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 - 전쟁과 포르노, 패스트푸드가 빚어낸 현대 과학기술의 역사
피터 노왁 지음, 이은진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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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과 섹스, 그리고 먹을거리가 현대 과학기술 발전과 사람들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인간 문명의 발전을 보는 관점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 책은 비교적 현대에 국한해서 그리고 전쟁과 섹스, 먹을거리를 중심에 두고 있다.

 가장 중심은 단연 전쟁이다. 전쟁이 과학기술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걸 피상적으로 인지하고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 군사기술이었던 레이더나 냉각장치가 전자레인지나 에어컨으로 연결되었던 것. 또한 군인들을 먹여살리기 위한 가공식품 기술의 발달은 현재의 패스트 푸드와 수많은 정크 푸드의 발달로 연결되었다. 또한 군에서 사용했던 영화를 위한 기술은 다시 전쟁후 일반에 보급되었고 사용문턱이 낮아진 영화제작 기술은 포르노를 통해서 엄청나게 재확산되고 발달하였다. 

 대개 전쟁에서의 필요성때문에 과학기술이 군사용으로 발전하고 그것을 전후 민간이 사업에 적용해 확대하여 발전해나가는게 책에 등장하는 대개의 형태이다. 또한 그 발전을 더욱 부채질 하는 것은 포르노 같은 성적인 요소가 많았다. 인터넷이 그러한 예인데, 군사적 목적을 위해 개발된 인터넷이 민간에 퍼지는데 포르노가 엄청난 자금유입원이면서 발달 유인책으로 작영하였다. 

 저자는 로봇기술 또한 그렇게 보고 있는데,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로봇이 민간시장에 도입되고, 섹스로봇의 형태가 그 발전 자금과 유인을 엄청나게 제공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모든 과학기술과 문명발전이 섹스와 전쟁으로 인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며 이러한 발전들이 결국에는 인간사회를 모두 덜 야만적인 형태로 바꾸어 줄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마무리한다. 

 전체적인 책에 대한 인상은 일전에 읽은 '왜 그들이 승리하는가'와 일맥상통한다는 것. '왜 그들이 승리하는가'에서는 인간의 파충류 뇌 욕구라 할 수 있는 성욕, 식욕등의 본능적 욕구를 사회발전이나 합법적인 통로, 혹은 문화적으로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있게 포장하고 조작해놓은 사회가 승리하게 됨을 보여준 책이었다. 이런면에서 두 책은 상당히 일맥상통하게 느껴진다. '왜 그들이 승리하는가'에 등장한 근본적 욕구가 곧 이 책의 섹스와 햄버거 이기 때문. 전쟁은 다소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쟁의 근원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이유가 먹을 거리와 섹스의 확보라는 걸 생각한다면 역시 마찬가지이다. 

 100여년의 시간동안 인간 사회의 변화에 인간의 본능적 욕구가 어떻게 작용하였는지를 잘 보여주었고 앞으로 미래 모습까지 같은 관점에서 생각하면서도 막판까지 인간에 대한 긍정을 놓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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