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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하루에 관한 거의 모든 심리학 - 정신과 의사에게 말하기엔 너무 사소한 일상심리 이야기
선안남 지음 / 웅진윙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여자들의 심리를 다룬 책은 참 많다. 하지만 남자의 심리를 다룬 책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이 책역시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자들의 여러 심리를 재밌게 다룬 책이다. 글쓴이만의 독특한 시각과 심리를 설명하는 나름의 이유가 재밌다. 심리들이 일상과 관련있고, 하루의 특정시간대 주로 일어나는 것들을 나누어 다루다보니 더 독특한 면이 있다. 그리고 각장마다 간단히 에피소드와 관련한 심리학 용어를 설명하기도 한다.
다 재미있게 읽고나니 머릿속에 두 가지 큰 질문이 남았다.
첫번째는 왜 여자들은 겉모습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일까
두번째는 왜 여자들은 다른사람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일까 이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룬 모든 에피소드들은 위 두가지 질문에서 모두 벗어나지 못한다. 위 두 질문에 대한 그때그때의 감성과 글쓴이의 매력적인 해석 및 비유가 이 책이란 생각이다.
우선 여자들의 겉모습에 대한 많은 노력에 대해서다.
여자들이 겉모습에 들이는 노력은 사실 남자들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한다. 책에 의하면 여성들이 평균적으로 화장을 하는데 들이는 시간이 평생 2년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세끼를 꼬박 먹는 사람의 평생 식사기간과 비슷한 정도인데, 아무리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7-8년이 길다해도 이는 상당한 시간투자가 아닐 수 없다. 거기에 각종 악세사리와 여러 의류들, 소장품들을 고르는 시간과 돈을 생각한다면 겉모습에 대한 금액과 시간규모는 더욱 아득해질수 있다.
이처럼 여성들이 겉모습에 많은 시간과 금액을 투자하는 이유는 우선 성경쟁과 관련지을 수 있다. 입술색을 더욱 붉게 해주는 립스틱, 얼굴을 어려보이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여러 화장법,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긴 머리, 키와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하이힐, 몸매를 드러나게 하는 여러가지 옷들은 남성의 성적 본능을 더욱 자극시키는 것들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더 나은 성파트너를 얻을 수 있다면 이런 노력은 충분한 보상이 있는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여성들의 겉모습에 대한 노력이 남성을 성적으로 자극시키는 부분과 상당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성경쟁을 위한 것이라는 견해는 가장 강력한 동인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은 여성간의 경쟁 혹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성향때문이다. 사실 남여평등시대에 많은 여성들은 위와 같은 견해에 불편함을 느끼는 편이며 자신들의 겉모습에 대한 노력은 개성의 발현이고, 남성이 아닌 자신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스포츠 머리를 한 여성이나 엄청난 근육질의 여성등 남성들이 보편적으로 성적 본능을 느끼기 어려울 만한 겉모습에 많은 노력을 들여 만들어내는 여성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 이런 경우는 보편적인 경우를 벗어난 남성성을 많이 가진 소수의 여성들이라고 볼수 있어 매우 특수한 예이다.
하지만 이런 특수한 경우외에도 여성들의 겉모습에 대한 노력중 남성의 성적 본능을 끌지 않을 만한 것들이 충분히 있다. 가령 보석이나 꽃처럼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하고 이와 비슷하고 겉모습을 가꾸려는 노력들이 그런한 것들이다. 이런 형태의 겉모습은 사실 남성에게 이렇다할 성적어필을 하지 못한다. 여성들은 색에있어서도 핑크색등 밝은 계열의 색을 선호하고 겉치장에 이용하지만 그러한 색들이 반드시 남성에게 성적자극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런것들은 밝은 계열의 원색을 선호하는 여성의 눈의 진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되며 상당히 많은 것들이 그러한 부분의 변용이라고 보는 편이다. 이에 발달한 인류문화는 이 변용을 더욱 부채질 했을 것이다.
또한 이런 형태의 겉모습에 대한 여성간의 경쟁은 성경쟁이라기 보다는 자연히 여성들 자신간의 경쟁을 띈다. 여성간에서도 이러한 형태로 경쟁에서 우위에 서는 것은 반드시 성경쟁이 아니더라도 여러면에서 유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성간의 경쟁이 반드시 성적경쟁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과연 남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도 여성들의 겉모습에 대한 노력이 지금과 같을지 궁금하다. 전혀 없거나 아니면 순수하게 여성간의 경쟁으로 남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가지 않을런지.
두번째는 왜 여자들은 다른 사람을 많이 신경쓰는가이다. 이는 여성이 관계지향적인 뇌를 가져서라고 볼수 있다. 여성들은 오랜 기간 육아를 하고 가정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말을 전혀하지 못하는 어린 유아를 돌봐야 했고, 집단 내에서 같이 생활하는 여성들과 수렵 및 여러 상호작용을 해야 했다. 때문에 자연스레 남성보다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고 공감하는 관계지향적 뇌를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수렵을 위해 식물 및 열매 구분을 뚜렷히 하기 위해 여성의 눈이 원색에 보다 민감하게 진화하고, 고작 하루 7-8천 단어를 말하는 남자에 비해 1만2천 단어 이상을 말할만큼 언어적 의사소통에 능하게 진화한 것도 모두 이때문이다.
때문에 여자들은 다른 사람을 많이 신경을 쓸수밖에 없다. 관계지향적 뇌를 가졌기에 글자그대로 관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에 대한 민감성, 여러 사람의 동의를 반드시 구하고자 하는 성향, 인정을 받고 자하는 성향, 서로를 챙기고 보듬고자 하는 성향들은 현대에 그래도 남아 여성이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많이 신경쓰고 의존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여성들은 정기적으로 반드시 친구를 만나며, 매우 긴시간을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인정을 받고 자 분투하며, 상당히 시기도 하고 질투도하며 싸운다. 또한 긴시간을 고민을 함께하고 그럴경우 대부분 같이 울어주며, 친구의 생일은 반드시 챙긴다. 또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경우 같이 고민하고 친구의 인정을 받기를 원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겉모습을 위해 평생 부단히 노력하고, 다른 사람을 신경쓰기만 하는 여자들은 무척 주체적으로 보이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만 그럴까. 남자도 마찬가지다. 가볍게 친구와 스쿼시를 즐기던 두 절친 남자들에게 둘이 모두 아는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 두사람의 경기를 본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프랜들리 하던 게임은 전쟁을 방불케 변하며 미소역시 사라진다. 웃기는 것은 이 경우 여자의 미모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며 그 여자에 대해 둘다 이성적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일은 그렇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거기다가 남자가 성경쟁을 위해 들이는 노력은 또 얼마나 무시무시 한가. 집에 비싼 자동차에, 좋은 직장까지 어찌보면 여성의 그것보다 스케일이 더욱 어마어마하며 고통스럽기 그지 없다.
거기다가 남자는 관계지향적인 여성과 다르게 체계형뇌를 갖고 있어 위계질서에 민감하다. 때문에 조직을 위해 죽기도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가끔하기도 하며 그러면서도 서로간에 의지하지 않으며 힘들면 오히려 자신만의 동굴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러한 남자들에게도 어떤 주체성을 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둘다 상당히 타자지향적이다.
그렇다고 남자나 여자나 주체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결핍된 행성에서 결핍된 존재인 동물로 진화하여 거기에 서로 의존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와 문화를 구성한 인간이 애초에 완전히 주체적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주체성은 애초에 타자지향적인 것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닐런지. 물론 타자지향에는 적당히라는 것이 있어야 할테고 자신과 사회 우주에 대한 꾸준한 생각이 있어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