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GRIT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직장내에서 함께 일하는 원어민에게 그릿의 뜻을 물어보았다. 의외로 한참을 고민하더니 예상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무슨 남쪽지방에서 먹는 음식인데 채소같고, 감자 갈아놓은 것 같은 그런 설명이었다. 원어민이 검색해준 사진을 보니 감자갈아놓은 샐러드 같은 그림이 있었다. 가장 먼저 말하는걸 보니 아무래도 이게 제1번 뜻인 것 같았다. 그리고 두번째로 사람 성격인데 열정이나 뭔가를 장기적으로 노력하는 뭐 그런거라고 말했다. 이게 책 그릿이 말하는 것이다. 한참을 어렵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그릿이란 단어는 생각만큼 미국에서 잘 쓰이지 않는 것 같기도 했지만 반면 뜻을 말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저자가 만들어낸 이상한 단어는 아니란 것도 분명했다.

 하여튼 저자는 책에서 그릿이란 아주 오랫동안 상위 목표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의 아주 살벌한 장교양성코스를 연구하던 중, 사람들의 높은 탈락율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자들의 공통 특성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그것은 재능이나, 높은 SAT  점수, 강력한 신체적 능력, 학벌등이라고 생각하기 쉬웠지만 대답은 그릿이라는게 저자의 결론이었다.

 그릿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쉽게 눈에 띄는 것은 그릿의 결과물인데, 그래서 사람들은 높은 성과를 나타낸 사람들에게 아주 손쉽게 천재라고 칭하거나 타고난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저자는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면서 노력을 선천적 재능으로 파악해버림으로서 우리 모두가 경쟁에서 벗어나고 현실에 안주하며 자기를 합리화하려는 사람들의 경향이라고 이를 설명한다. 실제로 우리는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학생이나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인간같지 않은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 쉽게 천재라고 칭한다.(자신의 끈기와 오랜 노력을 천재로 치부하는 이런 사람들을 보며 과연 그릿을 가진 사람들은 기분이 좋을까 나쁠까?)

 이런 그릿은 크게 4가지의 심리적 자산을 갖는다.

 첫번째는 관심으로 무언가에 관심을 갖는 것을 그것에 대한 그릿의 시작이다. 관심은 대개 아동기보다는 중학교 무렵에 오는 편이며 자기성찰보다는 외부세계와의 접촉에 의해 생긴다. 어릴적 다양한 체험학습이 교육적으로 중요한 이유다. 관심사의 발견 이후에는 오랜 시간 주도적으로 관심사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사나 부모등 여러사람의 지지가 중요하다.

 두번째는 의식적인 연습이다. 이는 1만시간의 재발견에서도 강조한 것으로 의식적인 연습을 위해서는 명료하게 진술된 도덕적인 목표와 완벽한 집중과 노력, 연습에 대한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과 반성과 개선을 통한 꾸준한 반복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목적의 개념으로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가장 최상위의 목표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많은 만큼 여러개의 하위 목표를 피라미드구조로 갖고 있지만 인생의 철학이 분명한 사람은 단 하나의 상위 철학을 갖으며 나머지 하위 목표들은 이를 위한 연결고리다. 하위목표는 언제든지 쉽게 바뀌고 없앨 수 있지만 상위목표만큼은 그럴수 없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그릿을 갖추기 위해선 이 상위목표가 나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중요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령 누군가의 상위목표가 세상의 모든 이치를 알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릿을 위한 목표는 세상의 모든 이치를 알아 다른 사람들과 세계가 평화롭고 하는것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희망으로 이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전진할수 있는 성장형 사고 방식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어려움이 닥쳐올시 포기하거나 정신적으로 붕괴하는 반면 그릿을 가진 성장형 사고 방식의 사람은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끈기 있게 새로운 도전을 추구해 나간다. 

 이처럼 그릿은 개인의 심리적 작용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여기엔 부모와 교사, 멘토등 외부 사람과의 상호작용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들은 지지와 냉담, 과업에 대한 요구와 비요구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그릿을 키우기 위해선 지지와 요구가 같이 가는 현명한 양육방식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학교현장에서 수업과는 별개로 특별활동이 그릿을 키우는데 유용하다고 한다. 이 경우 특별활동에 1년이상 참여한 경우가 그릿을 키우는데 효과적인데, 특별활동을 자주 바꾸는 것은 그릿을 키우는데 유용하지 못하며 바꾸더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2-3년 이상 유지하는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물론 그릿이 높기에 특별활동에 잘 참여한 것일수 도 있지만 저자는 쌍방이 서로 상호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릿이 높은 사람들은 행복지수도 높다라는 결과까지 써붙이며 책을 마무리한다. 책 그릿은 전형적인 인간 능력에 대한 선천적 유전과 후전적 노력에 대한 책이라 볼 수 있다. 물론 그릿은 당연히 후자의 손을 든다. 물론 그릿같은 것역시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이냐고 물을수도 있다. 저자는 쌍둥이에 대한 조사 결과 그릿의 유전비율은 30%정도로 인간의 다른 특질의 유전정도와 유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후천적 환경과 노력에 의해 그릿을 충분히 키울수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런 견해에 동의하는 편이다. 우선 모든게 유전적으로 결정되었다는 생물체의 생존에 너무 불리하기 때문이다. 분명 우리의 진화와 유전자는 상당부문 개체에게 주어지는 환경과 그 극복을 위한 노력에 대한 산물을 준비했을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것이 넘을 수 없는 한계란것도 유전적으로 분명하겠지만 생존하고 행복하고자 하는 개체를 위한 선물정도는 충분히 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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