으로 인해 건물은 물론 수도 및 가스파이프 라인, 전력 시설, 지하철 등의 지하 인프라가 위기를 맞고 있다. 즉, 도시 수력 문명은 가라앉고 있으며 예측할 수 없는 수권에 대비하는 임시사회로써의 압력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물이 분포하는 방식은 지구의 자전축 기울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막대한 빙상이 녹아 담수가 대거 유입되면 지구 무게가 분산하는 방식이 변화한다. 이는 담수량의 증가가 생각보다 큰 기상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2017-2021년 극심한 기상이변으로 무려 752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미국 인구의 43%가 파손된 댐과 교각, 저수지, 인공암초에 의존하는 지역에 거주한다. 그리고 미국의 제방은 평균 60년, 교각은 50년이 되었다. 노후화했고 기준도 과거 수권순환에 맞춰져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은 물없이 살 수 없기에 전체의 10%가 해안가에 살고, 40%는 해안에서 약100km이내에 거주한다. 상당한 위험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언급한 것처럼 인류 문명 역사에서 수자원은 상당한 영향력을 미쳐왔다. 수력 문명의 역사에서 인류가 겪은 갈등의 상당수는 물자원에 대한 접근권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19-21세기초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구의 증가로 세계 각국은 더욱 많은 수자원을 필요로 하게 디었다. 그래서 각국은 수자원 통제를 위해 댐을 건설했는데 그래서 현재 전세계에는 무려 3만 6222개의 댐이 존재한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많은 댐이 건설 예정이다. 

 물은 인간이 직접 마시기보다는 무려 70%가 농업에 사용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낙후된 인프라로 인해 물을 상당부분 낭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온난화로 인해 강수패턴이 변화하고 지하수및 담수자원이 거의 고갈되었으므로 비갈 올때마다 가능한 많은 물을 수확해 저장하고 필요하면 공유하는 형태로 대비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물을 낭비하는 것은 발전도 마찬가지다. 화력발전과 핵발전은 열을 처리해야 하기에 상당한 담수를 소모한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비용은 물론이고 물 사용량도 적다. 태양광 발전은 화력, 원전의 2-15%, 풍력터빈은 겨우 0.1-14%의 물을 소모한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발전용 물소비량을 95%까지 줄일 수 있다.  

 지중해는 위기 지역이다. 20배나 빠르게 온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이면 강수량이 겨울은 40%나 감소하고, 여름은 20%가 줄어들 예정이다. 중동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유역은 지난 40년간 관개와 온난화로 유량이 40%나 줄어들었다. 튀르키예는 2025년이면 여름 평균기온이 40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토의 60%가 사막화 위기다. 그래서 튀르키예는 티그리스, 유프라테스에 무려 19개의 댐을 건설했고 3개 더 건설예정이다. 이들은 그동안 환금작물을 키우며 7위의 농업수출국이 되었는데 그걸 위해 사용한 지하수가 고갈되어 큰 문제다. 

 그래서 지중해 지역은 2040년이면 생산담수의 75%가 맨브레인 삼투방식으로 생산될 것이다. 다만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 현재 재생에너지는 이미 비용면에서 화력과 핵발전을 상회한다. 특히 해상에서 태양광, 풍력, 파력의 결합 방식이 주목된다. 해상은 태양광의 효율이 더욱 높으며 세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담수화 삼투압 공정에서는 고농도 염수에서 몰리브덴, 스칸듐, 바나듐, 갈륨, 붕소, 인듐, 리튬, 루비듐 같은 희귀 원소 추출도 연구중이다. 

 도시도 담수를 확보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 식생수로는 흙이나 뿌리 덮개에서 자란 토종 풀이나, 관목, 꽃으로 채운 긴 수로 또는 도랑으로 돌을 깔아 만든 것으로 빗물의 속도를 늦추고 석유화학비료, 자동차오염, 쓰레기 등의 오염물질을 정화한다. 그리고 포장도로도 투수성으로 대체 중이다. 옥상정원 역시 간접적으로 물의 흐름을 늦춘다. 스펀지 도시는 도시 전체에 자연경관을 도입하여 빗물 흐름의 속도를 늦추고 땅속으로 스며들게 해서 지역 지하수를 보충하고 배관을 통해 지후사 탱크에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사용함으로써 홍수를 방지하려는 시도다. 그리고 사물인터넷 기술도 주요하다. 미국에서만 매일 배관 누수와 부정확한 계량 및 기타 오류로 230억 리터의 물이 낭비된다. 사물인터넷 수자원 인터넷은 파이프 라인과 저수지 등에 연결되어 소비자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폐수를 수거해 재정화한다. 파이프의 압력, 누수가능성, 수질과 화학적 변화를 추적, 관찰하여 물의 흐름에 대한 적시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리고 수직농업도 변화하는 수권에 대한 대응책이다. 노지에서 상당량의 물을 낭비하는 농업은 기후변화에도 취약하다. 하지만 수직 농업은 날씨와 상관없이 연 15차례 수확이 가능하다. 곤충식단도 괜찮다. 이미 20억이 곤충을 식단에 넣고 있고, 매년 1조마리의 곤충이 식용과 사료용으로 농장에서 사육된다. 곤충은 사료를 통한 고기전환이 닯의 2배, 돼지의 4배, 소의 12배에 달한다. 

 기후온난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저위도 국가 사람들의 대규모 이주가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un협약은 기후 난민을 인정하지 않는다. 과거 인류가 이주할 때는 대부분의 땅이 텅빈 땅이었고, 큰 갈등이 없었지만 이젠 현대국가가 자리를 차지하여 그렇지 않다. 하지만 북반구의 러시아, 캐나다, 그린란드, 북유럽은 사실상 광대한 땅덩이에 비해 텅 비어 있는 편이다. 온난화가 심각해지면 이 지역들이 농업과 거주, 자원채취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 인구가 생존을 위해 이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한 국제적인 대비와 협력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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